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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해적, 유해진 만의 영화가 아닌 조연들의 성찬 같은 영화

by 썬도그 201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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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명량을 시사회로 보고 대박을 외쳤고 제 예상대로 1,700만 명이라는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많은 혹평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꽤 즐겁게 본 영화입니다. 그러나 영화 '해적'은 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 뻔한 영화라고 선 판단 후 관람 포기였습니다. 유해진의 영화라는 평도 한 몫 했죠.  

주인공이 떠야 하는데 조연이 뜨는 영화 치고 좋게 본 영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 해적을 직접 보니 제 판단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두 주인공이자 연인 관계인 김남일과 손예진은 예상대로 아주 큰 비중을 차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 역할을 못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유해진의 입담이 영화의 재미를 쥐락펴락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틀린 부분은 이 영화는 유해진만이 튀는 영화가 아닌 수 많은 조연들이 모두 톡톡 튀는 연기를 합니다. 


영화 해적의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고 약간은 황당합니다.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쿠테타)를 하자 장사정(김남길 분)은 위화도 회군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면서 과감하게 명령을 어기고 고려군에서 나와버립니다. 잠깐만 비겁해지면 개국공신이 되어서 떵떵거리고 살 수 있었지만 장사정은 불의를 참지 못하고 고려군에서 탈출을 하고 산에 들어가서 산적 두목이 됩니다. 

이성계는 명나라를 형님 또는 아버지처럼 대접하며 명나라 황제로부터 국호와 국새를 받아오라고 신하에게 시킵니다. 그런데 국호인 조선과 국새를 받아오다가 서해바다에서 큰 고래를 만나서 국새를 고래가 먹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 국새를 찾기 위한 산적과 해적 그리고 관군의 고군분투기가 이 영화 해적의 줄거리입니다.

이 줄거리가 다소 황당해서 안 봤습니다. 영화는 스토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안 봤는데 합법 영화/드라마 다운로드 사이트 엔탈에서 해적을 다운 받아서 봤는데 제 예상과 달리 스토리가 그렇게 조악하지 않더군요. 어! 이 영화 내가 생각 했던 이상으로 스토리도 괜찮네? 라며 한 번에 끝까지 봤습니다.  보통 다운로드한 영화는 한 번에 잘 보지 못하는데 한 번에 끝까지 보게 되네요



생각보다 단단한 스토리를 가진 해적

고래가 국새를 먹었다는 자체는 다소 황당합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스토리가 그런대로 좋습니다. 물론, 제가 한 없이 기대치를 낮추고 봐서 생각보다 좋다는 것이지 아주 뛰어난 스토리를 가진 영화는 아닙니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두 주인공인 산적 두목 장사정과 해적 두목인 여월(손예진 분)은 자의 또는 타의로 국새를 삼킨 고래를 찾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관군과 여월을 키워준 소마라는 4각 관계가 형성 됩니다. 이 관계가 서로를 밀쳐 내면서도 끌어 당기는 약간은 복잡한 설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마와 관군은 같은 목표를 위해 손을 잡지만 또 그 안에서는 권력의 알력 다툼이 있고 장사정과 여월도 처음에는 서로 등쳐 먹는 관계로 나오지만 후반에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뛰어갑니다. 전체적으로 스토리는 그런대로 볼만 합니다. 후반에 국새보다 더 귀중한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도 그런데로 좋네요. 그럼에도 이 영화는 스토리로 보는 영화가 아닙니다. 스토리는 '해적 : 바다로간 산적'의 매력인 코메디와 액션의 기반 역할만 하면 됩니다. 




뛰어나고 양이 많은 CG에 좀 놀라다

한국의 CG능력은 꽤 좋습니다. 물론, 허리우드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허리우드나 중국에서도 한국의 CG 회사에 의뢰할 정도로 꽤 좋은 CG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해적은 CG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먼저 조연급인 거대한 고래는 모두 CG로 처리해야 합니다. 저는 단순히 고래와 해양 전투씬만 CG로 처리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CG가 엄청나게 쓰입니다

캐리비안의 해적을 오마쥬 한듯한 물레방아 액션 장면은 아주 정교하지는 못하지만 꽤 볼만한 장면을 만들어줍니다. 물론 허리우드의 고급진 CG 보다는 못하지만 한국 영화 치고는 꽤 좋습니다. 이 CG가 생각보다 꽤 많이 쓰이다 보니 액션의 규모가 꽤 큽니다. 

