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스탠리 큐브릭'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해서 한국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는 스탠리 큐브릭의 명작들을 무료 상영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도 관람객이 많을 정도로 열기가 후끈합니다. 

영화 감독에 레벨이 있다고 가정하면 '스탠리 큐브릭'은 만렙을 찍은 감독입니다. 특히 예술적 깊이와 기술적 깊이가 모두 완벽한 감독이죠. 그래서 그의 영화들은 지루한 영화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명작으로 꼽고 있죠.

특히나 그의 날카로운 사회 비판적인 시선은 수 세대가 지난 지금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그의 반골 기질이 한국 정부에게는 불순분자로 여겨졌나 봅니다. 한국에서 상영 금지 된 '시계 태엽 오렌지'나 '풀 메탈 자켓'은 상영 금지 된 것이 더 화제가 되어 '씨네필' 사이에서는 꼭 봐야 하는 영화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한국 정부가 상영 금지 시킨 '풀 메탈 자켓'은 제작년도인 1987년이 아닌 1996년 개봉을 했습니다. 그리고 전 비디오를 빌려서 봤습니다. 약 20년 전에 본 영화라서 그런지 분명히 봤지만 어떤 내용인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런데 어제 20년 만에 다시 봤습니다. 그리고 모든 기억이 되살아남과 동시에 이 영화가 이런 영화였어?라는 생각이 드네요.  


폭언과 폭력이 인격 모독이 난무하는 인간을 벌레로 만드는 군대

군 훈련병 시절에 숱하기 느꼈던 것은 "우린 인간이 아니다" 폭력과 폭언은 기본, 인격 모독도 수시로 일어납니다. 
마실 물이 없어서 시궁창 물을 마시는 모습에서 자괴감도 듭니다. 군대는 다시 가라면 못 갈 것 없습니다. 하지만 훈련소를 다시 가라면 죽으면 죽었지 절대 못 갑니다. 

그런데 이런 훈련소를 예능으로 담는 모습에 경악을 했고 아직도 전 '멋진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을 혐오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아름다운 멜로디의 그러나 가사는 전쟁에서 모두 죽을 것이라는 잔혹한 내용의 노래가 흘러 나오면서 머리를 빡빡 깎는 모습이 나옵니다. 해병대 훈련소에 입대하는 모습이죠. 머리를 깎은 훈련병은 하트만 훈련 교관(R. 리 이메이 분)에게 갖은 폭언을 듣습니다. 

인격 모독의 소리를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 한 병사가 존 웨인 같다고 피식 웃습니다. 이에 화가 난 하트만 교관은 반골 기질이 있는 훈련병에게 조커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한 참 폭언을 합니다.


이 영화 '풀 메탈 자켓'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뉩니다. 전반부는 해병대 훈련소에서 각종 훈련을 받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얼마나 진지하고 진중하게 담는지 전역 하자마자 이 영화를 봤는데 군 훈련병 시절이 떠오를 정도로 각종 훈련 모습이 정확하게 제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 훈련과정에서 진짜 훈련 교관 같은 하트만 훈련 교관 연기를 한 R. 리 이메이의 신기에 가까운 연기가 압권입니다. 다만, 너무 FM대로 연기를 해서 인지 전반부는 해병대 훈련소 다큐 같았습니다. 이 훈련소에서 파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고문관이 등장합니다. 파일은 뚱뚱한 몸과 느린 학습 속도 때문에 훈련에서 항상 낙오가 되고 동료들에게 폐를 끼칩니다. 그럼에도 그를 챙겨주는 동료가 있었는데 교관의 훈육 시간에 존 웨인 같다고 혼잣말을 한 조커입니다. 조커(매튜 모딘 분)은 파일을 친동생처럼 알뜰살뜰 살펴주고 군화 끈 묶는 것부터 장애물 넘는 것까지 훈련을 도와줍니다. 


