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각종 회식과 술자리에 찌들어 삽니다. 그렇게 한 해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지만 대부분은 술자리이기 때문에 진득하게 한 해를 돌아보는 것이 아닌 좋은 일이던 나쁜 일이던 그냥 술 먹고 필름 끊겨서 다 잊자는 모습 같아 보입니다. 이걸 크게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좀 더 현명하고 유용하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술은 먹데 1차는 카페에 모여서 조용히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들어보고 여러 의견을 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어떨까해요.
뭐 그런자리가 오히려 더 불편한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말 주변이 없거나 자기 의견을 조리있게 말하지 못하는 분들은 그런 자리가 불편하죠. 하지만, 말도 글도 하면 할수록 늘기에 토론 문화가 좀 더 활성화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술이 아닌 말의 잔치를 연말에 할 수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한 해를 돌아보면서 읽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김난도 교수의 '트랜드코리아' 시리즈입니다. 이 책은 2007년부터 매년 다음 해의 트랜드를 분석하고 예상하는 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책입니다. 책 내용도 상당히 부드럽고 유용하고 통찰력 높은 글들이 많아서 출간 했다 하면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이 트랜드코리아 2014 토크쇼가 지난 12월 초에 강남의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습니다.
트렌드코리아 토크쇼는 책 구매를 한 분들이 참석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강연장을 후끈 달아 오르게 했습니다.
미래의 창 출판사는 이 트랜드코리아2014와 함께 모바일트렌드2014를 동시에 출간 했습니다.
트렌드코리아라는 책은 다음해의 소비형태와 트렌드 연구를 담고 있는 책으로 한 해의 트렌드를 돌아보고 예측을 합니다. 특히 경영이나 경기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분들이 즐겨 찾는 책입니다.
트렌드코리아는 아주 특이한고 재미있게 한 해의 트렌드를 예측 하는데요. 그 해의 띠를 키워드로 해서 소개를 합니다.
2007년은 돼지띠였는데 'GOLDEN PIGS'로 2008년 쥐띠 해에는 'MICKEY MOUSE'로 했고
2010년은 호랑이 띠로 TIGEROMICS를 키워드로 삼았습니다. 이 동물띠를 이용한 키워드 활용은 그냥 단순하게 만든 것이 아닙니다. 위와 같이 TIGEROMICS의 한 자 한 자를 하나의 키워드로 풀어씁니다. 김난도 교수는 이 키워드를 선정하는 과정의 에피소드를 소개 했는데 그냥 즉흥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여러가지 단어를 놓고 키워드 하나 하나를 사전을 다 뒤져가면서 찾는다고 합니다.
트렌드코리아라는 책은 서두에는 지난 해의 키워드를 돌아보면서 얼마나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책 서두에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소개 합니다. 2013년 키워드는 뱀띠 해라서 'COBRA TWIST'로 정했습니다
날 선 사람들의 도시, 난센스의 시대, 스칸디맘, 소유냐 향유냐. 나홀로 라운징, 미각의 제국, 시즌의 상실, 디톡스(해독), 소진사회, 적절한 불편을 소개 했고 이 중에서 스칸디맘과 소유보다는 대여 서비스의 활성화, 먹방의 시대인 미각 산업의 활황 등은 아주 정확하게 예측 했습니다. 물론, 100% 다 맞다고 할 수 없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것도 분명 있지만 이렇게 정리해서 돌아보니 아주 높은 적중도입니다.
뭐, 책 내용이 맞다 틀리다 보다는 그런 흐름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키워드는 단기 키워드가 아닌 대략 5~10년 사이의 흐름을 예측 한 것이기에 그 흐름을 들여다보는데는 이 '트렌드코리아' 시리즈가 아주 좋습니다.
트렌드코리아 2014는 김난도 교수 혼자 만든 것이 아닙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분들이 함께 모여서 토론을 통해서 정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한 명이 아닌 여러명입니다. 전미영, 이향은, 이준영, 김서영의 공동 저자가 함께 이 토크쇼에서 2014년 트렌드 분석을 했습니다
트렌드코리아2014의 키워드는 다크호스(DARK HORSES)입니다. 다크호스가 어떤 뜻인지는 다 아시죠? 영국 경마에서 흰말에만 배팅을 주로 했는데 갑자기 후반에 검은 말이 갑툭튀로 나와서는 1등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실력자를 다크호스라고 합니다.
다크호스를 통해서 2014년을 소개 했습니다
이 다크호스 키워드도 중요도가 좀 다릅니다. 다크호스의 첫음절인 D는 허투로 선정하는 것이 아닌 가장 중요도가 높은 키워드입니다. 2014년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Dear got, swag입니다.
swag라는 단어는 좀 생소합니다. swag는 힙합 용어이기 때문인데요. 지드래곤이 노래 가사 중에 swag를 소개하면서 소개하는데 이게 쉽게 풀어쓰면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서 특출난 장점이나 뛰어난 재능은 없지만 그 사람은 참 swag가 있어!라고 합니다. 풀어쓰면 그 사람은 뛰어난 재능이나 능력은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웨그(Swag)는 자기모순이 발생해도 나에겐 좋다면 그냥 좋은 것입니다. 논리 보다는 느낌을 중시하는 것이죠.
너! 그 제품 왜 샀냐? 가격도 비싸고 기능도 별론데. 응! 난 이 제품에 필이 꽂혔어라고 대답하면 끝입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한 매력이 더 인기를 끌듯 이 swag는 더 확산 될 듯 하네요. 애플 제품이 예전만큼의 매력도는 떨어져도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는 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때문 아닐까 하네요. 남과 닮은 삶을 사느니 나만의 삶을 살겠다는 개성 시대의 흐름도 녹여져 있다고 볼 수 있죠.
Answer is in your body(몸이 답이다)는 현대인들이 몸 쓰는 일을 하지 않는 노동 형태에서 느끼는 피로감을 육체 노동과 정신 노동을 겸비하는 모습입니다. 땀도 내고 정신적인 쾌락도 주는 것으로 체험 문화가 좀 더 활성화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직접 몸으로 체험하지 않으면 관심 없어 합니다. 예전 같이 백묵가루 날리면서 텍스트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직접 몸으로 체험하면 더 확실히 정보나 만족도가 높죠.
이외에도 초니치의 시대, 키덜트 40대, 플랫폼의 시대, 기존이 것을 재해석하는 문화의 발달, 우연을 가장한 필연, 관음시대, 돌직구 문화를 2014년 키워드로 꼽았습니다.
자세히 관찰하면 이 키워드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것도 분명 있습니다. 키덜트 문화는 올해도 아주 높았고 관음시대는 트렌드를 쫒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예측 가능합니다. 이 책은 그런 쪽집게 책이라고 보시면 안 됩니다. 이 책은 하나의 트렌드의 흐름을 보다가 이 트렌드가 더 증가하고 커지겠구나 하는 맥을 집는 책입니다.
따라서, 예측력이 높냐 낮냐 그걸 보는 것이 아닌 트렌드의 맥을 집을 때 좋은 책이죠.
김난도 교수를 직접 봤는데 이 교수님 아주 강연을 능수능란하게 하네요. 말도 참 재미있게 하고 유머를 적재적소에서 섞어서 설명하는데 강연장을 쥐락펴락 합니다. 이래서 인기 많은 강연자인가 봅니다. 쉽고 편하고 재미있게 말하는 솜씨는 탑 클래스네요. 트렌드코리아2014는 아직 다 읽지 못했는데 다 읽고 다시 책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내년에도 토크쇼에 또 참석해야겠습니다. 아주 즐거운 2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