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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상자료원의 오해와 진실 그리고 하는 일

by 썬도그 201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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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자료원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이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시는 분과 두 곳이 하는 일과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아시는 분은 영화 매니아 기질이 다분히 있는 분입니다. 물론, 저는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자료원의 차이를 잘 모르고 알더라도 영상자료원이 영화진흥위원회 산하 기관인 줄 압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진흥공사에서 이름이 바뀌었는데 1973년 정부는 영화진흥법을 만들고 영화진흥사업을 하는 곳입니다. 즉 영화진흥금고를 만들어서 소형,단편 영화 제작지원, 예술,실험 영화 선정 지원, 창작애니 지원, 시나리오 공모, 독립단편 영화제 개최및 국제 영화제 참가 지원 등 한국 영화 진흥 발전을 지원하는 곳입니다. 영화 관련 정부 부처 중 가장 크고 현재는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영상자료원은 한 마디로 필름, 영화 창고라고 보시면 됩니다. 국내외 영화 필름 보관은 물론, 포스터, 전단지 장기보관 및 옛 한국 영화 복원 발굴 및 상영을 하는 영화 아카이브 부처입니다. 지금이야 아카이브라는 용어가 생소한 것이 아니지만 예전에는 아카이브라는 말이 뭔 말인지 몰랐죠. 쉽게 말해서 자료를 기록 보관하는 작업을 아카이브라고 하는데 영상자료원은 한국 영화를 장기 보관하는 곳입니다. 


한국 영상자료원(http://www.koreafilm.or.kr/)은 마포구 상암동에 있습니다. 제가 즐겨 찾아가는 곳인데요. 교통편이 좋지 않은 것이 좀 아쉽습니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2,3정거장을 가던지 아니면 저처럼 걸어가야 합니다. 멀지 않고 방송 3사의 최신 사옥이 있어서 지루하지는 않지만 이동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 아쉽긴 하네요. 구로디지털단지안에 있으면 참 좋으련만요. 

이 영상자료원에는 총 3개의 영화 상영관이 있습니다. 1관은 일반 영화관 크기로 수시로 좋은 옛 영화들을 무료 상영해주고 있습니다. 가끔 찾아가보면 어르신들이 꽤 많이 보이고 영화 매니아들도 많이 보입니다. 



제가 영상자료원을 찾은 이유는 좀 특별합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년에 한 번 속살을 공개(?)합니다. 영상자료원에 시민을 초청해서 그 안을 공개하고 영상자료원이 하는 일을 소개합니다. 이런 행사에 신청서를 냈고 운이 좋게도 당첨이 되었습니다. 

경쟁률이 높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첨 되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꼭 보고 싶었거든요.
어렸을 때 영화 '시네마 천국'을 보고 영사 기사가 되고 싶어서 영화 기사 되는 법을 찾아보곤 했는데 도급제라는 소리에 절망 했습니다. 아는 영사 기사도 없어서 무료 봉사 하면서 배울 수도 없었고요. 여건이 좋지 못했습니다. 영사 기사도 이제는 서서히 사멸해가는 직업 중 하나라서 안타깝기만 하네요. 



약 4 시간 동안 영상자료원 구석 구석을 살펴 봤습니다. 포스팅은 길어질 듯 해서 영상자료원 소개 정도로만 담아볼꼐요.  



영상자료원은 총 3개의 영화 상영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관은 328석으로 중소 규모의 영화관이고 2관은 150석 3관은 50석입니다. 주로 1관에서만 영화 상영을 하는데 여기서 '귀여운 여도적' '에반게리온 서,파' 등을 봤고 감독들과의 GV도 많이 봤습니다. 박찬욱, 장진 감독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던 곳이죠. 

이러니 영화 매니아들의 메카라고 할 수 밖에 없죠. 최근에는 봉준호 감독의 GV가 있었는데 가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상영관은 온라인 예매는 안 되고 무조건 현쟁 예매입니다. 다만, 당일 예매가 아닌 직접 찾아가서 예매표를 달라고 해야 합니다. 유명 영화 감독과의 GV는 며칠 전에 가서 달라고 해서 겨우 구할 수 있습니다.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상영일정은 http://www.koreafilm.or.kr/cinema/screen_calendar.asp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영관 옆에는 커피숍도 있는데 아메리카노가 2천원 밖에 안 합니다. 영화 상영 기다리면서 커피 마실수 있는 공간입니다. 


