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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구본창 사진작가의 사진 아카이빙 방법

by 썬도그 2015.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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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취미로 하게 되면 사진이 눈처럼 소복하게 쌓이게 됩니다. 이 쌓인 사진들을 어떻게 저장하고 분류하세요. 전 외장하드에 꼬박꼬박 백업을 하고 그걸 또다시 구글 포토(https://photos.google.com/)에 백업을 합니다. 구글 포토는 1,500만 화소 사진 이하는 무제한으로 백업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들죠. 내 DSLR은 2,400만 화소이고 RAW파일인데 이 파일도 구글 포토에 백업이 될까? 
네 백업이 됩니다. 단 RAW파일을 JPG로 강제로 변환하고 1,500만 화소로 저장합니다. 사실, 우리가 촬영한 사진들 1,500만 화소 정도면 사진전 하는데 큰 무리가 없는 해상도입니다. 크게 인화하거나 크롭은 못하지만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적당한 해상도죠. 

그럼 이 백업 사진을 어떻게 분류하고 저장하나요?
고백하자면 전 그냥 백업을 할 뿐 분류해서 저장하지 않습니다. 그냥 일상의 기록을 하는 것이라서 그냥 딱히 분류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아주 가끔 내가 봐도 잘 찍은 사진은 분류해서 남들이 내 사진을 보자고 할 때 보여주고 싶을 때가 아주 가끔 있습니다. 

특히, 좀 더 사진을 진지하게 하고 싶은 아마츄어 사진가나 사진가들은 사진을 잘 분류해서 저장합니다.


구본창 사진작가의 아카이빙 방법

아직도 아카이브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5년 전에는 아카이브가 뭐야? 했었네요. 
아카이브(archive)는 어떤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보관하는 전 과정을 말합니다. 백업과 비슷한 의미이지만 아무런 체계없이 저장하는 것이 아닌 어떤 규칙을 정해서 저장해서 누가 자료를 원할 때 쉽게 찾게 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사진을 저장하는 방법은 그냥 날짜 별로 분류해서 저장하는 초급 단계의 아카이빙입니다. 
그럼 사진작가인 구본창 사진작가는 어떻게 아카이빙을 할까요? 

어제 일요일 북서울 미술관에서는 구본창 사진작가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 보다는 질의 응답 시간이 더 유익했는데 마지막 질문으로 한 분이 아카이빙을 어떻게 하느냐고 묻더군요.



구본창 사진작가는 사진을 촬영하러 가기 전에 또는 일상에서 스냅 사진을 찍을 때 머리 속에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넣는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이 사진은 도시, 이 사진은 서울의 일상, 이 사진은 빛 등등으로 구분해서 촬영하기 전에 어떤 주제에 넣을 지 머리 속 폴더를 넣고 촬영을 합니다.

이렇게 주제를 정하고 촬영하게 되면 사진이 좀 더 주제가 도드라지고 명징 해지죠. 그렇게 촬영한 사진은 집에 와서 주제 별로 분류해서 저장합니다.

그리고 좋은 사진은 베스트 사진 폴더를 따로 만들어서 보관을 합니다. 예를 들어 베스트 사진 폴더에 사진이 20장이 있다고 칩시다. 오늘 촬영한 사진이 베스트 사진 TOP20에 올라갈 정도로 좋은 사진이면 20장 중 가장 떨어지는 사진 1장을 다른 폴더로 밀어냅니다. 지우는 것은 아니고 그 다른 폴더로 이동 시키죠. 그래서 항상 베스트 사진 20장을 폴더에 보관합니다.

이런 방법은 참 좋아 보이네요. 솔직히 사진을 잘 찍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진을 잘 보고 잘 고르고 선정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제가 거의 하지 않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그냥 다 찍고 다 저장하고 어떤 사진이 좋은지 별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솔직히, 그런 정도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촬영한 것이 아닌 그냥 기록성에만 의존했으니까요. 

이렇게 자기 사진을 항상 보면서 내 사진끼리 경쟁을 시키면서 보면 사진을 보는 눈이 확 올라가겠네요. 
이렇게 자신이 촬영하고자 하는 주제를 여러 개 정해 놓고 촬영을 나가면 여러 가지 주제에 맞게 사진을 촬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야경을 주제로 한 사진을 촬영하러 출사를 갔다가 서울의 아름다운 일상이나 시선이라는 주제에 맞는 피사체를 발견하면 야경 촬영을 하면서 다른 주제의 사진도 촬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주제 의식이 없으면 그냥 야경만 촬영하다 오게 되죠. 


콘텍트시트를 만들고 벽에 붙여서 동기 부여를 해라

또 하나의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사진 촬영을 한 후 촬영한 사진이나 좋은 사진은 스크랩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토왕성 폭포 사진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구본창 사진작가도 그 사진을 보고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폭포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토왕성 사진을 촬영해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알려진 토왕성 폭포를 너무나도 잘 찍은 사진기자의 사진을 저장해 놓았다고 하네요. 그 이유는 이 사진기자 사진보다 더 멋지게 촬영하기 위해서 저장했다고 합니다. 사진작가 그것도 국내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분도 다른 분의 사진을 참고하네요

사진작가 작업실에 가면 벽에 많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는 사진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는 것도 있고 모니터로 보는 사진과 프린팅 된 사진의 차이점을 알기에 일부러 프린팅을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아무리 캘리 작업을 한다고 해도 모니터로 보는 사진과 인화된 사진은 다릅니다. 

사진작가들은 대부분 프린팅 된 인화 사진을 전시하기 때문에 프린팅 한 사진을 들여다보죠. 이는 사진의 색감을 체크하는 것도 있지만 사진에 대한 동기 부여이기도 합니다. 구본창 사진작가는 자기 사진 말고 다른 사람의 사진도 프린팅해서 책상 앞에 붙여 놓고 들여다보면 많은 영감과 열정을 끌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포토 프린터가 없고 사진전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실현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좋은 사진은 폴더를 만들어서 저장했다가 사진 촬영할 때 참고를 해야겠습니다. 그렇다고 똑같이 찍으면 그건 촬영이 아닌 사진 복사겠죠.

사진 아카이빙의 기본은 사진 보기인 듯하네요. 사진 찍기에만 열정적이고 그걸 보고 골라내는 작업에 소홀히 한 저를 돌아보게 하네요. 저도 앞으로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사진 촬영을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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