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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도시의 가장자리를 담은 정경자 사진전 '우아한 도시'

by 썬도그 2016.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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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어떻게 기록할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다큐멘터리 적으로 기록하자면 랜드마크가 가득 나오거나 재개발 예정 지역을 입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기록성을 배제하고 도시를 기록하면 어떤 사진이 나올까요? 좀 말이 안되죠. 

기록성을 배제하고 기록한다? 좀 말이 되게 하면 도시를 사진으로 담는데 기록 사진이 아닌 사진으로 담는 방법은 예술적 시각으로 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예술적으로 담을 수 있을까요? 일단 도시의 랜드마크가 담기거나 어떤 공간을 촬영하면 그 사진은 기록 사진이 되게 됩니다. 그 사진의 장소가 어디인지 드러나게 되면 기록 사진의 속성이 자연스럽게 발화하게 됩니다. 그럼 그 지역이 어디인지 싹 지운 도시 사진은 어떤 속성만 남을까요? 그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사진전을 봤습니다.


'갤러리 룩스'는 서촌에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입니다. 이 '갤러리 룩스'는 인사동에 있었는데 작년인가에 이전을 했습니다. 인사동에 있을 때는 자주 들렸는데 서촌으로 옮긴 후 일부러 찾아가기가 쉽지가 않네요. 그럼에도 서촌이라는 걷기 좋은 동네가 있어서 걷기에는 좋습니다.

요즘 서촌 젠트라피케이션이 많이 진행되어서 점점 삼청동 프랜차이즈 같은 동네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2년 후에는 서촌이라는 동네의 색이 다 사라질 듯합니다. 그러면 서촌은 또 다시 외국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그냥 흔한 동네가 될 것 같네요. 



현재 '갤러리 룩스'에서는 정경자 개인전인 <우아한 도시>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사진들을 둘러 봤습니다. 좀 놀랬습니다. 도시를 기록했는데 이렇게 도시의 색을 다 빼고 담을 수 있나? 이 도시 풍경은 어디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가 서울인지, 지방인지 외국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도시에서 촬영한 사진이구나 정도만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사진 디스플레이 형태가 독특하네요. 독립된 사진 1장이 아닌 정방형 사진 1장과 직사각형 사진 1장을 이어 붙여서 사진을 담고 있습니다. 2개의 사진이 어울림이 피어나는 사진들이 대부분이네요. 상관 없는 2개의 사진을 이어 붙이니 마치 한 장의 사진 같이 보입니다. 붙일 때 그냥 붙이기 보다는 똑같은 색, 비슷한 외형을 이용해서 붙인 사진이 많네요. 

또한 사진들이 다 기하학적입니다. 점, 선, 면을 잘 다듬어서 내놓은 요리 같다고 할 정도로 사진들이 반듯하고 깔끔합니다. 



사진들은 도시의 중심이 아닌 도시의 가장자리를 담았습니다. 우리가 잘 쳐다 보지 않는 피사체들이죠. 뭐 요즘은 뒷골목이나 이런 소소한 피사체만 담는 분들도 늘고 이런 사진 좋아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은 화려한 피사체만 쫒거나 흔한 소소한 피사체만 담습니다. 사진을 담는 것들이 화려하거나 소소하거나 이 2개만 있습니다.

그런데 그 틈을 정경자 사진작가가 담았습니다. 




도시의 틈. 이 단어가 가장 어울릴 듯하네요. 사진전 제목은 <우아한 도시>입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은 우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 조각조각이 이어지니 모자이크 사진처럼 우아한 거대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갤러리 룩스' 3층에도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3층은 빔 프로젝트 2대가 벽에 텍스트와 이미지를 쏘고 있습니다. 



재미 있어요. 재미가 있어요. 사진전 보고 재미있어 보긴 또 오랜만이네요. 앞으로도 좋은 사진 많이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참. 이 사진전은 메일로 이 사진전 추천한 독자님 덕분에 관람했습니다. 적극 추천하시기에 들려봤는데 역시나! 정말 기분 맑아지네요.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모든 사진전을 볼 수 없습니다. 요즘 여러가지 일이 많아서 더 자주 못가네요. 혹시, 사진전 보시고 너무 좋은 사진전이다라고 생각되면 메일이나 블로그 댓글로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적극적으로 찾아가겠습니다. 특히, 일반인들이 보아서 좋은 사진전이 더 좋습니다. 추천 사진전에는 모두 공감 이유가 있더라고요. 


<우아한 도시>사진전은 10월 16일까지 전시를 합니다. 보통 1주일 정도 하는데 무려 2주 이상 합니다. 꼭 관람해 보세요. 이 사진전만 보러가기 어렵다면 서촌 여행에 포함시키면 부담이 덜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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