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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명량, 비장미와 뛰어난 해전 액션씬이 아주 볼만한 영화

by 썬도그 2014.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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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국의 3대 대첩중 하나인 명량대첩의 이야기입니다. 한산대첩, 노량대첩과 함께 한국 해전사에 깊이 새겨진 명량 대첩은 12척의 판옥선으로 무려 330대의 왜선을 물리친 지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통쾌한 해전입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우리가 이긴다는 결말이 빤하기에 운신의 폭이 크지 못합니다. 
그래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조악한 CG로 담아낸 해전을 잊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명량 시사회를 보고 내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아니 대박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1시간 후부터 약 70분가 이어지는 해전은 이전에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뛰어난 해전이었습니다. 한국 영화의 표현력이 여기까지 발전 했나? 할 정도로 CG도 완벽에 가까웠고 카메라 워킹도 대단했습니다. 

네. 대단한 영화입니다. 특히 액션 영화 좋아하는 남자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명랑함은 다 제거하고 비장미와 숭고미가 가득한 영화 명량

명량은 영화가 시작하자 수묵화 CG를 이용해서 지도위에 명량해전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해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순신이 부산을 공격하라는 선조의 명령에 대한 명령불복종과 간신들의 이간질로 인해 고문을 받는 장면부터 보여줍니다. 조선에서 가장 멍청하고 추악한 왕은 광해군 보다는 선조가 아닐까 할 정도로 선조는 참으로 못난 왕이였습니다. 

이순신이 자신이 내린 부산 총공격 명령을 거부하자 이순신을 파면하고 그 자리에 원균을 배치합니다. 그리고 칠천량 해전에서 조선 수군은 대파를 하고 희대의 도망꾼 경상우수사 배설이 전세가 기울어지자 12척의 배를 이끌고 도망을 칩니다. 
영화는 12척의 배 밖에 없는 조선 수군을 이끄는 이순신의 비장미를 초반에 가득 채웁니다. 

백의종군하던 이순신(최민식 분)이 자신을 고문했던 왕을 위해 싸우지 말고 도망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들 이회(권율 분)의 말에 충은 백성을 향하는 것이라는 말로 일언지하에 거절합니다. 또한 다른 장수들도 선조의 명령대로 조선 수군을 버리고 육군에 합류하자고 집단 항명을 합니다. 

그러나 이순신은 도망자를 단칼에 베어버리면서 벽파진에서 배수의 진을 칩니다. 여기에 막 건조 중인 구선(거북선)이 배설이 불을 지르면서 도망을 가버리면서 전선의 선두에 서야 할 구선마저 사라져버립니다. 벽파진에는 두려움이라는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했고 장수들은 이 무모한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면서 읍소를 합니다. 그러나 이순신은 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 마을의 집을 불태우면서  죽고자 하면 살 것이며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는 말로 이 두려움을 죽을 각오로 다스리려고 합니다.

초반 1시간은 이순신이 처한 위기 그리고 이 길목을 막지 못하면 조선은 망한다는 소명의식으로 가득 채웁니다. 


반면 일본군은 해류를 잘 아는 해적 출신의 구루지마(류승룡 분)을 긴급 투입하면서 이순신에 대한 복수의 칼을 갈고 있습니다. 이미 조선 수군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일본 수군들은 하루라도 빨리 일본 육군 고니시가 선조의 목을 차지 하기 전에 자신들이 남해를 지나 서해를 통해 한양에 입성해서 선조를 잡겠다고 들떠 있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이순신은 무서운 강적이라면서 두려움에 떠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한산대첩에서 크게 내상을 입은 와키자카(조진웅 분)입니다. 여기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인물이 예승이 아빠 류승룡입니다. 류승룡이 등장하는 장면은 전장의 북소리보다 더 웅장한 배경음을 깔면서 구루지마가 등장하는데 그 눈빛과 공기가 마치 저승에서 온 악마같은 포스입니다. 

구루지마는 와키자카가 진도를 둘러서 가자고 제안을 하지만 구루지마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서 자신은 가장 빠른 지름길로 서해로 갈것이라면서 이순신과의 일전을 거부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장의 무기 2개를  준비해서 이순신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고 하죠. 

영화 초반 1시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이순신 장군의 꿈에 칠천량 해전에서 죽은 전우들의 영혼이 나타나서 억울하다는 말을 하는 모습에 술을 따라서 한 잔 받게나~~ 하는 장면입니다. 이순신 자체도 두려움에 떨고 있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순신이 마치 신처럼 묘사되지만 이 영화는 이순신도 인간이고 흔들리고 두려움에 떠는 인간적인 면모를 참 많이 보여줍니다.

이는 이 영화가 난중일기에 바탕을 둔 영화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난중일기를 읽어 보지 못했지만 그 책에는 이순신이 느끼는 고통과 고민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하네요. 이 인간미가 느껴지는 거대한 장수 연기를 최민식이 다 담고 있습니다. 감히, 말하지만 김명민의 이순신은 이 영화를 통해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순신의 실제 나이와 똑같은 53세의 최민식이 보여주는 성웅 이순신의 연기는 올드보이의 그 연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 명량이 해전이 시작 되기 전에 숭고한 비장미만 묘사하다 보니 약간은 우울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단 한 줌의 유머코드도 넣지 않고 있고 이는 영화 끝까지 이어집니다. 긴장과 액션만으로 담긴 영화라서 유쾌함을 느끼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수 많은 배우들이 나오지만 오로지 이순신만 보인다는 것도 좀 아쉽기는 합니다. 

