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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같은 달콤쌉싸름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by 썬도그 2016.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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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혹평이 많았습니다. 해외영화 비평사이트인 로튼 토마토는 이 영화에 썩은 토마토를 던졌습니다. 

DC가 회심의 역작을 만드려고 했지만 또 한 번의 망작이 되는 것일까요? 혹평이 많지만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습니다. 왜냐하면 '할리 퀸'이라는 매혹적인 캐릭터를 꼭 두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악당을 악당들이 맞선다는 흥미로운 설정>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주인공들의 출신이 아주 독특합니다. 쫄쫄이복 입고 정의를 실현하는 착한 슈퍼히어로들 영화가 영화 시장을 씹어 먹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젠 좀 질리고 물립니다. 항상 슈퍼히어로들은 자신의 강력한 힘을 착한 곳에서만 씁니다. 답을 정해 놓고 싸우다 보니 결말이 그렇게 흥미롭지도 않습니다.

이런 것을 눈치 챈 허리우드는 슈퍼히어로들끼리 편갈라서 싸우게 하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나 <슈퍼맨 대 배트맨>을 통해서 아군끼리 싸우는 새로운 흥미를 줬습니다. 그러나 천성들이 착해서 좀 밍밍한 것도 있습니다. 딱 아이들이나 좋아하는 아동 취향적이죠.

어른들은 압니다. 세상은 선과 악이 딱 구분되지 않습니다. 집에서는 훌륭한 아빠, 착한 아빠지만 밖에서는 갑질을 하는 아빠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떤 사안과 사람도 보는 위치에 따라서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시선은 이분법입니다. 사슴은 착한 동물, 사슴을 잡아 먹는 사자는 나쁜 동물이라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슈퍼히어로물의 주요 소비층은 아이들이 아닐까 합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다릅니다. 악당이 주인공입니다. 악당을 처리하는데 악당들을 이용합니다. 이런 설정은 몇몇 영화나 드라마에서 선보였지만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영화로는 처음 보는 듯하네요. 이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마블유니버셜과 대항하는 DC 유니버셜 영화입니다.  얼마 전에 개봉한 <슈퍼맨 대 배트맨>이후의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슈퍼맨이 사라지고 배트맨이 원더우먼과 다른 메타휴먼(초능력자)들을 모아서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기 전의 시점입니다. 따라서 마블 영화처럼 전작들과 시간대가 겹칩니다. 그렇다고 <슈퍼맨 대 배트맨>을 볼 필요는 없습니다.



<악당들을 끌어 모으는 과정의 흥미로움과 캐릭터 소개의 꿀잼>

아만다 윌러는 배트맨과 슈퍼맨에게만 세상을 맡길 수 없다면서 슈퍼 악당들을 끌어모아서 악을 처리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웁니다. 팀을 만들기 위해서 악당 중에 쓸만한 능력을 가진 악당들을 하나 둘 씩 섭외를 하고 그들의 약점들을 다 수집합니다. 

그렇게 할리 퀸(마고 로비 분)과 히트맨인 데드샷(윌 스미스 분)과 불을 쏘는 엘 디아블로(제이 헤르난데즈> 등을 팀에 합류 시킵니다. 당연히 악당들은 처음에는 거부합니다. 그러나 10년 감형이라는 당근과 목에 나노 폭탄을 심어서 명령을 거부하거나 도망치면 바로 폭탄을 터트리는 협박을 제시하자 모두 이 탐탁치 않은 팀에 합류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각 캐릭터들의 설명과 주요 특기와 약점 등을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마치 온라인 게임을 시작할 때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문 같다고 할까요? 이 캐릭터 설명 과정이 꽤 스타일리쉬하고 흥미롭게 소개를 해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다만, 어벤져스 시리즈와 달리 여러 명의 캐릭터를 단 시간 내에 소개하고 캐릭터 구축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습니다. 이러다 보니 각 캐릭터에 대해서 관객들이 몰입하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짧은 시간에 홀딱 깨고 빠지게 하는 캐릭터가 있으니  그 캐릭터가 바로 '할리 퀸'입니다. 



스쿼드에서 가장 매혹적인 캐릭터 할리 퀸'

예상은 했습니다. 다들 '할리 퀸'만 보인다고 하네요. 맞습니다. 한 팀이지만 가장 튀는 캐릭터는 '할리 퀸'입니다. '할리 퀸'은 배트맨이 쫒고 있는 조커의 애인인데 영화에서 실제 주인공처럼 느껴집니다. 몸 값이야 '윌 스미스'가 가장 높지만 '마고 로비'가 연기한 '할리 퀸'이 워낙 매혹적인 캐릭터이다 보니 모든 캐릭터를 씹어 먹어 버립니다. 

이런 점은 DC가 참 못하네요. 어벤져스 같은 경우 메인 캐릭터가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이긴 하지만 전체 캐릭터가 대부분이 각자의 시리즈가 있을 정도로 비중을 비슷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데드맨'과 '할리 퀸' 둘이 팀을 이끈다고 할 정도로 두 사람의 분량이 많고 강하네요. 

