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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비 오는 날 고궁에서 음악 듣기는 운치가 가득

by 썬도그 2015.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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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고궁 매니아라서 수시로 고궁에 자주 들립니다. 서울은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도시는 아니지만 태풍의 눈 같은 고궁에 들어서면 서울을 잊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도심 한 가운데 옛 선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거대한 고궁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죠. 

이 고궁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고궁에서 우리음악듣기(http://www.gung.or.kr/g/)입니다. 
서울의 5대 고궁인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종묘, 창경궁에서 다양한 국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말 창경궁에서의 우리 음악을 듣고 9월 첫 주 토요일인 지난 9월 5일에 종묘에서 '이야기가 있는 종묘제례악'을 체험했습니다. 


행사는 오전 9시에 시작 하는데 너무 일찍 왔네요. 좀 기다리니 중고등학생들이 몰려왔습니다.



학생들이 아침 일찍 이곳에 와서 고궁에서 종묘제례악을 듣는 것이 학습에 큰 도움이 되면 좋겠으나 제 경험으로 보면 별 배경지식도 없이 들으면 그냥 한 귀로 들어왔다가 한 귀로 흘러나가더라고요. 학생들은 그냥 친구들과 색다른 장소에서 함께 노는 재미가 더 클 듯 하네요. 실제로 학생들은 행사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저 나이에는 이런 데 관심 없죠



종묘는 조선 왕들의 신주단지가 있는 곳입니다. 위패가 있는 제사를 지내는 곳이죠. 그래서 경건해야 합니다. 예전에 종묘 참 자주 왔었습니다. 5년 전에는 창경궁과 종묘가 구름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1천원만 내면 창경궁까지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구름 다리가 사라지고 자유관람이 아닌 가이드 관람으로 변경되면서 가지지가 않네요. 유네스코가 지정산 세계 문화 유산에 선정되면서 관리 때문에 자유관람을 막은 후 잘 가지지가 않네요. 

종묘에 들어서니 올 여름의 가뭄의 흔적이 보입니다. 단풍이 든 나무가 아닌 가뭄 때문에 잎이 마른 나무가 보이네요. 올 단풍은 볼품 없을 듯 합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가로수 중에 이미 잎을 다 떨군 가로수도 꽤 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탤런트 '이민우'가 나오네요. 아! 어렴풋이 탤런트 이민우가 해설을 한다고 한 것 같은데 그게 이번 주였네요
이민우 참 좋아합니다. 특히 무덤에 가져갈 드라마 1편을 꼽으라면 전 주저 없이 SBS의 '카이스트'라는 드라마를 선택할 것입니다. 

지적 유희도 재미있었고 당시 청년들의 고민을 잘 다듬어진 시나리오와 연출 그리고 연기의 앙상블이 대단했죠. 
매주 일요일 늦은 시간 월요일이라는 공포를 물리쳐준 드라마입니다. 주요 배우로는 이민우와 김정민 채림, 이은주 등이 있었는데 2기인가 3기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드라마 카이스트' 출신의 한류 스타도 꽤 많죠. 

지성, 추자연, 윤소희, 강성연 등등 카이스트에는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이민우, 김정민, 채림, 이은주 4인방입니다. 이 4명의 공부에 대한 고민과 사랑앓이들이 지금 다시 봐도 최고의 청춘 드라마라고 생각 되어지네요

지금은 청춘 드라마가 아예 사라졌고 8~90년대 청춘 드라마들이 당시 청춘들의 고민은 외면하고 사랑놀이에만 열중하던 드라마가 많아서 깊이가 없었다면 카이스트는 사랑과 공부라는 두 바퀴를 잘 조율한 명작 드라마입니다. 다 송지나 작가의 역할이 컸죠. 

탤런트 이민우는 아역 출신 배우로 많은 사극과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TV에서 잘 보이지 않네요. 뭐 저도 TV를 안 보니 나오는지는 모르겠네요. 이렇게 실물을 보니 너무 반갑네요. 참 성실한 이미지가 참 좋은 배우입니다. 아! 최근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까메오로 자주 보이던데 영화에서도 자주 봤으면 합니다. 