그러나 이런 조커의 정성에도 파일은 관물함에 도넛을 넣었다가 점호 시간에 걸립니다. 이에 훈련 교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연대 책임이라고 강조하면서 동료 훈련병에게 체벌을 줍니다. 그렇게 넘어가나 싶었으나 야밤에 동료 훈련병들은 파일을 묶어 놓고 집단 구타를 합니다. 특히나 파일과 같은 침상을 쓰는 가장 친한 동료인 조커는 이 집단 폭행에 가담을 합니다.

파일은 큰 충격을 받습니다. 다음 날부터 파일은 언제 고문관이었냐는 듯 모든 훈련을 다른 훈련병 못지 않음을 넘어 조커도 통과 못한 훈련까지 척척 해냅니다. 이에 훈련 교관은 이제 사람이 되었다면서 파일을 반겨하죠. 그러나 파일의 영혼은 살해 되었습니다. 


총과 대화를 나누던 파일은 훈련소에서 훔친 실탄으로 교관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앞부분인 훈련소 장면은 영화의 도입부라고 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꽤 긴 시간을 담고 있고 그 내용도 강렬합니다. 군대라는 곳의 생태계를 아주 잘 담고 있죠. 군대가 어떻게 한 인간을 파괴하는지를 적나라하게 잘 보여줍니다. 

군대 총기 사고를 잘 들여다 보면 이 풀 메탈 자켓의 파일과 비슷한 사병들이 있습니다. 한국 군대는 이런 사병을 관심 사병이라고 하죠. 관심 사병은 정말 관심을 많이 줘야 합니다. 하지만 특별 관리를 해서는 안됩니다. 군대 같은 집단 생활을 하는 곳에서 특별 대우를 해주면 그것은 불공평이죠. 관심을 바탕으로 한 이해를 해줘야 합니다. 몸이 뚱뚱해서 지능이 좀 떨어져서 집단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라는 등의 선천적인 또는 후천적인 문제를 동료 사병이 인지하고 그걸 이해해야지 따로 관리만 하려고 하면 그게 바로 왕따입니다.

그렇게 왕따가 된 사병은 아주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이런 군대라는 시스템의 결함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습니다. 이 파일 때문인가요? 한국 정부는 이런 불순한 내용을 담은 내용을 거북스러워했나 보네요. 영화는 1987년에 나왔지만 한국 군대는 2015년 현재 파일과 같은 사병에 대한 처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네요. GP총기 난사 사건이나 해병대 사건 등등 군대에서 일어나는 파일 훈련병과 같은 사건은 끊임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언컨대, 한국 군대는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사건이 터지면 숨기려고만 하죠. 이런 정신상태로는 파일 훈련병 같은 괴물은 계속 나올 것입니다. 배려와 온정과 동료애가 사라진 훈련소는 하나의 감옥입니다. 

조커 : 너 그러다 감옥가 그 총 내려 놓아
파일 : 이 훈련소가 나에겐 감옥이야



전쟁이라는 거대한 쇼

영화 후반부는 베트남 전쟁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베트남 전쟁이 한 창이던 시기입니다. 
이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꽤 많았습니다. 80년대 들어서 이 베트남 전쟁이라는 실패한 전쟁을 비판하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죠. '지옥의 묵시록'이나 '플래툰'과 같은 영화가 베트남 전쟁의 추악함과 그 속에서 우리 속의 악마성을 담습니다.

이런 베트남 전쟁 열풍에 '스탠리 큐브릭'감독도 합승을 합니다. 

이미 베트남 전재을 비판한 영화들이 꽤 나와서 어떤 시선으로 담을까 했는데 큐브릭 감독이 들고 나온 것은 언론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조커(매튜 모딘 분)는 훈련소 시절부터 반골 기질이 있는 언론학과 출신의 신병입니다. 전쟁터에서 가져서는 안되는 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후방에서 군대 일보에 소속 되어서 군 사기에 도움되는 기사만 쓰는 자신의 모습을 한탄합니다. 전투의 생생함을 진실 그대로 담기 보다는 군 사기에 입각한 사진과 기사를 씁니다. 그게 군대의 생존 방식입니다. 

