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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올드보이와 영보이의 합동은 좋았으나 스토리가 저질

by 썬도그 2015.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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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80년대 크게 유행했던 카세트 테크 안의 음악 카세트가 빙빙 돌면서 쭉 줌 아웃되면서 시작이 됩니다. 이 카세트 테이프는 끝 장면에서도 나오는데 이 영화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아주 적나라하고 적절하게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는 대놓고 복고 스파이 영화를 복원시키고자 하는 욕망에서 태어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파이 영화의 대명사는 007 제임스 본드입니다.

007 영화의 4대 키워드는 슈트, 특수무기(본드 카), 깔끔한 액션 그리고 미녀입니다. 천하의 바람둥이지만 최고의 암살 기술로 타켓을 기필코 죽이고야 마는 그의 쩌는 전투력과 그가 이용하는 자동차와 특수 무기는 보는 관객들의 동공을 확장시킵니다. 여기에 치명적인 외모를 가진 뇌쇄적인 본드 걸은 말초 신경을 두 번 자극 시켜줍니다그러나 이 007을 위협하는 영화가 나왔습니다. 바로 '제이슨 본'입니다. 본 시리즈는 겉멋 잔뜩든 007 액션과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 실전 격투 무술과 가장 실용적인 액션으로 관객을 홀려버렸습니다. 이에 당혹스러운 007 시리즈는 007 스카이폴에서 007 영화의 정체성인 미녀, 특수무기를 버리고 맨손 격투를 보여주면서 이전 007 영화와의 차별성을 꾀하면서 또 한 번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007 영화가 되고 싶은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007 영화를 지향하는 영화가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입니다. 스카이폴이 아닌 80년대의 그 화끈하고 매끈한 슈트 빨 액션을 보여주던 그 007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007 영화의 키워드인 특수무기와 슈트를 장착했지만 007 영화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미녀와 화끈한 액션 되신 잔혹스러운 액션 그러나 피는 거의 안 보이는 이상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007을 지향하지만 동시에 007의 정수는 따르지만 똑같게 만들지는 않고 차별화를 하겠다면서 올드보이인 해리 하트(콜린 퍼스 분)영보이 에그시(태런 애거튼 분)을 배치해서 클래식과 힙합을 동시에 담았습니다. 이 부분은 꽤 신선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공동 작전을 벌이는 듯한 느낌 도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해서 그런대로 볼만은 합니다. 그러나 뭔가 자꾸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재벌급이었던 재단사들의 아들들이 1차 대전에 많이 죽자 아버지들이 돈을 모아서 세계를 아우르는 비밀요원 집단을 만드는데 그 이름이 바로 킹스맨입니다. 킹스맨이 다른 점이 있다면 요원 대부분이 귀족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뛰어난 혈통과 단단한 몸을 가진 킹스맨 요원들은 세계 평화를 위해서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을 제거하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한 요원이 괴한들에게 살해되고 새로운 킹스맨 요원을 선발하라는 명령을 받게 됩니다. 해리하트는 17년 전 자신을 구하고 죽은 킹스맨 요원의 아들인 애그시를 추천하고 영화는 1시간 내내 킹스맨 요원 선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혹독한 테스트를 하는 과정이 흥미롭긴 한데 무려 1시간이라는 시간을 훈련 과정을 보여주니 언제 애그시는 요원이 되어서 세계 평화에 이바지를 할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혹독한(?) 훈련을 시간의 길이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요? 필요 이상으로 길게 보여주는 앞부분은 좀 지루하네요 그렇다고 훈련들이 아주 독특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다 예상 가능한 그런 훈련들이죠. 그리고 드디어 거대한 적과 맞짱을 뜨기 시작합니다. 



