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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삼청공원 안에 있는 보석같이 아름다운 숲속 도서관

by 썬도그 201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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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는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 1년에 1권도 안 읽는 분들이 참 많죠. 대한민국 성인 1년 평균 독서량은 9.2권입니다. 하지만 이건 평균의 의미가 무색한 게 독서를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과 꾸준하게 하지 않는 양극화가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평균은 1년에 5권 이하가 아닐까 합니다. 책 많이 읽는 분들은 1달에 10권 이상 읽기도 하거든요

책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줍잖게 개인 서재도 만들어가고 있고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다보니 책 읽는 요령도 생기고 어디서 읽을 때 오래 읽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집에서 책 안 읽히죠? 그 책 그대로 가져다가 도서관에서 읽어보세요 아주 잘 읽힙니다. 조용한 도서관의 분위기가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물론, 자기 편한 공간도 동시에 제공합니다. 졸리면 졸면 됩니다. 졸다가 깨면 오히려 책 읽기 더 좋거든요. 그게 힘든 분은 집에 서재를 만들어서 조용한 음악 켜 놓고 읽으면 좋습니다. 그러나 그런 여건이 쉽지 않죠

그래서 동네 도서관을 강력 추천합니다. 최근들어 정부와 지자체가 동네 도서관에 큰 투자를 하고 있어서 동네마다 도서관들이 죽순처럼 쭉쭉 자라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만 해도 2007년 경에는 딱 1개의 구립도서관만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30분 이상 달리거나 마을 버스를 타고 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동네 도서관까지 해서 한 10여개가 생겼습니다.

책 읽을 공간이 없어서 안 읽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작년 말 부터 국내에 있는 분위기 좋은 도서관을 찾아가보고 있습니다. 현대카드가 만든 디자인 라이브러리나 트래블 라이브러리도 가봤고 국회도서관은 예전부터 가봤습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본사 1층의 도서관과 삼청공원에 생긴 숲속 도서관이 분위기가 좋다는 소문을 입수하고 어제 숲속도서관에 가봤습니다



숲속도서관은 삼청공원안에 있습니다. 삼청공원은 삼청동에 있습니다. 삼청동은 2,3년 전에는 자주 들렸는데 요즘은 너무 변해서 자주 안갑니다.



예전엔 정말 한적하고 다양한 이미지를 취할 수 있는 고즈넉한 곳인데 이제는 또 하나의 가로수길이 되었네요. 갓쓰고 양복 입은 이상한 이미지가 넘실거립니다. 프랜차이즈가 없어서 맑은 동네라는 소리도 사라졌습니다. 프랜차이즈 덕지덕지 붙은 동네가 되었네요. 그래서 안 갑니다. 앞으로도 가고 싶은 동네가 아니고요. 차라리 이 삼청동의 옛 이미지가 남은 서촌이 더 좋습니다. 


화장품 가게, 프랜차이즈 카페 등등 정말 점점 탁해지는 삼탁동이 되어가고 있네요. 주말에는 정말 줄서서 다닐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습니다.



삼청공원에 도착 했습니다. 삼청공원도 참 많이 왔는데 숲속도서관이 소리소문도 없이 생겼네요. 제가 그 동안 삼청동에 안 왔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정말 예전에는 매달 1번 이상 찾았던 동네인데요


삼청공원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서 50미터만 가면 숲속도서관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때 알았습니다. 아! 여기 예전에 매점이 있던 곳인데 매점 자리에 도서관을 만들었네요. 

이 숲속도서관은 2012년 12월에 공사를 시작해서 2013년 9월 완공한 도서관으로 설계는 아뜰리에 리옹의 이소진 건축가의 설계로 만들어진 건물입니다.. 외형적인 외모는 특이하지 않은 그냥 모던한 디자인입니다.



