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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한국 만화의 역사와 흐름을 가득 느낄 수 있는 한국만화박물관

by 썬도그 201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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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사진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소개 하고 싶지만 너무 많다 보면 그 무게에 질려버려서 포스팅을 하지 않아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국 민속촌 방문기도 그렇고 2012년 만화 축제 때 본 '한국만화박물관'도 그렇습니다. 

한국만화박물관은 성인 입장료가 5천원이지만 부천만화축제 기간에는 사전등록한 분들에 한해서 무료로 개방을 합니다. 
작년에 한 번 갔다가 너무 알찬 박물관 모습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작년에는 부대 행사가 꽤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작년의 부대행사에 비해서 큰 재미는 없었습니다. 그냥 밍밍하고 지루한 부대행사로 인해 괜히 왔구나 하는 후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국만화박물관은 다시 찾아가도 참 보기 좋네요. 



한국만화박물관은 부천에 있습니다. 작년에는 1호선 인천행 전철을 타고 부개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 했는데 올해는 지하철7호선이 부천까지 연장 개통하면서 보다 가깝고 편하게 접근 할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곳이 한국만화박물관입니다. 이곳은 부천드라마 세트장(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가 바로 옆에 있고 미니어쳐 월드인 '아인스 월드'가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는 2012년 폐관을 했네요. 아쉽습니다. 폐관 전에 가 봤어야 하는데 이제는 가 볼 수도 없네요. 서울시 근처에 대형 드라마 세트장이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인데 이제는 볼 수가 없네요. 전국에는 참 많은 드라마 세트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사후 관리가 되지 않고 있죠. 

2011년에 찾아 간 제천의 일지매 드라마 세트장도 관리가 안 되어서 허물어져 가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관리자도 없고 편의 시설도 장사가 안 되어서 그런지 다 철수를 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자신들의 콘텐츠를 놀이동산으로 꾸미면 참 좋은데 이런 기획과 관리 능력은 한국에서는 크게 바라면 안 될 듯 하네요. 


한국 만화 박물관 건물은 길게 뻗은 모습이 시원스럽고 멋진 모습입니다. 
3층에는 한국만화역사관이 4층은 만화체험전시관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부천국제만화축제 사전 등록자는 파란 띠를 손목에 두르게 하는데 이 띠를 착용하면 무료입장입니다. 
입구부터 한국 옛 만화들이 인사를 하네요


미리 밝히지만 저 만화 참 좋아합니다. 매니아 수준은 아니지만 만화이야기라면 귀를 쫑긋하게 세우고 듣죠. 
뭐 만화 싫어하는 한국 분은 거의 없으 것입니다. 


한국 만화는 70년대 까지만 해도 수준도 낮고 내용도 그냥 그렇고 하류 문화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80년대 이현세, 이상무, 허영만이 나오면서 서서히 인식이 바뀌게 되었고 일본 만화가 들어오면서 한국 만화의 수준과 양이 크게 증가합니다. 90년대는 한국 만화의 위기이자 기회였습니다. 


한국 만화 박물관 4층 한국 만화 역사관 입구에는 만화가들이 기증한 펜들이 가득 합니다. 지금은 펜 대신 디지타이저 펜으로 그림을 그리겠죠



한국 만화는 신문 삽화로 시작 했습니다. 잡지나 신문의 삽화로 시작한 만화는 일본의 영향을 다분히 많이 받았죠. 


그리고 50~70년대 까지는 일본 만화를 그대로 배낀 혹은 일본 만화의 아류들이 가득 했습니다. 



대부분의 만화 작화가 일본풍이었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는 만화 하나도 없네요. 당시 만화가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소재나 작화가 일본 만화 그대로입니다. 
이현세의 자서전 같은 책을 읽어 봤는데 만화가 문하생 시절 일본 만화를 가져오면 그대로 그림 그리는 작업을 엄천나게 했다고 하죠.  지금이야 그랬다가는 바로 매장 당하지만 당시는 그렇게 일본 만화와 문화가 알게 모르게 많이 전파 되었습니다. 


한국 만화 박물관에는 돌아가신 고우영 화백의 전시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희대의 만화가이자 인기인이었습니다. 퀴즈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뵈었던 분이십니다. 


고우영 화백의 만화를 많이 보지는 않았습니다. 성인만화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가루지기' 같은 것은 어린 저는 볼수가 없었죠. 중국에서 출생해서 그런지 중국의 고전 소설을 만화로 많이 만들었습니다. 

