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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무대 앞의 영웅 잡스가 아닌 무대 뒤의 어두운 잡스를 그린 영화 스티브잡스

by 썬도그 2016.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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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제품을 좋아하지만 그 제품을 만든 '스티브 잡스'를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독불장군 아니 독재자에요. 그런 스타일의 사람을 경멸하고 혐오합니다. 그런데 그 독재자가 너무 능력이 좋다면 우린 그를 좋아하게 될까요? 네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그가 독재자라는 것을 알고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스탠포드 대학 연설이나 제품 발표회의 스티브 잡스의 모습만 보고 좋아하는 분들도 있죠

무대 앞의 스티브 잡스만 본 분들에게 충격이 될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바로 <스티브잡스>입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스티브 잡스의 무대 뒤 추악함을 담고 있는 영화 <스티브잡스>

영화는 대니 보일 감독과 소셜 네트워크를 쓴 아론 소킨이 각본을 쓴 영화답게 현란한 대사와 묵직한 연출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영화 <스티브잡스>는 잡스의 일대기를 담는 영화가 아닌 맥킨토시가 나온 1984년부터 아이맥 G3가 나온 1998년 까지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 시기의 스티브 잡스를 1984년 맥켄토시 발표회, 1988년 넥스트 컴퓨터 발표회, 1998년 아이맥 G3 발표회. 즉 3번의 제품 발표회를 통해서 보여줍니다. 영화는 놀랍게도 제품 발표회 현장의 리허설과 무대 뒤의 모습만으로 스티브 잡스라는 인간성을 여러 각도로 보여줍니다. 어떻게 2시간이나 되는 영화를  건물 안에서 해결하냐?라고 생각하겠지만 영화 <버드맨>처럼 무대 뒤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많은 대사를 퍼부으면서 한 시도 한 눈팔지 않게 만듭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맥킨토시 제품 발표회 준비 장면이 보입니다. 맥킨토시가 헬로우라는 인삿말을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잡스와 제품이 고장나서 불가능하다는 엔지니어와의 실강이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잡스 특유의 독설이 쏟아집니다. 이 영화는 이런 잡스의 독단적이고 철두철미한 모습에 집중을 합니다. 그런 잡스의 철두철미함은 역시 잡스!라는 감탄사도 나오지만 독설을 퍼붇고 자기가 옳다면 그게 진리라는 독단은 숨이 막히게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한 5번 혀를 찼나요? 잡스의 비열함과 함께 독단에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특히, 친구이자 애플 컴퓨터를 만든 워즈니악이 애플2를 만든 개발자들을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잠시 소개해줄 수 있냐는 소박한 부탁을 끝끝내 거부하는 모습은 쌍욕이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아이맥 G3 발표 현장에서는 모든 행사 진행 관력 직원들 앞에서 워즈니악에 악담을 퍼붇는 모습은 다스베이더의 모습으로 비추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 속 잡스는 다스베이더 같은 모습이 많네요. 영화 <스티브잡스>는 예상과 달리 딸 리사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잡스의 못된 인간성을 지적할 때 딸 리사에 대해서 지적합니다. 잡스는 대학 시절 만난 '크리산 브레넌' 사이에서 딸을 낳습니다. 그러나 잡스는 자기 딸이 아니라면서 불 같이 화를 내고 딸이라고 인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그냥 인정 안 하는 것이 아닌 타임지에서 캘리포니아 28.4%가 딸 리사의 아버지일 확률이 있다면서 전 여자친구에게 모멸감을 던집니다. 딸이라고 인정하지 않음과 동시에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아서 딸이 정부 보조금을 받는 처지로 만드는 매정한 아버지로 나옵니다.

이 친딸인 리사와 전 여자친구인 크리산은 3번의 제품 발표회 무대에 모두 참석합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닌 각본가가 일부러 다스베이더 같은 잡스를 움직이게 부드럽게 만드는 장치로 투입한 듯합니다. 실제로 잡스는 처음에는 딸을 인정하지 않다가 나중에는 딸의 대학 등록금을 자신의 동료가 대신 내주는 모습에 불 같이 화를 내는 등 딸과의 갈등과 해소를 드라마틱하게 그립니다.


<스티브잡스>를 보면서 웃겼던 것은 뭔 영화가 주인공의 악행에 가까운 비열함과 불 같은 성질 인정머리 없는 매정한 모습만 보여줄까? 할 정도로 잡스를 악당으로 묘사합니다. 물론, 전형적인 악당이 아닌 까칠한 성격 때문에 주변에 친구는 아무도 없고 친구도 적으로 만드는 모습을 계속 보여줍니다.  특히, 창립자인 자신이 애플에서 내 쫒기는 과정의 긴 이야기는 한 숨이 나올 정도입니다. 



잡스와 유일하게 대화가 되고 잡스를 컨트럴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마케팅 팀장인 '조안나 호프만(케이트 윈슬렛 분)'밖에 없습니다. 영화는 잡스와 호프만의 끈끈한 동료애가 그나마 이 독불장군 스타일의 잡스를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잡스가 감성이라면 호프만은 이성으로 보일 정도로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지만 함께 전진을 합니다. 



