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서울여행

이화 벽화마을에 가면 꼭 가봤으면 하는 잘살기기념관

by 썬도그 2014. 9. 7.
반응형

예전 추석이 아닙니다. 예전 같이 고향으로 가는 긴 행렬이 이제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서울에 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2차 베이비 붐 세대인 1960~70년대 생들은 1차 베이비 붐 세대의 아들 딸들입니다. 1940~50년대에 태어나서 70년대에 서울에 상경한 후 서울에서 자식들을 낳았고 그 자식들의 고향은 서울입니다.

이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의 고향은 서울 또는 서울 인근 경기도입니다. 이분들이 고향으로 내려 갈리 없습니다. 따라서 추석에 오히려 서울이 복잡 복잡합니다. 추석이 아닌 연휴로 불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번 연휴에 식구들과 그 동안 가보고 싶었으니 가보지 못한 관광 명소들을 찾아보세요. 그 관광명소 하나가 대학로 뒷편의 이화동 벽화마을입니다. 이 이화동 벽화 마을은 계속 유기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모이면 돈이 모이고 돈이 모이면 이런 카페들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이미지가 비슷비슷하더라고요. 그럼에도 이화동이 다른 점은 주택가라서 많은 카페들이 들어서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없어도 좀 그렇긴 한데 지금의 이화동은 아주 적당한 듯 합니다. 주민과 관광객이 공존하는 느낌이 아주 좋네요. 한 때 비판적으로 보긴 했지만 최근에 찾은 이화동은 이 정도면 딱 좋다라고 느껴집니다. 


2007년부터 시작한 이화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유지 보수와 확장을 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해외 관광객(그래봐야 중국, 일본 관광객 또는 동남아 관광객)이 많이 찾습니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네요



서울 도심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을 지나면 잘살기 기념관이 나옵니다. 슬레이트 지붕이 있어서 낡은 지붕에 허름한 건물이라서 그냥 스쳐 지나가기만 했는데 몇년 전부터 여기가 개방이 되었습니다.

태극기가 꽂혀 있고 잘살기념관이 적혀 있어서 적대적으로 봤습니다. 제가 워낙 박정희 대통령을 싫어해서요. 극우주의자 또는 맹목적 민족주의가 설립한 박통 찬양자가 만든 곳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입간판과 설명문을 잘 읽어보니 그런 것과는 좀 거리가 머네요


이곳은 마대복 관장이 세운 곳입니다. 한국 전쟁 때 5학년을 중퇴하고 3년 동안 숯장사 등을 하면서 고생을 한 후 다시 재입학
중2까지 다니다 서울로 어머니와 함께 상경한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야간 학교를 다니면서 대학을 다니게 됩니다. 엄청난 학구열과 모성애는 그를 불우 청소년을 위한 화수분이 되게 합니다.

구두닦이를 하면서 동시에 잘살기 중학원을 설립해서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한 무상 교육을 합니다.  대명고등공학교를 설립하는데 아주 마음씨 따뜻한 분이시네요. 정희여고 은일여고 교장을 은퇴한 후 이곳을 세웠는데 75세의 노령이십니다. 


고백하자면 뜻이 있어 마음이 끌려서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지나가다가 누가 쳐다보는 것 같아 뒤를 돌아보니 흰색의 조각이 드루와 드루와~~라고 하고 있는 듯 하네요. 저건 뭘까? 하는 호기심에 끌려 들어갔죠.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슬레이트 지붕을 서울에서 만나기 힘든데 허름한 슬레이트 지붕으로 된 집들이 몇개 있습니다. 




내려가 보니 이화마을의 정체성인 공공 벽화 같은 공공 미술이 가득 했습니다. 




아! 공공미술은 아니고 그냥 벽화나 그림들이라고 해야겠네요. 관이 주도한 곳이 아니니까요



드루와~라고 한 조각은 미술학도들의 친구인 흉상이었네요. 


줄리앙과 친구들입니다. 아그리파도 있어야 하는데 아그리파는 안보이네요. 한국 미술학도는 재현력을 테스트 받습니다. 얼마나 똑같이 그리냐의 미술 묘사 스킬 테스트를 받는데 그 테스트 도구들이 이 줄리앙과 친구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의 미술 교육을 싫어하지만 미술학도도 아니고 해서 더 지적은 하지 않겠습니다. 


구두 닦으세요를 보니 마대복 관장님이 고생한 옛 일들이 그려 놓은 듯 합니다. 



구두를 닦으면서 다른 불우한 학생들을 생각하고 가르쳤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분들이 좀 더 많아져야 이 세상이 맑아지고 향긋해질텐데요. 



대명 고등공민학교를 검색해보니 충남 논산군 부적면에 있었다고 하네요. 형편이 좋지 못해서 배우지 못한 분들이 이 학교에 큰 도움을 받았고 아직도 선후배간의 정이 끈끈한 듯 합니다. 

잘살기 중학교, 대명 고등공민학교가 마대복 관장님이 세운 학교입니다. 



그림은 미술학도들이 그린건지 학교 후배들이 그린건지 모르겠지만 벽화마다 그림을 그린 분들이 이름이 적혀 있네요. 
그림들을 쭉 보니 마대복 관장님의 어린시절을 묘사한 그림이 있는데 이는 사찰이나 성당에 가면 볼 수 있는 역사를 담은 역사화 같은 것 같네요. 



마대복 관장님은 2010년 9월에 한국문학정신 가을호 수필부분에서 신인문학상에 당선 되었는데 그 많은 나이에도 모험을 즐기시고 계시네요. 


대한민국 교육이 개차반이 된 것이 썩은 사립학교가 많기 때문입니다. 원래 교육이란 국가가 제공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그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미래에 그 나라의 기둥이 되고 나라를 이끌게 되죠.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는 공립 교육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한국전쟁 후에 가난한 나라여서 교육을 민간에 맡기게 됩니다. 그래서 수 많은 사립학교가 세워지죠. 이는 폭발적인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소화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사립학교들이 오래 되고 고인 물이 되다보니 썩고 있습니다. 수 많은 사립재단의 비리들 보세요.  학교는 학교가 아닌 복마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전 그래서 아무리 명문 사립이라고 해도 사립학교라면 일단 반대를 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립의 비리는 고여있기 때문에 생기는 게 대부분입니다. 반면 공립은 선생님들이 원하던 원치 않던 계속 이동을 합니다. 또한, 국가가 강력하게 제지를 하고 감독을 하고 관리를 합니다만 사학들은 거의 치외법권 지대가 아닐까 할 정도입니다. 여기에 현 대통령이 사학의 이런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한 사학법을 반대했죠. 

제가 이런 글을 쓴 이유는 이 마대복 같은 훌륭한 사학을 한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사학의 표본이자 바른 모습을 잘 보여주는 천상 교육자이십니다. 공간은 크지 않지만 잘살기기념관은 이화마을에 가시면 꼭 한 번 들려볼만한 곳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