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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이른 아침에 먹이 찾어러 나온 창경궁 너구리 가족

by 썬도그 201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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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http://www.gung.or.kr/g/) 신청 메시지가 와서 바로 신청을 했더니 안타깝게도 탈락을 했습니다. 쩝! 얼마나 인기가 많으면 바로 홈페이지에서 등록을 했는데 마감이 되었네요. 그렇게 잊고 있다가 며칠 전에 다시 메시지가 왔습니다. 취소자가 생겼다면서 저에게 관람 기회를 주네요. 

8월 15일 광복절 토요일 오전 7시에 창경궁을 들어섰습니다. 고궁에서 우리음악듣기는 4대 고궁에서 국악 연주와 창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올해로 8년이 되었습니다. 참 오래 되었지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네요


8월이라서 아침부터 날이 푹푹 찌네요. 1년 중에 가장 싫은 계절이 여름이에요. 정말 여름은 즐기기 보다는 견뎌야 하는 계절이예요



그늘이 있는 회랑 밑에 앉은 관람객 300명은 공연을 지긋하게 지켜봤습니다. 아침, 고궁, 아쟁 소리는 낭만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네요



하이라이트는 양반이 추는 춤이였습니다. 남자의 춤이 저렇게 아름답다니 발레리노의 힘과 절제미까지 느껴집니다. 



공연이 끝난 후 해설사와 함께 창경궁 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날도 덮고 창경궁 각 건물에 대한 이야기나 오래된 이야기를 책에서 많이 읽어서 흥미가 느껴지지 않아서 춘당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고궁은 가을이 가장 아름다워요. 올해도 4대 고궁의 가을을 담아 볼 생각입니다. 



창경궁 온실로 발길을 돌리다가 저 멀리 강아지 같은 것을 봤습니다. 보통 창경궁에 사는 동물하면 청솔모나 다람쥐가 대표적입니다.



강아지라고 하기엔 크기가 좀 작고 볼품이 없네요




한 마리가 아니라 3마리나 있네요. 



자세히 보니 이 녀석들 너구리네요. 그런데 내가 생각한 너구리와 좀 다르네요



내가 아는 너구리란 보노보노의 너부리가 기본 모델입니다. 아니면 '갤럭시 오브 가디언즈'의 라쿤과 닮아야 하는데 전혀 닮지가 않았습니다. 



외모 비하는 아니지만 마치 영양 상태 안 좋은 강아지 같네요.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raccon dog라고 하는 걸 보니 개과 동물이네요. 그래서 멀리서 보고 강아지 인줄 알았네요. 그나저나 너구리는 야생 동물인데 이른 아침에 활동을 하네요. 

하기야 이 시간은 창경궁 개방 시간이 아니였습니다. 원래는 오전 9시부터 개방하는데 이 시간이 오전 8시가 조금 넘어선 시간이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몰려 오면 알아서 숲으로 사라지겠죠. 






그런데 고궁에 너구리가 왜 있는 것일까요? 자료를 찾아보니 1997년 경에 종묘에서 너구리가 발견 되어서 KBS 다큐가 이걸 촬영했습니다. 어렴풋이 그때 본 너구리 다큐가 생각나네요. 당시는 센세이션했죠. 고궁에서 너구리를 만나다니! 당시는 이슈가 되었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너구리들은 북한산에 살다가 청와대 뒤 북안산 산줄기를 타고 창덕궁에 안착한 후에 창경궁과 종묘까지 넘어 간 듯 하네요. 지금은 창경궁과 종묘가 끊어진 상태지만 예전에는 구름 다리로 연결 되어 있었어요. 

이 너구리 가족은 그때 그 너구리의 후손들이겠네요


외모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는데 겁은 많아서 사람의 인기척에도 화들짝 놀라네요. 그렇다고 사람을 피하지는 않아요. 가만 있으면 그냥 주변에서 노네요. 창경궁에서 먹이를 주면서 관리를 하는 것 같지는 않네요. 잡식성이라서 열매나 작은 동물들을 잡아 먹고 삽니다. 관람객들이 주는 과자도 잘 먹겠죠. 

야행성 동물인데 아침에 보다니 신기하네요. 부디 아무 탈 없이 잘 살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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