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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추억이 깃든 어린이대공원과 어린이회관

by 썬도그 201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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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변질되기 쉽습니다. 시간이라는 곰팡이가 피면 기억도 서서히 부패가 됩니다. 하지만 사진이 있으면 그 기억은 다시 재확립이 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재방문해서 새로운 기억으로 덮어질 때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조우를 통해서 새로운 기억이 과거의 기억을 밀어냅니다. 

어린이 대공원은 저에게 과거의 공간이었습니다. 그 과거의 공간에 한 20년 만에 재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 대공원은 70,80년대 유일한 서울의 놀이동산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서울대공원도 있고 롯데월도 있지만 80년대 중반 까지는 서울의 유일한 놀이 동산이었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의 어린이대공원과 어린이 회관을 참 많이 방문했고 갈때마다 기분 좋은 기억을 가지고 왔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간 기억이 나는데 정말 매년 찾아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서울대공원이 생기고 롯데월드까지 개장하면서 어린이대공원에 갈 일이 사라졌습니다. 집에서 멀기도 멀고 강북에 살지 않으면 굳이 어린이대공원에 갈일은 없습니다. 서울대공원이 더 크고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20년 동안 단 한 번도 가질 않았네요. 어린이대공원은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입니다. 



세월은 많이 지났지만 세종대학교는 그자리에 그대로 있네요. 
어린이대공원에 간 이유는 근처에서 약속도 있고 올림푸스의 방수 카메라인 TG-830의 테스트도 함께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 절로 입이 벌어지네요.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입구에는 큰 광장 같은 곳이 있어서 줄을 서서 앉아서 출석체크 및 인원점검을 했었는데 이제는 큰 나무들이 점령해 버렸네요


얼핏 들었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이 무료화 되었다고요. 수년이 넘은 것 같은데 이제 직접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정말 컸습니다. 지금도 무척크죠. 이런 큰 공원이 집 근처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놀이동산에서 공원으로 격하 되었지만 덕분에 주변에 사는 분들은 큰 공원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울 서남부에 사는 사람들은 큰 공원이 없어서 좀 황량합니다. 보라매 공원이 있긴 하짐나 서울어린이대공원에 비하면 5분의  정도 1밖에 되지 않습니다.  도심에 이런 큰 공원들이 많아야 하는데 서울은 생각보다 큰 공원이 많지 않습니다. 대신 산이 많아서 공원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주말마다 등산을 그렇게 많이들 가시나 봅니다. 


입구를 지나니 연이 가득핀 작은 호수가 있고 큰 정자가 오른쪽에 있습니다. 



이름도 다 바뀌었네요.  숲속의 무대와 동물원도 그대로 있나 봅니다. 어린이대공원은 놀이기구와 동물을 함께 볼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은 크게 바뀌지 않은 듯 합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20년도 더 된 기억의 책장을 아무리 뒤적거려봤지만 옛 기억이 거의 없네요. 여긴 전래동화를 재현한 공간인데요. 예전엔 이런 곳이 없었거든요. 


전래동화는 아이들에게 있어 이야기 꿀단지죠. 


잘 꾸며 놓았지만 햇빛에 노출이 많이 되었는지 색이 다 바래졌네요. 관리가 엉망인 듯 합니다. 이런 거 만들 때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빛에 색이 바래지고 그러면 더 흉물스러운 것을 모르는 것일까요? 관리가 안 된 공간은 흉가 같은 느낌입니다. 


아주 썩 잘 관리 된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공간입니다. 



한 정자에는 시민들이 돗자리 깔고 낮잠을 주무시네요. 


초가집을 재현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하늘에는 선녀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인데 밤에 보면 깜짝 놀라겠네요. 굳이 저렇게 매달아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역시나 빛이 바래져서 흉물스러워 보입니다. 


요즘 공원마다 이런 넝쿨 터널들이 많은데요. 참 시원스러운 풍경입니다. 



곳곳에 작은 호수들이 있고 그 위를 지날 수 있는 나무 다리들이 있습니다. 


여긴 어린이회관 건물 뒷편인데 작은 운동장에서 유치원생들이 축구를 차고 있네요



아! 여기는 확실한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이대공원보다 이 어린이회관에서의 기억이 더 많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꿈이 과학자였고 과학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한 곳이 어린이회관이죠. 지금은 웨딩홀로 사용하는 듯 하던데요. 전체는 아니고 일부는 웨딩홀이고 일부는 과학체험장소로 활용하는 듯 한데 예전의 그 아우라는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서울시 국민학생들은 이 어린이회관에 한번 이상씩 와 봤을 것입니다. 

지금은 과천의 과학관이 큰 것이 있어서 다들 거기로 가겠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이 어린이회관이 과학의 성지였습니다. 


어린이회관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지어진 건물로 육영재단이 세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육영재단은 육영수 여사가 1969년 세운 재단으로 어린이 복지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이 육영재단은 어렸을 때 즐거 읽었던 어깨동무라는 소년,소녀를 위한 잡지를 만들기도 했죠. 

