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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호롱불 같은 따스함은 느끼게 하는 종로 계동 골목길

by 썬도그 2014.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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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많은 동남아시아인들과 중국, 일본인들이 몰려 오지만 대부분 종로나 중구나 강남에 잠시 왔다가 갈뿐입니다. 서울은 종로와 중구 강남구, 그리고 마포구 정도만 관광지이지 다른 지역은 큰 인기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적인 문화 또는 다양한 문화를 섭취할 수 있는 공간이 종로나 중구 밖에 없습니다. 특히 종로구는 아직도 많은 한옥 건물이 남아 있어서 관광객들이 좋아합니다. 뭐 다른 서울 지역은 조선 시대에는 다 논이나 밭이였고 마을이 있어도 초가집이 많아서 보여줄 옛 문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도 쉽게 할 수 있고 그래서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일정을 다 소화하고 우연찮게 삼청동 한옥 마을 바로 옆동네인 계동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이 계동은 삼청동, 팔판동, 계동으로 이어지는 한옥 밀집 지역 중 한 곳입니다. 특히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중앙고등학교가 있어서 예전엔 일본인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이후 큰 변화가 없더니 요즘 또 변신을 하고 있네요. 삼청동 골목도 1년 전과 오늘이 달라질 정도로 계속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몰리면 돈이 몰리고 돈이 몰리면 돈을 벌기 위한 장사치들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프로세서겠죠. 다만, 그 지역의 정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변화를 했으면 합니다. 

삼청동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계동 쪽은 이전보다 더 활력이 있어 보여서 좋네요. 


사실은 영화 '우리 선희'의 촬영장소인 종로구 계동을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촬영 장소 보다는 중앙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길이 절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요즘 삼청동이나 계동은 한옥건물을 개조해서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한옥인데 개량 한옥처럼 현대식 보안시설과 설비를 해서 개량한복 같은 느낌의 집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예쁘장한 20대 아가씨 같은 앙증맞은 카페들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예쁜 인형가게 같은 악세사리 점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쪽 유동인구가 2,30대들이 많아서 이런 가게들이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정작 해외관광객들을 보면 40대 이상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40대 이상이면 차를 몰고 지방으로 놀러가지 서울 시내로 잘 가지 않더라고요.




이 골목 자체가 참 예쁘네요. 실제 가보면 사진 보다 더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아무리 카메라가 좋아졌다고 해도 실제의 분위기를 다 담지 못하네요. 


계동이 많이 변해서 중앙고등학교까지 가봤습니다. 


이 계동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도 많은데 한 외국인 배낭여행객들이 악세사리점에서 기웃거립니다. 


커피전문점도 많이 생겼고 카페, 특히 독특한 카페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곳은 뭐하는 곳일까요? 물나무 흑백사진관이라고 하는데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흑백사진관인데 다음에는 낮에가서 양해를 구하고 안을 살펴봐야겠습니다.

밖에서 보니 근대사진 같은 빛바랜 흑백사진이 걸려 있는데 다른 사진관과 달리 컬러가 아닌 흑백사진을 한지 같은 다양한 인화지에 프린팅해서 줍니다. 아이유도 여기서 촬영 했다고 하는데 흥미로운 곳이군요. 그리고 이런 차별성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힘 아닐까요?

점점 사진관들이 사라지고 있지만 이런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그걸 모티터로 소비하고 끝 내는데 그걸 인화하고 싶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어야 사진관으로 갈테니까요. 리마인드 웨딩사진이나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관입니다. 

전제적인 콘셉은 근대인가 봅니다.  



건물 전체를 사용하나 보네요. 한쪽에는 스크린이 있어서 흑백 영화 영상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근대 박물관 느낌이네요
인기가 많아서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는 소리도 있네요. 




사진 인화등이 있는 것이 정겹네요. 옛 생각 납니다. 저 빨간 안전등 아래서 사진 인화하던 그때가요


바로 옆에는 거대한 고깃집이 있던데 이런 건물과 한옥 건물이 공존을 하는 곳이 계동입니다. 다음 로드뷰로 보니 3년 전만 해도 이곳은 양옥 주택 2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대한 음식점으로 변신을 했군요. 위에서도 말했듯 사람이 몰리면 돈이 몰리고 돈이 거대한 가게들이 들어서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솔직히 계동스럽지 않습니다. 이런 거대함은 번화가에서나 어울리죠. 제 걱정은 이런 거대함이 들어서면 이 북촌 한옥지역의 정체성은 다 사라질 것입니다. 



이때 시간이 오후 8시가 조금 넘었는데 이렇게 불꺼진 가게가 참 많았습니다. 마지 지방 도시의 풍경이네요. 보통 서울에서는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영업을 하는데 오후 7시가 넘으면 문을 듣고 가버리네요. 장사가 잘돼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밤에는 유동인구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어쨌거나 가게 임대료를 내고 남을 정도로 장사가 되기에 이렇게 밤에 불을 끌 수 있겠죠. 


신기하게도 한 골목에 사진관이 또 있습니다. 이곳은 흑백은 아닌 컬러사진을 찍어 주는 곳입니다. 사진 벽지가 가득하네요. 



다른 동네 꽃집과 다르게 향초 같은 것으로 운치를 꺼내 놓았습니다. 이런 하나하나가 이 계동 골목의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습니다. 공진화 같다고 할까요? 서로 으르렁 거리지 않고 가게 주인들이 서로 서로 골목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를 합니다. 

그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 저 먼 곳에서도 이곳으로 달려오죠. 그런 힘이 계동엔 있습니다. 



중앙고등학교를 찍고 다시 내려갔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진보다 실제 거리가 더 아름답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들을 지나서 



원래 이 길을 찾은 목적인 공드리 카페를 찾았습니다. 이 공드리는 영화 '우리 선희'의 배경이 됩니다. 
공드리는 아마 영화 감독 '미셀 공드리'의 그 공드리 같습니다. 그래서 간판에 있는 말 사진도 공드리 감독의 작품인 '수면의 과학'의 포스터고요.  
계동의 밤 거리는 호롱불 같은 잔잔함과 따스함과 아기자기함이 참 좋네요. 낮에도 한 번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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