그러나 유쾌하지는 않아도 다 보고 나면 통쾌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며 실제로 명량해전은 12 vs 330의 싸움이 아닌 1 vs 330의 싸움이었기에 이순신만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조진웅과 이정현 진구 등이 나오지만 그들이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교롭게도 이름이 권율인 배우가 연기한 아들 이회가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요 근래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맘에 드는 액션을 담은 명량

영화 명량은 1시간이 지난 후 70분간 쉴 새 없이 액션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명량 해전이 시작됩니다. 12척의 판옥선을 이끌고 울돌목 길목에 서서 330척의 왜선과 대치합니다. 그런데 12척의 판옥선은 1자 배치를 해야 하는데 11척의 배가 모두 뒤로 물러섭니다. 오로지 이순신이 탄 대장선만 선두에 서고 나머지 판옥선들은 두려움의 전염병에 걸려서 뒤로 물러섭니다. 아직도 무모한 전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졸렬한 조선 수군을 보고 구루지마가 선봉장에 서면서 돌격을 감행합니다. 이에 대장선은 포탄을 발사해서 앞서 나오는 일본 수군의 배들을 격침시킵니다.  실제 전투는 12 vs 330이 아닌 1 vs 330입니다. 혼자 일본의 수군을 맞서는 장면은 숭고함까지 느껴집니다. 이렇게 원거리 공격전을 하다가 일본 배들이 대장선을 둘러 쌉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육박전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영화 명량이 놀라웠던 점은 뛰어난 고증과 함께 해전을 아주 잘 묘사했다는 것입니다. 먼저 CG입니다. 70년대에 나온 영화 이순신에서는 미니어쳐로 이 해전을 담았다면 이 영화는 완벽에 가까운  CG로 적선들의 격침과 판옥선과 개싸움을 하는 육박전까지 아주 리얼하게 담고 있습니다. 가장 걱정 했던 것이 CG였는데 제 기우였네요. 허리우드 영화 빰치는 심지어 비슷한 해전 영화였던  적벽대전보다 도 더 뛰어난 CG를 보여줍니다. 

특히 포술이 발달한 조선 수군들의 포 쏘는 과정을 넘어서 당시 사용한 다양한 조선 수군의 포탄을 보여줍니다. 원거리에서는 천자총통을 쏘다가 근접전을 할 때는 크레모아 같은 작은 구슬이 들어가 있는 조란탄을 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정말 압권이더군요.

여기에 시한폭탄 같은 무기를 쏘는 등 다양한 화포 무기가 나옵니다. 여기에 거대한 통나무 같이 생긴 대장군전이 날아가는 장면 등등은 이 영화가 얼마나 역사적인 고증을 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또한, 갑옷이나 상대 일본군둘의 전투 묘사도 아주 정밀합니다. 모든 것을 고증을 통해 재현 했다는 것이 아주 맘에 듭니다. 


물론 모든 것을 사실에 근거해서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상자 숫자만 보면 조선 수군의 피해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는데 선상에서 백병전을 합니다. 실제 전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백병전은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해도 아주 일부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명량은 육박전이 꽤 일어납니다. 일본 수군들은 배 특성상 포를 실을 수 없었고 어꺠에 견착하는 포탄만이 있었었습니다. 이러다보니 무조건 달겨 들어서 갈고리로 배와 배를 이어서 건너서 싸우는 전형적인 해적 전법을 이용합니다. 이를 잘 아는 고려와 조선은 포를 실을 수 있고 빠른 물살에서도 360도 제자리 턴이 가능한 판옥선을 발달 시켜서 근거리에서 왜구들을 격파 시켰습니다. 

이렇게 포술과 총술 전쟁이 많은 해전에서 백병전이 꽤 나옵니다. 이는 영화적인 재미를 위한 장치 같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실제 역사만을 그대로 충실하게 따랐다면 재미가 없었을 수 있습니다. 포질만 하는 전쟁은 재미없죠. 이렇게 백병전이 배 위에서 일어나는데 이 모습이 아주 볼만합니다. 특히 이 영화의 가장 압권인 장면은 판옥선 위에서 일본 수군과 조선 수군이 뒤엉켜 싸우는데 노를 젖는 백성까지  갑판으로 올라와서 싸우는 백병전을 1분이나 되는 롱테이크로 판옥선을 반 바퀴 돌면서 촬영합니다. 이는 합이 아주 잘 맞아야 하는데 이걸 아주 잘 담아내네요. 여기에 이순신의 명민하고 기민한 대처법은 마치 전술의 신과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과 후반의 몇몇 부분만 빼면 이 영화는 명량해전의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따릅니다. 
특히, 우리가 역사적인 기정 사실로 알고 있는 울돌목에 사이에 쇠사슬을 걸어서 조선 수군이 지나간 후에 쇠사슬을 당겨서 왜선들이 급한 물살에 서로 뒤엉켜서 스스로 격파 된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는 안 나옵니다. 저는 언제 쇠사슬 끌어 올리나하고 기대하면서 봤습니다. 이순신이 나올 때 마다 이때인가? 아닌가? 하면서 보는데 쇠사슬은 안 나오네요

