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구기 종목을 좋아 합니다만 족구와 당구는 싫어합니다. 당구야 공을 직접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서 제외를 한다고 쳐도 이상하게 족구는 참 싫더군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족구는 스포츠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농구나 축구 같이 순간 스피드를 내는 운동도 아닌 느슨한 플레이의 연속이라서 큰 흥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과격한 운동 후 입가심으로 가볍게 하는 족구는 재미있습니다. 족구를 진지하게 하기 보다는 그냥 심심풀이 용으로 할 때는 그런대로 재미있더군요. 

그러다 군대가서 족구가 결코 가벼운 운동도 심심풀이용도 아님을 알았습니다. 전투화를 신고 차는 전투 족구는 빠른 스피드와 파워 그리고 정확한 볼터치와 스매싱이 승패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테니스였습니다. 그럼에도 전 족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 보다 더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자들이 더 족구를 싫어합니다.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보다 군대에서 족구한 이야기가 더 듣기 싫을걸요. 축구야 국가대표 경기를 보면서 익숙하기라도 하지 족구는 이제 남자들도 잘 하지 않는 스포츠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족구를 소재로 한 영화가 나왔습니다. 


<<족구장 만들어 주십시요>>

식품영양학과를 다니다 군에 입대한 만섭(안재홍 분)은 전역 당일 까지도 족구를 찰 정도로 족구 매니아입니다. 전역 후 학교에 복학한 후 족구장을 찾았으나 족구장은 테니스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족구를 하는 사람도 없고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면서 족구장은 사라졌습니다. 


복학 후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만섭은 방장으로부터 다른데 신경 쓰지 말고 공무원 공부하라고 명령조로 말합니다. 만섭의 방에는 3명의 공무원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만 있습니다. 그러나 만섭은 일언지하에 공무원에 관심이 없다고 거부합니다. 

만섭은 평범한 20대 중반의 복학생입니다. 군대 가기 전에 대출 받은 대학 등록금은 이자가 불어서 연체에 연체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학교 앞 고깃집에서 학교에서 알바를 하면서 등록금을 마련하는 성실한 학생입니다. 

만섭은 족구를 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족구장이 사라진 학교의 현실에 착찹해하죠. 그러다 족구를 좋아하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족구의 기본인 우유팩차기를 복도에서 합니다. 그러다 학생들에게 공공장소에서 팩차기 하지 말라고 경고를 받습니다. 움츠러드는 만섭, 그런데 총장과의 대화의 자리에서 당당하게 족구장 만들어 달라고 외칩니다. 

다른 학생들은 취직에 대해서 신경써라, 학교 복지에 대한 이야기 등을 이야기 하지만 당혹스럽게도 만섭은 족구장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이 족구장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는 전교에 퍼져서 웃음을 삽니다. 그러나 만섭은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복학생 만섭에게도 봄은 찾아 오나 봅니다. 서안나(황승연 분)라는 교내 모델을 한 킹카와 같은 강의를 듣게 되자 적극적으로 영어 연극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나 서안나에게는 전직 축구 국가대표이자 같은 교내 모델인 강민(정우석 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둘은 연인 사이가 아님을 알고 만섭은 서안나에게 적극적으로 접근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만섭만의 짝사랑입니다. 

남들이 족구를 더럽게 취급해도 아랑곳 하지 않듯 만섭은 짝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기가 좋으면 좋다는 식으로 안나를 일방적으로 좋아합니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족구는 더럽다고 말하는 안나, 여자들이 족구하는 복학생을 가장 싫어 한다는 말에 만섭은 이렇게 말합니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주관적인 자아와 객관적인 자아가 있습니다. 주관적인 자아는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내가 좋으면 좋은 것이다라고 사는 사람들이고 객관적 자아는 나 보다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나는 남들 보기에 내가 어떤지를 더 중요시 합니다. 이 두 자아가 잘 조화를 이루면 좋지만 한국 사람들은 항상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 합니다. 혼자 영화 보는 것도 혼자 밥먹는 것도 자기가 좋아해도 다수의 남들이 싫어하면 좋아하는 것을 쉽게 포기하는 객관적 자아에 너무 물들어서 삽니다.

