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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잡학 백과사전 세상의 모든 지식

by 썬도그 201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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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은 점은 꼽으라고 하면 10손가락이 모자랍니다. 책은 친구이자 스승이자 이야기 꿀단지이자 지식의 보고입니다. 책은 우리에게 지식을 넘어 지혜를 전해줍니다. 그렇다고 모든 책이 내 지식과 지혜가 되지 않습니다. 나만의 주관을 가지고 그 지식을 체화할 때 바로 내 지혜가 됩니다. 또한, 책 한 권 만 읽고 인생이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많은 책을 읽어서 영혼의 온도를 99도까지 끓어 올린 후 우연찮게 한 권의 책이 100도까지 끓어 올리게 하면 그 책에 근 감명을 받게 되죠.
책의 유용함은 따로 설명해야 할 정도로 많고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 책이 인기가 예전만 못합니다. 특히 백과사전류의 책은 더더욱 인기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위키피디아나 네이버 지식인과 수많은 블로거들이 쓴 글들이 많은 지식을 간편하고 먹기 좋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



잡학 백과사전 '세상의 모든 지식'

7~80년대 아이가 있는 집에 꼭 있던 책은 백과사전입니다. 백과사전에는 수많은 지식이 가득합니다.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는 정보와 지식들이 촘촘히 적혀 있고 이 놀라운 지식세계에 푹 빠져 살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종이책으로 된 백과사전은 인터넷이 나온 후에 큰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정보의 정확성은 인터넷보다 좋지만 다양한 생각이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점과 함께 느린 업데이트는 큰 단점이죠. 그래서 위키피디아가 인기가 있나 봅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입니다. 그러나 시쳇말로 개나소나 인터넷을 하다 보니 정보의 부정확성과 오류들이 넘치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진실로 위장하고 인터넷 바다에 뿌려지고 있고 정보의 질도 점점 하락하고 있습니다. 요즘 네이버 지식인을 보면 예전과 다르게 미덥지가 않습니다. 위피키디아도 집단 지성을 이용한다고 했지만 점점 지식의 질이 떨어지면서 소수의 지성이 집단체를 이루는 형태가 더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종이 백과사전이 인기를 끌 것 같기도 하네요. 현실적으로 그건 쉽지 않고 종이 백과사전을 만드는 방식으로 몇몇의 저자가 모여서 백과사전을 만들고 그걸 온라인에 공개한 후에 업데이트를 수시로 하는 유료 온라인 서비스 형태가 어떨까 합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은 백과사전은 아닙니다만 백과사전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ㄱ~ㅎ순으로 한 단어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재미있게도 정통 백과사전과 다르게 책 많이 읽은 저자가 자신이 찾은 지식을 엮어서 저자만의 시선으로 한 사물이나 사건, 역사적 사실을 해석해 주는 책입니다.


1 고양이 상인 휘딩턴
2 공공욕장
3 과거제도
4 그라쿠스 형제
5 금주법
6 기록의 도구
7 기베르티 대 브루넬레스키
8 기원전과 기원후
9 꿈의 비문
10 나스카 지상화
11 낙하산
12 노예무역
13 대장정
14 데카르트 좌표
15 도로

이런 식으로 하나의 단어와 역사적 사실이나 우리가 잘 모르는 이야기를 캐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잡학 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네요. 그 이유는 딱딱한 백과사전 식의 설명이 아닌 저자의 확고한 주관과 아주 친절한 설명과 비유 때문에 챕터 하나하나가 활어처럼 팔딱거립니다. 총 150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데 관심 있는 것부터 읽어도 됩니다. 저는 그냥 쭉 읽었는데 재미없는 부분도 있지만 호기심이 많아서인지 대부분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그중 몇 개만 소개하겠습니다.

<디엔비엔푸 전투> 우리에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전쟁인 베트남 전쟁 이전에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였습니다. 이 프랑스와 베트남과의 전쟁이 디엔비엔푸 전투였고 이 전투에서 패하면서 프랑스는 베트남을 떠납니다. 산악지형을 이용한 게릴라전에 능한 베트남군을 잘 아는 프랑스군은 넓은 평지에 거대한 기지를 만들고 거점을 만듭니다. 이에 베트남군은 이 요새 같은 프랑스 기지를 선제공격을 합니다. 그러나 이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야포를 이동시키고 프랑스 공군을 피해서 이동을 해야 하는 등의 악조건이 있었습니다. 특히 군량미는 턱없이 모자랐죠. 이때 베트남 민간인들은 20kg의 식량을 메고 무려 1천 킬로미터나 되는 행군을 해서 2kg의 식량을 베트남 군에게 전달합니다. 도로가 없이 1천 킬로미터를 행군을 했던 민간인들의 활약으로 베트남군은 2달여나 진행된 전투에서 승리하고 이 불굴의 의지네 놀란 프랑스군은 베트남에서 떠납니다. 그리고 미군이 들어오죠. 이외에도 바이올린의 역사와 바티칸 시티에 대한 이야기, 보어전쟁도 흥미롭습니다.

제4차 십자군 원정 이후 10년이 지난 후에 프랑스 북부의 한 마을에서 양치기 소년 하나가 신을 접합니다. 에티엔이라는 이 양치기 소년은 신의 계시라는 말에 무려 3만 명의 아이들이 에티엔 주변에 모여듭니다. 에티엔은 출처불명의 편지 한 통을 들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 수천 명의 소년 소녀가 에티엔을 따랐습니다. 에티엔은 살아 있는 천사 대접을 받습니다. 그리고 에티엔과 그 무리들인 소년들은 소년십자군이 됩니다. 4차례의 십자군 원정이 모두 실패로 끝이 났는데 이런 어른들의 무모함을 아이들까지 따라 하네요. 12살 정도의 아이들이 대부분인 소년십자군은 마르세유항에 이르자 무려 3만 명이나 되는 큰 규모가 됩니다. 이 소년십자군은 7척의 배에 타고 예루살렘을 향해 출발합니다. 그런데 두척은 난파당하고 나머지 배에 타고 있던 어린 십자군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내리자마자 노예 상인들에게 팔려갑니다. 전 이 내용을 읽으면서 십자군이라는 어른들의 광끼가 아이들에게까지 전염되는 모습 같아서 씁쓸하더군요.


이외에도 램브란트의 야경이라는 그림이 밤을 묘사한 그림이 아닌 낮을 묘사한 그림인데 실내에 걸려 있던 그림이 난로 연기에 그을려서 야경처럼 변한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이런 잡다한 그러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합니다. 하나의 주제를 다룬 책은 길고 지루해서 읽기 힘들지만 이 책은 궁금한 부분만 골라서 읽어도 되고 내용도 참 실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다 읽고서 저자가 궁금했습니다. 김흥식이라는 저자인데 이 책은 2007년에 썼고 <한국의 모든 지식>도 집필했습니다. 이 책도 다 읽었는데 이 책도 곧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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