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사고는 대부분 야간에 일어납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진 거리 속에서 온갖 추잡한 욕망들이 스물스물 기어나옵니다. 
이 어둠을 이용해서 남의 물건을 강탈하고 사람을 죽이고 술을 먹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큰 사고를 냅니다. 

영화 '나이트크롤러'는 이런 야간에 일어나는 사건, 사고, 화재를 소방차보다 경찰차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는 프리랜서 방송 기자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다른 프리랜서 방송 기자를 보고 캠코더와 경찰 무전 주파수를 도청할 수 있는 장비를 차에 달고 사고 소식이 경찰 무전에 잡히면 한 달음에 달려가 사고 현장을 촬영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취재해서 돈을 보는 어떻게 보면 비윤리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사건 사고 사진과 영상을 보고 우리는 음주운전을 덜하게 되고 야간 범죄를 대비하거나 피하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야간순찰대 같은 나이트크롤러의 원조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사진작가 위지(Weegee 1899 ~ 1968)입니다. 


사람만 이중적인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모여사는 도시도 이중적입니다. 낮에는 밝고 화사하고 따뜻하지만 밤에는 욕망 덩어리들이 스물스물 나와서 쌈질, 욕질과 총질도 난무합니다. 물론, 서울의 이야기는 아니고 가장 큰 욕망의 용광로인 뉴욕 이야기입니다.

1930년대에서 60년대까지 뉴욕의 낮의 화사함은 여성 사진작가 '베레니스 애버트'가 담당했다면 뉴욕의 밤거리의 추악함은 플래시로 무장한 위지(Weegee)가 담당했습니다. 


밤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사진으로 기록했던 위지, 위지가 이렇게 빠르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 '나이트크롤러'처럼 경찰 무전을 도청할 수 있는 무전 스캐너를 차에 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경찰보다 소방관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어서 세상에 공개 했는데 통제 되기 전의 야간 사건 사고 사진들은 사람들에게 뉴욕이라는 도시의 추악함과 어두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강한 플래시를 터트려서 주 피사체만 도드라지고 다른 배경은 검게 나오는 강렬한 대비의 사진과 강한 사건의 흔적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함께 뉴욕의 밤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1924년  설립된 사진 에이전시 '애크미 뉴스픽처스'에서 통속적인 잡지 사진을 찍던 위지는 밤에는 화재 장면을 찍기 위해서 거리를 쏘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도시의 어두운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저도 날이 좀 풀리면 새벽 시간의 밤 거리를 촬영 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매년 생각만 하고 시도해보지 않았는데 야간은 그 시간만의 공기가 있습니다. 이걸 사진에 담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찍다 보면 요령도 생기고 재미도 생기겠죠

사건 사고 현장을 취재하는 나이트크롤러가 아닌 사람들이 사라진 유명한 장소의 새벽의 거리 풍경들. 사실 이런 사진은 쉽게 볼 수 없는 사진입니다. 그래서 차별성이 있을 것 같네요. 사진 못 찍으면 차별성이라도 있어야죠

이런 생각을 위지는 1930년대에 했습니다. 그리고 남들이 찍지 않은 야간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1935년 범죄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으면서 점점 명성을 올리게 됩니다. 




빛을 두려워하는 모든 것을 찾아 다녔다는 위지. 카메라만 보면 피하는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았던 위지, 얼굴을 가리는 사람이 그에게는 활력소였습니다. 위지는 시보레 쿠페 자동차 트렁으케 암실장비와 뉴욕 경찰주파수와 소방서 내부 통신을 들을 수 있는 장비를 갖추었는데 놀랍게도 이런 장비가 그에게는 합법이었습니다. 

그만큼 그의 명성과 뛰어난 기록성과 사진 그리고 뉴욕 경찰과의 끈끈한 관계가 만든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냈고 그만이 찍을 수 있고 그만이 찍은 뉴욕의 밤거리를 촬영했습니다. 

여기에 나이트클로러라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과감성도 있었습니다.  그는 사망자나 부상자 면전에 플래시를 터트렸고 이를 넘어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신발을 사망자 옆에 놓기도 합니다. 분명, 이런 행동은 추잡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이지만 이 위지에게는 그런 것에 큰 죄책감이 없었나 봅니다.

이런 모습은 위지의 추잡하고 어두운 면이네요. 하지만, 그의 사진은 뉴욕의 어둠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는 뛰어난 장점과 매력이 있었습니다. 냉소적으로 뉴욕을 바라본 그 시선은 슈퍼 파워를 가진 아메리카의 추잡스러움을 보여줬는데 '로버트 프랭크'의 아메리카와 비슷한 추한 미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런 그의 냉소적인 사진은 1945년 '벌거벗은 도시'라는 사진집으로 엮어냅니다. 이후 할리우드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1953년에 '벌거벗은 할리우드'라는 사진집을 냅니다. 



위지가 나이트크롤러가 될 수 있었던 1등 공신은 경찰 무전 스캐너가 아닌 플래시였습니다. 1920년대까지는 마그네슘 가루를 터트리는 플래쉬였는데 이 플래쉬는 사용법도 까다롭고 실내에서 터트리면 연기가 자욱해져서 2번 찍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1925년 전구를 이용한 전기 플래쉬가 등장하면서 언제든지 쉽게 야간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어두운 사진만 찍은 것은 아닙니다. 이런 위트있고 사랑스러운 사진도 찍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는 나이트크롤러라 도시의 욕망이 넘치는 추악한 도시의 이면을 촬영했습니다.  밤이 꼭 어둡고 습하고 추잡하고 더러운 것은 아니죠 로맨스도 야밤에 많이 일어나니까요. 밤이 아름다운 도시가 진짜 아름다운 도시라고 하는데 그런면에서 전 정말 서울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밤에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서울 밤거리는 좋습니다. 

날이 좀 풀리면 밤 거리를 자전거와 카메라를 엮어서 쏘다녀봐야겠습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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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5.03.07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 타시면서 찍은 사진 기대해 보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publicfr.tistory.com BlogIcon ForReal 2015.03.15 2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밤거리의 추잡합 혹은 솔직함?을 찍는 것에 한번 도전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