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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빛을 이용한 예술을 담은 문화역서울284의 은밀하게 황홀하게 : 빛에 대한 31가지 체험

by 썬도그 201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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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과 사진의 공통점은 뭘까요? 눈치 빠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답은 빛입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의 시대에 해방이라는 빛을 드리운 광복과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사진의 공통점은 빛입니다. 이 빛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옛 서울역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옛 서울역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옛 서울역은 현재 문화역서울284로 변신을 했습니다. 프랑스 오르세미술관처럼 기차역을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신시켜서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전시가 무료이고 전시 품질의 퀄리티가 꽤 높아서 자주 찾는 곳입니다. 

참고로 서울시에는 이 문화역서울284와 서울시립미술관 그리고 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쭉 둘러보시면 문화 충전을 하루 만에 다 할 수 있습니다. 입가심으로 인사동 갤러리도 들려보시고요. 




문화역서울284에서는 6월 11일부터 7월 4일까지 빛을 주제로 한 은밀하게 황홀하게라는 전시회를 합니다. 
무료 전시회라서 문턱도 낮습니다. 



이 전시회는 한국, 프랑스, 독일, 미국, 대만, 이탈리아, 벨기에, 헝가리 등 8개국 31개 팀이 빛을 주제로 한 사진, 설치예술, 미디어 아트, 가구, 공연, 영상 등등의 다양한 예술을 선보입니다. 제가 특히 관심 있는 분야는 사진으로 만 레이와 주명덕 작가의 사진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광복 70주년과 세계 빛의 해를 맞아서 빛을 주제로 한 대형 전시회인 은밀하게 황홀하게 전시회는 총 6개의 빛을 주제로 한 공간으로 관객들을 안내합니다. 


문화역서울284는 다른 미술 갤러리와 다른 점은 이 공간 자체가 역사적인 건물의 공간이고 근대 건축물이라서 많은 사연과 보기 드문 옛 형태를 가진 건축물입니다. 바로 전시회를 보기 보다는 입구에 들어서서 빙 둘러 보세요. 


천장에는 태극 문양이 선명하네요. 



첫번 째 주제는 어둠을 더듬어 빛을 만나다입니다. 빛과 어둠은 반대말 같지만 깊게 들여다 보면 같은 말입니다. 빛과 어둠은 서로를 침범하는 것 같지만 둘이 공존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사물과 사진들 모두 빛과 어둠이 서로를 완전히 밀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대비가 생기고 색이 눈으로 들어 오는 것이죠. 

주명덕 사진작가는 잃어버린 풍경이라는 사진을 통해 빛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습니다. 35년 전 잘못 찍은 풍경 사진인 줄 알고 버리려고 했던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 검게 탄 듯한 사진 속에서 산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주명덕 사진작가는 풍경사진은 화사한 빛의 향연을 버리고 어두컴컴한 풍경 사진을 찍었고 그 색다른 시선으로 인해 풍경에 대한 해석을 세상에 선보입니다 



골목을 돌면 김도균 작가의 의뭉스러운 4장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이 사진은 모두 밤 하늘을 촬영한 듯한 사진입니다. 검은 배경에 하얀 점과 선들이 찍혀 있죠. 그러나 이 4장의 사진 중에 실제 밤하늘의 별을 찍은 사진은 1점이고 나머지는 검은 커텐에 뚫린 구멍을 통한 빛과 모니터 등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정답은 현장에서 확인해 보세요




올리버 그림은 무빙라이트를 이용해서 서울의 풍경을 벽이라는 스크린에 투사했습니다. 무빙라이트를 따라 흐르는 우리의 시선은 보이는 것만 보는 우리의 행동을 은연 중에 비판합니다. 



가장 화려한 작품은 이상직 작가의 라이팅 토크였스니다. LED램프를 정육면체 형태로 만들어놓고 그 LED램프를  점멸하면서 점,선,면의 2차원과 3차원의 빛의 조형물을 만들어냅니다. 빛의 감옥 같은 느낌마저 드네요. 
실내 공간의 아름다운 인테리어와 뒤쪽의 거울이 화려함을 증폭시킵니다.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 아닌 빛으로 그리는 조각이네요. 



