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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너온 소식/해외화제

캐나다 공공도서관이 만든 2,131권의 책으로 만든 책 도미노

by 썬도그 201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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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장황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장황한 이야기는 아니고요. 이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저 책 참 좋아합니다. 병적으로 좋아합니다. 집에 사 놓고 안 읽은 책이 100권이 넘었고 이 병이 더 도져서 근처 중고 서점만 들렸다 하면 책을 사들고 나옵니다 교보문고 전자책 대여 서비스로 한 달 5권의 전자책을 대여하고 있고 이걸 다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처 도서관에서 매달 3권의 책을 대여해서 읽고 서울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서 읽습니다. 참 미련하게 책 욕심은 많아요. 

이제는 책을 좋아함을 넘어서 책에 깔리고 있습니다. 자랑은 절대 아닙니다. 이거 병입니다. 그래서 치료해야겠다고 심각하고고민하고 있습니다. 욕심은 많고 시간은 안되는 모습을 진득하게 보고 조금씩 치료해 가야겠습니다. 

제가 책을 좋아하는 모습은 30,40대에 들어서 느닷없이 DNA에서 갑자기 툭 튀어 나온 것은 아닙니다. 어려서부터 이어진 것이죠. 지금의 30,40대 분들은 어렴풋이 기억나실거예요. 딱다구리 문고에서 세계문학전집인가를 싼 가격과 책장을 서비스로 주는 무리고 엄청나게 보급했고 제가 책 좋아하는 모습에 어머니가 할부로 구매 했습니다. 100여권의 세계 명작 소설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책도 취향에 맞는 책이나 읽는 것이지 몰취향적인 세계문학적집은 하나의 강요죠. 그래서 어머니가 사준 세계문학전집 보다는 학교 도서실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SF 책들만 드립다 읽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 괴기식물 트리피드'요. 이거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거예요. 

유일하게 밥먹으면서 읽은 책은 '해저 2만리'와 루팡과 홈즈의 대결인 '기암성' 정도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90권 이상은 한 페이지도 읽지 않았고 그 책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돈 낭비죠. 이후 어머니는 또 다른 세계 명작전집을 사줬습니다. 

제 의사는 전혀 물어보지 않고 아들이 밥 먹으면서 책 읽는 모습에 탐복 했나 봅니다.
제 어머니는 시골에서 초등학교만 나오신 분이라서 동네 친구들이 카라가 아름다운 교복을 입고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항상 가방끈이 짧은 것이 한스러웠고 그 한을 저에게서 해소 하고 싶으셨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원하지도 않은 세계문학전집을 수시로 사주셨습니다. 제가 좀 내성적이어서(지금이라면 단호하게 거부 했겠지만) 세계문학전집을 사는 것을 강력하게 거부하지 못한 것도 문제이긴 했죠. 

그렇게 세계문학전집을 많이 샀지만 그 책들 읽지 않았습니다. 번역도 조악하고 그 명작 소설을 읽을만한 나이도 소양도 취향도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돈 낭비로 흘렀죠. 

그런데요. 이런 모습 요즘 부모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아들 딸이 문학소년 소녀가 되길 바라고 책을 사랑하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모습에서 어린 아들 딸의 소양이나 경험 나이, 의사 고려하지 않고 사줍니다. 그러지 마세요. 아이들의 의사가 중요하고 소양과 취양이 중요합니다.  만화책만 끼고 사는 아이에게 파우스트 사줘봐야 돈 낭비일 뿐입니다. 

차라리 책 사주지 마시고 근처 도서관에 주말에 함께 손 잡고 가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러면 책 싫어하던 아이도 책 읽습니다. 아니 그 전에 집에서 예능이나 드라마 보면서 배 두들기면서 낄낄거리는 모습 부터 줄여주세요. 아이들은 부모들의 한 동작 한 순간을 모두 저장합니다. 그리고 그걸 보면서 배웁니다. 엄마도, 아빠도 이랬는데라고 시작하는 이야기를 펼쳐하고 그러다가 그게 인성이 되어버립니다.

주말마다 혹은 평일 밤 마다 예능이나 드라마에 빠진 부모 밑에 TV 드라마나 만화책에 빠진 아이가 나오고 항상 책을 읽는 부모 밑에 책 벌레 아이가 자랍니다. 부모님들의 행동이 중요하지 자신은 책 한 권 안 읽으면서 책만 사주면 아이들이 볼까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책 읽는 부모님들이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그런 모습 속에 자라서 저도 책은 좋아했지만 많이 읽지는 않았고 읽얻 SF소설만 많이 읽었습니다. 나이 들어서 책의 뛰어난 장점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독서광이 되었지만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던 10,20대는 그런 모습이 없었습니다. 

장황한 이야기는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장황한 책 이야기는 요약하자면 자신의 한을 위해서 아이가 좋아하지도 않는 쓰잘덱없이 세계문학전집 사주지말고 아이의 책 읽는 모습을 보이고 싶으면 부모 자신 부터 책을 읽는 모습을 수시로 보여주라입니다



캐나다 공공도서관이 만든 2,131권의 책으로 만든 책 도미노 

제가 장황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책 도미노 때문입니다. 읽지도 않은 세계문학전집이나 위인전집을 사준 부모님 때문에 학급문고에 제출할 책이 없어서 위인전집이라는 시리즈 중에 한권인 '슈바이처'를 학급 문고에 제출했습니다. 

낱권이면 분실해도 하나 사면 되지만 시리즈 책을 분실하면 이빠진 모습에 정신적 데미지가 크죠. 
그렇다고 그 전집을 읽는 것도 아니였습니다.  이런 명작 전집과 위인 전집은 하나의 장난감이 되었는데 동생과 함께 그 좁은 방에 모든 책을 꺼내서 도미노 게임을 했습니다. 얼마나 책이 많은지 1분 정도 갈 수 있을 정도로 약 200권의 책을 꺼내서 도미노 게임을 했습니다. 

동생과 약 30분 이상 책을 세우고 책을 쓰러트리는 놀이, 지금도 그때가 생각나네요

이 책 도미노를 캐나다의 한 공공도서관이 여름 독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보였습니다.
공공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서 2,131권을 세웠고 그 책을 쓰러트렸습니다. 도미노 중간중간 자원봉사자들의 퍼포먼스도 있었습니다. 


책, 책이 좋은 이유는 다른 사람의 지식과 혜안을 아주 싼 값에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며 가장 효율적인 경험 축척 도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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