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취미가 된 사진, 사진을 취미로 하면 좋은 점들이 꽤 많습니다.
먼저 건강에 좋습니다. 많이 걸어야 하기에 몸 건강에도 좋고 많은 사색을 하고 합동 출사를 가면 인맥도 넓힐 수 있기에 정신 건강에도 좋습니다. 또한, 많은 여행을 할 수 있고 풍경 좋다는 곳을 많이 다니기에 눈도 호강합니다. 이렇게 좋은 취미인 사진이지만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취미로 하다 보니 쌍욕 나오는 취미 사진가들도 참 많습니다.
자신의 사진에 방해 된다면서 나뭇가지를 꺾고 야생활을 찍은 후에 다른 사람이 못 찍게 하기 위해서 밟아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감히, 말하지만 한국의 사진 문화나 사진 매너는 후진스럽습니다. 비싼 카메라를 무슨 계급인 양 으스되는 취미 사진가들도 참 많습니다. 그래서 큰 빽통 렌즈 들고 출사지를 왁자지껄하게 휘젓고 다니는 사진가 무리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만 나옵니다.
이런 모습은 마치 자동차 배기량과 가격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우리 한국인들의 습속에서 기인한 것이기에 단 기간에 해결될 것도 아니고 사진가의 문제도 아니고 취미 사진가들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그냥, 우리가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후질근한 비매너로 살다가 카메라를 든 것뿐이죠. 장비병에 걸려서 사진의 본질이 뭔지도 모르고 비싼 카메라가 좋은 사진을 찍는다는 허영심과 공상에 가까운 생각이 진리인양 떠드는 무뢰배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 생각이 주류는 아닌 듯 하네요. 이런 국민 취미인 사진 덕분에 출판계는 신이 났습니다. 90년대 중 후반 윈도 95 출시로 출판계에 컴퓨터 관련 서적이 넘쳤는데 이제는 그 자리를 카메라 기술서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DSLR 입문자가 크게 늘지 않고 성숙단계라서 최근에는 카메라 기술서가 예전보다는 못합니다. 지금은 카메라에 대한 매뉴얼보다는 사진 문화 혹은 사진의 인문적 접근을 하는 사진 문화 관련 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형식으로 카메라와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한 'DSLR 사진 입문'
저자는 사진가 김주원입니다. 자코라는 사진집단의 한 멤버인 사진가인데요. 블로그를 꽤 오랫동안 운영하고 계셔서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꽤 알려진 분입니다. 저도 2007년 부터인가 김주원 사진가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주소는 http://joowon77.blog.me/입니다.
저자인 김주원 사진가는 사진을 독학으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제도권의 사진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밑바닥부터 시작하면서 배웠기에 대중과의 호흡하는 방법을 잘 압니다. 수 많은 취미 사진가들의 고민도 잘 알고 포토넷이라는 사진잡지에서 기자 생활도 해서 필력도 괜찮습니다. 지금까지 참으로 많은 책을 선보였는데요. 좋은 사진을 만드는 사진책 시리즈를 출판했습니다.
그러나 김주원 사진가를 오래 지켜봤지만 사진은 잘 찍기는 하는데 자신만의 언어나 주제가 없었습니다. 소나무 하면 배병우, 백자 하면 구본창이 떠오르듯 뭔가 명징한 사진이 없었습니다. 불만이라면 불만이었는데 2011년 화이트 시리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자신의 주제를 찾은 듯하네요. 화이트 사진 시리즈는 작가의 하얀색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진가 김주원이 또 한 권의 책을 냈네요
이 책은 기술에 대한 정보도 있고 사진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좋게 해석하자면 문, 무를 다 겸비한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보자면 이 저저도 아니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기술적인 내용은 전문 카메라 테크닉을 담은 카메라 기술서보다는 못합니다. 따라서. 이 책의 여백 부분은 직접 검색을 하던 스스로 노력을 하던 기술적인 부분의 나머지를 채워야 합니다. 따라서 카메라의 테크닉을 배우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진에 대한 테크닉과 함께 사진 문화, 사진 보는 법 등등의 인문학적인 이야기도 한 권의 책으로 만나고 싶으면 괘 좋은 책입니다. 목차에 내가 궁금한 질문들이 꽤 많이 보인다면 이 책은 좀 더 가치 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책은 참으로 독특합니다. 질문과 대답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를 펴서 읽던 상관이 없습니다.
