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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광복절에 추천하는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by 썬도그 2013.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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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라고 사람들이 광복의 기쁨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광복절이 좋지도 기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광복이 우리 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외세인 미국과 소련에 의해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미국이 원자폭탄을 일본에 떨어트리지 않았다면 광복은 더 늦춰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미군에 의해서 일본군이 조선땅에서 물러났고 한반도는 미군과 소련군이 반쪽씩 신탁통치를 하면서 남과 북이 갈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의지만 있었다면 남과 북에서 모두 지지하는 민족 지도자가 있었고 그분을 지지했다면 남과 북으로 갈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친미파인 이승만과 친소련파인 김일성이 등장하면서 남과 북의 갈림은 확고해졌습니다.

김구 선생님 등이 부던한 노력을 했지만 이 못난 민족은 남과 북이 갈리는 것이 좋은지 그냥 그렇게 남과 북의 갈림을 받아들였고 결국은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남과 북의 대치 상태는 여전합니다. 

광복이요? 그 광복이후 우리 민족 전체로 보면 치욕스러운 역사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광복절을 기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제대로 광복을 즐길만한 입장에 있습니까? 친일청산도 제대로 못하고 일본군 장교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을 넘어서 그 딸까지 대통령으로 뽑아준 나라가 무슨 광복을 운운합니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고 욱일승천기에는 발끈할 줄 알았지 우리 안에 있는 친일파 청산에는 목소리를 높여본 적이 있습니까?

오히려 그 광복 직후가 친일청산의 최적기였는데 친일파들을 미군정이 대부분 다시 기용하는 우를 범하고 먹고사니즘에 친일보다 우선적으로 밀가루를 달라고 외쳤던 우리 아닙니까? 지금이야 먹고 살만해지니까 친일청산하자고 했지 먹고살기 힘들 때는 친일이고 나발이고 밀가루 달라고 했던 우리입니다. 그러니까 박정희가 밀가루 풀어서 표를 샀죠. 

이런 역사를 가진 나라가 무슨 광복을 말하고 축하고 좋아합니까? 그리고 솔직히 지금은 미국에 좌지우지되는 나라 아닙니까? 한국의 주권은 국민이 아닌 미국에서 나온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미국이 하자는대로 하는 것이 한국 아닙니까? 그러니 FTA도 재협상해줬죠.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각설하고요. 경복궁 서쪽문인 영춘문 바로 앞에는 한옥을 개조한 사진전문 갤러리 '류가헌'이 있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이 류가헌에서는 8월 6일 부터 8월 18일까지 일본 동북부 조선학교의 학생들을 담은 사진전인 '일본의 조선학교' 다큐 사진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이 사진전은 정말 한국에서는 희귀한 여성 다큐사진작가인 김지연 작가님의 전시회입니다.
3년 전으로 기억되는데 관훈갤러리에서 '대한민국이 잊고 사는 것들'이라는 사진전을 봤었습니다. 

2010/08/13 - [사진정보/사진전시회] - 대한민국이 잊고 사는 것들 - 사진전 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어

이 사진전은 아픈 현실을 부둥켜 안고 사는 우리와 닮은 얼굴을 하고 닮은 말을 하지만 우리에게서 배척당한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중군 연변에 사는 탈북 아이들, 외국인 노동자, 군 위안부 할머니, 고려인 할머니 등, 역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 밑에 깔린 사람들의 고통을 가득 담았습니다. 그러나 사진들이 고통스럽다기보다는 하나의 증명사진처럼 이런 사람도 한국에 혹은 한국을 잊지 않고 혹은 한국을 동경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큐란 이런 것이구나 느꼈고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사진전이었습니다. 매년 수많은 사진전을 보지만 기억에 남는 사진전은 극히 일부입니다만 3년이나 지난 지금도 생각나는 것을 보면 김지연 사진작가의 진솔함과 꾸미지 않는 민낯 같은 사진이 참 좋았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김지연 사진작가님이 이번에는 일본에 갔다 오셨네요. 거기에도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밑에 있는 사람들이 있지요
바로 재일조선인들입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류가헌은 이런 마당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힘있는 다큐사진전을 자주 해서 더 좋아하는 사진갤러리입니다. 인사동의 갤러리 나우나 갤러리 룩스도 좋지만 류가헌은 제가 그렇게 봐서 그런지 다큐 사진전을 참 많이 하네요.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주로 봄가을에만 와봤는데 여름에는 칸막이를 해 놓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류가헌은 차도 마실 수 있고 사진책, 사진집도 꺼내서 읽어볼 수 있는 사진문화 우물가이기도 합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김지연 사진작가의 사진전은 사진전 말고도 사진집으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한인들, 연변으로 간 아이들, 그리고 이번 전시회인 일본의 조선학교도 눈빛 출판사를 통해 사진집으로 나왔습니다. 아마도 이 작가님 후원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사진집을 구매하는 것이겠죠. 사진집 모으는 취미는 없지만 알라딘에서 받은 적립금으로 구매해야겠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사진전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모자이크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을 가까이서 보면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아이들이 보이는데요. 이 아이들은 일본안에 있는 조선학교(혹은 우리 학교) 학생들의 사진입니다. 
일본에는 우리민족의 역사성과 민족성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는 조선적을 가진 재일동포가 많이 있습니다. 그 조선적을 가진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조선학교입니다. 300개
정도의 조선학교가 일본 곳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100개 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의 이미지가 모여서 하나의 그림이 되었는데 2011년 3.11일 동북아 일본 대지진 때 피해를 입은 도호쿠 조선초중급학교 학생들이 피난 직전까지 그린 그림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김지연 작가는 여러 조선학교 중에 후쿠시마 근처에 있는 도후쿠 조선초중급학교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곳도 지진피해가 심했고 학교 교실이 붕괴되었습니다. 지금은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는 곳을 임시 교사로 활용하면서 우리의 말과 글을 배우고 있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조선학교는 조총련계 학교 아니냐고요.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일본에는 북한 지향적인 조총련이 있고 대한민국 지향적인 민단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일본의 조선학교는 조선적을 가진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학교입니다. 그렇다고 조선적을 가진 학생들만 다니는 것이 아닌 70%는 한국 국적이고 20%가 조선적 그리고 나머지가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조선적이라는 국적을 가진 아이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아주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조선적? 이 말이 쉽게 와 닿지 않죠. 정대세라는 축구선수 아시죠. 그 축구선수가 바로 조선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조선적은 한국도 북한도 아닌 말 그대로 조선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조선의 국적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조상을 기리기 위함도 있고 남북통일이 되길 바라는 염원도 있고요. 그러나 이 조선적이 북조선의 약자는 아닙니다. 그냥 조선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저나 여러분이나 조선적하면 북한 국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적은 북한 국적이 아닙니다. 

