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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한국 사진작가들이 김중만에게 배워야 할 점!

by 썬도그 2016.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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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책이 있어서 영풍문고에 들렸습니다. 


영풍문고는 최근에 내부 공사를 통해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전보다 휴게 공간을 많이 준비해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편하게 읽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작은 카페 같은 공간에서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카페 같은 공간에 있던 쇼파가 사라졌네요. 왜?라는 생각이 들어서 들어가보니 김중만 사진작가의 사진을 판매하고 있네요. 

김중만 사진작가와 영풍문고가 함께하는 이 행사는 3주간 진행이 됩니다. 영풍문고의 생활용품 또는 오디오와 팬시를 파는 코너 옆에 임시 벽을 설치하고 대형 중형 사진을 쭉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작품 가격은 작은 것은 10만원에서 시작하는데 비싼 것은 100만원도 넘네요. 


8 X 10 사이즈의 아프리카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10만원에 판매하고 있네요. 이 전시회를 단박에 알 수 있었던 것은 김중만 사진작가의 이전 전시회 때문입니다. 


지난 여름 김중만 사진작가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아트 슈퍼마켓' 전시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아트 슈퍼마켓'은 마트처럼 입구에서 장 바구니를 들고 마음에 드는 김중만 사진작가의 사진을 골라서 담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1만원에서 수백만원 짜리도 있었습니다.


올해 최고의 사진전시회라고 할 정도로 무척 센세이션한 개념이자 전시회이자 사진판매였습니다.  보통 우리가 사진 작품을 집에 걸려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내야 하는데 반해 김중만 사진작가는 예술을 향유하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인지 자신의 작품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했습니다. 

김중만 사진작가의 사진들을 좋아하지 않고 내 취향도 아니라서 하나도 사지 않았지만 이 전시회의 개념찬 모습은 올해 최고의 사진전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한국 사진작가들이 김중만에게 배워야할 점

월간 사진 12월호는 유명한 사진 공모전 50개를 소개하는 특집호였습니다.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그 월간 사진 12월 호 앞쪽에는 한 해외 갤러리에서 근무하는 큐레이터의 인터뷰가 담겼습니다.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큐레이터는 한국 사진작가들이 자신을 알리는데 너무나 소극적이라고 말하고 있더군요. 자신을 알리는 것을 남우세스러운지 샌님처럼 자신을 알리는데 너무나도 소극적이라고 질타어린 시선을 던지더군요. 한국 사진작가들 중에는 뛰어난 작업을 하고 꽤 질 좋은 사진을 만들지만 사진 작품을 찍고 만드는데는 열정을 많이 쏟는데 반해 사진을 세상에 알리는데는 너무나도 소극적이라는 말이 너무 공감되더군요.

제가 이 블로그를 통해 수 차례 한국 사진작가들이 변변한 홈페이지도 페이스북도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지 않는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뭘 알리고 싶어도 관련 자료도 사진도 구하기 힘들어서 최근에는 한국 사진작가 소개하고 싶어도 하기도 힘들고 할 생각도 크게 들지 않습니다. 자신들 스스로가 그렇게 세상에 자신의 사진을 알리는데 소극적인데 내가 나서는 것이 오지랖 같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명색이 블로그 간판이 '사진은 권력이다'이지만 국내 사진작가 사진을 많이 알리지 못하고 있네요. 

사진이라는 매체는 복제 시대의 총아입니다. 무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어떤 이미지보다 널리 멀리 퍼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 사진작가들은 자신의 전시회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자기들끼리 돌려보고 끝내는 정도의 전시회를 하는 모습처럼 보이네요. 

이러니 한국에서 세계적인 사진작가가 나올 수 없습니다. 한국 사진작가들이 실력이 없고 사진들이 수준이 떨어져서 해외에서 인정을 못 받는다면 제가 이렇게 쓴소리도 안 합니다. 실력들이 있고 꽤 질 좋은 사진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찍으면서 정작 그 사진을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습니다. 

