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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눈 내리는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운 월정사

by 썬도그 201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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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시작 되는 날 식구들과 무박 강원도 여행을 갔다왔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마음까지 가라 앉더군요. 비오는 날 여행하는 것 자체는 크게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카메라에게는 비가 해로워서요. 그러나 카메라가 여행 가는 것이 아니니 최대한 기분을 끌어 올렸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 관광회사에서 제공하는 버스와 열차를 번갈아타고 가는 여행입니다. 


출발은 오전 8시 25분 무궁화호를 타고 원주역까지 갑니다


일정은 월정사를 지나서 바다열차를 타고 추암을 찍고 묵호항까지 보고 오는 코스입니다. 



무궁화호는 정말 오랜만에 타보네요. KTX도 타봤지만 KTX는 비호감입니다. 외부 풍경을 거의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여행의 느낌 보다는 비지니스 느낌이 강합니다. 반면 무궁화호는 외부 풍경을 보면서 느리기 가기 때문에 여행의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여행 갈 때는 무궁화호로 올라올때는 KTX를 애용하라는 소리도 있죠. 올라올때는 피곤해서 잠만 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KTX가 강원도까지 이어지려나 봅니다. KTX공사를 하고 있고 2017년에 개통한다는데 아마도 평창올림픽 때문인가 봅니다. 

강원도는 느리게 가고 영동고속도로로도 충분한데 KTX까지 뚫어서 강릉까지 1시간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간다는 것은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쉽게 갈 수 있게 되면 강원도의 서울화를 이끌어서 종국에는 강원도 느낌은 사라지고 또 하나의 서울이 될 것 같아서요

여행을 가면 항상 느끼는 것이 지방색은 별로 없고 서울의 느낌과 비슷해서 실망할 때가 많거든요. 
이게 다 교통이 발달되면서 서울과 동기화 되는 느낌이 드네요. 



각설하고 무궁화호의 휴게실인 식당칸에 가봤습니다.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다른 게 있다면 전자 오락 기기가 최신형으로 바뀌었네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개조한 게임기도 있습니다. 


먹거리를 팔고 있고요. 예전엔 식당칸은 없고 대신 꽃마차를 끌고 다니면서 먹을 것을 팔았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여름에는 청춘들이 통일호를 타고 강원도에 갔는데 12시간 이상 달려서 강원도 강릉에 도착하면 녹초가 되었습니다. 

밤새 술 마시고 담배 피고 노래를 불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청춘의 열기가 참 대단했어요. 지금은 열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면 신고 받고 주의를 받겠죠. 그러는 분위기도 아니고요. 


휠체어 고정대 같은 것이 있네요. 

창가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열차카페 스낵바는 예상대로 가격이 비쌉니다. 따라서 타기 전에 미리 사 놓고 타는 것이 좋은데 그럼에도 급하게 타서 식사를 못하는 분들은 여기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격이 비싼 것은 감안해야죠




전 이상하게 열차를 타면 답답함이 싫어서 객차 사이에 있는 이 곳에서 바깥 공기를 느낍니다. 덜컹 거리는 소음도 참 좋고요. 



청량리역에서 원주역까지는 약 1시간 10분 정도가 걸립니다. 



원주역에 내렸더니 비가 더 많이 내리네요



원주역 앞에 대기하고 있던 관광버스를 타고 월정사로 향했습니다



버스 안은 금방 습기가 가득 차네요. 



약 1시간 20분을 달려서 월정사에 도착했습니다. 오대산 자락에 있는 월정사는 작년 9월에 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쌍용자동차 렉스턴W 후원으로 전국 백두대간 5대 명산을 갔다 왔는데 6개월도 안 되서 또 다시 오게 되었네요


월정사는 월정사 자체는 큰 사찰도 아니고 그냥 평이합니다. 차라리 1시간 동안 비포장 도로를 달려서 올라가는 상원사가 아기자기한 맛이 좋죠. 

월정사는 월정사를  올라가는 국도가 참 아름답습니다. 안개가 낀 전나무 가로수가 1km 이상 펼쳐져 있는데 이 전나무 숲길이 일품입니다. 

이게 작년 9월의 월정사입니다. 관광버스는 사찰의 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일주문 앞에서 내려 놓고 전나무 숲길을 걸어 보라면서 내려 놓았습니다. 


그 일주문이 그대로 다시 반겨주네요. 참고로 주차장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개인 차량으로 월정사를 찾는다면 일주문을 지나서 조금 더 올라가면 큰 공용 주차장이 있는데 거기에 차량을 세우고 전나무 숲길을 거꾸로 거슬러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합니다.

 

잠시 승객을 내린 관광버스는 주차장으로 향했고 우리들은 일주문을 지나서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을 걸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씨가 월정사에 오니 비가 눈으로 변했습니다. 같은 날씨라도 산 속이라서 그런지 기온이 더 낮고 그래서 비가 아닌 눈이 살짝 내립니다. 


월정사는 이 전나무 숲길이 유명하고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전나무 숲길이기도 합니다.  이 숲길은 예전부터 있던 것은 아니고 월정사에서 2008년에 복원해 놓았습니다. 예전에는 이 숲길이 흙길이 아닌 포장도로였는데 포장도로를 걷어내고 걷기 좋은 길로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이 길을 걸어보고자 전국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죠. 이게 강원도의 맛이자 힘이자 매력입니다. 느려야해요. 불편하고 느려야 합니다. 그게 강원도입니다. 그런데 KTX요? 여행의 과정을 삭제한 편의성만 내세운 도구는 여행 도구로 맞지 않습니다. 


