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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독서광이 쓴 책 읽기에 대한 독설로 가득한 '왜 책을 읽는가'

by 썬도그 2013.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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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들이 책에 대한 칭송을 합니다. 사람이 만든 책 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고 합니다. 공감하고 공감합니다. 분명, 책이 만든 사람은 많긴 합니다만 책이 종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누군가는 살인자가 되니까요'존 레논'을 쏜 채프먼은 자신의 대한 변론 대신에 가슴에 품고 있던 샐린저가 쓴 '호밀밭의 파수꾼'을 꺼내서 던져 주었습니다.

책이 사람을 다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책을 맹신하게 되면 책에 모든 세상의 정답이 있고 책이 가장 좋다고 칭송을 합니다.  이렇게 책을 종교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좀 심하게 독설을 날려보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거나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책이 최선이고 최고입니까? 감히, 말하자면 전 책보다는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은 책을 만나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습니다. 책 읽을 시간에 평소에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의 성품에 감회 되어 보세요.

책이 전해주지 못하는 온기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좋은 사람을 만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단, 내가 좋아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람이다 보니 복제가 안 됩니다. 따라서, 쉽게 만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불편함과 제약 때문에 대체제가 있는데 그 대체제 중에 으뜸이 바로 책입니다. 책은 복제할 수 있고 언제든지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또한 영화 같이 책을 펼치자마자 5분도 안 되어서 책에 빨려 들어가서 거기가 스키장이건 버스 안이건 지하철이건 길거리이건 카페이건 다 잊게 됩니다. 평행 우주를 느낄 정도로 몰입하게 되면 그 책 읽는 시간은 다른 세상에 사는 느낌이고 현실을 다 잊게 해 줍니다. 

그러나 이런 책에 대한 비판과 독설을 날리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책이 최고다. 책 좀 읽어라!라고 합니다. 책 좀 읽어라!라고 말하자마자 바로 책에 대한 거부감이 일어난 다는 것을 잘 모르나 봅니다. 어차피 책 안 읽는 사람은 평생을 살아도 책 안 읽습니다. 반대로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고 책에서 뒹굴거리면서 살았던 사람들은 책 좀 읽지 말라고 해도 책 읽습니다. 제 경험 상 책 읽는 사람이 책 읽지 책 안 읽던 사람들이 책 읽지 않습니다.

또한, 읽어도 무협지만 읽던 사람들은 평생을 무협지만 읽습니다. 따라서, 책 읽기에 대한 계몽이나 다그침으로는 책 읽는 문화를 확장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체관광부나 출판사나 서점들은 윈시인처럼 살지 말고 책 읽고 교양인이 되세요라고 말합니다. 그 마케팅이 먹힐 것 같습니까? 안 먹힙니다. 계몽하지 않고 좀 더 솔직하게 다가가면 어떨까요? 책 꼭 읽을 필요 없어. 책도 나쁜 점이 있지, 책이 무슨 해독제야? 힐링 해고 어쩌고 하게? 책 많이 읽으면 오히려 독선적인 사람이 돼! 그래서 적당히 읽는 것도 중요하지. 읽기 싫으면 읽지마. 세상에 즐길 것은 널렸으니까! 그런데 스마트폰 보는 그 짧은 시간에도 다른 세계에서 사는 느낌을 들게 해 줄 수 있어. 그리고 자신감이 없다면 책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만들어봐!라고 좀 더 친근하고 솔직하게 다가가면 어떨까요?

책 읽기에 대한 독설이 가득한 '왜 책을 읽는가'

 

책 읽기는 종교입니다. 성모 마리아 상 앞에서 기도를 드리는 신자의 거룩함입니다. 그래서 모범생이 아닌 껄렁껄렁한 학생이 책을 읽으면 우와~~~라고 조롱을 합니다. 책 읽는 사람들을 우러러보는 풍토가 만연한 요즘에 이런 책 읽는 풍경을 조롱하고 조소하고 독설을 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왜 책을 읽는가'입니다. 이 책의 목차만 주르륵 보면 조금은 당혹스럽습니다. 