영상자료원을 구경하기 전에 영상자료원에 대한 소개가 상영 3관에서 있었습니다. 약 20~30명의 시민들이 함께 동참 했습니다. 

설명은 한국 영상자료원 페북지기님이 하셨는데요 이 유쾌한 코멘터리를 하는 분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koreanfilmarchive?fref=ts (한국영상자료원 페이스북)


한국영상자료원은 국내 유일의 영화 아카이브입니다. CGV나 롯데 시네마도 배급, 제작한 영화의 필름과 디지털 파일을 저장하고 있지만 가장 노하우가 많고 잘 보관하는 곳은 이곳 한국영상자료원입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역사

한국필름보관소로 1974년에 시작 했는데 영화진흥위원회랑 비슷한 시기에 탄생 했네요. 
60~70년대는 한국 영화 부흥기였었습니다. 80년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홧발로 시민들 밟으면서 우민화 정책을 위해서 훌러덩 벗는 에로 영화만 드립다 만들던 한국영화의 암흑기였습니다. 

그러던 한국 영화가 제2의 르네상스를 맞게 되던 것이 바로 90년대 중반 부터입니다. 아직도 기억나는데 강제규 감독의 쉬리가 대박을 터트리면서부터 한국영화들의 엄청난 흥행 몰이와 함께 엄청난 비쥬얼의 향상을 가져오면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고 그 추세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 맞짱을 뜨는 나라가 몇 안 되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입니다.

인도와 한국이 할리우드 영화 점유율 보다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죠. 
정말 요즘 한국영화 정말 잘 만듭니다. 최근들어 붕어빵 같은 기시감 가득한 기획영화만 만들어서 좀 짜증이 나지만 90년대 후반 2천년대 초반은 정말! 이게 한국영화야~~~ 할 정도로 엄청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한국 영화의 고성장을 가져 온 것은 문민 정부를 지나 김대중 정권때 문화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고 많이 풀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문화 대통령으로 생각해요. 문화예술인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 한다고 하잖아요. 

1996년 아주 중대한 일이 발생 합니다.
영화필름 의무제출제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제도는 어떤 영화든 제작한 영화 필름을 영상자료원에 제출을 해야 합니다. 물론, 필름 값은 영상자료원에서 제공합니다. 이 제도가 생긴 이유는 우리가 영화를 만들 줄만 알았지 보관할 줄을 몰라서 이전에 제작 되었던 수 많은 한국 영화를 다시 찾아보려고 해도 없는게 태반이었습니다. 오히려 해외 국제 영화제에 제출한 필름을 역으로 구매해서 가져오기도 하고요. 아카이브라는 보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러면 안 되겠다 생각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제작한 모든 한국 영화를 영상자료원에 제출 해야 합니다. 

2002년에는 전세계 영상자료원장들이 서울에 모여서 총회를 했고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 했습니다.
2007년에는 현재의 상암동 DMC단지에 영상자료원이 옮겨 왔고 문화재로 등록 되었습니다. 참고로 파주에 제2의 영상자료원을 만들 예정이라고 하네요.  2015년이 되면 파주 보존센터가 생겨서 필름을 따로 보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상자료원이 하는 일

당연히 필름 장기 보관일을 하지만 그것만 하는 것이 아닌 사라진 필름 찾기를 합니다. 전세계에 있는 한국 영화를 찾아서 훼손된 필름은 복원을 합니다. 또한, 산간벽지나 영화관이 없는 곳에 영사기를 들고 찾아가서 무료 영화 상영을 해주고 있습니다. 

흘러간 영화를 주로 상영해주는데 최근에는 CGV와 롯데시네마의 협조로 개봉하고 있는 영화를 동 시간대에 상영을 해주고 있습니다. 


의무제출로 영화 필름을 제출 받기도 하지만 의무제출 이전 즉 1996년 이전에 제작한 영화들은 개인이 소유한 영화가 많은데 이런 영화는 돈을 주고 구매를 합니다. 단지 물권만 소유할 수도 있고 소유권까지 소유할 수 있는데 계약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시대별 영화보존률

시대별 영화보존률입니다. 1910년대는 전무하네요. 한국 최초의 영화인 '나운규의 아리랑'도 글과 사진만 있지 영화는 없습니다. 현재 한국의 가장 오래된 영화는 1934년에 개봉한 '청춘의 십자로'입니다. 

