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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실명제 효과도 없는 페이스북의 실명제도. 이제는 닉네임도 허용해야 한다

by 썬도그 201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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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구글의 SNS서비스인 구글플러스는 기존의 실명제를 철폐하고 닉네임을 허용할 것을 구글플러스 공식계정을 통해서 발표 했습니다. 


출처 : https://plus.google.com/+googleplus/posts/V5XkYQYYJqy

구글플러스와 유튜브는 원칙적으로 실명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조금만 이상한 이름을 가진 프로필 이름을 생성하면 확인 메일이 옵니다. 진짜 실명이 맞느냐고 묻는 정도라서 한국의 하루 방문객 10만 명 이상의 게시판을 가진 대형 커뮤니티나 사이트가 의무적으로 서비스 해야 하는 핸드폰을 통한 아주 강력한 실명제 정책보다는 느슨합니다. 

그럼에도 실명을 쓰라고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부터 구글 플러스에서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사용해도 된다고 허용 했습니다. 지난 3년간 고수했던 실명주의를 철회한 이유는 실명제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많은 사용자들이 있다는 것과 함께 실명을 쓰라고 강요는 하지만 저와 같이 닉네임을 쓰는 사람도 꽤 많아서 개방적인 정책으로 변경을 했습니다. 

이에 구글은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쳐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실명을 쓰면 신뢰가 높아진다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한 주장

인터넷은 태생적으로 익명과 닉네임으로 이루어진 세상이었습니다. 인터넷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PC통신은 실명이 아닌 자신이 직접 만든 닉네임을 사용한 세상이었습니다. 내 이름(실명)은 내가 지은 것도 나의 정체성을 담는 이름이 아니지만 닉네임은 내기 직접 지은 이름이자 나를 대변하고 내 정체성을 담은 이름입니다. 물론 대부분은 아무 생각 없이 지은 닉네임이 많겠지만요. 

닉네임을 써도 PC통신 세계가 쓰레기장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강력한 선민의식이 있었고 뛰어난 자정능력이 있었습니다. 이는 초창기 인터넷 시절에도 잘 유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온 국민이 쉽게 인터넷을 하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이 오프라인 세상과 동일하게 사기와 욕설이 심해졌습니다. 

악플을 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명의 유저들입니다. 익명의 뒤에 숨어서 남의 집 벨을 누르고 도망치는 유아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정부는 악플 방지와 신뢰도 높은 인터넷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강력한 실명제를 실시합니다. 정부가 취한 행동은 페이스북처럼 실제 본인의 이름을 쓰라는 것이 아닌 그 닉네임을 사용하는 사람이 실제 본인인지를 확인하는 제한적 본인확인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몇몇 대형 포털과 커뮤니티는 실명제를 요구 했는데 대표적인 곳이 네이트였습니다. 


실명제를 했다가 오히려 전국민의 개인정보를 털려버린 대한민국

정부가 실명제를 추진한 이유는 언어폭력,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개인정보 유출 방지가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실명제를 했다고 언어폭력이 줄어 들지도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가 줄어 든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 방지가 목적이었던 실명제도 때문에 회원들의 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와 각종 정보가 수 많은 해킹을 당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의 개인정보가 털리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개인정보를 요구해 강력한 실명제를 펼쳤던 정부는 오히려 개인정보를 전세계에 퍼트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헌법재판소에서 실명제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다

2012년 8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대해서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립니다. 
위헌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한 후에 불법 게시물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지 않았다는 것과 인터넷 실명제가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위축 시킨다는 것과 게시판 정보의 유출 가능성과 해외 서비스와의 형평성과 주민번호가 없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등을 들면서 위헌 결정을 내립니다


실명으로 사기 치는 인간이 많은 세상. 사람이 문제지 닉네임와 익명이 문제가 아니다. 

닉네임과 익명이 아닌 실명으로 사는 우리들 세상이 온갖 사기와 폭력이 난무합니다. 하물며 그 인간들이 인터넷을 한다고 달라지겠습니까? 문제의 근원은 우리들의 평균적인 도덕성이지 익명 또는 닉네임을 쓰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기 치거나 남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람들은 실명으로도 사기를 치고 명예훼손을 합니다. 그러나 마치 익명이나 닉네임이 문제라고 문제를 이상한 방법으로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익명의 뒤에 숨어서 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이 많고 아무래도 익명이라서 쉽게 더 심한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실명으로 쓴다고 악풀이 줄어 드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실명을 썼었던 네이트 뉴스 게시판을 보면 실명일 뿐 악플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실명의 효과가 전혀 없음을 네이트가 잘 보여줬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실명도 익명 또는 닉네임을 쓰는 것과 그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고 예전처럼 정제되지 않는 말들을 쉽게 내던질 것입니다. 실명이 가져오는 효과는 자기검열 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혹시나 내 실명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지레 겁을 먹고 댓글을 쓰지 않는 정보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광활한 인터넷이라는 바다에서 내 실명을 알아볼 주변 사람은 없습니다. 또한, 동명이인이 얼마나 많습니까? 오히려 독특한 닉네임이 그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식별방법입니다.  이런 인터넷 실명제의 폐해를 수 많은 나라가 지켜보고 있고 중국도 인터넷 실명제를 하려고 했다가 한국에서 실명제를 철회하는 모습을 보고 수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한국을 반면교사 삼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명제를 유지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바로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의 실명제. 이제는 닉네임도 허용해야 한다


