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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자존감이 세상을 좀 더 밝은 세상으로 만든다.

by 썬도그 201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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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밤, 편의점에 들렸습니다. 술을 알딸딸하게 먹어서 담배가 많이 땡기더군요. 담배 끊어야 하는데 술과의 상관관계 때문에 쉽게 끊지 못하고 있네요. 그렇게 따뜻한 봄 기운에 취해서 새벽 거리를 바라보면서 담배를 피고 있었습니다.


택시만 지나가는 이면 도로에 휘황찬란한 거대한 물류 트럭이 저 멀리서 형광등 20개를 켠 듯한 아우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제 눈은 그 찬란한 트럭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 만큼은 아니지만 LED 조명으로 치장한 트럭은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같았습니다. 

그렇게 넋을 놓고 그 트럭을 바라봤습니다. 
한국에도 저런 데코 트럭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피던 담배를 껐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피어나네요. 

"저 트럭 운전자는 자존감이 참 대단한 것 같아" 라는 혼잣말을 했습니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

중학생 조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은 커서 작가가 되겠다는 확고한 꿈이 있다면서 자존심과 자존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물었죠.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가 뭔데?

"자존심은 남이 날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반응이야. 남이 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자존심이 상하고 안 상할 수 있어"
"그럼 자존감은?"
"자존감은 자신을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야. 남이 아닌 내가 주인이 되어서 내가 세우는 존재감이야.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자존감이 있어.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자존심만 있지"

헐! 정말 헐이 나왔습니다. 너 어디서 그런 걸 배웠니? 라는 물음에 책에서 읽었다고 합니다.

밑 바닥 인생에 자존감을 심어준 예술가

다큐 웨이스트 랜드를 봤습니다. 이 다큐는 브라질 쓰레기 매립지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주워서 파는 '카타도르'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한국과 같이 분리 수거가 보편화 된 나라가 아니라서 온갖 쓰레기가 한꺼번에 쓰레기 차에서 쏟아져 내립니다.

그럼 그 쓰레기 차에서 쏟아진 쓰레기 중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PVC나 PP 재질의 플라스틱과 유리병 그리고 종이 등을 주워서 재활용 업체에 팔아서 돈을 법니다.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사진작가인 '빅 무니즈'는 쓰레기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마약에 쩌들고 사회 밑바닥 인생이라는 소리에 겁도 먹고 부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단단히 준비한 '빅 무니즈'는 브라질 리도데자이네루 외곽의 쓰레기 매립지를 찾아서 사전 답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쓰레기를 주워서 생계를 이어가는 '카타도르'들이 생각보다 밝은 모습에 놀랍니다. 

이들은 우리가 생각 했던것과 달리 그 생태계에 적응하면 웃음과 행복을 나름대로 찾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형편에 맞게 살면서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물론, 힘들죠. 냄새가 나고 가끔 쓰레기 속에서  죽은 시체가 나와서 '카타도르'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줍니다.

'빅 무니즈'는 이들에게 예술을 알려줍니다. 버려진 쓰레기를 모아서 거대한 초상 그림을 '카타도르'들이 직접 만들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카타도르'가 만든 작품을 영국에서 경매해서 판매합니다. 

다큐 속 '카타도르'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빅은 우리에게 자존감을 알려줬어. 빅을 만난 후에 누군가가 내 직업을 물으면 난 당당하게 말해. 난 카타도르라는 재활용 분리 수거업자다"



소명의식과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연일 황제 노역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법원에서 내라고 하는 벌금을 낼 수 없다고 하자 광주의 향판(한 지방에서 오래 지낸 판사)가 일당 5억원을 감해주는 조건으로 노역형을 지시합니다. 

200억이 넘는 벌금을 낼 수 없다고 하자 일당 5억원이라는 몰상식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인가요?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는데 가진자에게는 일당 5억원이고 못 가진자는 하루 일당 5만원입니다. 같은 노역형인데 너무 차이가 나죠. 

이 판결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전 이런 판결을 한 향판이 참 자존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본분을 잊고 이상한 판결을 했습니다. 소명의식은 전혀 없는 판사죠. 이런 사람이 한 둘입니까? 검사, 국정원, 고위 공무원들의 이해 못하는 행동들을 보면 자신의 위치와 직분은 외압에 너무 쉽게 무너집니다.

다들 소명의식이 없고 자신보다 더 큰 권력에 눈치를 보는 사람들입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정권의 개이자 권력의 시녀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존심은 있을지 몰라도 자존감은 없습니다. 어떤 판단을 할 때 자신이 아닌 외부의 시선에 휘둘립니다. 그러니 외압에 쉽게 굴복합니다.



<다큐 웨이스트 랜드의 스틸샷>

자존감이 필요한 시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마라


혼자 영화 보러 가본 적 있으신가요? 혼자 밥을 먹어 본 적 있으신가요? 정말 입고 싶은데 이목 때문에 주저하다가 결국 못 입은 적이 있나요? 남 부끄럽고 남 창피한 적 많으신가요? 한국인이라면 남세스럽다면서 하지 못한 행동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목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남의 시선에 좌지우지 되는 삶들이 널렸습니다. 
남의 시선 때문에 하지 못한 행동들을 반대로 생각하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많은 사회가 한국 사회입니다. 그러니 남에게 으시 되기 위해서 과소비를 하거나 과시적인 소비를 합니다. 빚을 질지언정 남들에게 잘나 보이기 위해서 과시를 하는 것이 한국 사회입니다. 

남의 시선에 휘둘리는 삶을 평생 삽니다. 
그러니 자기 자식이 좋은 대학 못 가고 좋은 직장 못 가고 결혼을 못하면 창피해 합니다. 반대로 자기 자식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다니면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고 그런 사람은 우리는 과시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부러워 합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세요. 자신의 행동 중에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신이 만족하면 그게 설사 이목을 집중하고 평균에서 벗어난 행동이라도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행동이 몇 이나 있습니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동이라면 뭐든 해도 되지만 우리는 이목이라는 남의 시선의 포로가 되어서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 삶이 행복한가요? 그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지 잘 아시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남의 시선에 너무 신경 씁니다. 
이게 다 자존심만 있고 자존감이 없는 사회의 단면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존심은 외부의 시선의 결과물이고 자존감은 내 시선의 결과물입니다. 자신에 대한 존경심과 존중심이 없으니 남의 시선에 쉽게 휘둘리고 까라면 까!라는 말에 고개를 숙입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자존감이 강한 사람에게 발길질을 하는 사회가 한국 사회입니다. 
쉽게 말하면 대든다 이거죠. 대듬에는 비논리적인 것이 많습니다.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가면서 시키는대로 하지 않는 자존감이 강한 사람을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조인트를 까죠. 

시쳇말로 가오를 세우기 위해서 무리한 행동들을 많이 하는 우리입니다. 자신의 소득보다 과한 소비를 하는 과소비족, 허영심에 쩐 사람들. 자신 보다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성형하는 사람들 모두 자존감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생활의 달인이나 EBS의 극한 직업을 보면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을 봅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 상관 없이 자신의 분야와 직업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그런 사람들에게 감동을 받습니다. 데코 트럭을 몰고 다니는 그 트럭 운전사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존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새벽 거리에서 담배를 물고 지나가는 데코 트럭을 보고 이런 생각을 단 5분 만에 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몽우리가 진 벚꽃을 보고 넌! 자존감으로 피니 자존심으로 피니? 아마도 자연은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으로 지속 되는 것 아닐까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사람들의 바람과 상관 없이 때가 되면 피는 그 힘은 분명 자존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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