탤런트 이민우의 안내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종묘에는 다른 고궁에서 볼 수 없는 박성이 2줄로 깔려 있습니다. 가운데는 죽은 혼령이 지나다니는 길로 '신도'라고 합니다. 그 양 옆으로 왕이나 신하가 다녔습니다. 최근에 이 길을 못 걸어다니게 하더군요. 아무래도 신의 길을 밟고 다니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죠

그런데 예전엔 그런 거 없었습니다. 그냥 막 밟고 다녔죠. 최근에 고궁을 복원하면서 점점 룰이 만들어지는 듯 합니다. 좋은 현상이죠. 우리의 공궁을 제대로 복원하고 우리 조상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게 하는 모습은 좋네요



'이야기가 있는 종묘제례악'은 제목 그대로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 종묘제례악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상황극으로 보여줍니다. 



세종대왕은 살아서 국악을 듣다가 죽은 후에는 중국의 제례악을 듣는 것을 한탄했습니다.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이 조선의 음악이 아닌 중국의 음악이었기 때문이죠. 이에 종묘제레악을 만들라고 지시를 합니다. 



이렇게 상황극이 끝나면 


연주자가 나와서 연주를 합니다. 피리 독주는 염양춘씨가 연주를 했습니다. 주요 전각을 돌면서 세종이 만든 종묘제례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가 부슬 부슬 내리기 시작하네요




탤런트 그러나 지금은 연극 배우인 이민우가 정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정도전은 지금의 서울인 한양을 수도로 정하고 국가의 기간을 만든 사람이죠


뒷편으로 보이는 종묘의 가장 큰 전각인 정전에는 조선의 왕과 함께 공신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그런데 정도전의 위패는 있을까요? 조선을 세우는데 가장 큰 역할을 개국공신이지만 왕권에 도전하는 듯한 모습에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이 그의 측근을 다 해치고 손을 내밉니다. 그러나 정도전은 그 손을 뿌리치죠. 이방원은 정도전을 살해합니다. 


빗줄기는 더 거세졌습니다. 김윤덕류 가야금산조와 해금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세종대왕은 할아버지인 이성계가 자신의 아들인 이방원이 정도전을 죽이는 궁궐에 부는 피바람에 대한 걱정을 합니다. 그리고 손자인 세종도 이방원의 왕권 강화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가야금 산조가 구슬프게 들립니다. 권력에 대한 탐욕이 가득했던 궁궐, 언제 뒤에서 칼을 던질지 모르는 권력 사실의 최고봉, 이런 곳에서 하루 하루 사는 것이 행복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여왕벌 보다 꿀벌이 더 자유롭듯이 여왕벌의 삶이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마지만 공연인 종묘제례악 공연을 보러가는데 안내의 말이 들리네요. 종묘제례악 공연석이 준비 되어 있지만 비가 와서 공연을 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하네요. 이유는 종묘제례악 하는 악기들이 비를 맞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날 저녁에 운현궁에도 잠시 들렸는데 거긴 비가 왔지만 실내에서 연주를 하기에 그냥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종묘제례악은 오케스트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연주 해야 해서 공연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할 수 없죠. 대신 다음 주에 또 공연이 있으니 오늘 온 분들은 다시 오셔도 된다고 하네요. 그러나 시간이 안 되서 전 가지 못할 것 같네요.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잠시 비를 피했습니다.




공연은 볼 수 없었지만 비오는 종묘의 풍경은 너무 보기 좋네요. 집 근처라면 매일 찾아오고 싶을 정도입니다. 


고궁에서 우리 음악듣기는 홈페이지 http://www.gung.or.kr/g/ 에서 공연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문자 메시지로 공연 소식도 알려줍니다. 인기가 많고 많은 사람이 한 꺼번에 관람 할 수 없어서 경쟁이 좀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신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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