이게 다 '할리 퀸'이라는 매혹적인 캐릭터와 '마고 로비' 때문이기도 합니다. 
'할리 퀸'을 소개하기 전에 이 캐릭터는 80년대 인기 미드였던 A특공대의 머독과 비슷한 미친 캐릭터입니다. 진지하게 진격하고 있는데 쇼윈도루를 깨서 명품 백을 건져 올리는 모습이나 다들 겁을 먹고 전진을 못하는데 기집애라고 놀리고 혼자 저벅저벅 걸어 나가는 모습이나 깨는 행동들을 참 자주 많이 합니다. 

여기에 백치미까지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투력이 떨어지냐? 그것도 아닙니다. 어벤져스의 '블랙 위도우'처럼 아크로바틱한 액션과 함께 무시무시한 빠따 액션으로 통쾌함을 선물합니다. DC 코믹스 슈퍼히어로물들이 대부분 웃음 한 방울 없이 진지한 액션만 해서 싫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할리 퀸'이 모든 웃음을 담당할 정도로 웃기는 대사와 행동을 참 많이 하네요. 

데드맨도 몇몇 장면에서 웃음을 주지만 '할리 퀸'이 워낙 독보적이고 매력적이네요. 



분량도 매력도 없는 양아치 같은 조커

반면, 가장 실망한 캐릭터는 조커입니다. 잭 니콜슨, 히스 레저의 조커를 이어서 새로운 조커의 탄생을 눈여겨 봤습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은 '자레드 레토'가 연기하는 조커는 어떨까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실망스럽네요. 먼저 분량이 적습니다. 또한, 역할도 애매합니다. 

'할리 퀸'의 남자로 나오는데 강력한 악당이 아닌 까메오로 나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할리 퀸'의 남친이라는 액세서리 같다고 할까요? 새로운 조커 캐릭터까지는 인정하겠는데 여러모로 별 역할이 없네요. 잭 니콜슨의 묵직함도 '히스 레저'의 사악함도 느껴지지 않는 그냥 쌩 양아치 같은 느낌입니다. 



액션의 규모는 전체적으로 약하다

액션 영화이니 당연히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액션씬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없습니다. 이게 없어요. 액션의 규모도 너무나도 작습니다. 또한, 악당을 다른 악당들이 처리하게 하는 즉 손 안대고 코푸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그 자체는 매혹적인 설정입니다. 그러나 악당들의 면면을 보면 '메타 휴먼'이라는 초능력자가 1명 밖에 없어서 액션의 규모가 크지도 않습니다. 

명사수, 광녀, 악어인간, 좀도둑 등의 대부분의 캐릭터가 인간입니다. 심지어 조커도 배트맨도 인간이죠. 이러다 보니 액션의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그럼 창의적인 액션 장면을 만들어서 눈을 호강하게 해야 하는데 이런 것도 없습니다. 유일하게 '할리 퀸'만이 빠따 액션을 구가해서 시원스럽긴 합니다. 여기에 끝판왕도 허술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인 액션은 만족스럽지도 창의적이지도 않습니다. 또한, CG에 대한 자신감도 없는지 밤에만 싸웁니다. '어벤져스'처럼 낮에 싸워야 액션이 더 확확 들어오는데 CG입히기 편해서인지 밤에만 싸우네요. 물론, 이 다르크한 악당들과 밤이 더 어울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액션에 대한 만족감은 높지 않네요.


그럼에도 꽤 재미있게 본 <수어사이드 스쿼드>

액션의 부실함을 노래와 현란한 색채로 매꿉니다. 시종일관 80년대 히트곡들이 줄기차게 나옵니다. 여기에 무지개 빛 색의 향연을 뿌려댑니다. 스타일이 무척 탄탄합니다. 무엇보다 어벤져스 같은 솜사탕 같은 슈퍼히어로물이 아닌 쌉싸름하고 쓴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느낌이 좋습니다.

착하지도 착한척 하지도 않은 악당들의 날서고 사악한 본심들이 툭툭 터져 나오는데 그 맛이 아주 짜릿하네요. 특히, 할리 퀸처럼 조커의 애인이지만 다른 악당을 때려 부수는 모습은 다른 어떤 슈퍼히어로물에서 볼 수 없는 매력입니다. 게다가 악당보다 더 악당같은 선한 인물을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도 진합니다. 

딱 성인 취향이자 기존의 슈퍼히어로물들을 순진한 맛으로 바꾸는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따라서, 전 이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2편이 더 기대됩니다. 다만, 1편처럼 허술하고 단순한 스토리 말고 좀 더 흥미롭고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좀 더 살릴 수 있는 협업 플레이가 더 많았으면 합니다. 

혹평 받을만 합니다. 그러나 기존 슈퍼히어로물을 조롱하는 비꼼과 악당들의 반듯하지 못한 삐뚤어짐이 너무 사랑스럽네요. 그렇다고 이들이 뼈속까지 악당이라면 저도 거부감을 느꼈겠지만 뼈속까지 악당들은 아닙니다. 참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설정 자체가 반은 먹고 들어가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평 : 순진한 맛 슈퍼히어로물은 꺼져! 맵고 짠 슈퍼히어로물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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