ㆍ아이를 유순하게 길들이는 안정된 독서란 없다 
ㆍ독서만큼 이기적인 행위가 있을까? 
ㆍ독서의 영향이란 어리석은 신화에 불과하다 
ㆍ책은 독자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ㆍ독서는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위험한 능력이다 
ㆍ잃어버린 문장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ㆍ책의 먹잇감이 되어 거리를 떠도는 발레리나들 
ㆍ책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 독서는 백마 탄 왕자님 
ㆍ독자는 죽은 자들의 휴식마저 방해한다 
ㆍ첫사랑의 순진함을 되찾기 위해 읽다 
ㆍ증오의 거품을 무는 천박한 독서 
ㆍ소설에 농락당하다 
ㆍ작가보다 순수하지 못한 독자들 
ㆍ왜 독자는 책과 싸우는가? 
ㆍ책의 절반을 넘기려고 읽는다 
ㆍ오만한 작가들의 사기행각에 사로잡히다 
ㆍ책을 읽으려면 왕관을 벗으시오! 

독서의 신? 그런 것은 없다. 사람들은 그런 말을 지어내는 것조차 경계했다. 책 읽는 사람들의 자만심과 허세가 얼마나 위험한지 뻔히 알았기에 그렇다. 최고의 지성과 감수성이 만나 일을 벌인다면 엄청나게 두려운 일이 생길 게 틀림없다! 책을 읽는 
순간 독자에게는 현실을 망각하는 힘이 생긴다. 그런 독자에게 타인의 존재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 독자를 어느 누가 호의적인 눈길로 바라보겠는가? 그건 당연한 일이다 <왜
책을 읽는가> 중에서 

저자는 책을 읽는 그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을 하면서도 칭찬도 합니다. 보통의 독서에 관한 책이라면 시작부터 초지일관 책에 대한 칭찬만 하는 용비어천가 같은 책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여과 없이 다 담고 있습니다. 비판도 있고 칭찬도 있고 조심해야 할 것도 적고 있습니다 하나의 독서에 대한 에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자의 독설은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었던 페일린을 마녀로 묘사하는 모습에서 극에 달합니다. 우익을 아주 싫어하고 심지어 자신의 선배 작가들을 거침없이 비판합니다. 이런 에너지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책을 읽다가 이런 용맹함과 과감함으로 무장한 이 독특한 저자는 누구인가 찾아 봤습니다. 
저자는 '샤를 단치'입니다. 시, 소설, 에세이로 프랑스 국내 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대단한 작가이자 독서광입니다. 

"위대한 독서가들은 괴물과도 같다.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는 순간 위세를 괴시하며 겸손한 태도를 벗어난다"라는 말을 거침없이 합니다. 이래서 이 책이 매력적입니다. 독서에 대한 칭찬과 비판을 동시에 하고 있고 다른 저자들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내가 말하는 독서광들의 악취미는 너무 많은 책을 읽다 보니 치ㅜ향이 까다로워지고 지나치게 눈만 높아져서, 심하면 해괴망측한 책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장만 봐도 이 책의 성격을 대충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한 번도 읽어 보지 못한 고전 책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해서 글이 잘 읽히지 않습니다.  또한, 공감이 가는 내용도 독서에 대한 뜨끔함도 있긴 하지만 공감이 안 가는 내용도 꽤 있네요. 

그럼에도 이 책의 좋은 점은 칭찬 일색의 독서에 관한 책들 속에서 독서에 대한 비판과 쓴소리를 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을 읽지 말아야겠다가 아닌 책을 좀 더 비판적으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점이 저자 '샤를 단치'가 우리에게 원하는 행동입니다. 책을 같이 많이 읽고 책을 까자고 조용히 부축이고 있습니다. 

독설도 애정어린 독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책 읽기에 대한 독특한 시선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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