개봉 당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사라진 영화 중에 꽤 좋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이런 영화들은 예고편이나 주인공이나 소재가 딱히 끌리지 않아서 관객들의 선택을 외면 받은 영화들이 많습니다.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는 2명의 여자 주인공과 소재가 딱히 끌리지 않았습니다. 공효진, 엄지원이야 빼어난 배우이지만 여자 2명이 주인공에다가 아기의 실종을 소재로 한 자체가 딱히 와닿지가 않네요. 

그러나 입소문은 좋았습니다. 본 사람들이 이 영화 괜찮다고 많이 추천을 하네요. 그리고 지난 설에 무료로 다운로드할 기회가 생겨서 챙겨봤습니다.


보모 한매 아기를 안고 사라지다

조선족 한매(공효진 분)는 이혼 소송중인 지선(엄지원 분)의 아기를 자신의 아기처럼 키웁니다. 지선은 이런 한매를 친구 또는 가족처럼 대해주고 따릅니다. 이혼 소송에 직장 일 때문에 그날도 한매에게 아기를 맡기고 출근을 하고 집에 들어오니 한매와 아기가 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다음 날 경찰에 신고했지만 변호사가 아기 실종을 남편 가족이 알게 되면 양육권을 박탈 당할 수 있다는 소리에 경찰에 실종 신고도 하지 않습니다. 점점 시간은 지나고 회사에서 전화와 남편에게 전화가 오면서 지선은 아노미 상태에 빠집니다. 

지선은 모든 것을 팽개치고 경찰의 도움도 없이 한매를 소개 시켜 준 사람과 한매가 전에 일했다던 미성년자 출입금지 업소에 찾아가서 한매의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한매의 과거를 하나씩 알아가다가 한통의 전화를 받고 기겁을 합니다. 아기를 데리고 있다는 납치범이 돈을 요구하는 전화에 기겁을 합니다. 

그렇게 통장에 있는 돈을 다 입금한 뒤 아기를 넘겨 주겠다 던 한강 둔치에 가지만 아기는 없습니다. 마침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한 후 아기 실종 사건을 경찰이 조사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지선은 경찰의 조사가 미덥지 못한지 단독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한매의 과거를 계속 추격합니다. 이 부분은 좀 이해가 안 갑니다. 경찰이 무능한 것도 부패한 경찰도 아닌데 지선의 단독 플레이 또는 모든 행동을 경찰이 강력하게 제지 하지 못하는 부분은 영화 끝까지 나옵니다. 


비밀스러운 여자 한매, 그러나 참 불쌍한 여자

지선은 한매의 과거를 추적하다가 한매가 중국에서 시골 총각에게 시집온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아기까지 낳은 사실도 알게 됩니다. 이후 영화는 아기 유괴범 한매 보다는 한매의 기구한 삶을 조심스럽게 빗장을 열어서 보여줍니다. 이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는 2 명의 여자 주인공을 통해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한매와 지선의 공통점은 무능과 무신경과 심지어 폭력적인 사람이 남편이라는 것입니다. 

지선은 어떻게든 아기를 자신이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는 이런 지선의 모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한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매도 한국에 시집와서 아기를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아기가 아파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남편과 시어머니와 함께 삽니다. 

두 여자는 강력한 모성애를 가진 여자이자 우리 주변의 엄마들 입니다. 한매와 지선의 아기에 대한 집착 같은 강력한 모성애를 보고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 이입이 되네요. 어떤 영화들은 남들보다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 <미싱 : 사라진 여자>가 그렇습니다. 제 주변에도 못나고 무능하고 철없고 매정한 남편들이 있습니다. 같은 남자지만 그런 남자들을 보면 좀 처럼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기가 어떻게 크던 말던 신경 쓰지 않고 양육비도 주지 않는 인간들. 그렇다고 남자 전체를 싸잡아서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아이를 낳고 도망간 엄마도 봤는데요. 자식을 버리고 도망가거나 방치하는 인간들은 인간의 기본 심성인 모성애 부성애를 거부한 오류가 난 인간들입니다. 그래서 전 자식 버리고 도망간 부모들을 보면 독종 중에 상독종으로 여깁니다. 

