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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대기업 보고서 같이 지루했던 영화 더킹

by 썬도그 2017.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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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잘생김러 2명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를 보기 보다 안 보기가 더 어렵습니다. 여기에 전작들이 꽤 질 좋은 영화들이었던 감독이라면 더더욱 건너뛰기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솔직히 예고편만 보고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영화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평도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봤습니다. 


80년대부터 2012년까지의 정치 검사의 발자취를 담은 영화 <더 킹>

영화 <더 킹>의 톤은 코미디입니다. 전체적으로 정치를 소재로 한 블랙 코미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도둑이자 사기꾼인 아버지 밑에서 고등학교 짱으로 살던 박태수(조인성 분)은 무서울 것 없이 살던 아버지가 검사 바지끄댕이를 잡고 싹싹 비는 모습에 검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렇게 책을 파고 파서 서울대에 합격한 박태수는 사시에 합격해서 엘리트 코스를 밟기 시작합니다. 재벌집 딸을 아내로 맞이하면서 행복가도를 달리던 어느 날 권력의 힘을 느끼게 하는 사건을 맡게 됩니다.


명명백백 감옥으로 가야 할 참혹스러운 사건임에도 피해자와 합의를 봤다면서 검사 앞에서 거드름을 피는 선생을 보면서 박태수는 피해자 가족을 설득해서 감옥에 보낼 준비를 합니다. 이때 선배 양동철(배성우 분)이 찾아와서 박태수를 설득합니다.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전략수사부로 끌어 줄테니 이 사건은 덮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 전략수사부는 검찰 조직에서 가장 끝발이 좋은 정치를 하는 검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사건 수사를 맡고 기획하고 조작하는 권력의 최상층입니다. 영화 <더 킹>은 이 정치 검사들의 지난 역사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역사와 정의에서 갈등하다

영화 <더 킹>은 영화 초반이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선배 양동철 검사에게 끝발 있는 정치 검사의 길에 대한 제안을 받고 상위 1%라고 하는 검사와 기자 그리고 재벌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너 서클에 진입하게 됩니다. 물론, 박태수가 쉽게 유혹에 빠져 든 것은 아닙니다.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검사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던 반듯한 박태수가 이너 서클의 핵심이자 권력욕에 찌들어서 사는 한강식(정우성 분)의 날아오는 술잔과 함께 들려오는 역사 강의에 설득 당합니다.

한강식은 말합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배우라고! 대한민국 역사를 보면 정의 찾던 독립군은 연금 60만원 받고 살고 친일파들은 3대까지 떵떵거리고 사는 게 대한민국 역사이자 현실이다. 지금까지 정의 외치던 사람들 말로가 어떻냐고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정의? 정의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고 외치는 한강식에 말에 박태수는 반박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후 박태수는 정의를 차버리고 정치를 하는 검사인 실세 검사인 한강식 라인을 타게 됩니다.

이 한강식의 강의는 영화 <더 킹>에서 가장 아프면서도 설득력 있고 폐부를 찌르는 강의입니다. 많이들 역사에서 배우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는 정의의 역사라기 보다는 기득권층에 기대어 사는 기회주의자들이 만든 역사입니다. 프로 기회주의자인 한강식은 이 세상 이치를 깨닫고 그 이치를 제대로 활용하는 인간입니다. 

이후 영화는 한강식과 그의 수족같은 양동철과 박태수 그리고 박태수의 고향 친구인 깡패 두일이 합세한 정치 검사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도 살아 남을 수 있는 지를 담고 있습니다. 


대기업 보고서 같이 지루했던 영화 <더 킹>

 과한 스토리 전개가 눈쌀이 찌푸려졌지만 처음에는 그런대로 볼만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구현 동화를 하는 지 영화 전체를 박태수가 나레이션을 합니다. 영화 중에 나레이션이 과하게 들어간 영화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좋은 영화는 은유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장면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줘야 곱씹어 볼만한 것들이 많죠. 

그런데 나레이션은 은유를 제거하고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이 장면은 이거다! 이건 이거니까 딴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 같아 거북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나레이션이 재미있냐? 그것도 아닙니다. 나레이션이 재미있지도 흥미롭지도 않고 모든 장면을 주인공이 설명을 하니 <출발! 비디오 여행>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 납니다.