또한, 전 이런 팸투어 같은 여행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스케즐에 따라서 착착착 움직이는 것은 여유롭지 못해서요. 하지만 이건 제 생각이고 시간이 넉넉하지 못하고 여유롭지 못하는 분들은 이런 팸투어가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가격도 이게 더 싸고요. 


다만, 이런 팸투어를 알차게 보내려면 출발 전에 여행 정보를 좀 챙겨보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월정사의 역사나 이야기 들을 챙겨보고 가는 것이죠.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챙기지는 마세요. 그럼 정말 관광이 됩니다. 여행은 계획 50%, 비계획 50%로 구성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돌발 사태나 스케즐이 어긋나는 그 재미가 또 하나의 여행 묘미거든요



눈이 내리는 전나무 숲길은 피톤치드와 눈냄새가 고요하게 흐릅니다. 같은 곳도 어떤 계절에 오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다고하죠.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약  20~30분이면 다 걷습니다. 저 다리를 건너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참고로 다른 계절에는 이 호수 같은 강이 참 아름답습니다. 




대문인 일주문을 지나서 현관문인 천왕문이 나왔습니다. 전국 사찰의 전각 이름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전각 가람도 비슷비슷하고요. 그래서 전각 이름 몇개는 외우고 다니면 사찰 구경할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천왕문 안에는 사대천왕이 있는데 눈을 부라리면서 악귀가 못들어가게 막고 있습니다.  



요즘은 사찰들이 교통편이 좋아서 쉽게 접근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몇몇 사찰들은 국립공원 안에 있어서 사찰 근처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야 합니다.  월정사는 주차하고서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사찰 안에까지 차량들이 있는 것은 보기 좋지 않네요. 아마 사찰 관계자 분들 차량 같네요. 




요즘 사찰 안에는 커피도 팔고 차도 파는 곳들이 많아졌는데 월정사에는 커피를 파는 곳과 



동양 차를 파는 곳이 있어서 잠시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쉴 수 있습니다. 



월정사는 6.25 전쟁 때 큰 피해를 받은 곳으로 거의 대부분의 전각이 불탔습니다. 그래서 고풍스런 느낌 보다는 새로 지은 사찰의 느낌이 강합니다. 따라서 사찰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세월은 크게 느낄 수 없습니다. 차라리 시간이 된다면 상원사를 더 추천합니다. 

그럼에도 상원사에는 꼭 봐야 할 것이 2개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월정사 구층팔각석탑이니다. 국보 48호로 고려시대의 석탑 양식을 볼 수 있습니다. 석탑이지만 목탑 못지 않게 화려한 모습이 대단한 기개를 보여줍니다. 
구층팔각석탑 앞에는 한 보살님이 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고 있는데 보물 139호인 석조보살좌상입니다.


이 포즈보세요. 예사 포즈가 아닙니다. 보통 앉는 포즈라면 대표적으로 가부좌를 트는데 이렇게 한쪽 무릎만 꿇고 있스니다. 이게 더 간절해 보이지 앟나요? 두 손은 가지런히 모아서 기도를 드리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요. 얼굴 형태는 전형적인 보살님 얼굴이네요. 그런데 이 석조보살좌상은 진품이 아닌 가짜입니다.


진짜는 월정사 경내 입구에 있는 성보박물관에 있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는 성보박물관이 어디있는지 몰라서 그냥 나와버렸는데 여기가 성보박물관이네요. 사람들이 많아서 무슨 강연을 하는 곳인가 했습니다.  여긴 꼭 들려보세요. 안에 들어가면 진짜 석조보살좌상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사진 촬영은 되지 않네요. 




눈 오는 월정사. 이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월정사를 둘러보고 월정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식당가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여행사와 연계한 식당이라서 그런지 가격도 비싸고 그냥 그렇더라고요. 봄이나 초여름에 오면 산에서 직접 채취한 취나물들이 한상 가득한데 겨울에는 그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곳은 오대산식당입니다. 식당가라서 여러 식당이 있는데 오대산식당이 그나마 조금 더 나은 듯 합니다.



바로 옆에 있는데 전 여기가 더 좋더라고요. 뭐 그래봐야 관광지 주변의 식당이 다 거기서 거기죠. 다 동기화 되어 있기도 하고요. 사찰 앞이라서 고기는 팔지 않습니다. 전국 사찰 앞에는 고기 대신 산채 비빔밥을 주 메뉴로 팝니다. 

지난 9월 사찰을 여러 곳다니다 보니 산채 비빔밥만 엄청 먹었네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바로 출발을 했습니다. 


차량으로 월정사에 가셨다면  월정사 가는 길 입구에 있는 '신선희 황기찐빵'에 들려보세요. 다양한 맛의 찐빵을 파는데 아주 유명합니다. 


진빵 소로 팥과 황기를 넣은 진빵과 호박소를 넣은 호박 찐빵이 있는데 24개 들이 1박스에 1만 2천원 합니다. 차안에서 먹기 좋습니다. 단, 아침에는 문을 안 열더라고요. 월정사를 지나서 여행의 메인 코스인 바다열차를 타러 강릉을 지나 정동진역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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