응? 뭐지 쇠사슬 보러 왔는데 왜 쇠사슬을????
그리고 검색해 봤는데 그게 사실이 아닌 설화라고 하네요. 분명 KBS 다큐에서도 봤고 쇠사슬 건 흔적 찾고 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닌 설화로 인정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난중일기에도 수 많은 역사서에 쇠사슬이라는 것이 나오지 않다는 것과 함께 후손들이 선조를 영웅 만들기 위해서 만든 소리가 많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런 설화가 나온 이유는 어떻게 12척으로(실제로는 1척으로 맞짱 뜬 것이지만) 330척을 물리쳤냐는 말도 안되는 전쟁을 이해시키기 위한 장치 같기도 하네요.  12척으로 330척을 이긴 비결은 울음 소리 같은 거대한 소리를 내는 울돌목의 빠른 조류 때문입니다. 


이순신은 이 물때를 잘 알고 있었고 기동성은 떨어지지만 참나무로 만들어서 일본 배 보다 강한 나무 소재와 제자리에서 360도로 턴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속도는 빠르지만 방향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일본 배들의 특징을 적극 이용합니다. 

충파라고 하는 그냥 배 들이받기 장면등은 정말 시원하고 통쾌합니다. 가뜩이나 일본의 도발이 많은 요즘에 그 통쾌함은 더 크게 증가 했습니다. 영화 명량은 이 거대한 조류의 물결을 넘어서 거대한 회오리가 부는 울돌목 해전을 아주 실감나게 묘사를 합니다. 제가 김한민 감독의 전작인 영화 최종병기 활을 좋게 평가하지 못한 이유는 활 액션은 최강이고 쫄깃하지만 액션 규모가 소규모 분대만 나오는 듯한 모습에 아쉽다고 느꼈는데 이런 아쉬움을 거대한 해전 액션으로 다 날려 버립니다. 

앞으로 액션 영화하면 김한민 감독입니다. 이 영화가 성공하면 이순신 3대 대첩을 모두 영화화 한다고 하는데 명량은 대박 느낌이 납니다. 최소 5백만 명은 볼 듯 하네요. 



액션, 스토리, 연기 3박자가 잘 맞은 영화 명량

액션은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 스토리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너무 비장미만 담으려고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에도 전체적인 스토리는 좋습니다. 특히 스토리의 강약 조절이 아주 좋습니다.

이 명량의 주제 중 하나는 두려움입니다. 일본군이나 조선군이나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와키자카는 이순신이라는 이름에 덜덜 떨고 있었고 조선군과 백성들은 일본군의 규모와 잔학성에 두려움을 떨고 있었습니다. 이 두려움을 어떻게 이용하느냐를 이 영화는 잘 보여줍니다. 두려움에 이순신 장군의 공격 명령에도 뒤로 물러서 있던 11척의 배가 두려움이 어떻게 용기로 변하는 지를 잘 보여줍니다. 영화 말미에 노를 젖던 군인과 백성들이 이런 개고생을 후손들이 알아줄까? 하는 농담은 뭉클하기 까지 하네요. 이런 선조들의 용기 떄문에 우리가 있는 것 아닐까 하네요. 무능한 위정자가 아닌 선량한 백성들이 조선을 지켰다고 봐야죠. 

또한 이순신이 충은 임금이 아닌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말도 마음을 울리네요. 
다만. 어떻게 12척이 330척을 이겼는지에 대한 설명 중 조류의 흐름에 대한 설명이 살짝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시간대 별로 일본 수군에서 조선 수군쪽으로 흐르다가  간조기를 지나서 반대로 조선 수군이 순류를 타고 일본 배들을 격파하는 장면 전에 조류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설명 했으면 어떨까 했습니다. 설명이 없는 것은 아닌데 너무 쉽게 말하는 것 같아서요. 

연기는 다른 배우들이 많이 보여지는 것이 아니기에 최민식과 류승룡 이 두 사람이 다 이끈다고 봅니다. 
최민식의 연기는 표현하는 것이 불필요할 정도입니다. 그냥 이순신 그 자체입니다. 


오랜 만에 본 통쾌한 한국 영화입니다. 정말 한국 영화 보면서 이렇게 통쾌한 느낌은 오랜만이네요. 
스토리 액션 그리고 연출력도 꽤 좋은 영화입니다. 초반 부분도 전 참 좋게 봤지만 드라마 별로 안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살짝 지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비장미를 끌어 올리는 시간을 지나면 본격적인 해전에서 눈이 시리게 많은 액션과 거대한 액션이 나옵니다. 

영화에서 조선 수군을 돕는 일본인으로 나오는 일본인 배우의 용기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별 ★★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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