삼국지, 수호지, 십팔사략, 서유기 등이 있었고 임꺽정, 일지매 등도 있었는데 주로 역사물을 참 많이 그렸습니다. 
제 취향도 아니고 작화도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당시 제가 성인이었어도 읽지 않았을 듯 합니다. 


하지만, 고우영 화백의 위상은 아주 높았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상설 전시관에 추모관을 마련 했죠. 



제 기억속의 고우영은 만화 보다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던 재미있는 만화가 아저씨였습니다. 


이두호, 박수동, 김원빈, 신문수 참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이네요. 박수동 화백은 지금도 왕성환 활동을 하시죠. 
윤승운 화백은 로봇찌빠로 유명한 분이셨고요. 김원빈은 주먹대장으로 지금도 기억 납니다. 



추억 돋는 사진이네요. 일요일 아침에 하던 명랑 운동회, 연예인들이 나와서 매주 운동회를 했는데 당시 엄청난 인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서 좋았습니다. 



80일간의 세계일주와 대야먕도 그리셨었네요. 


고우영 화백의 추모관을 나오니 너무나 반가운 보물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E.T 국내 최초 개봉!!
기억나네요 1984년 국내 개봉했던 E.T. 당시 인기 만화 잡지는 보물섬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당시만 해도 만화로만 채워진 만화잡지는 보물섬이 최초가 아니였나 생각이 됩니다. 당시는 소년중앙, 새소년, 어깨동무 같이 만화와 아이들을 위한 정보와 내용으로 담긴 만화 반, 잡지반 형태였는데 보물섬은 처음부터 끝까지 만화였습니다. 가격도 싸고 두께도 엄청나게 두꺼워서 누가 이걸 구매하면 온 동네가 돌려 봤던 추억도 생각나네요.



저는 이런 만화가 좋았습니다. 길창덕 화백의 순악질여사나 꺼벙이 같은 명랑 만화!  



동생이 매달 보물섬을 샀는데 이사하면서 다 버렸습니다. 지금은 좀 후회가 됩니다. 보관하고 있었으면 그게 다 보물이 되는데요. 능동 어린이 회관을 운영하던 육영재단이 만들었던 보물섬, 잘 아시겠지만 육영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 그리고 현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과 참 연관이 높은 재단입니다. 추악한 재단인데 어린이를 위한 사업을 했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네요. 



보물섬이 성공하자 여자들을 위한 순정만화잡지도 나옵니다. 르네상스는 여기서 첨 봤는데 이런 만화잡지도 있었군요



저 이 만화 참 좋아했어요. 심술통. 저 턱주가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었던 만화 주인공


하늘에는 로봇 찌빠가 날고 있네요. 80년대 당시 로봇 찌빠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윤승원 화백의 만화인데 로봇인 찌빠의 좌충우돌 웃음 폭탄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이 만화 얼마 전와 애니로도 제작 되어서 방영하던데 큰 인기는 없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생명력 긴 만화 캐릭터는 둘리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한국 만화의 대들보인 둘리가 안 보이네요. 뭐 오혜성도 안보이니 모든 인기 캐릭터를 다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인기 캐릭터들에 대한 배려가 없네요


이 만화 아세요? 이 만화 아시는 분이라면 현재 50대 이상 분이실것 입니다. 
김산호 만화가의 라이파이는 60년대 빅 히트 만화로 한국형 슈퍼 히어로물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만화의 아류였던 한국 만화는 미국의 코믹스 만화인 슈퍼 히어로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60년대에 슈퍼 히어로물인 라이파이가 있었네요. 쫄쫄이 복에 두건을 쓴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자 좀 촌스러워 보이네요. 



80년대는 야구 만화 전성기였습니다. 얼마 전에 영화로 제작된 미스터 고를 원작 만화도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류의 야구만화도 엄청나게 많이 나왔습니다. 지금은 야구 만화 거의 보기 힘들죠. 워낙 만화들의 소재가 다양해져서요. 

만화 박물관에는 투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공을 던지면 스트라이크 볼을 판정해 줍니다. 