영화는 아기를 안고 사라진 유괴범 한매에서 그녀의 과거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불쌍한 여자 한매로 전환이 됩니다. 
전 한매의 기구한 삶을 보면서 저절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나오네요. 분명, 범죄자인데 그 범죄를 이해하게 되는 연민의 감정이 계속 쏟아져 나오자 중간 중간 영화를 끊고 봤습니다.


엄지원 최고의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

영화의 스토리는 아주 기발하거나 풍부한 재미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아기의 실종이라는 살얼음판 위에 주인공 지선을 걷게 하면서 한매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지선이 한매를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미싱 : 사라진 여자>를 보면서 한 순간도 눈을 돌릴 수 없었던 이유는 엄지원과 공효진의 뛰어난 연기 때문입니다. 

특히, 엄지원의 연기는 혼을 빼 놓을 정도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마치 자신의 아기가 유괴된 것처럼 반쯤 정신이 나간 모습을 영화 전체에 보여주는데 이 엄청난 연기를 화면 전체에 뿌려 냅니다. 1998년 방송으로 데뷰해서 20년 정도 연기 생활을 했고 수 많은 영화를 촬영했지만 엄지원 최고의 영화는 바로 이 영화입니다.

이 연기 잘하는 배우는 전작들을 살펴보면 좋은 배역을 맞지 못했네요. 제대로 된 주연을 맡아서 주연 이상의 연기를 폭발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엄지원의 연기는 혼자만 이루어 낸 것은 아닙니다. 데칼코마니 같은 또 다른 모성애의 화신인 한매를 연기한 공효진의 연기가 받쳐줬기 때문에 가능했죠. 그렇다고 두 배우가 함께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의 연기는 꽤 오래 기억될 장면입니다. 두 배우의 엄청난 연기가 이 영화를 한 단계 진화하게 만들었습니다.


사회의 여러 문제를 건드리는 고발성이 강한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

<미씽 : 사라진 여자>는 여러가지 사회 문제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먼저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시골로 시집온 조선족 한매는 고집과 욕심이 가득한 시어머니와 한매를 가족이 아닌 가축으로 여기는 남편 밑에서 폭력적이고 비인륜적인 행동을 꾹꾹 참고 삽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우리 안의 배타성을 끄집어 냅니다. 지금도 많은 조선족 관련 뉴스를 보면 악성 댓글이 가장 공감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외국인 노동자, 이민자들을 배척하는 모습에 우리가 손가락질 하지만 우리 안의 배타성은 과연 건강한 상태인지 돌아보게 합니다. 여기에 이혼 문제에 대한 중대하고 심각한 질문을 합니다. 이혼하는 가정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혼을 하면 대부분 여자들이 아기를 양육하게 됩니다. 이에 국가에서는 전 남편에게 양육비를 지원하라고 명령하고 있지만 이 명령을 따르는 남편들이 많지 않습니다. 

또한, 이혼을 하면 아이들과 자주 연락도 안 하는 못난 남편들이 많죠. 다시 말하지만 남자들을 욕하는 것은 아닌 실제 우리 주변의 풍경입니다. 반면, 여자들은 아기를 친정에 맡기고 돈을 벌러 나갑니다.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는 아기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두 엄마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매정함을 드러냅니다. 이 영화에서 남자들은 가해자 또는 무능한 인물들로 나옵니다. 이는 여성 감독의 시선이 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걸 감안해도 우리가 곱씹어봐야 할 문제입니다. 같이 아기를 낳고서 혼자 양육을 전담해야 하는 이혼한 여자들의 고단함이 영화 전체에 흐릅니다. 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몇 번을 끊고 봤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거부해서는 안될 이야기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델마와 루이스의 한국판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두 여자의 버디 무비! 꽤 좋은 영화입니다. 숨은 걸작이라는 수식어가 좀 과하지만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꽤 좋은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입니다. 

별점 : ★★★☆
40자평 : 모성의 거룩성과 광끼가 엄마라는 이름으로 화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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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2.02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구에게 이 영화 추천했다가 안 좋은 소릴 들었습니다
    그러고선 저도 안본 영화여서 잊어 먹고 있었는데 기회되면 보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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