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이라는 신조어는 먹는 방송의 준말입니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툭하면 밥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특히 가족과의 식사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죠. 특히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에서는 단골 소재입니다. 그러나 실제의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할 시간이 없습니다.
총 75장의 가족들의 식사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전 이 사진들을 보니 '로버트 프랭크'의 아메리칸이라는 사진집이 생각납니다. 로버트 프랭크는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미국인들을 촬영한 스위스인입니다.
그가 찍은 미국인들의 사진은 미국인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2차 대전의 승전국이자 초강대국인 미국인들 스스로는 자신들이 슈퍼히어로를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로버트 프랭크의 아메리칸에서는 초췌하고 나약하고 병약하고 추례한 미국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게 리얼 아메리칸인데 이 미국인들은 자신들은 이게 아니라고 삿대질을 합니다.
이후 이 손가락질 받던 사진들은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그게 진짜 우리 미국인들의 모습이구나 하고 반성을 하고 인정을 하게 됩니다. 위 사진도 마찬가지예요. 보세요! 초 강대국 잘 사는 나라 미국의 식탁을 보세요. 얼마나 초라합니까?
콘 프레이크를 우유에 타서 마시는 모습, 피자를 먹는 모습, 너무나도 초 간편식사입니다.
패스트 푸드나 간편 식사가 주식이 된 미국인들의 저녁 식탁은 한국 정식에 크게 달라보이네요. 저게 문화의 차이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미국은 한국 남도 정식과 달리 반찬 같은 것 없잖아요. 그럼에도 너무 간편하네요. 하지만 가족들과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아주 좋습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이 인삿말이 된 한국, 배우 김여진이 홍대 학생에게 한 말이 떠오르네요. 아무리 나쁜 사이라도 밥 한끼 같이 먹으면 잘 풀리잖아요. 음식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놓고 음식을 반찬 삼아서 하고 싶었던 말을 한 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풍경입니까?
능력이 된다면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작업을 하면 어떨까요? 전국의 10대 부터 노인까지의 저녁 식사를 찍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기록하고 보여주면 또 어떨까요? 그게 바로 기록이자 인류학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