해외 갤러리 큐레이터는 해외 사진작가들은 사진전을 준비하기 전에 사진전이나 사진집을 기획사나 언론 등에 적극적으로 제공하면서 자신의 홍보에 큰 힘을 쓴다고 하네요. 한국은 갤러리 관장이 일임을 하는 구조이죠. 많은 사진갤러리를 다녀봤지만 새로운 사진전을 하면 메일이 오게 하는 메일링 리스트 운영하는 곳 딱 3곳 봤습니다. 그런데 이중 1곳은  사진 갤러리 사라졌습니다. 

사진작가도 갤러리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모습은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네요. 어디 사진계만 그러겠습니까? 한국의 예술가들이 대체적으로 자기 홍보에 소극적이죠. 알려도 예술계에 관련이 된 사람이나 협회나 준거집단에게만 알리는 수준이죠. 


한국 사진작가들이 김중만 사진작가에게 배워야 할 점은 자기 홍보입니다. 김중만 사진작가가 아닌 김중만 상업사진가라서 홍보를 잘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얼굴이 알려진 몇 안되는 사진작가 중 한 명이죠. 

그럼에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하고 언론이나 매체에 자신을 드러내는 사진작가가 한국에 몇이나 있을까요?
오로지 사진으로만 승부해야 진정한 사진작가라는 생각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 사진작가들이 전시회를 하지만 그걸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이유일까요?


여기에 예술은 순수해야 한다는 강박도 문제입니다. 한국은 이상하게도 상업 예술은 천하고 비루한 것으로 여기고 순수 예술은 깨끗하고 맑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을까요? 상업 예술을 해도 그 작품의 수준이 높으면 높이 평가해줄 수 있죠.  헬무트 뉴튼 같은 패션 사진가는 패션 잡지나 패션 회사의 돈을 받고 사진을 찍지만  상업 사진가라고 폄하 하나요?

목적이 다를 뿐이지 순수 사진이던 상업 사진이든 그걸 선을 긋고 순수 사진은 옳고 상업 사진은 더러워라고 하는 시선 자체가 전 더럽게 느껴집니다. 상업 사진을 하던 순수 사진을 하던 어차피 다 비지니스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순수 사진은 비지니스라는 말만 꺼내도 손사래를 치는 경향이 있네요. 



아마도 순수 사진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작품이 좋으면 알아서 인기가 따라오겠지라는 샌님 같은 생각을 많이 하나 보네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정한수 떠놓고 하늘에 비는 그 시간에 SNS나 홈페이지 또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알리고 언로과 출판사. 전시 기획자나 다양한 매체에 연락을 해서 홍보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예술학과에서도 자기 홍보 방법을 제대로 알려줘야죠. (하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홍보 방법도 모르고 한국 정서상 사진작가는 사진전에서 뒷짐지고 흐뭇한 표정으로 관람객을 바라보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연예기획사처럼 예술가 기획사가 홍보 대행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예술가들의 전시와 홍보를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함을 넘어서 국내 사진작가들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죠. 

예술도 비지니스를 해야 합니다. 이 자본주의 국가에서 홍보 없이 저절로 세상에 알려질 수 없습니다. 가장 싼 홍보는 홈페이지입니다. 홈페이지 개설 비용이 없다면 꾸준하게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죠. 

그러나 우리네 사진작가들 제대로 된 홈페이지 가지고 있는 사진작가가 몇이나 있을까요? 많은 사진 갤러리들이 1주일에 한 번 씩 새로운 사진전을 하지만 사진작가에 대한 이력만 주루룩 나열할 뿐 그 흔한 이메일, 홈페이지, SNS 주소 하나 적지 않습니다. 

아니 어느 대학, 어느 학과. 이전 사진전 정보가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그 자리에 작가들의 홈페이지나 전화번호, 이메일, SNS 주소가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작가를 아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길 바라는 듯한 우리네 사진작가들의 낮은 홍보 인식이 제발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 

작품활동하는 시간의 10분의 1만 홍보에 힘쓰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좋아하고 추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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