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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세월호 1주기 추모 열기를 전경버스로 가로막은 경찰의 매정함

by 썬도그 201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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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서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광화문 사거리가 자동차가 다니지 않네요. 그리고 저 멀리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무슨 줄인가 다가가 봤습니다. 



긴 줄은 이순신 동상 앞까지 이어졌습니다.



뭘까요? 이렇게 긴 줄의 정체가 대충 짐작은 갔습니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모르겠더군요. 대부분은 20,30대 분들이었습니다. 






긴 줄의 정체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객 행렬이었습니다. 분향소에 국화 한송이 놓으려고 저렇게 긴 줄을 서 있네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 한 페이스북 이웃분은 장장 3시간이나 기다려서 분향하고 새벽에 집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사람들이 사람 사는 맛을 나게 합니다. 남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여기는 공감을 잘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인간 다운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아니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기능이 공감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 남의 고통에 공감하고 같이 슬퍼하기 보다는 소금 뿌리는 행동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베입니다. 남의 고통은 나의 행복이라는 가장 악랄한 감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광화문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학생들의 빈방을 촬영한 빈방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아이가 떠난 빈 방을 사진작가들이 찍어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희생된 아이들의 체취가 가득한 방을 부모님들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아이가 엄마~ 아빠~~ 하고 돌아올 것만 같아서 빈 방 그대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누구 보다 밝고 맑아야 할 아이들이 남긴 말들이 세상을 떠돌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언론사들이 시민들과의 인터뷰를 하고 취재를 하는데 과연 언론사들은 세월호 사고에 대해서 제대로 취재를 했습니까? 특히 공영방송이라는 KBS는 가슴에 손을 올려 놓고 양심적이었는지 아님 정권 찬양적이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공영방송이 국영방송은 아니잖아요.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대부분의 추모객들은 20,30대였습니다. 40대 이상은 가끔 있지 거의 없었습니다. 전 한국의 이런 추악한 모습을 만드는데 일조한 세대가 40대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50대 이상 분들은 평생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든 데에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반성해야 할 50대 이상 세대들은 반성이라는 것을 모릅니다. 그러고선 존경 받길 원합니다. 어른 대접 받길 원합니다. 


전 아직 희생자 얼굴들을 마주 보고 이름을 읽지 못합니다. 정정당당하게 마주 볼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한 참을 봤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기억 속에 기억 되는 한 저들은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 아닌 우리 곂에 있기 때문이죠

사람이 죽는 것은 육신이 떠났을 때가 아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때라고 하죠. 그래서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형 동생하고 지내던 사람들과 친구 같이 지내던 사람들과 연락이 끊겨서 안부도 묻지 못하는 사이가 된 사람들에게는 전 죽은 것입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입니다. 
최소한 제가 기억해 주겠습니다. 이제 한분 한분 제가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추모를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경찰이 차벽으로 다 막았습니다. 



차벽으로 막아서 시청역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광화문 사거리 전체를 저렇게 전경차로 막았습니다. 이 차벽은 1중이 아닙니다. 저 차벽 뒤에 또 하나의 차벽이 있습니다.



지하도를 통해서 시청역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광화문 사거리 동아일보 입구를 못 올라가게  경찰이 막고 있네요




외국인들도 항의를 하고 있지만 열어주지 않습니다. 경찰이 저도 못 지나가게 하려고 하는데 올라가봐야 버스 안 다닌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알고 있습니다. 버스 타려고 올라가는 것 아닙니다. 비켜주세요라고 하니 비켜주네요. 그런데 무전에서 채근이 날아옵니다.

"그렇게 다 열어주면 안 됩니다"


광화문 지하차도에서 올라와보니 거대한 전경 무리가 가득합니다. 청계 광장 앞에서 1차 차벽을 쳐 놓았군요. 아시겠지만 지난 광우병 사태 이후 경찰은 차벽 전용 차량을 특수 제작 했습니다. 일반 전경차로 막았더니 버스가 부셔지는 것을 본 이후에 차벽 전용차량을 시위대를 막고 있습니다.



다가가보니 차벽을 두두리는 소리가 가득 들립니다. 차벽 위에서 경찰의 채증 카메라 맨들이 시위대를 정밀하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밀 채증 중이라고 경고를 수차례 합니다. 전 이런 모습에 역겨움이 밀려오네요. 그 역겨움이란 경찰이 너무 과도하게 시위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시청 추모행사 후에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를 하는 분들도 있을텐데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차벽을 시청 앞이 아닌 광화문 광장 뒤쪽인 경복궁 쪽에 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광화문 광장과 시청 사이를 2중 차벽으로 쳐버리니 추모 행진은 단절 되었습니다. 물론, 폭력 시위는 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과도한 시위대에 압박은 무례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글 쓰면 또 경찰이 시위대 때문에 뭔 고생이냐고 경찰을 두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저도 경찰 분들의 수고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민들이 세상에 대한 울분을 토해 낼 공간은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그러나 한국 경찰에게 남의 고통을 공감하는 공감 능력은 0입니다. 그래서 전 한국 경찰을 로봇 같다고 생각합니다. 생각 능력은 없고 명령에만 따르는 사람들이죠.



경찰은 조선일보 건물부터 청계광장까지 다 차벽과 전경 벽으로 막았습니다.



한 여성분이 차벽 사이를 지나서 큰 목소리로 시위를 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채증을 하기 시작 했고 채증 시작한 지 10분이 지나자 뒤에 있던 4명의 여경이 대박!이라고 외치면서 체포하러 가더군요

대박!  여경이 20대 같더군요. 그래서 20대들의 유일한 감탄사인 대박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모습이 저 여경도 주변의 흔한 20대 여자분이라는 생각과 그냥 시키는대로 하는 경찰의 한 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찰 대부분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이 세월호 추모객과 시민들의 울분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어느 정도 풀어 줄 것은 풀어주는 것은 어떨까요?

공감 능력이 없는 한국 경찰은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게 한국 경찰의 한계이자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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