숲속도서관은 맞배지붕의 건물입니다. 맞배지붕 사이에 채광을 위한 창문을 냈네요.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참고로 숲속 도서관은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문 운영합니다. 다른 도서관보다 일찍 닫네요. 저녁 늦게 까지 운영하면 더 좋으련만 낮 시간만 여네요. 아무래도 이 숲속도서관은 동네 주민들이 만든 것이라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아이를 데리고 책 읽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하는 듯 합니다. 

휴관일은 2,4주 화요일과 법정공휴일입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종로구민만 이용하는 곳이 아닌 아무나 들어가서 책 읽고 나오면 됩니다.
주말에 갔는데 꽉 찼네요.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습니다. 1층과 지하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 도서관과 다르게 음료와 차를 판매합니다. 책상도 있는데 마치 카페 같네요



책들은 꽤 있지만 대형도서관 만큼은 없습니다. 한 마디로 북카페 같다는 느낌입니다. 
외부 대여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종로도서관이 운영하는 듯 한데 외부 대여도 될 듯한데 제가 사는 동네 도서관이 아니다 보니 대여 보다는 그 자리에서 가볍게 책을 읽는 용도입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 좀 민망했지만 그럼에도 다시 찾기 힘들고 좋은 공간이라서 무례하게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찍어도 괜찮은 이유는 여기가 다른 도서관과 달리 카페가 가운데 있고 소음이 꽤 크기 때문입니다. 그냥 카페라고 보시면 됩니다. 커피와 음료 등을 파는데 가격은 2~3,000원 대로 저렴한 편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봉사활동을 하거나 여기서 나는 수익으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에 지원하나 봅니다. 

관련 글들을 검색해 보니 이 숲속도서관은 종로구의 제안으로 서울시가 리모델링 해서 작은도서관으로 만듭니다. 북촌인심협동조합이 최종 선정 되어서 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 공간을 관리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정하는데 여러 조합원들이 재능 기부를 통해서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제가 사는 지역도 이런 공간이 하나 있었으면 합니다. 도서관이 많긴 한데 커피나 음료는 일절 금지해서 그런지 좀 뻑뻑한 느낌입니다. 책은 좀 시끄러워도 그런 소리가 화이트 노이즈가 되기 때문에 책 읽는데 큰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공무원 고시족의 안방이 되어버린 동네 도서관. 차라리 이렇게 차도 팔고 책도 읽는 도서관 하나 정도 있으면 어떨까 합니다. 그럼 수익도 내고 저렴한 가격에 책도 읽고 좋잖아요. 뭐 합정동에 감년 24시간 운영하는 북카페가 있긴 하죠.  거기도 가봐야겠네요


테이블은 2인석과 다인석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통유리 창문이 너무 근사합니다. 대략 80~100명 정도 차면 꽉찰 정도로 크지는 않습니다. 



신발을 벋고 올라가서 읽는 마루 같은 곳도 있는데 무엇보다 명당 자리는 창가 테이블입니다.  창가에 걸터 앉아서  바깥 풍경을 보며 책 읽는 재미는 얼마나 좋을까요?



주말이라서 이용자가 너무 많아서 그냥 나왔지만 평일에 다시 가볼 생각입니다.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리거나 단풍 들거나 벚꽃 피는 날은 더 좋겠네요. 


지하 공간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막혀 있는데 지하 공간은 대청마루 같은 곳이여서 신발 벗고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책도 읽고 풍경 감상도 하고 북카페 같은 숲속도서관. 이런 공간이 서울 각 지역마다 생겼으면 합니다. 기존의 도서관은 너무 경직된 분위기가 숨이 막힙니다. 대입 공부나 고시 공부하기는 좋지만 책을 읽기에는 좀 숨이 막히죠. 그렇다고 각 지역에 이런 도서관 새로 만들기 보다는 기존의 도서관 중에 일부 공간을 카페 식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합니다. 

싼 커피 가격과 푹신한 쇼파나 의자 그리고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책,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책 읽는 인구를 늘리지 않을까요?




삼청공원은 봄이 참 아름답죠. 벚꽃 가득 피는 삼청공원, 눈내리는 날에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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