아이폰이라는 폐쇄계를 만든 폐쇄적인 인간. 스티브 잡스

이 영화가 신제품 발표회 무대를 배경으로 한 이유는 스티브 잡스 성격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 자체가 독불장군식의 폐쇄적인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 의견 따위는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고집을 관철 시키는 성격을 가졌습니다. 그런 성격 때문에 철두철미하면서 대중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할 수 있었죠.  대중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무시하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아이폰입니다. 참 아이너리하게도 인간 잡스의 이런 폐쇄적인 성격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대중의 의견을 경청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아이폰과 같은 아름다운 제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모험을 해야 하고 잡스가 만든 제품 중에 망한 제품도 많습니다. 

영화 <스티브잡스>는 건물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왔다갔다하는 잡스를 보여줄 뿐 단 한 번도 건물 밖으로 카메라가 나가지 않습니다. 이런 폐쇄계에 대한 잡스의 병적인 집착은 맥켄토시에서도 나옵니다. 애플2는 PC처럼 다양한 액세사리를 장착할 수 있고 호환이 가능합니다. 즉 열린 생태계라서 다양한 업체들이 합께 애플2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동일하죠

반면 맥켄토시는 어떤 기기와도 호환이 불가능하고 액세사리도 애플이 제공한 액세사리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런 모습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동일합니다. 이런 폐쇄적인 생태계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고 지금도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런 폐쇄적인 생태계가 보안이 더 뛰어난 장점도 만들어냅니다. 

잡스 자체가 폐쇄적인 사람이고 이런 폐쇄적인 성격이 애플 제품에 그대로 녹아져 있습니다. 영화는 왜 애플 제품이 폐쇄계로 담고 있는 지를 잡스의 성격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그러나 영화 마지막에 이 폐쇄적인 잡스가 건물 밖을 나오게 하는 모습이 담깁니다. 그 짧은 순간에 잡스가 슈퍼 히어로로 보여지게 하네요. 저렇게 따뜻한 아빠인데 왜 그리 모질게 사는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디카프리오를 저격할 지도 모르는 마이클 패스벤더의 뛰어난 연기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디카프리오가 받아야만 합니다. 이번은 확실히 받을 것이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디카프리오를 저격할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마이클 패스벤더'입니다.  외모는 잡스와 비슷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몇 년 전에 개봉한 영화 <잡스>가 더 비슷합니다. 그러나 연기력은 마이클 패스벤더가 더 뛰어납니다. 

잡스 그 자체가 아닐까 할 정도로 까칠하면서도 동시에 푸근함을 보여줍니다. 자만감과 독선에 가득한 말을 내뱉다가도 딸을 위해서 아빠 미소를 보여줍니다. 패스벤더는 한 얼굴 안에 선과 악이 다 있는 얼굴처럼 보여집니다. 인간의 비열함과 선함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이는 잡스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립니다. 

이런 얄미운 연기를 보니 디카프리오 걱정이 조금 되네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2013년 개봉한 애슈튼 커쳐가 주연을 한 영화 <잡스>와 비교를 하시는데 두 영화를 다 보니 두 영화는 한 인물을 다루었지만 시선이 다릅니다. 먼저 <잡스>는 스티브 잡스를 밝게 바라봤습니다. 그의 성공과정을 쭉 따라가는 전기 영화에 가깝습니다. 한 마디로 잡스어천가라고 할 정도로 잡스를 영웅으로만 묘사하죠. 

반면 <스티브잡스>라는 영화는 잡스의 어두운 면, 무대 앞이 아닌 무대 뒤의 어두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줍니다. 너무 어둡게 묘사해서 이렇게 묘사해도 잡스 부인에게 고소미를 먹지 않을까하는 걱정까지 들 정도입니다. 전 두 영화를 모두 보길 추천드립니다. 그래야 균형잡힌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고 영화 <스티브잡스>가 악의적으로 잡스를 묘사한 것이 아닌 잡스의 폐쇄성이 폐쇄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독재 스타일의 제품을 만든 것이라는 메시지가 설득력이 꽤 높습니다. 당연히 <스티브잡스>라는 영화가 더 짜임새나 밀도나 영화적 재미가 더 좋습니다. 


대사가 너무 많은 게 짜증스러웠던 <스티브잡스>

아론 소킨은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페이스북 창립자인 주커버그를 모델로 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도 그의 뛰어난 시나리오가 없었다면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론 소킨은 이 영화 <스티브잡스>에서 리듬감은 있는데 박자감이 너무 없네요. 영화 시작하마자자 끝날때까지 대사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지칠 정도로 많네요. 여기에 기술적인 용어 설명이나 제품 설명을 하지 않고 그냥 내달리기 때문에 애플 제품을 잘 모르고 스티브 잡스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 뭔 소리하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자 분들에게는 비추천이고 실제로 영화관에는 남자 관객이 대부분입니다. 그것도 IT업계 사람들만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중성은 무척 떨어지는 영화입니다.

다만 저 같이 IT매니아에게는 흥미로운 영화이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이 영화를 봤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잡스의 어두운 면을 잘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잡스 스타일상 쓴소리는 쿨하게 넘겼을 듯하네요. 스티브 잡스는 독재자였습니다. 그러나 우린 그런 독재자를 추앙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민주주의보다 독재가 있는 독재국가가 사람들이 더 원하는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 독재자가 잡스 같이 뛰어난 능력을 가진 오케스트라 지휘자라면 세상은 그를 독재자가 아닌 영웅으로 칭송할 것입니다.


별점 : ★
40자평 :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는 잡스의 폐쇄성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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