저의 블로그 닉네임은 썬도그입니다. 본명보다 닉네임이 더 유명합니다. 이 닉네임을 쓰게 된게 블로그를 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이니 약 8년 간 본명보다 더 많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닉네임을 구글플러스나 페이스북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본명을 썼지만 제 닉네임이 더 유명하기에 닉네임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년 전에 SNS전문가라는 분이 저에게 닉네임을 쓰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자신은 페이스북에서 닉네임을 쓰는 사람의 이웃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시는데 그 근거로 페이스북 정책을 거론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태생적으로 실명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재학생을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였기 때문에 실명제를 고수 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만남이 빈번하기 때문에 실명제가 좀 더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또한 페이스북은 실명제를 쓰는 이유로 높은 신뢰도 구축과 실제 사람과 이야기를 하듯 커뮤니티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거론 했듯 실명을 쓴다고 신뢰도가 높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또한 실명을 쓴다고 해서 그 페이스북 이용자가 더 높은 신뢰도를 가지는 것도 아닙니다. 

제 페이스북 이웃 중에는 저처럼 닉네임을 쓰는 분도 계시고 실명을 쓰는 분도 계시지만 닉네임과 실명으로 그 사람이 신뢰도가 높고 낮음을 판별할 수 없습니다. 신뢰도는 닉네임과 실명의 구분이 아닌 페이스북 이웃과 저의 커뮤니케이션이 쌓이면서 생기는 것이지 이름만 가지고  넌! 실명이라서 신뢰도가 좋아요!!  넌! 닉네임이라서 신뢰도가 낮아요!! 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걸 계속 강요하고 있습니다. 
제가 닉네임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제 본명보다 이 닉네임에 더 많은 명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를 식별하는 방법이 본명보다 닉네임이 훨씬 더 뛰어납니다. 실제로 블로그 닉네임과 본명이 매치가 되지 않아서 지금도 이분이 어떤 블로그의 운영자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자신의 블로그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지 않으면 아는 블로거인지 아닌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전 오히려 실명을 쓰는 블로거 분들을 보면 익숙한 블로그 닉네임으로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페이스북은 강력한 실명제로 인해 이름을 함부로 바꿔도 안 되며 이상한 이름을 쓰면 계정을 박탈할 수도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본명이 아닌 필명이나 닉네임을 썼다가 계정이 박탈 당한 사례가 많습니다. 

신기하게도 저는 썬도그라는 닉네임을 수년 째 쓰지만 경고 메일도 문의도 없었습니다. 3글자라서 그런가요?
아무튼 페이스북의 실명제는 인터넷이란 개방적인 공간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실명제의 장점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플러스처럼 닉네임도 허용하고 실명도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면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이름으로 운영하게 해줬으면 합니다


신뢰는 실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명성에서 나온다

신뢰는 실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신뢰는 그 사람이 쌓아 온 명성에서 나옵니다. 수 많은 연예인들이 가명을 쓰는데 가명 썼다고 신뢰도가 나쁜 연예인이라고 매도를 합니까? 실명과 가명 닉네임은 그냥 하나의 결과물이지 과정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의 신뢰도는 결과가 아닌 지나온 행동과 삶이 담긴 그 과정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약력과 경력을 적는 이유가 뭡니까? 다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면서 신뢰를 단 시간에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본질은 외면하고 실명에만 매달렸던 것은 아닐까요? 한국의 인터넷 실명제 실패는 한국 정보의 낮은 신뢰를 보여줬습니다. 

이는 세월호 사고가 나자 수학여행이 문제라면서 수학여행 금지를 시키고 수영을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수영을 의무 교육화 시키려고 하고 해경이 문제라면서 해경을 해체하며 관심사병이 문제라면서 왕따라는 본질을 오면하고 더 촘촘하게 관심사병을 분리하고 관리하려는 꼰대들의 나라가 한국입니다.

이런 신뢰가 낮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실명으로 활동합니다. 수 많은 공직자들이 바로 실명으로 활동하면서도 얼마나 뻘 짓을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뢰는 이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내 행동과 지나온 삶이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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