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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공무원들의 내소관아니리즘은 공무원들의 본능인가?

by 썬도그 201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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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체포왕을 보면 마포 경찰서와 서대문 경찰서간의 알력 싸움을 볼 수 있습니다. 범인은 지도의 경계를 따지지 않고 범행을 하고 줄행랑을 치는데 두 경찰서 소속 형사들은 잡은 위치가 중요하면 범죄가 일어난 지역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관할하는 구역이 아니면 자기 소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범인 잡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잡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 공무원이라면 이런 니 소관 내 소관 싸움을 하게 됩니다. 

형사만 그럴까요?
모르긴 몰라도 공무원 대부분이 이런 내 소관아니리즘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모 구청(실명을 말하면 이 지역 사람들이 악플을 달기에 철저하게 다 무명 처리 하겠습니다) 앞에는 저유소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이라서 유심히 지나가며서 무슨 건물인가 찾아보니 저유소라고 하네요. 저유소는 주유소 보다 큰 개념으로 기름 같은 것을 지하 큰 탱크에 저장하는 곳인가 봅니다. 유사시에 사용하는 곳이라는데요. 정확하게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근처에 육군 도하부대가 있었던지라 아마도 군 부대에 기름 공급 하려고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군 부대가 떠난 지금은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용도가 없는지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습니다. 

잡초는 무성하게 자라는데 관리가 안되고 있네요


금연 표시가 있는 것으로 봐서는 확실이 여기가 기름 관리 하는 곳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마져도 관리가 안되고 있네요. 



관리가 안된다는 느낌은 저유소 바깥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물 흐른 자국 보세요. 저거요. 오줌자국입니다. 밤마다 마실 나가다가 보면 택시기사나 운전자들이 저기에 차 세우고 오줌을 갈깁니다. 제가 수차례 민원을 넣었는데 해결이 안 됩니다. 


이렇게 불법 주차도 되어 있고요. 구청에 물어보니 자기 관할이 아니고 도로가 아니라서 단속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구청 바로 앞에 있는  방치된 저유소 건물. 이 건물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솔직히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이 앞을 지나가는데  건물 안에 한 학생이 가방을 메고 들어갑니다. 여중생이나 여고생으로 되는 듯 합니다.
잘못 봤나? 생각하고 다시 봤습니다. 왜냐하면 이 건물은 방치되고 있긴 하지만 함부로 들어가는 곳이 아닙니다. 군사 시설이나 국가 시설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학생이 들어갑니다. 어떻게 들어갔나 하고 옆에서 보니 철문이 있지만 저 철문과 벽 사이의 공간이 크게 떠 있어서 학생 정도면 쑥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학생이 아무도 관리 안하는 곳에 들어간다? 
반대쪽 먼 곳에서 보니 여학생은 혼자가 아닌 몇몇 남학생들하고 몰려 있더군요. 안 봐도 그림이 나오지 않나요? 분명 탈선장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멀리 있어서 담배를 피는지는 안 보였습니다. 그랬다가는 아주 큰일 날 수도 있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할까 잠시 생각도 했지만 별거 아닌 것일 수도 있고 관리의 부실이 더 큰 것일 수도 있기에 다음날 구청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러저러해서 저유소 건물이 탈선 장소로 사용되는 것 같다고 했더니 구청 담당 직원은 저유소라는 건물 자체를 잘 모릅니다. ㅠ.ㅠ
제가 설명했더니 그제서야 알아 듣고는 거긴 구청 소관이 아니라고 하면서  전철역장에게 말하라고 합니다.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전철역으로 전화를 했더니 역장이 안 계시다면서 밑에 직원이 받으시네요. 그분은 이 장소를 아예 모릅니다. 왜 모르냐고 따졌더니 온지 1달 밖에 되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하면서 역장님 오시면 통화하시라고 하네요.  일단 제 말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이러저러 해서 탈선 장소로 활용될 소지가 있으니 관리 좀 잘하라고요

알았다고 전해 주겠다고 하면서 끊었습니다. 


전화를 이리저리 하다가 들어간 시간은 30분 정도였습니다. 다산 콜센터에서 구청 직원 연결해주고 구청 직원이 자기 소관 아니라고 하는데 15분 이상, 전철역에 전화해서 자초지종 설명하고 지적하는데 15분 

전화를 끊고나서 내 시간을 30분 동안 이런 것에 투자할 가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자라퍼의 행동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솔직히 이 30분의 시간 귀찮은 시간입니다. 그러나 전화 한 통으로 일사천리로 일이 처리가 된다면 어떤 시정할 부분이나 행정의 불합리나 지적할 것이 있다면 바로 바로 구청에 민원을 넣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화를 걸어보니 내소관아니다리즘이 발동하면 민원인은 골치가 아파집니다. 실컷 떠들었더니 그건! 내 소관이 아니거든요 고갱님!! 이라고 하면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요. 그럼 그 소관이 있는 곳에 따따부따 떠들면 그건 제 소관이 아니고 역장님이 해야 할입니다요! 고갱님이라고 하면 정말 혈압 오릅니다.


먼저 제가 구청에 전화한 이유는 몰라서였습니다. 그게 누구 건물인지 누구 소관 건물인지 시민이 어떻게 압니까?
그럼 구청직원이 지역에 대한 일이니 일단 자기 소관이 아니더라도 점심 시간에 잠시 구청 앞에 있는 역에 들려서 민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전달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네 압니다. 구청 공무원 소관이 아니라는 거 압니다. 아는데요. 같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 아닙니까?

구청 코 앞이 탈선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면 안 됩니까? 구청직원들은 다 다른 구에서 사는지 왜 그리 애향심이 없습니까? 애향심이 있는 구청 직원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까요? 이래서 전 그 구청의 공무원은 지역에서 뽑아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쉽습니다. 뭐 같은 지역 주민출신이라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을 수도 있겠네요. 

또 하나는 제가 전철역에 전화를 했을때 그 말단 직원의 태도입니다. 제가 자초지종을 말하면 시정 조치 하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뭐라고 했냐면 그건 직접 역장님하고 통화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라고 하더군요. 

저는 한 집단에게 말하면 됩니다. 그걸 전달하던 역장이라는 분이 처리를 하던 그런 권한이 없던간에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떤 지적을 하면 말단이던 역장이던 한 몸처럼 행동해야죠. 그건 역장님하고 통화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에 공무원 특유의 내소관아니리즘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이 처음이 아닙니다. 공무원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내 소관인지 아닌지 부터 챙겨드는 촉이 무척 발달했습니다. 아! 내 소관이 아니다라고 하면 뒤로 물러섭니다. 즉 내 책임이냐 아니냐만 발달한 생명체 같다는 생각마저듭니다. 영화 체포왕에서 그리는 비합리적인 다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화를 끊고 입구에 철조망이나 무슨 조치가 없다면 다시 전화를 하겠다고 끊었는데 며칠 후 가보니 똑같더군요.
좀 더 큰 곳에 민원을 넣어야 할까요? 왜 공무원들은 그렇게 내소관아니리즘에 빠져서 살까요? 경쟁이 없으니 느슨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숙명일까요?


덧붙임 : 지난 주에 야간에 지나가다가 봤는데 아래 사진처럼 조치를 취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글에 첨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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