아이큐 점프도 기억납니다. 아이큐 점프는 90년대에 인기를 끌던 만화잡지로 이 만화가 히트한 이유 중 하나가 맨 부분에 일본 빅히트 만화인 '드래곤 볼'을 연재 했습니다. 한국 만화만 보다가 드래곤 볼의 뛰어난 작화력과 이야기에 엄청난 붐을 일으켰고 결국은 포켓 사이즈의 500원짜리 해적판이 넘처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슬램덩크, 공작왕, 북두신권 등의 빅히트 일본 만화가 봇물 터지듯 국내에 상륙하고 한국 만화가들은 긴장을 하기 시작 합니다. 
일본 만화의 한국 상륙으로 한국 만화계는 큰 타격을 받게 되었고 붕괴 조짐을 보이기도 했고 만화 문화를 바뀌게 하기도 했습니다. 만화방에서 만화를 빌려보는 만화에서 구매하는 만화로 바뀌게 하기도 했고 보다 다양한 소재의 만화 또는 만화 수요량을 증가 시키는 순기능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 만화의 질적인 향상을 하게 되었죠. 

그러나 제가 알기로는 인터넷이 터지고 불법 복사물이 P2P로 보내지면서 한국 만화는 붕괴 되기 시작합니다. 만화방에서 만화를 보지도 않고 만화책도 사지 않고 스캔한 이미지를 전송해서보니 만화가들이 제작 의욕이 생기겠습니까? 그렇게 암흑기를 거치면서 생겨난 것이 웹툰 문화고 이 웹툰 문화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 웹툰이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죠. 무료로 한국 만화를 봤다가 빠져든 외국인들이 한국 만화를 더 찾는다고 합니다. 



만화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데요


크로마키 사진관에서는 다양한 소품을 입고 크로마키 배경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멋진 배경을 합성해서 사진을 뽑아 줍니다. 


둥그런 돔 형태의 극장에서는 4D입체 만화를 상영합니다. 둥그런 계단을 타고 4층에 올라가면 


만화체험 전시관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만화를 직접 그려보고 만화가의 머리 속을 꾸며 놓은 미로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획 전시관에서는 인기 만화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화를 그리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까치 아빠 이현세 작가는 발상을 하고 취재/자료조사를 한 후에 스토리 요소, 이미지 요소를 그린 뒤에 시나리오를 씁니다
그리고 이후에 전체 페이지 설계하고 이후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대부분의 작가가 직접 글과 그림을 그리지만 최근에는 작가와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가 다른 경우도 꽤 많습니다. 스토리 작가는 스토리만 생각하고 만화가는 그림만 그리는 분업화도 많이 하죠. 


미생의 윤태호 작가 같은 경우는 취재 후에 콘티를 그리는데 그리다가 미흡한 점은 다시 추가 취재를 해서 보충을 합니다. 아무래도 매주 연재하는 웹툰 작가들은 취재와 그림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마치, 사전 제작 드라마가 아닌 동시 제작 드라마 같은 느낌이겠죠. 



한국만화박물관 건물에는 전시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층에는 이렇게 큰 만화 도서관이 있습니다. 


영상열람실에서는 다양한 애니를 DVD나 블루레이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도서관은 입장료가 없고 위에 소개한 전시실만 성인 5천원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만화 도서관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만화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만화가가 꿈인 청소년들은 자주 들려봐야 할 곳이겠죠. 



아동 열람실은 따로 있습니다


아직도 애니 강국은 일본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만화 인프라나 소비자가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큽니다. 
일본이 애니 강국이 된 이유는 인구도 많지만 만화를 애들이나 보는 저급 문화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성인들도 자연스럽게 지하철에서 만화를 보는 문화, 다양한 소재와 계층을 타켓으로 한 다양한 만화가 제작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기술적인 성숙도는 일본과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의 애니 강국이 한국에 작화 하청을 주는 이유가 뭐겠어요 작화력은 한국도 수준급입니다만. 문제는 기획력과 스토리 작가가 턱없이 부족하고 수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스토리 텔링 부분은 쉽게 따라갈 수 없는데 그럼에도 한국 애니도 대 약진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용 애니는 한국 애니가 큰 인기죠

뽀통령이라는 뽀로로를 넘어서 

라바와 비트파티, 로보카 폴리 등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토종 아동용 캐릭터 애니가 참 많죠. 그러나 성인을 타켓으로 한 성인용 애니는 아직도 미흡하네요. 진격의 거인과 같은 애니가 한국에서도 제작 되길 바라지만 이게 참 쉽지 않네요

한국만화는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많은 부침이 있겠지만 한국 만화를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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