이게 큰 장점인데요. 책을 처음부터 읽다가 포기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냥 쭉 넘기다가 관심 있는 질문 부분에서 멈춰서 읽으면 됩니다. 그렇게 툭툭 읽다 보면 다 읽게 됩니다. 책은 DSLR에 막 입문한 초보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습니다. 카메라 조리개와 셔터의 관계를 소개하는데 아주 자세하게 소개하지는 않습니다. 큰 줄기만 설명하고 넘어가는데요. 길라잡이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ART 01 사진과 카메라를 만나다 : 카메라 기능에 대한 질문
Q. 001 사진을 시작하려고 하니 막막해요
Q. 002 사진을 시작할 때 어떤 카메라를 구입해야 할까요?
Q. 003 DSLR과 디카는 다른 건가요?
Q. 004 DSLR, 하이브리드, 미러리스, 하이엔드 뭐가 다르죠?
Q. 005 사진을 잘 찍으려면 DSLR을 사야 하나요?
Q. 006 무거운 DSLR을 매일 들고 다니려니까 힘들어요.
디카나 스마트폰으로는 DSLR처럼 찍지 못하나요?
Q. 007 캐논, 니콘, 소니 카메라 뭐가 다르죠?
Q. 008 카메라를 구입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나요?
Q. 009 DSLR을 쓸 때 렌즈를 왜 바꾸나요?
Q. 010 필름 카메라가 좋나요? 디지털카메라가 좋나요?
SPECIAL TIP. 01 필름 카메라 VS 디지털카메라
Q. 011 조리개와 셔터 속도에 대해 쉽게 알려주세요
Q. 012 카메라에 ISO라는 버튼이 있던데 이건 어떻게 쓰는 건가요?
Q. 013 카메라 윗부분에 있는 P, A, S, M이라는 다이얼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Q. 014 AF와 MF가 뭐예요? 왜 이 둘을 바꿔가며 쓰나요?
Q. 015 카메라 메뉴에 보면 RAW 파일과 JPG 파일이 있던데 어떤 것이 더 좋나요?
Q. 016 렌즈에 보면 17-55, F2.8과 같은 숫자가 새겨져 있던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Q. 017 카메라 사용법이 너무 복잡해요. 촬영할 때 꼭 알아야 할 것만 알려주세요
Q. 018 어두울 때 플래시를 터뜨리면 너무 이상하게 나오던데 이건 어떻게 해결하나요?
Q. 019 어두울 때 사진을 찍으면 시커멓게 나와요. 해결 방법이 있나요?
Q. 020 렌즈 종류가 너무 많아요.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떤 렌즈를 쓰는 게 좋나요?
Q. 021 인물 사진과 풍경 사진에 좋은 렌즈가 따로 있나요?
Q. 022 다른 분들 사진을 보면 쨍하던데 제 사진은 흐릿해요
Q. 023 내가 초점을 맞추고 싶은 부분에 맞추려면 카메라를 어떻게 조작하면 되죠?
Q. 024 센서의 크기가 화질에 영향을 미치나요?
Q. 025 비싼 카메라면 사진이 더 잘 나오나요? 다들 크고 멋진 카메라를 가지고 있던데요
김주원 작가의 좌충우돌 사진 이야기 01 내가 처음 사진을 만났을 때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파트 1, 목차만 소개했습니다.
QnA 형태인 이 책의 핵심은 저자의 대답 부분에 있습니다. 저자의 대답은 꾸미지 않고 간결합니다. 때문에 재미는 없습니다만 군더더기가 없어서 진솔해 보입니다. 파트 1은 카메라에 대한 내용을 파트 2는 사진 촬영에 관한 이야기, 파트 3은 개성 있는 사진 찍기에 대한 질문들과 파트 4에서는 사진에 대한 심화 학습을 담고 있는데 저자의 사진가로 되는 과정 기와 사진 전시회 보는 방법과 포트폴리오 제작 방법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책의 스펙트럼이 꽤 넓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촘촘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유식 같은 가벼운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두꺼운 카메라 기술서적 읽고 머리 아파하지 말고 이 책으로 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궁금증을 풀어보고 좀 더 깊은 지식은 두꺼운 기술서적 혹은 사진 문화 혹은 사진에 대한 인문학서를 읽으면 좋을 듯하네요 전 이 책을 DSLR 입문자에게도 좋지만 DSLR을 살까 말까 고민 중인 분들에게 더 추천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