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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새로워진 영상자료원 한국영화박물관의 첫 기획전 영화 '암살'

by 썬도그 201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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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제대로 쓰는 곳의 순위를 매기라면 전 단연코 1위를 '영상자료원'에 주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즐겨 애용하면서도 모든 시설이 공짜라는 것이 너무 맘에 듭니다. 물론, 이건 제 개인 취향 때문이지 절대적이고 객관적 평가는 아닙니다.

영상자료원에는 시네마테크와 한국영화박물관과 영상 도서관 등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한국영화박물관이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새롭게 바뀐 한국영화박물관은 기존과 달리 기획전시관과 상설전시관을 칸막이를 넘어서 공간 자체를 분리해 버렸습니다. 첫 기획전시관 전시 작품은 영화 <암살>입니다. 

전시회명은 1930년대 경성과 호흡하다입니다. 4월 3일까지 무료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장 공간도 전시되어 있는 전시품도 그닥 많지 않습니다. 다만, 영화 암살을 잠시 느껴 볼 수 있는 공간이네요.
전 영화 <암살> 그닥 아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적 재미도 아주 재미있다기 보다는 그냥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 올해 흥행 2위를 기록한 천만 영화입니다. 무엇이 천만을 넘게 했을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리 안의 친일에 대한 증오심과 함께 기존의 항일 투쟁 영화와 달리 액션을 방점에 둔 영화라는 점이 흥미롭네요. 또한, 쌍둥이 주인공의라는 트릭과 함께 우리가 잊고 살았던 항일 투쟁의 선각자들의 투철한 애국심이 잘 녹여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영화를 아주 좋게 평가하지 못하는 이유는 비참한 현실과 다른 판타지로 결말을 칠했다는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한국은 친일파 세력이 청산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위안부 문제 뿐 아니라 친일파를 아버지로 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대통령부터 그렇죠. 

우리가 백날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쳐봐야 소용없습니다. 친일 세력을 정치인으로 뽑아주는 우리들의 더러운 손이 친일파들이 떵떵거리고 살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염석진은 영화에서 안옥윤에게 처단을 당하지만 실제는 처단 당하지 않고 안옥윤이 처단 당합니다.  염석진의 실제 모델인 염동진이나 노덕술 같은 악질 친일파가 한국전쟁 후에 얼마나 떵떵거리고 살았는데요.

따라서 전 영화 결말이 너무 허무한 판타지로 끝맺음을 해서 모래알을 씹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통쾌는 하죠. 통쾌는 한데 현실은 영화와 다르니 짜증이 나더라고요


영화 스토리도 그렇습니다. 미츠코와 안윤옥이 쌍둥이라는 설정은 상투적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후하게 평가 해주고 싶은 부분은 염석진입니다. 염석진은 영화 초반에서는 독립군을 돕던 사람인데 일제의 고문을 받고 친일파로 새로 태어납니다. 

이 염석진은 일제 시대의 흔한 우리들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친일파라고 주홍글씨를 쓰지만 아마 대다수가 그렇게 저항 대신 순응을 하면서 살았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염석진의 배신의 행동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다수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죠.

극히 일부가 몽골군에 대항한 삼별초처럼 끝까지 저항했습니다. 우리는 이 소수의 사람들을 한국 근대 역사의 주인공으로 모시면서 그들의 삶을 따르자고 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그러지 못했기에 그들의 삶을 따르자고 하는 역사 인식은 아주 바른 정신입니다. 

그런데 최근 국정교과서 논란을 보면 염석진의 배신을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라고 미화 시키려고 하네요. 이는 자신들의 과거의 삶을 옹호하기 위한 행동이지요. 아직도 살아 있는 염석진이 숱하게 많습니다. 문제는 그 전국에 살아 있는 염석진이 정계와 고위 공무원 그리고 언론사 사장으로 세상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공간을 소개하고 있네요. 일제 시대 서울 아니 경성은 4대문과 그 인근 지역이었습니다. 지금의 서울은 너무 거대해졌어요. 




영화 속 의상이네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총을 쏘는 장면도 기시감이 너무 들어서 집중하기 힘들더라고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어떤 영화에서 웨딩드레스 입고 총격전을 하던 것이 생각나네요.

뭐  기시감이 많이 드는 영화 <암살>이었지만 의미는 컸던 영화였습니다. 친일에 대한 생각을 다각도로 할 수 있었다는 점과 함께 잊혀진 독립군인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군인 김원봉이라는 인물을 캐냈으니까요. 일제가 부들부들 떨었던 김원봉은 사회주의 계열 독립군이라서 교과서에서 싹 지운 한국의 모습도 살짝 돌려서 비판했네요






영화 콘티도 볼 수 있었던 암살 기획전이었습니다.  공간이 너무 작은 것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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