풀 메탈 자켓은 언론을 통한 전쟁의 추악함을 곳곳에서 보여줍니다. 
전투가 다 끝난 후에 본국에 송출할 TV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가짜 전투를 만드는 장면이나 피살 당한 베트남 주민들의 시체 앞에서 사진병이 셔터를 누를 때 마다 미소를 짓는 미군 병사의 모습 속에서 실제 전쟁은 이미지 전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이 베트남 전쟁에 대한 여론이 악화 된 것은 라이프지 같은 사진 잡지들이 미 정부의 검열도 받지 않은 채 지옥과 같은 베트남 전쟁터를 풀 컬러 화보 같이 담아서 세상에 뿌렸습니다. 그 경악스러운 모습을 본 미국인들은 반전 운동을 벌이게 되고 여론 악화를 견디다 못한 닉슨 정권은 베트남 전쟁에서 철수합니다. 이후, 이라크 전쟁이나 최근의 아프칸 전쟁 등은 철저하게 겸열을 통해서 전쟁의 잔혹함을 함부로 촬영하지 못하게 합니다. 


진실과 거리가 먼 가공한 진실을 만드는 모습에 환멸을 느끼는 조커는 인간의 이중성을 표현한다면서  Born TO Kill이라고 문구를 철모에 쓰고 가슴엔 평화의 상징인 뱃지를 답니다. 

이중적인 태도를 상관이 지적하자 그게 바로 '칼 융'이 말한 인간의 이중성이고 인간의 이중성을 담았다고 되받아치죠. 
이는 언론의 이중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진실과 거리가 먼 가공된 진실. 영화는 이런 언론의 이중성을 전쟁에 빗대어서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언론 인터뷰나 언론의 전쟁 재현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가 아니라 한 편의 전쟁 영화 세트장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합니다. 또한, 병사들끼리 하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비판도 카메라 앞에서는 방송에 나갈 만한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인터뷰를 하는 모습도 이중적인 태도로 비추어집니다. 



여기에 무능력한 상관이나 전쟁의 공포도 잘 담고 있습니다. 다른 베트남 전쟁 영화보다 유달리 시가전을 많이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시가전에서 한 베트콩 저격수에 겁을 잔뜩 먹고 동료를 놓아두고 후퇴하려는 못난 상관과 함께 전쟁의 공포도 담습니다. 



그리고 그 저격수가 앳된 소녀라는 사실도 큰 충격을 주죠. 죽어가는 저격수의 모습을 통해서 죽을 때는 똑같은 인간의 얼굴을 한 적군의 모습을 통해서 전쟁의 본질까지 진중하게 묻습니다. 

영화 전체가 전쟁을 비판하는 영화입니다. 언론을 통해 비판하고 군대라는 폭력에 기반하는 시스템과 불합리함과 문제를 다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낮게 나는 헬기에서 논에서 농사를 하는 베트남 사람들을 향해 기관총을 쏘는 악마 같은 미군의 모습도 담고 있습니다. 

여자와 아이를 어떻게 죽이냐는 질문에 여자와 아이는 느려서 더 쏘기 좋다는 엉뚱한 대답을 하는 모습이 전쟁의 본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스탠리 큐브릭은 반전주의자 같습니다. 이 영화 말고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나 '영광의 길' 모두 전쟁의 참혹스러움과 비이성적인 행동 그리고 인간성 파괴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가전에서 허리 아래 높이의 로우 앵글로 병사 뒤를 따르는 모습은 그 어떤 영화보다 시가전의 생생함을 잘 담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명작 영화인 '플래툰'이나 '지옥의 묵시록' 보다는 좀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강렬합니다. 전쟁 그것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것을요. 

영화 제목인 '풀 메탈 자켓'은 총알 전체가 금속 옷을 입은 듯한 모습에서 나온 총알의 은어입니다. 
풀 메탈 자켓을 입은 총알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날아가는 총알마다 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총알은 양심이나 인간성이 없습니다. 단지, 그 총을 쏘는 사람에 양심과 인간성이 있을 뿐이죠

거대한 반전영화 '풀 메탈 자켓'입니다.

덧붙임 : 영화 마지막 장면은 미키마우스 노래를 부대원들이 부르는데 큐브릭은 쾌락제인 디즈니도 깝니다.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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