그래서 혼자 영화 보는 것도 혼자 밥먹는 것도 쪽팔려하고 명품이라는 것으로 자신을 치장합니다. 이런 과시적인 삶은 필요 이상의 돈을 지출해서 자신을 꾸미는 데 사용합니다. 만섭은 주관적 자아가 강한 인물입니다. 반면, 기숙사 방장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고 남들이 원하고 자신은 싫지만 긴 미래를 위해서 안정이 보장 된 삶을 위해 매진을 하고 이걸 만섭에게 까지 강요를 합니다. 


<<남들이 싫어하는 족구를 통해, 우리의 청춘을 꼬집는 영화 족구왕>>

영화 족구왕은 만섭의 족구 사랑으로 교내에 족구 열기가 끌어 오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스포츠 영화의 룰을 따르고 있어서 조금은 식상합니다. 대부분의 스포츠 영화들이 멸시와 괄시를 넘어서 거룩한 승리를 한다는 그 스포츠 영화 특유의 관습을 영화는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족구왕은 족구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족구라는 비인기 종목을 통해서 우리 청춘들의 아픈 모습을 밝게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청춘들이 그렇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기 보다는 먹고사니즘에 충실한 돈 잘 버는 학과에 입학을 합니다. 
아니, 자기가 좋아하는 학문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입학해도 대학 당국이 취직율이 좋지 않다면서 학과를 폐지하기도 합니다. 

현재의 대학교는 지식의 요람이라기 보다는 취직 학원으로 변질 된 지 오래 되었습니다. 
비록 대학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형편이고 다들 토익 공부에 공무원 공부를 하는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만섭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족구에 더 열심입니다. 특히 등록금을 내지 못해 다음 학기 등록을 못하는 만섭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항상 허허 웃는 만섭은 그런 모습을 쉽게 털고 일어납니다. 


<<약간의 판타지를 섞어서 청춘에게 내 멋대로 살라고 말하는 영화 족구왕>>

족구왕은 2002년 개봉한 일본 영화 '워터 보이스'와 많은 부분 비슷합니다. 두 영화 모두 비인기 종목 스포츠를 통해서 맑고 밝게 청춘을 담고 있습니다. 도전하는 청춘이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코믹과 약간의 판타지를 섞어서 보여줍니다. 

하지만 족구왕은 짜임새 부분에서 좀 아쉬운 것도 많이 보입니다. 먼저 전체적인 스토리의 짜임새가 좀 떨어집니다. 안나와 만섭의 사랑 부분도 약간 작위적인 느낌이 나고 전체적으로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부분이 꽤 많이 보입니다. 이 부분은 좀 안타깝기도 하네요. 그러나 저예산 영화라는 환경에서 이 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쓴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뻔한 스토리 진행 같으면서도 또 뻔하지 않은 모습은 꽤 좋긴 하네요. 또한, 사회 비판적인 요소를 더 넣을 수 있음에도 깊게 들어가지 않은 부분도 좀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깊게 들어가면 이 족구왕이 다큐가 될 수 있기에 포기한 부분 같아 보이네요. 


만섭이 짝사랑하는 서안나는 강민에게 만섭은 병신 같아도 좋아하는 걸 한다고 말합니다. 이 대사는 이 영화를 보는 청춘들에게 하는 감독의 메시지입니다. 남이 뭐라고 해도 내가 좋으면 하는 만섭은 우리가 찾던 청춘의 아이콘 아닐까요? 남들이 원하는 삶과 시스템에 길들여진 채 시름시름 앓고 있는 청춘에게 강력한 스매싱을 날리는 영화입니다. 

족구를 통해 대한민국 청춘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는 영화 족구왕입니다. 올해 개봉한 독립 영화 중에 가장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20대 청춘이면 가볍게 볼만 한 영화 족구왕입니다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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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엔탈이 제공한 포인트로 영화를 감상한 후 쓴 리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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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25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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