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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외국사진작가

세상은 형편대로 산다. 중국의 잡종 의자 (사진작가 마이클 울프)

by 썬도그 201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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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돌아보는 강연을 듣고 있는데 강연자는 "형편대로 삽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강연자는 서울을 이해하기 위해서 창신동의 쪽방촌에서 하루를 자는 체험을 직접 합니다. 그 쪽방촌은 딱 한 사람이 누울 정도의 공간을 제공 했는데 좁은 공간이지만 아주 편리한 구조와 도구들로 인해 큰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누추한 곳에 살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측은한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그건 무례한 시선이라고 말하면서 그들도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자신의 형편에 맞게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이말이 참 좋습니다. "형편대로 산다" 살림이 적으면 적은대로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거기에 맞춰서 다들 살아갑니다.  그런데 나보다 가진 것이 적다고 항상 우울한 표정으로 불행하다고 한탄만 하고 살 것이라고 우리는 지례짐작하죠. 아닙니다. 그냥! 다들 형편대로 삽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창발적 사고로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주변의 도구를 이용해서 필요한 도구를 만들어냅니다.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이 없는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전화국의 선불카드를 이용해서 계좌이체를 이용합니다.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는 자체가 필요에 대한 욕구가 뛰어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입니다. 

사진작가 마이클 울프(Michael Wolf)는 중국을 다니면서 잡종 의자들을 촬영했습니다. 이 잡종 의자는 공산품이 아닌 남이 버린 의자를 창의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의자의 역할만을 바라보기에 못생겼지만 의자로써의 역할은 충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가면 이런 의자들 꽤 있죠. 전 이런 의자들이 공산품 의자보다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 의자에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유형학적인 사진입니다. 저는 사진의 미학을 믿긴 하지만 미학이라는 것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기에 전 미학 보다는 이런 기록성이 풍부한 사진이 좋습니다. 지금 당장은 뭐 이런 것을 다 찍었나 하지만 시간이라는 더께가 쌓이고 쌓이면 은은한 아우라가 생깁니다.

전 점점 현실을 드러내고 담고 보여주는 이런 유형학적인 도감 스타일이 더 좋아집니다. 제가 만약 유형학적인 사진을 찍는다면 철길변에 있는 집들의 사진과 함께 전국 마을에 한 개씩 있는 거대한 나무 그리고 평상을 담고 싶습니다. 평상은 공장에서 만드는 것이 아닌 형편에 맞게 만들잖아요. 




마이클 울프라는 사진작가도 참 계속 지켜보게 되는 사진작가네요. 위 사진은 마이클 울프의 사진으로 제 블로그에서도 뉴스에서도 소개를 한 사진입니다. 홍콩의 아파트와 도쿄 출근 길의 지하철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사진의 힘이 점점 분산화 되고 있는 이 시대에 사진작가로서 살아가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미학의 세계에서 벗어나 기록성을 좀 더 추구하고 가미하면 어떨까 하네요. 물론, 기록성은 돈이 되기 힘듭니다. 돈이 되려면 30~40년이 지나야겠지요. 그게 참 문제이고 기록성에 대해서 정부가 후원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다큐 사진작가들이 힘들고 어려워 보이네요. 다큐 사진은 직업이 아닌  취미로 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는 쓸쓸한 생각도 듭니다.

출처 https://worksthatwork.com/1/bastard-ch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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