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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사진전의 전시 서문은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

by 썬도그 201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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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진전을 일부러 찾아가지만 아침에 아주아주 불쾌한 일이 있고 난 후 사진 전시회 보다는 그냥 사진 책이나 들여다보면서 사진 비평력이나 키워볼까 합니다. 하지만, 사진 비평력을 늘려줄 책은 많지 않습니다. 사진 비평을 제대로 하려면 사진을 직접 찍어보고 전시를 해보거나 아니면 사진관련 학과나 공부를 하고 체계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사진작가는 노력만 하면 될 수 있지만(자격증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사진 비평은 아무나 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일반인인 제가 많은 사진전을 내 나름대로 감상하고 내 주관에서 나온 이야기를 이 블로그에 끄적입니다. 때로는 칭찬 혹은 공감대가 맞으면 박수를 치지만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나는 별로였다! 식으로 내 감정을 이 블로그에 적습니다. 그렇다고 그 작품이 제 주관에 의해 폄하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작품이 사진 평론가가 아닌 일반인의 감상에 좌지우지 된다면 그건 코메디 아닐까요? 제 블로그가 사진관련 블로그(실제는 사진 보다는 IT글이 더 많아요)라고 해서 제가 무슨 사진 관련업이나 사진작가도 사직학과 나온 것도 아닙니다. 그냥 사진에 관심 많은 사람일 뿐입니다.  단지 제 글을 많은 사람이 읽는다고 저에게 사진 권위가 세워진다면 사진 평론가가 되려면 높은 방문자 숫자를 유지하는 블로거가 되는 것이 더 빠를 것입니다. 


어떤 영화를 보고 내가 재미없게 봤다라고 하면 그 영화의 가치가 폄하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감상자의 몫이죠. 감상자가 재미있게 보던 재미없게 보던 그건 감상자의 권리이자 자유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재미없었다고 블로그에 쓴 글을 보고 영화 제작자나 감독 혹은 배우가 블로그에 댓글로  당신! 나를 폄하하는 것이요? 라고 묻는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잘못된 정보에 의한 곡해거나 오해라면 풀면 됩니다. 그러나 내 감상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라고 그 누구도 판단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내 글과 감상이 다른 사람과 공감대와 맞냐 안 맞냐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주관적 감상을 옳다 그르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사진전을 보고 어떤 사진은 참 기분이 좋아지는가 하면 어떤 사진전은 뚱한 표정으로 나옵니다. 제 공감대와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미술전과 사진전은 전시 카다로그가 있습니다. 그 카다로그에는 전시 서문들이 꼭 있죠.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사진작가와 미술가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특히 미술이나 사진 쪽 학과 출신이 아니면 유명한 예술가가 아니면 잘 알 수 없습니다. 
이 예술가들은 세상과 만나는 기회가 전시회 밖에 없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무슨 관용이 되었는지 예술가 치고 제대로 홈페이지나 블로그 운영을 하는 분들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있어도 국내 보다는 해외에 알리기 위해서인지 영문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분도 많고요.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작권 문제도 있는 듯 합니다. 아무튼, 한국에서 예술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전시회 밖에 없고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다면 그 작품을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예술에 관심 많은 저는 종로에 나가면 꼭 인사동을 들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엔 많은 전시회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알고 찾아가는 전시회가 있는가 하면 전혀 모르고 우연히 들린 갤러리도 많습니다.

그럴때면 카다로그에 적힌 서문을 활용합니다. 
서문들은 그 낯선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안내하는 안내문입니다. 이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작품 세계를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전시 서문의 본분입니다. 그러나 이 전시서문들을 보면 작품보다 더 난해하기만 합니다. 잘 쓰지도 않는 현학적인 단어를 나열하면서 별 내용도 아닌데 비비 꽈서는 설명하는 서문들을 읽고 있노라면 머리가 아플 정도입니다. 

저는 자랑은 아니지만 일반인 치고는 문화적 소양이 좀 있기 떄문에 왠만한 미술, 사진 용어나 철학 용어는 잘 알아 듣습니다. 그래서 전시 서문을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긴 하지만 그럼에도 짜증나는 전시 서문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쉬운 일상 언어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의 학력을 나타내기 위함인지 아니면 그렇게 현학적인 것이 관례인지 정말 어렵게들 씁니다. 