박정희 대통령이 쓴 글귀가 비석에 새겨져 있네요. '해같이 밝고 꽃어럼 아름답게 슬기를 키우는 어린이 나라' 
말은 좋은데 이 육영재단은 아름다운 재단은 아니였습니다. 육영재단 검색하면 박근령 박근혜 등의 현 대통령의 이름과 온갖 비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나옵니다. 아이들이 읽으면 안 될 정도로 아름답지도 슬기롭지도 해같이 밝은 내용이 없습니다. 



설립자 기념 사진전을 한다고 하는데 들어가 볼 생각도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뭐 제가 박정희 대통령은 미워해도 육영수 여사를 미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육영수 여사가 있었기에 박정희 대통령이 그나마 폭군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육영수 여사가 죽은 이후의 박정희 전 대통령은 험한 행동을 참 많이 했고 결국은 부산 마산의 대규모 시위를 보고 받은 자리에서 차지절이 킬링필드로 2백만명이 죽어도 끄떡 없었다던 캄보디아 이야기를 했을 때 그 말에 공감을 하면서 앞으로 부산 같은 사태가 생기면 이제는 내가 직접 발포 명령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 이에 놀란 김재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권총으로 쏩니다. 

만약 육영수 여사가 살아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막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육영수 여사의 글귀도 보이네요. 




이순신 장군은 훌륭한 장군입니다. 그런데 이 이순신 장군을 박정희 전 대통령도 참 좋아했고 충무공 이순신은 그렇게 신격화가 됩니다. 그렇다고 이순신 장군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훌륭한 장군이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권 호위용으로 확대 해석한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광화문 광장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고 국민학교에 이순신 장군의 민족화가 걸리게 됩니다. 저도 노량, 명랑 해전 모두 민족화로 배웠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은 이제 어린이대공원이 아닌 어른 아이 대공원이 되었습니다. 
여기는 예절원이라는 곳인데 한복입고 예절 교육 받는 곳 같네요



잉꼬 공원이라는 곳도 있었습니다. 여기는 잉꼬새만 가득한 조류장입니다.  운영시간이 무척 짧아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서울대공원의 조류장은 다양한 새들이 있는데 여긴 잉꼬 한 종류만 볼 수 있습니다. 



계곡을 인공적으로 재현한 곳도 있네요. 


인공미가 가득 가득 하네요.  둥그런 아케이드까지 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천박해 보입니다. 


어린이대공원에는 아직도 놀이기구가 있네요. 

유치원생들을 위한 미니 놀이동산이네요




동물 공연장도 여전히 있습니다. 입장료를 무료화 했지 그 속의 소프트웨어는 아직도 그대로인 듯 합니다. 


동물원도 있고요. 서울대공원에 비한다면 아주 미력한 수준입니다. 

바다 동물원도 있는데 규모가 아주 작습니다. 
폐장시간이라고 나가라는 성화에 나왔습니다. 좋게 말해도 되지만 꼭 성질을 부려요. 다 알아서 어련히 나갈텐데요. 



여긴 다른 동물들이 있는데 서울대공원과 마찬가지로 동물원의 동물들이 불쌍해 보입니다. 작은 케이지 안에서 생활 하는 것이 썩 좋아 보이지 않네요. 제가 어른이 된 것도 있지만 HD영상시대에 굳이 직접 뭘 봐야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제 동물원은 사양산업이고 이렇게 쇼윈도우에 전시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점점 동물원은 줄였으면 합니다.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제 머리에 남은 추억이 많지 않거나 기억이 많이 훼손되고 사라져서인지 옛 추억에 잠기게 할 만한 곳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진한 곳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팔각정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팔각당입니다. 




후문 앞에 있는 대형 놀이 동산은 공사중이네요. 


2014년 3월에 재개장하는데 재개장을 하면 '자이로드롭'도 생기겠네요


퇴역한 기차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린이대공원의 옛 활력은 없고 평범한 공원으로 변했습니다. 몇몇 설치물들은 방치되고 있는 것이 서울시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네요. 아무래도 시에서 운영하는 곳이고 수익성도 좋지 못하고 공무원들의 느슨한 관리도 문제인 듯 합니다. 서울대공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만들어진지 너무 오래 되어서 흉물스런 모습들도 보입니다.  서울, 경기도 포함 2천만 명이 사는데 제대로 된 놀이동산이 몇 없다는 것은 너무 아쉽네요. 유니버셜 스튜디오 건립 계획도 물 건너갔다고 하고 이명박 시장 때 디즈니랜드 서울을 만든다 어쩐다 한 것도 다 물 건너 갔습니다.  제 추억도 부패되고 있었지만 어린이대공원도 예전의 그 명성을 이어가지는 못하네요. 하지만 공원의 시선으로 보면 이 만큼 크고 화려한 공원도 없습니다. 




그래도 어린이대공원의 명물인 분수는 여전히 힘찬 물줄기를 뿌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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