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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옛날 영화를 보다

냉전을 웃음 핵폭탄으로 날려버린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by 썬도그 2015.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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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암동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는 '스탠리 큐브릭 특별전'이 11월 29일부터 12월 9일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3편씩 스탠리 큐브릭의 명작들을 해외에서 공수해온 필름으로 무료 상영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쇼야! 전쟁을 조롱한 영화 '풀메탈자켓'에 이어서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에 대한 영화 리뷰를 시작합니다.


냉전의 한 가운데에서 냉전을 조롱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는 냉전의 혹한기였던 1964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일촉즉발의 냉전 시대에서는 지구 멸망이라는 공포를 머리에 이고 살았습니다. 큰 실수만 일어나도 지구 전체가 리셋이 되는 시대였습니다. 이 냉전의 한 가운데 냉전을 조롱하는  영화인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가 개봉했고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랍니다.

거의 대부분의 영화들이 핵폭발 직전에서 위기를 모면하는데 이 영화는 놀랍게도 폭발을 묘사합니다. 그것도 웃픈 장면으로 묘사를 하죠. 영화가 시작되면 공중급유기에서 급유를 받고 있는 장거리 폭격기가 급유를 받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아주 우아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흘러 나옵니다. 급육를 받는 장거리 폭격기가 마치 급유를 받으면서 리듬을 타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 첫 장면의 이 영화의 색채를 대변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미 공군의 잭 리퍼 장군(스터링 하이든 분)은 피해망상이 가득한 미치광이입니다. 소련 놈들이 수도에 불소를 타서 미국인들을 오염시킨다면서 전 기지에 비상을 걸고 전 세계에 있는 핵무기를 실은 장거리 폭격이에게 소련의 주요 타켓에 핵 폭탄을 터트리라고 명령을 합니다. 


이에 깜짝 놀란 미국 정부는 전쟁상황실에서 긴급 안보 회의를 엽니다.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자신의 허락도 없이 핵 공격을 명령할 수 있느냐고 따졌고 이에 참모들은 소련의 핵 공격으로 대통령을 포함 수뇌부가 집단 사망하면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소련을 보복 공격할 수 있는 플랜R을 가동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플랜R에 용인한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말하죠

할 말을 잃은 대통령은 2시간 후에 소련에 핵 폭탄을 떨어트릴 장거리 폭격기를 막기 위해서 소련 대사를 전쟁상황실로 부릅니다. 적국의 대사를 전쟁상황판이 있는 보안 구역에 들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든 것을 공개한 후 빨리 소련 수상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리고 함께 한 미치광이의 전쟁 놀음을 멈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술에 취한 소련 수상과의 우스꽝스러운 통화를 하면서 소련이 최근에 둠즈데이 머신을 개발했다고 말합니다. 이 둠즈데이 머신은 소련이 핵공격을 당하면 자동으로 감지하고 소련에서 코발트 트륨G라는 반감기가 96년인 방사능 물질 덩어리를 터트려서 지구 전체가 방사능 오염으로 멸망시키는 지구 리셋 기계입니다. 

이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오히려 잘 됐다면서 기습 공격을 해서 소련을 지구상에서 지워버려야 한다고 떠들던 머플드슨 장군은 둠즈데이 머신이 가동되면 자신도 죽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어떻게든 핵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바로 말을 바꿉니다.



이 절제절명의 위기에서 전쟁광 잭 리퍼 장군을 막을 사람은 영국 공군 대위인 라이오넬 맨드레이크 밖에 없습니다. 핵 공격 취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자 공격 취소 암호를 알고 있는 잭 리퍼 장군을 어르고 달래지만 잭 리퍼 장군은 미 공수부대가 공군 기지를 공격하자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공격은 취소되었지만 통신이 두절된 한 대의 장거리 폭격기가 폭탄을 싣고 계속 공격을 진행합니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핵폭탄을 탄 카우보이

스탠리 큐브릭 영화 중에 가장 웃기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원작 소설인 '적색 경보'를 자신만의 색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원작은 코미디가 아닌데 이걸 블랙 코미디로 각색을 해버리죠. 큐브릭 감독은 이렇게 원작을 자신만의 색으로 덧칠하기를 아주 잘합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곳곳에서 유머 폭탄을 터트립니다.
전쟁상황실에서 소련 대사와 미국 장군이 멱살잡이를 하자 "여러분, 여기서 싸우면 안됩니다"라는 말로 관객석에서 실소가 터저나오게 합니다. 여기에 공격 취소 암호를 유추해낸 영국 대위가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기 위해서 공중전화를 거는 장면이나 동전이 없어서 코카콜라 자판기를 터는 모습 등 3차 세계대전 위기에서 사소한 것으로 고민하는 부조리함이 영화 전체에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사에 길이 남을 이 명장면의 기이하게 웃긴 장면을 뛰어넘지는 못합니다. 소련 미사일에 피해를 받은 미국 폭격기가 핵폭탄 해치가 열리지 않자 기장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직접 핵폭탄 탑재고에 내려가서 회로를 고칩니다. 그때 폭탄 투하 목표 지점에 도달하고 핵폭탄이 투하됩니다. 마침 핵폭탄에 타고 있던 기장은 핵폭탄과 함께 낙하하면서 카우보이 모자를 꺼내들고 히하~~~~라고 하는 특유의 카우보이 목소리를 내면서 핵폭탄과 함께 추락합니다.

이 장면은 정말 유명한 장면이고 이 장면을 보기 위해서 이 영화를 본 것도 있었습니다. 정말 짜릿하면서도 웃기면서도 슬픈 묘한 장면이죠. 그렇게 핵폭타는 터지고 핵 폭발 장면이 계속 나오면서 아름다운 멜로디의 노래가 흘러 나옵니다.

"우리 다시 만나리"



1인 3역을 한 피터 셀러스

그런데 영화 제목인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가 누구일까요? 영화에서는 영화가 끝나 갈 때 나옵니다. 독일 출신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는 기계 팔을 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계 팔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기 멋대로 행동을 합니다. 자꾸 하일 히틀러 포즈를 취하자 깜짝 놀란 러브 박사는 기계 팔을 뭅니다. 이에 기계 팔은 러브 박사 목을 조르는 등 혼자 생쇼를 합니다.

이런 행동에서 알 수 있듯 두 강대국인 소련과 미국이 히틀러와 다를 게 없는 전체주의 국가라는 풍자를 하는 모습입니다. 
그렇게 핵폭발을 막지 못한 전쟁상황실에 있는 대통령과 군장성과 고위층들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에게 자문을 구합니다. 이에 러브 박사는 방공호를 파서 거기서 90년 이상을 견디면 된다는 허황된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 수컷들은 그 말에 솔깃합니다.

러브 박사가 인류 생존을 위해서 일부다처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남성 지배 사회에 대한 조롱도 가득합니다. 조롱 9단인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특기가 작렬합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인 대통령과 영국 공군 장교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박사를 '피터 셀러스'가 혼자 다 연기를 합니다. 1인 3역을 한 것이죠. 전 이 사실도 모르고 영화를 봤네요

1964년 냉전의 한 가운데 냉전에 조소를 날려버린 반골 기질이 가득한 큐브릭 감독의 용기와 강인함이 너무 좋네요. 감히 누가 이런 영화를 냉전 한 가운데서 터트리겠어요. 정말 대단히 유쾌한 영화이자 멋진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평 : 냉전 한 가운데서 웃음 핵폭탄을 터트린 큐브릭! 잘났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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