그냥 조선 그 자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한때 조총련이라고 해서 친북 성향의 단체를 지지하는 조선적이 있었긴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60년대 당시만 해도 한국보다는 북한이 더 잘 살았고 북한이 재일동포에 대한 지원이 아주 후했습니다. 일본에서도 조선의 민족정기를 잃지 않고 사는 사람들에게 북한이 많은 물자를 제공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조총련배를 타고 북한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북한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많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 조선적을 가진 사람들은 북조선과 연관이 있다면서 일본 정부 특히 우익들에게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2009년 부터 조선적을 가진 재일동포는 재일동포 지위를 박탈하고 입국마저도 불허하고 있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이렇게 이념 전쟁은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이 조선적이라는 경계인들은 북한도 남한도 그리고 일본에서도 외면하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대하는 우리들과 일본인들의 모습 속에서 지진피해를 당했지만 복구 지원비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검정 치마저고리를 입고 민족교육을 하고 있는 곳이 조선학교입니다.

이 학생들의 부모들은 일본에 강제로 끌려온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그런 재일동포를 억압했었습니다. 나라가 힘이 없고 있어도 이제는 북한과 연관되었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지원을 안 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네요. 
또한, 일본 정부도 관동 대지진때처럼 애먼 조선학교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교무상교육도 조선학교는 예외입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재일동포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복잡합니다. 지난 광복과 한국전쟁 그리고 그 이후의 역사를 다 이해해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죠. 제가 이 재일동포 특히 조선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화 '박치기'때부터였습니다. 

영화 박치기는 일본 영화로 조선학교 학생과 주인공 가족의 이야기를 잘 담고 있습니다. 1편도 엄청난 수작이지만 2편도 아주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기회되시면 꼭 권해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2편 보고 눈물 가득 안고 영화관을 나섰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사와 지와 에리카라는 일본 톱스타의 신인상을 받게 한 영화인데 이 영화 속 주제가로 나오는 '임진강'은 아리랑보다 더 구슬픕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도호쿠 조선학교에는 학생 22명 밖에 없습니다. 취재가 쉬웠던 것은 아니지만 
이 용기 있는 여성 다큐작가인 김지연 작가는 이 모습을 취재 했습니다. 누가 감히 일본 대지진 이후에 고통받고 있는 조선학교를 찾을 생각을 하겠습니까? 감히 말하지만 이 김지연 작가 아니고서는 이런 생각을 할 사람이 한국에 없습니다. 
잘 아는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놀랍게도 이 김지연 작가에게서 다큐의 생동감과 감동 그리고 현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게 바로 다큐입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그런 존재들을 다시 존재케 하는 힘을 가진 사진작가입니다.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사진 속 아이들이 눈에 밟힙니다. 이제는 조총련이니 민단이니 하는 반목도 사라지고 하나의 나무가 된 일본내 재일동포 사회
그러나 우리는 그런 재일동포를 민단이니 총련이니 혹은 조선적은 빨갱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살고 있지 않나요?

김지연 작가의 사진전 일본의 조선학교

나가려다가 '일본의 조선학교' 사진집을 들쳐 봤습니다. 류가헌에는 약 30여점의 사진만 걸려 있었지만 사진집은 훨씬 많은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사진집을 방금 알라딘에서 이 글을 쓰면서 구매했습니다. 방명록에 적혀 있는 일본인의 이름과 일본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책 도착하면 '일본의 조선학교' 사진집 소개를 또 해야겠습니다. 김지연 사진작가의 작품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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