작은 방에 들어서면 맨 끝에 하얀 종이들이 가득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가까이가서 보면 미니멀한 사진들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민병헌 작가의 작품으로 극도의 엣지 프레임을 이용해서 빛을 한올 한올 벗겨낸 듯한 사진을 보여줍니다. 빛을 흑백의 스펙트럼으로 분해해 놓은 듯한 수묵화 같은 사진이네요. 




두번째 주제는 '빛을 느끼다'입니다.
계단을 통해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가다 보면 계단 위에 작은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뮌의 작품 그린 룸(RGB)는 참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전등 갓 같이 생긴 갓에 꼬마 사람들이 스탠드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은 배우들이 공연 전 후에 휴식을 취하는 방을 형상화 했습니다. 


전등 갓이 마치 원형 극장 같이 보이네요. 이 직품은 멀리서 보면 의미가 도드라집니다. 


하얀 벽면에 드리운 전듯 갓 안의 배우들의 그림자를 보고 있으니 배우라는 삶이 투영된 듯 합니다. 우리는 매일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삽니다. 그 연기가 바로 배우들의 그림자이죠. 배우들의 실제가 아닌 배우들이 만든 허상, 그 허상에 나를 투입하면서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웃고 미소 짓습니다. 







2층에는 주제 4인 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전시회가 펼쳐집니다. 제가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인 사진입니다. 
이 전시회의 총괄하는 분이 사진심리학자 신수진입니다.  이분은 사진계에서는 꽤 유명하고 점점 그 유명세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 기획전을 자주 여는데 빛을 주게로 해서 그런지 이 전시회 총괄 책임자로 참여 하셨네요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사진이 이 빛을 주제로 한 전시회에서 빠질 수 없죠
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에서는 앙드레 케르테츠, 만 레이, 라즐로 모홀리 나기, 브랏사이 등의 해외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을 전시합니다. 




이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는 '만 레이'와 '브랏사이'입니다. 


'만 레이'는 솔라리제이션 같은 독특한 암실 사진 기법을 개발한 분으로도 유명합니다. 다다이즘 작가라서 상당히 창의적이면서 실험적인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위 사진은 '만 레이'의 '잠자는 여인'으로 솔라리제이션 기법을 이용한 작품입니다. 인화 단계에서 일부러 빛을 노광해서 콘트라스트 대비를 더 강하게 만드는 방법인데 마치 HDR사진 같아 보입니다. 

지금은 이런 사진이 흥미로운 사진이 절대 아니지만 필름 시절에는 몽환적이고 기이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꽤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외에도 브랏사이의 사진은 꼭 눈여겨 보세요. 밤 사진의 대가인 브랏사이는 밤의 교향시 같은 밤 사진을 참 잘 찍었습니다. 저도 밤을 참 좋아하는데 브랏사이 같은 도시의 적막함과 고독을 느끼게 하는 사진을 담고 싶어요. 

그런데 벽면 가득히 큰 영상이 보이네요



이 대형 영상 전시물은 제 3주제인 하늘을 만나다의 한 전시품입니다. 
스테노프에스의 파리-프랑수아 1er라는 작품으로 핀홀 카메라를 이용한 작품입니다. 파리의 한 건물에 들어가서 유리창을 검은 천으로 덮고 그 천 가운데에 작은 핀홀 구멍을 내면 방 전체가 카메라 옵스쿠라가 됩니다. 카메라 옵스큐라는 핀홀이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서 들어온 창밖 풍경이 실내 벽면에 거꾸로 맺히게 됩니다. 

그 영상을 촬영한 영상을 다시 이 문화서울역 벽면에 투사하는 2중의 중첩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영상물이기 때문에 진득하게 보시면 느낌이 더 진해집니다. 




옆방에는 또 하나의 사진 놀이가 보이네요



베른트 할프헤르라는 작가는 서울 숭례문을 둥근 구 형태의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처음에 이거 보고 구글 어스라는 지도 프로그램의 실사판인줄 알았습니다. 구글 어스에서 구글 스트리트뷰로 들어갈 때 이런 둥근 구를 클릭하면 360도 파노라마 사진이 보이죠.  그 구 형태네요.



360도 파노라마 사진 놀이가 유행하는데 그걸 역으로 해석했네요. 풍경을 구슬 안에 넣은 듯한 모습이 마치 사진으로 만든 스노우 볼 같네요





복도에는 아주 흥미로운 전시가 있는데 관람 도우미가 친절하게 잘 설명해 줍니다. 이건 직접 경험해 보셔야 하기에 설명은 여기까지 할께요



큰 천을 누르면 빛으로 만든 농담을 느낄 수 있는 작품도 있습니다.  