전시 서문은 안내문입니다. 따라서 설명문 답게 쉽게 써줘야 그 서문을 읽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전시 서문들은 사진 관계자나 사진계에 있는 사람들이나 비평가에게나 읽혀지는 수준의 글을 씁니다. 그래야만 합니까?

가끔은 사진전을 보다보면 이 한국사진계가 무슨 끼리끼리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듭니다. 
미술계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예술계는 좀 다를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학연이 아주 진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나마 사진계가 입문하기 쉬워서 그런지 다양한 학과 출신의 사진작가가 많고 보다 개방적입니다. 미술의 서자 취급을 받던 서러움을 알아서인지 아주 개방적이고 포용적입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사진학과도 많아지고 사진을 전공하는 사람도 늘면서 이 사진계도 하나의 이너서클이 형성되어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사진의 장점이 뭔가요? 쉽게 공유할 수 있어서 사진이 좋은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자기 작품을 널리 멀리 알리도록 노력해야죠. 그러나 한국 사진작가 분들은 이 확장에서 상당히 미흡합니다. 제가 하나의 매개체가 되어볼까 했지만 오늘로 그 생각이 부질없음을 확인하게 되네요. 

아무튼 이런 끼리끼리 문화는 좀 사라졌으면 하네요. 물론, 제가 오해하고 곡해하는 모습도 있겠지만 사진전을 가서 느끼는 솔직한 제 느낌입니다. 제가 많은 사진전을 소개하고 한국 사진작가를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누구보다 많이 소개한다고 하지만 내 글을 읽고 자신의 사진을 더 소개 시켜달라고 한 사진작가 분은 딱 2분 봤습니다. 소개 해 주어서 감사하다며 이 사진도 소개 시켜달라고 해서 제가 사진을 추가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진작가는 많지 않습니다. 
전시 서문 이야기 하다가 사진작가 분들에 대한 아쉬운 소리까지 했네요. 다시 전시 서문 이야기를 해보죠. 


노순택 사진작가의 '어부바' 사진전 전시 서문입니다. 
이런 서문 어때요? 전 이 서문에 반했습니다. 이렇게 편하고 할말을 다 하고 쉽게 쓰다니. 보통 일반인들은 사진의 촬영장소와 과정을 궁금해 합니다. 그래서 용기 있는 관람자는 어디서 찍었냐고 항상 묻습니다. 그런데 전시 서문에 아주 잘 적어 놓으셨네요

물론, 이 서문이 제 공감대를 잘 진동시켰고 제 관심 분야인 다큐 사진의 서문이라서 좀 더 술술 읽혀서 좋은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서문에 어려운 단어가 있습니까?  쓸데 없는 영어가 있습니까? 한문이 있습니까? 또한, 노순택 작가의 전작들을 거론하면서 잘 마무리 합니다. 

사진작가 분들의 사진은 대중에 확산되면 안됩니까? 왜 이리 무겁습니까? 왜 이리 가두워서 볼려고만 합니까?
지금 포털에서 아는 사진작가 다 검색해 보세요. 그 중에 인물정보가 뜨는 사진작가가 몇이나 있으며 그 인물 정보가 뜨는 몇 안되는 사진작가 중에 홈페이지가 있는 작가가 몇이나 있을까요?

대중이 한국 사진작가에게 접근하면 소스라치게 놀라서 도망가는 모습이 아니라면 좀 더 쉽고 널리 공유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전시 서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 읽으라고 쓰는 것입니까?.  그 전시 서문을 대중이 읽고 이해할 수 있게 전시 서문을 좀 더 쉽게 써주십시요.  한 마디 더 하자면 그 주례사 같은 전시 서문도 문제입니다. 

너무 칭찬 일색의 글도 참 읽기 힘들더군요. 아는 사진평론가 혹은 아는 지인에게 전시 서문을 부탁하면 당연히 필요 이상의 칭찬의 글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전시 서문에 이번 작품들은 별로다! 라고 적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단 하루 이틀 만에 훑어보고 쓰지 말고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 작가의 현재 위치의 좌표를 찍어주는 최대한 객관적인 글을 좀 써주었으면 합니다. 

여러모로 외부에서 본 미술계나 사진계의 모습은 너무 폐쇄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사진계는 좀 더 개방적이고 대중과 함께 공진화 할 수 있음에도 너무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노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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