교회 액션 씬 등 액션은 스타일리쉬하다. 다만, 액션의 길이와 크기는 생각보다 적고 짧다

액션은 제이스 본의 실전 액션이라기 보다는 스타일리시한 액션입니다. 마치 게임 속 액션처럼 짜릿하고 자극적이며 화려합니다. 따라서 액션 장면은 꽤 유니크하면서도 동시에 이전의 스타일리시한 액션물과 크게 차별성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롱테이크는 아니지만 롱테이크를 연상케 하는 미끈한 화면 편집과 앵글은  올드보이의 장도리씬을 연상케 합니다. 실제로 감독 '매튜 본'은 올드보이의 장도리씬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교회 장면은 길이 남을 액션장면입니다. 이런 장면이 영화 시작에도 있습니다. 올드보이인 해리 하트가 에그시 앞에서 보여준 액션은 짜릿함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런 액션이 딱 3~4번 정도 나오고 없습니다. 후반 대규모 액션을 기대했는데 비밀 기지 안에서 싸우는 장면은 멋지긴 한데 너무 짧습니다. 뭔가 좀 감질나다고 할까요. 큰 규모의 액션을 기대했는데 그런 장면은 없고 오밀조밀한 찰진 액션은 있습니다. 따라서 큰 액션을 기대한 분들에게는 실망스러울 것입니다. 다만 액션의 맛은 좋습니다. 영화 예고편에 나온 액션 장면이 전부라고 보시면 됩니다. 교회 액션, 술집에서의 액션, 비밀 기지에서 액션 이렇게 3 부분으로 액션은 구성되어 있습니다. 


억지스런 스토리가 약점인 킹스맨

이 영화의 설정이나 구성력 연출이나 편집 등은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성기지 않고 단단한 느낌입니다. 사각의 링에서 싸우는 권투의 순발력과 박진감은 느껴집니다. 문제는 이 영화의 스토리가 억지가 꽤 많습니다. 먼저 악당으로 나오는 통신 재벌 밸런타인(사무엘 L, 잭슨)의 거대한 나쁜 짓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핸드폰 유심칩을 무료로 나눠주고 무료 통화,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면서 그걸 이용해 인류를 해하는 행동을 하는데 이게 과학적인 설득력이 없습니다.

물론,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고 하시겠지만 어느 정도 현실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그럴싸하군! 하며 몰입하지 황당한 설정 자체가 웃깁니다. 더구나 공짜 유심칩을 전 세계에서 모두 같이 쓰는 설정은 실소가 나옵니다. 서울 사람도 발렌타인이 제공하는 유심칩을 쓴다고요? 휴대폰 제조사는 글로벌하지만 이통사는 로컬 회사입니다. 차라리 삼성전자나 애플 회장으로 나와서 배터리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 더 합리적인 근거 아닐까 하네요. 특히나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머리가 폭죽처럼 터지는 장면은 영화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네요. 이 영화가 진지함과 경쾌함을 올드보이와 영보이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은 꽤 좋습니다. 그런데 영화도 그런 식으로 진지함과 경쾌함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전 그런 느낌보다는 영화를 산으로 올려 버리는 장면 같아 보이네요. 에이! 감독님 농담도 너무 심했어요.

여기에 그렇게 뛰어난 비밀요원 집단이라면서 너무 엉성한 일처리를 하는 모습은 실소가 나옵니다. 난 뭐 대단한 집단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물론, 영화에서 다 담지 못한 장면이 있었겠지만 시크릿 에이전트가 아닌 오픈 에이전트가 아닐까 할 정도로 후반에는 이 킹스맨이라는 집단에 대한 신뢰도가 다 떨어집니다. 이게 다 감독이 각본까지 쓰는 병폐 중 하나죠. 잘만 만들면 세계적인 마스터피스 영화를 만드는데 감독이 오버질을 하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버립니다. 


두 JB를 너무 의식하다가 전봇대에 머리를 부딪히다

제임스 본드, 제이스 본이라는 두 JB를 너무 의식하는 듯한 영화 대사나 장면은 뭔가 색다른 것을 추구하나 했습니다. 분명, 이 영화는 기존의 두 스파이 영화의 흐름과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듯했습니다. 특히 올드보이와 영보이가 올드보이의 신사적인 모습과 영보이의 비신사적인 사기가 뭉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줄 알았는데 머리통 날아가는 모습부터 실망하게 되네요. 
영화는 영화 대사처럼 피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잔혹한 장면이 꽤 많습니다. 이것도 참 이율배반적입니다. 사람을 두동강 내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깔끔하게 웃으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여기에 007의 유머도 없습니다. 위급할 때도 항상 여유를 잃지 않고 농담을 날려주는 모습은 잠깐잠깐 보이는데 이게 참 추잡스럽게 느껴지네요 액션만 보면 볼만은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가 너무 성겨서 추천은 하기 힘듭니다. 봐도 안 봐도 되는 영화인데 액션 마니아라면 보셔야 할 겁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냥 그런 영화네요. 그래도 콜린 퍼스가 액션 배우로 거듭난 것은 흐뭇하네요. 요즘은 청년이 아닌 50대 배우들의 액션이 많네요.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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