쭉 보면 1960년대는 41%인데 70년대를 넘어서면서 보존률이 확 올라갑니다. 짐작하시겠지만 한국영상자료원이 생긴 이후에 확 올라갔죠. 


소문으로만 떠도는 한국영화를 국내외를 다 뒤져서 찾아오기도 하는데 김기영 감독의 하녀 같은 경우는 영문 자막이 입혀 있던 것을 복원 기술로 그걸 다 지워냈습니다. 엄청난 노가다(?)였을 것 같네요



영화자료는 이원 보관 중

백업은 필수이자 일상이 되어야 합니다. 만에 하나 영상자료원에 화재가 나서 필름이 다 타버리면 한국 영화 역사도 함께 타버리는 것입니다. 또한, 천재지변인 지진 등이 일어나면 큰일이기에 자료는 2중 백업인 이원보존을 기본으로 합니다. 멕시코는 이원보존을 하지 않았다가 많은 영화들이 사라졌습니다. 

한국은 다행히도 이원보존을 하고 있습니다. 1부는 상암동 영상자료원에 또 1부는 성남 국가기록원에서 보관중입니다. 지금 임대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데 2015년에는 제2보존센터가 파주에 생긴다고 하네요. 파주 보존센터는 보존 인력 양성도 하고 영화 상영도 한다고 하는데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자꾸 서울 밖으로 빠져 나가네요. 그래도 파주출판단지 부근이라서 교통편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하녀 복원 과정입니다. 비가 내린다고 하죠. 비 내리는 것도 잡음 들어간 것도 다 제거합니다. 복원과 동시에 디지털 파일로 저장 보관합니다. 


복원은 전체 복원도 있고 부분 복원도 있습니다. 전체 복원작만 소개하고 있네요. 복원에는 5억씩 들어가는 영화도 있고 보통 1,2억원이 들어갑니다. 


디지털 제작 영화가 늘어가는 추세

의무제출을 할 때 보통 필름으로 합니다. 그런데 위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009년 까지만 해도 129편의 한국 영화중에 61개가 필름이 아닌 디지털 파일로 제출을 했습니다. 디지털 영화로 제작한 영화들은 필름이 없죠. 그리고 2013년 현재 108개 한국 영화 중에 무려 103개가 디지털 파일로 제출을 합니다.

올해 마지막 필름 촬영 영화가 설국열차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 설국열차 이후로 필름 제작 영화는 없습니다. 현상소도 문을 닫았고 모든 시스템이 필름이 아닌 디지털로 되었습니다. 참고로 필름 영화는 최대 해상도가 6~8k이고 디지털 영화는 현재 4k 정도로 필름 영화가 색재현력이나 해상도는 좀 더 좋습니다. 


디지털 영화에 대한 오해들

디지털로 만든 영화와 필름 영화 중에 어떤 영화가 더 보관하기 좋을까요? 정답은 필름 영화입니다.
왜냐하면 필름은 보관만 잘하면 100년이 넘게 보관할 수 있고 시간이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은 최신 매체이고 장기 보관을 검증 받은 매체가 아닙니다. 때문에 디지털 영화로 들어오면 테이프로 다시 2차 백업을 하고 서버에 하드에 백업을 2,3중으로 합니다. 디지털 영화는 한번 하드가 뻑이나면 다 날아갈 수 있기에 위험성도 있죠

실제로 어떤 디지털 영화가 하드 고장으로 다 날아갔는데 다행히도 영화 배급사에서 다시 파일을 보내줘서 해결했다고 합니다. 또한, 필름은 훼손이 되어도 부분만 다시 복원하면 디지만 디지털은 1편 전체가 날아갈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이러니 영상 자료원은 현재 고심에 빠지고 있고 전세계의 영상자료원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일본에서 장기 보관이 가능한 CD인지 블루레이인지를 개발 했다고 하는데 장기 보관이 가능한 매체 개발도 같이 서둘러야 겠네요. 영화 제작하고 배급하는 배급사나 제작사들이야 어차피 잠깐 상영하고 온라인이나 블루레이 시장으로 넘기면 끝나기에 장기 보관할 이유가 없죠. 그러나 후손들을 위한다면 장기 보관을 해야 합니다. 

장기 보관의 확실한 방법은 디지털 영화를 다시 필름으로 변환시키면 되긴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나라도 있고요
그러나 한국은 예산 문제로 그렇게 까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다음 포스팅에는 영상자료원의 속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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