주제 5느 빛과 어둠의 경계를 탐색하다입니다. 이 작품은 이창원작가의 면벽이라는 작품입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빛이 성스럽게 뻗어 나오는 것이 보입니다. 




그 빛의 근원을 들여다보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일상용품이네요



위 사진은 요즘 뜨고 있는 장태원 작가의 스테인드 그라운드라는 작품입니다. 낮 사진 같지만 장노출 사진으로 무려 4시간 동안 촬영한 사진입니다. 마치 정물 사진 같네요. 인간의 내면적 불안감이 밤의 시간을 통해 투영 되는 듯 하네요




요즘 심심찮게 백라이트를 이용한 사진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런 새로운 디스플레이 방식이 전 좋습니다. 종이 인쇄물로 사진전을 하는 것 보다 백라이트 시대라서 전 이런 백라이트를 이용한 사진이 더 선명해서 좋네요. 

우리가 보는 스마트폰으로 보는 사진들 다 백라이트 사진입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본 사진을 인화해보면 스마트폰에서 보는 느낌보다 못하는 경우도 많죠. 이런 백라이트 사진은 어두운 공간이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주변 관람객 신경 쓰지 않고 오롯하게 사진만 볼 수 있어서 좋네요



박여주 작가는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작품을 복도 끝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네온 싸인이라는 인공광가 창문에 셀로판지를 붙여서 자연광이 셀로판지를 통과해서 형언할 수 없는 보드라운 색으로 변환 시켜줍니다



이 계단의 색도 태양의 고도에 따라 색이 달라집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빛의 기억을 되살리다라는 마지막 6번 째 주제의 전시품이 있습니다. 
'조동옌 작가의 잠과 각성 사이에서-시간의 흐름' 작품은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360도로 둘러친 스크린에는 수면 상태와 깨어난 상태의 반복을 파노라마 카메라로 보여줍니다. 




조덕현 작가의 모성이라는 작품은 상당히 독창적입니다. 사진 같은 그러나 그림에 가까운 하지만 멀리 보면 조각 같은 하이브리드한 예술작품이네요. 



1층 전시장 한가운데 놓여 있는 이 작품은 하지훈 작가의 자리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수년 전에 덕수궁인가 경복궁인가에서 봤습니다. 이 작품은 체험 작품으로 저 안에 들어가서 앉을 수 있습니다. 표면이 반사 재질로 되어 있어서 빛의 일렁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1층 입구로 나왔습니다. 전시장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하이브가 만든 아이리스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보자마자 반가움이 밀려왔습니다. 왜냐하면 2013년인가? 금천예술공장이 몇일 간 오픈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작가님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어씃ㅂ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큰 스크린 같지만



가까이 가면 액정 디스플레이가  점의 크기와 색을 변화 시키면서 큰 이미지를 만듭니다. 
이 신기한 액정 디스플레이는 에전의 전자시계에서 사용하던 액정 디스플레이입니다. 전력 소모도 적고 디스플레이 효과도 좋아서 광고 디스플레이로 활용해도 괜찮을 듯 싶네요

몇년 전에 봤을 때는 흑백 디스플레이였는데 이번에는 업그레이드 되어서 색을 입혔네요

하이브의 라이트 트리는 손을 대면 색이 변하는 색이 변하는 봉입니다. 빛을 느끼고 만져 볼 수 있는 작품이죠.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 되어 있는데 사진 좋아하고 예술 좋아하는 자녀들과 함께 관람해 보세요
빛을 주제로 한 전시회 답게 빛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진전이 꽤 많으니 사진에 관심 많은 분들에게는 더 좋은 전시회입니다. 인터렉티브한 작품도 많아서 지루하지 않습니다.

도슨트는 매일 오후 2시, 4시에 진행하는데 작품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회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빛의 은밀함을 황홀하게 느낄 시간이 될 것입니다. 


행사명 : 은밀하게 황홀하게 : 빛에 대한 31가지 체험

개최기간 : 2015년 6월 11일(목) ~ 7월 4일(토) 전시기간 중 휴관 없음
관람 가능 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장소 : 문화서울역284 전과, RTO
홈페이지 : http://www.seoul284.org/
전화번호 : 02-3407-2500



<이글은 문화역서울284로부터 원고료를 받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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