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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만화로 보는 유명 패션 브랜드의 역사 '패션의 탄생'

by 썬도그 201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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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년의 패션 스타일은 등산복 또는 잠바때기입니다. 중년의 남자에게 있어 패션은 하나의 액세사리이지 주인공이 될 수 없습니다. 내가 걸치고 입는 것들은 다 자식에게 가기 때문에 자신을 향한 시선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들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OO맘, OO대디로 불리우죠. 바뀐 게 있다면 누구 누구 엄마에서 맘으로 영어식으로 바뀌것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자식들만 향하고 살다 보니 몸에 걸친 브랜드는 대부분 오픈 마켓 브랜드나 마트 상품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누구나 1개 정도는 명품 브랜드를 사서 입고 싶어하는 욕망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 분들이 명품에 대한 욕망이 아주 강하죠.

그런데 이 명품 브랜드의 역사와 특징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저야 몸에 걸친 명품이 하나도 없고 앞으로도 명품을 구매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관심은 많습니다. 그 관심이란 어떻게 저 명품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가 되었는지 참 궁금합니다. 분명 어떤 성공 방정식이 있을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런 제 궁금증을 단박에 날려준 책이 패션의 탄생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강민지로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입니다. 먼저 이 책이 맘에 들었다는 것은 어렵고 딱딱한 여러 명품 브랜드의 역사를 만화로 잘 풀었다는 것입니다. 먼저 그림이 아주 정겹습니다. 직접 펜으로 그린 그림도 있지만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서 그린 듯한 동글동글한 그림으로 명품 이야기를 아주 쉽게 풀어줍니다.



이런 식으로 그림 자체가 꽤 정겨워서 거부감이 없습니다. 여기에 꽤 많은 자료를 조사했는지 꼼꼼한 내용으로 독자들을 깊게 빠져들게 갑니다. 작가의 유머가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바로 느낌이 확 와닿게 하는 용한 재주가 있네요.



이 책에 나오는 명품 브랜드는 미국과 유럽, 특히 유럽 브랜드가 주를 이룹니다. 뭐 우리 주변의 패션 명품들 대부분이 서양 브랜드들이죠
동양은 공산품 잘만드는 나라지만 서양은 가내수공업 시절부터 유명했던 명품 브랜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명품을 공장에서 찍어내면 그건 명품이 아닌 일상재가 되는 것도 있죠.

티에르 에르메스에서 루이 뷔통, 버버리, 구찌, 샤넬, 디올, 지방시, 프라다, 이브 생 로랑, 아르마니, 랄프 로렌, 캘빈 클라인, 톰 포드 등의 26명의 명품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통 명품 브랜드 이름은 명품 디자이너의 이름을 땁니다. 그래서 사람 이름이 브랜드화 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패션의 탄생에서는 명품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한 명품 브랜드에서 세대를 잇는 뛰어난 디자이너도 소개하기 때문에 브랜드와 함께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을 함께 소개합니다.

흥미로운 내용들을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스타일은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DNA입니다. 그러나 그 DNA만 고집하다가 망해가던 브랜드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버버리입니다. 버버리는 2차대전 영국군 장교들의 레인코트였는데 이 스타일을 계속 고집하다가 망할뻔 합니다. 이때 '로즈마리 브라보'가 등장해서 새로운 라인을 만들고 시도를 해서 버버리를 젊은 층도 입게 만듭니다. 이런 브랜드는 또 있죠. 구찌도, 루이 뷔통도 다 구시대 스타일만 고집하다가 젊은 층의 외면을 받습니다.

이책은 한 브랜드의 역사와 함께 그 브랜드가 어떤 포지셔링을 하는지와 왜 인기가 있는지 등의 차별성도 꼼꼼하게 잘 담고 있습니다.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로 그 브랜드의 대표적인 의상을 스케치해서 소개하면서 동시에 사진으로 보여줌으로써 어떤 브랜드인지 확실하게 설명하고 있습니. 아무래도 패션은 시각 매체이다보니 이렇게 만화와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사진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설명일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 중에 게이가 꽤 많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본 영화 '생 로랑'에서도 이브 생 로랑이 게이였습니다.
크리스찬 디올, 돌체 앤 가바나 등등 꽤 많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게이인데 이는 여성의 예민한 감수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소리가 있네요.
그러고보면 요리사도 유명 요리사는 대부분 남자죠.

패션 브랜드 몰라도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그러나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나 역사 그리고 어떤 연예인이 주로 입고 다니는 정도 알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죠. 책이 무척 쉽고 재미있기 때문에 저 같이 패션 문외한 그러나 너무 자주 들어서 궁금한 브랜드의 역사와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가 꿈인 학생들에게 선물해도 좋은 책이기도 하네요.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나왔으면 합니다. 아직 한국은 공산품이 나라이지 브랜드을 키우고 마케팅하는데는 시장도 작고 성숙도가 낮아서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래서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려면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잖아요. 각설하고 꽤 흥미롭게 본 책으로 누구나 한 번 쯤 읽어 볼만 한 책입니다.



강민지 작가는 '패션의 탄생'에 이어서 '아이콘의 탄생'도 썼습니다. 아이콘의 탄생은 세계적인 셀럽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셀럽들이 브랜드를 홍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셀럽이 패션을 만들기도 합니다. 작곡가가 백날 멋진 노래 작곡하면 뭐해요. 그걸 제대로 불러줄 가수가 필요하 듯 셀럽과 브랜드의 관계를 잘 담고 있는 책입니다. 두 책 모두 소장해서 볼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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