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영화는 영화 예고편만 보고 감이 옵니다. 이 영화 볼만 하겠는데! 이 영화 별로다! 그러나 가끔 아주 가끔 예고편이 본편보다 더 재미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가 그렇습니다. 


온몸이 귀여움인 박보영(도라히 역)이 예고편에서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보고 꼭 봐야지라고 했다가 영화 평들이 너무 좋지 않아서 안 봤습니다. SKT의 무료 영화 서비스를 통해서 어제 봤는데 보지 말라는 영화 평들에 공감이 가네요. 이 영화 너무 허술한 곳이 많네요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게 뭐가 있어!

스포츠 동명이라는 3류 스포츠 신문사 연예부에 수습사원으로 입사한 도라히(박보영 분)은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것이 뭐가 있냐고 툭하면 화를 내는 버럭 마왕 하재관 부장(정재영 분)에게 첫 날부터 깨집니다. 아니, 항상 화를 잘 내기 때문에 연예부는 항상 초긴장입니다. 

이런 혹독한 신문사 환경 속에서 도라히는 현장에서 동분서주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재관 부장은 우지한(윤균상 분)이라는 한류 스타에 안 좋은 감정이 있는 지 우지환 까는 기사를 쓰라고 소리 소리 지릅니다.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한 수습 여기자를 통해서 기자들의 뒷담화 또는 생리와 사명의식을 담는 영화처럼 보여집니다. 

매일 야근에 휴일도 없이 박봉에 시달리는 기자들의 고통을 스크린에 담는 듯 하다가 갑자기 로맨스에 빠집니다. 같이 입사한 대학 선배와 동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때부터 이 영화에 대한 정내미가 다 떨어지더군요. 기자의 생활을 담는 건지 아니면 로맨스를 담는 건지 헛깔리네요. 


여기에 온통 신경질에 버럭질만 하는 하재관 부장도 짜증스럽기만 합니다. 이렇게 초반에 로맨스 영화인지 열정을 담은 기자들의 삶은 담은 영화인지 부장과 수습사원의 밀당을 담은 영화인지 알 수가 없네요. 온통 뒤죽박죽입니다. 1시간 정도 지난 후 한 숨이 나왔습니다. 열정 같은 소리 좀 하던가 이게 뭐람.



한류 스타의 무대 뒤의 검은 이야기를 담다

이렇게 갈팡질팡하던 영화는 중 후반이 되면서 중심을 서서히 잡기 시작합니다. 그 중심은 한류스타 우지한이 화려한 면 뒤에 어두운 뒷거래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지한 소속사 대표인 장대표는 인수합병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 우지한을 적극 활용합니다. 우지한은 장대표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술책 때문에 소속사에 잡혀 있는 형국입니다.

장대표의 꼭두각시가 된 우지한은 도라희 기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살짝 언급합니다. 
이후 영화는 이 우지한 구출 작전이 시작됩니다. 영화는 우지한을 둘러싼 언론사와 끝발 있는 대형 연예 소속사의 알력 다툼을 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영화는 약간의 울림이 있습니다. 스타의 사생활과 뒷 이야기를 캐내서 먹고 사는 연예인에 기생해서 사는 연예부 기자의 삶에 대한 회의를 도라희는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진실 보다는 언론사에게 트래픽에만 관심 있는 요즘 언론사들의 흔한 풍경을 살짝 담으면서 약간의 흥미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연예부 기자와 연예인 소속사와의 끈적한 관계도 시작됩니다. 

앞에서는 시시덕 거리다가 뒤에서는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갈구는 적대적 공생관계 또는 공생관계를 하 부장을 통해서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여기에 하재관 부장의 버럭질 뒤에 숨겨진 직원들을 챙기는 따스함이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전형적인 한국 영화의 기승전결입니다.  수습사원 도라희에게 버럭 화만 내던 하재관 부장은 도라희가 특종도 따고 회사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자 츤데레처럼 도라희를 뒤에서 많이 챙겨줍니다.


차라리 열정 같은 소리를 하시지

이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가 부장과 수습사원의 츤데레를 담은 로맨스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자의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충분하게 담았냐? 그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영화가 연성 뉴스 같은 가벼운 영화라고 해도 이 영화는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연예부 기사인지 사회부 기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웃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부자들처럼 언론사와 연예인 이면의 검은 뒷거래를 촘촘하게 담은 것도 아닙니다. 
뭔 소리를 하는 지 모를 정도로 영화를 이끄는 주제 의식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콕 박히는 느낌 하나는 먹고 살기 위해서 진실이고 나발이고 기레기가 쓴 기사들을 쓸 수 밖에 없는 언론사의 궁핍함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메시지도 주인공 같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탈고가 제대로 되지 않은 두루뭉수리한 기사를 본 느낌입니다. 
A의 주장은 이러이러하다, B의 주장은 이러이러하다, 그래서 논란이다라고 하는 기레기 3단 논법을 그대로 답습하는 영화입니다. 좋은 기사는 A,B의 주장을 다 담고 기자의 오랜 경륜과 경험과 좀 더 파해쳐서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서 B가 문제다, A가 문제다라고 상황 판단까지 해주는 기사가 좋은 기사입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 기자들이 쓰는 기사들은 더 파지 않습니다. 현상만 스케치하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죠.

대부분의 독자들은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판단은 기자가 해주고 공감을 끌어내야죠. 이러다 보니 사람들은 신문 기사를 읽고 혀만 찹니다.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딱 기레기가 쓴 기사 같은 영화입니다. 메시지가 없습니다. 하나의 집중하지 못하고 이 이야기 했다가 저 이야기 했다가 결론 없이 끝나는 기사 같은 영화입니다. 물론,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목적지는 압니다. 그러나 그게 너무 흐리멍텅하고 별 내용이 아닙니다. 

열혈 기자가 한류 스타의 속사정을 밝힌다는 것인데 이게 영화로 만들 정도의 대단한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열정 같은 소리를 좀 더 했어야 합니다. 열정도 안 보이고 재미도 안 보이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평 : 열정 같은 소리를 했으면 이 정도로 재미 없진 않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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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6.02.04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저도 보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스크린에서
    보이질 않더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