고래 CG는 이 정도였나? 할 정도로 아주 뛰어난 CG를 보여줍니다. 실사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고래 CG는 아주 좋네요. 
특히 바다 액션 CG는 꽤 정교하게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과유불급이라고 하죠. CG를 안 쓰고도 표현할 수 있는 것도 CG를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장사정이 줄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코믹스러운 장면은 실사로 촬영해도 좋았을텐데 CG로 처리 했더군요. 또한, 가끔 들뜬 듯한 CG는 몰입감에 방해를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꽤 높은 수준의 CG를 보여줍니다. 대규모 해양 전투씬이나 고래CG 등은 꽤 좋네요. 반면 액션 부분은 좀 더 세련되게 표현했으면 좋았을텐데 평이한 수준 정도 밖에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배 위에서의 액션은 우리는 이미 캐리비안 해적에서 선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캐리비안의 해적에 비하면 좀 떨어집니다. 

헐리우드 영화와 비교하는 자체가 무리가 있지만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기에 어느새 한국 영화가 아닌 헐리우드 영화와 비교하게 되네요. 그만큼 제가 꽤 흥미롭고 진지하게 본 것 같기도 합니다. 



해적엔 유해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뛰어난 조연들의 연기에 몰입도가 높아지다

유해진의 영화 맞습니다. 유해진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궁시렁거림이 시종일관 웃깁니다. 고래를 표현하는 장면이나 바다 수영법 그리고 배멀미 하는 해적이라는 설정 자체가 코믹 덩어리입니다. 완전체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캐릭터 묘사력과 애드립과 연기를 보여줍니다.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죠.

그런데 이 영화 유해진만의 영화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유해진보단 못하지만 뛰어난 조연들이 많습니다. 


요즘 한국영화에서 이 분 빠지면 왜 안 나오지 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해적 두목인 소마 역을 한 이경영의 연기는 그가 출연한 요 근래 영화 중 가장 카리스마 있고 이경영의 연기력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악당의 사악함과 아버지의 푸근함을 동시에 보여주는데 이경영 필모그래피에 꼭 넣어야 할 영화입니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기에 이 정도는 쉽게 하겠지만 그럼에도 이경영의 연기에 칭찬을 해주고 싶네요.


여기에 주인공인 김남길의 능청스럽고 맹한 연기도 꽤 괜찮습니다. 유해진에 밀려서 조연 느낌인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김남길의 코믹 연기도 꽤 좋습니다. 하지만 웃음 서열 2위에 전 조달환을 꼽고 싶습니다.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탁구 잘 치는 배우로 유명한 조달환이 연기한 산만이는 유해진과 함께 잘 빚은 코메디 장면을 많이 만들어 냅니다. 

박철민이야 워낙 깐족거리는 연기를 잘하는데 이 산만이와 철봉(유해진 분)의 코메디 연기에 밀리는 모습입니다. 
주인공인 장사정, 철봉, 춘섭, 스님, 산만이, 용갑이라는 산적 무리는 산적 무리가 아닌 코메디 극단 같은 느낌입니다. 시종일관 웃음을 참 많이 주는 영화입니다. 이는 대사로 웃기기도 하지만 장면에서 오는 유머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소마(이경영 분)가 가장 빠른 배를 타고 첫 출정을 하는데 상어에 딸려가는 산적들이 탄 배가 더 빨리 나가자 황망해 하는 장면 등은 유쾌함이 넘쳐 흐르네요. 


높은 산만 계속 되면 재미가 없습니다. 골도 깊어야 산이 더 커보입니다. 해적에서는 전체적으로 코메디를 보여주고 있지만 시작과 끝에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좀 성기긴 하지만 보풀이 일어나지 않고 차분하게 담고 있습니다. 



해적의 아쉬운 점 그러나 장점이 아쉬움을 쉽게 덮어 버리다

아쉬운 점도 몇몇 보이네요. 먼저 김남길은 허당 산적 두목 역할을 어느 정도 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첫 장면의 모습을 영화 내내 보여주지 못합니다. 손예진이 연기한 여월은 강단 있고 의리와 높은 도덕성을 보여주긴 하지만 큰 구심점이 되지 못합니다. 

특히, 여월과 고래의 관계를 살짝 펼치면서 그냥 마무리 하는 모습은 좀 아쉽습니다. 뭐 여월과 고래의 관계를 좀 더 풀었어도 유치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의 고래와의 관계를 여월이 좀 더 풀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월 어머니와 고래의 관계네요. 이 부분은 수정합니다. 

기대치가 낮아서 흥미롭게 본 영화 해적일 수 있지만 영화 자체도 그런대로 잘 만든 여름 흥행영화였습니다. 그래서 8백 만이 봤나 봅니다. 



<이글은 엔탈이 제공한 포인트로 영화를 감상한 후 쓴 리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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