왜 이런 연출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스토리 자체도 크게 재미있는 것도 아닙니다. 뭐 정치 검사들이 어떻게 세상을 조율하고 조정하는지와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연예인 스캔들로 정치 또는 사회 이슈를 덮는 과정은 흥미롭지만 이미 많은 분들이 아는 게이트 키핑 기법입니다. 게다가 실제 역사의 한 장면과 영화를 섞어서 현실감을 끌어 올리려고 부던히 노력을 하지만 현실과 영화가 겉도는 느낌입니다. 


유일하게 움찔 했던 장면은 상고 출신의 고졸 놈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검찰청 안에서 노발대발하는 모습은 통쾌하더군요. 뭐 검사들이 너무 잘 생겼다거나 실제 나이는 40~50대가 되었을 것 같은데 너무 젋게 보이는 것은 이해한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영화 스토리가 크게 재미있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영화 중반을 지나면 결말이 어떻게 날 것인지도 대충 감이 오더군요. 


특히, 영화가 갈지가 행보까지 합니다. 처음에는 정치 검찰 풍자쇼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조폭과 검사가 친구라는 브로맨스에 이물감이 들었습니다. 2개의 장르가 부자연스럽게 섞인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대기업 보고서 같은 지루함이 가득합니다. 

한재림 감독이 여러가지로 창의적인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 것 같지만 중반 이후부터 지루한 정치 검찰 매뉴얼을 보는 것 같이 지루함의 연속입니다. 결국 영화 후반에는 수시로 시계를 보면서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만 들게 하네요


화려한 배우진과 조연과 까메오 그러나 빛나는 배우는 딱 1명

조인성, 정우성, 류준열, 배성우 모두 화려한 명성을 가진 배우들이죠.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습니다. 조인성의 연기도 좋고요. 딱히 연기력을 표현할 장면들이 많은 것은 아니라서 연기들은 다들 괜찮게 합니다. 

조연들이 아주 화려합니다. 김의성, 김민재, 정성모, 여기에 다른 영화에서는 주조연급으로 나오는 정은채가 조연으로 나오고 김아중도 우정 출연합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배우는 고아성으로 고아성은 3초도 나오지 않는 까메오 출연을 합니다. 

그러나 모든 배우가 이미 봤던 장면을 연기하는 듯한 지루함이 있습니다. 분명 처음 보는 영화인데 어디서 본 듯한 장면과 배우들의 조합. 이런 기시감은 이미 한국 영화의 트랜드가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영화 <더 킹>은 그게 더 심합니다. 지루하고 지루함에서 오로지 제 눈을 크게 만든 배우는 안희연 검사 역을 한 김소진입니다. 후반에 한강식을 잡겠다고 뛰어는 당찬 검사로 나오는 김소진의 사투리 섞였지만 강단이 묻어나는 연기는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정치 검찰들의 추악함을 까발린 영화 <더 킹>

영화 <더 킹>이 지루했던 이유는 영화 자체도 있지만 영화 외적인 것도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다루었던 검찰, 기자, 정치인 또는 재벌의 이너 서클의 생리를 고발하는 모습은 이미 많은 영화들이 소개를 했습니다. 특히 영화 <내부자들>이 제대로 까발렸죠. 

영화 <내부자들> 속 내용은 설마 저럴까? 했는데 영화가 개봉한 후 '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영화가 현실이 되어버리자 세상 사람들은 크게 놀랐습니다. 이미 놀란 상태에서 비슷한 내용을 다루다 보니 영화 내용이 이미 다 학습한 교과서를 다시 보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연출이나 전체적인 이야기가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정치 검찰 매뉴얼을 들쳐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그나마 영화 마지막 장면은 감독이 관객에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렬해서 좋았네요.

전체적으로 지루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톤이 울툭불툭한 것도 아쉽고 스토리의 짜임새도 아쉽습니다. 또한, 영화 <내부자들>에 비해서 강렬함도 재미도 많이 떨어지네요. 영화 <내부자들>이 권력의 비린내가 가득한 생기 가득한 영화였다면 영화 <더 킹>은 슈트를 입고 권력이라는 구연 동화 같은 느낌입니다. 아쉽고 아쉽네요

별점 : ★★

40자 평 : 정치 검찰을 소재로 한 구연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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