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서양 고대 조각들은 남녀 모두 헐 벗고 있을까요? 어렸을 때 홀딱 벗은 서양 고대 조각들을 보면서 서양인들은 인간의 몸을 숭배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홀딱 벗고 있는 조각상을 만들죠. 학교 선생님도 그렇게 가르쳤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신이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본 따서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의 몸은 완벽한 비례와 조형미를 갖췄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옷으로 가리지 않고 홀딱 벗겨 놓은 것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니네요.
이 사진들은 20년 동안 고대 조각상을 연구한 Vinzenz Brinkmann과 Ulrike Koch-Brinkmann이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재현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조각상들입니다. 이 두 사람은 엑스레이 형광기와 자외선 분석도구와 적외선 분광기와 여러가지 기술과 도구를 이용해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조각상을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대 조각상들이 대리석 덩어리가 아닌 여러 염료 도구로 채색을 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사실은 최근에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무려 30여점의 고대 조각상을 분석한 후에 약 30여 점을 고대 조각상의 초기 모습으로 재현했습니다. 이 복원된 고대 조각상들은 2004년에 바티칸 미술관에서 전시를 했고 현재 전 세계에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색이 다 사라졌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 색이 다 벗겨졌기 때문입니다. 돌 자체는 색을 넣을 수 없기에 대리석 위에 채색을 했는데 이 색이 풍화 작용 등으로 다 사라졌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는 색을 숭배했고 신분 차이의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노예나 평민들은 염색을 하지 않는 옷을 입고 다녔고 귀족이나 왕족들만 현란한 색이 들어간 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몇몇 조각상을 보면 아름답다기 보다는 촌스럽고 천박해 보입니다. 이는 원색이 너무 강하기 때문입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서는 색이 하나의 권력을 표시하는 도구였기 때문에 일부러 화려한 색의 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그 귀족과 왕족을 그대로 조각으로 재현하다 보니 똑같이 원색 계열의 색으로 조각을 칠했습니다.
현대인에게는 놀이공원의 흔한 조각으로 보여서 오히려 천박해 보이는데 고대에는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가 색이였습니다.
또한, 법으로 정해서 노예는 색을 입힌 옷을 입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몸 자랑하려고 벌거 벗은 조각을 만든 것도 아닙니다. 고대 사람들은 벌거벗는 것을 꼴불견으로 여겼습니다.
나체 조각상 위에 색을 칠해서 옷을 입혔는데 후손들은 이것도 모르고 벌거벗은 몸을 숭상하는 줄 알았네요.
색을 좋아했던 고대 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사자 갈귀에도 파란색으로 칠해 놓았네요. 그런데 신기하죠. 고대 그리스 조각상은 무채색으로 된 모습이 더 품격 있고 위대해 보입니다. 색을 칠해 놓으니 놀이공원에 서 있는 볼품없는 조각상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