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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얘들아! 공부도 중요하지만 우정보다는 중요하지 않아!

by 썬도그 201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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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Romain Laurent의 Where was I

줄무늬 애벌레는 나무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기둥을 보게 됩니다. 그 기둥은 수많은 애벌레들이 쌓아 올린 기둥이었습니다. 어쩌면 내가 찾고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줄무늬 애벌레는 그 애벌레기둥을 기어 오릅니다.

애벌레기둥을 기어오르면서 다른 애벌레의 머리를 밟고 어께를 밟고 올라가면서 애벌레는 연신 미안 미안! 을 말했습니다.
그러다 노란애벌레를 만납니다. 

줄무늬 애벌레는 묻습니다.  꼭대기에는 무엇이 있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거지? 라는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고 
노란 애벨레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 걸 보면 틀림없이 그곳은 좋은 곳일 거야  라고 대답해 줍니다
그말에 안심이 되긴 하지만  줄무의애벌레는 친구들을 밟고 올라가는 방법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행동을 할 가치가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들기 시작했죠

< 책 꽃들에게 희망을 중에서>

왜 공부해야하는지 몰랐습니다. 학문에 대한 호기심? 설마요. 그런 호기심으로 공부하는 학생은 극히, 일부입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왜 공부하는지 모릅니다. 아니! 잘 압니다. 대학 그것도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삶의 궁극의 목표점인 취직을 잘 할려면 좋은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잖아요. 한국은 간판 사회이자 스펙 사회입니다. 그 스펙 간판 사회에서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성공할려면 첫 단추인 대학을 잘 들어가야 합니다. 그것도 명문대를 들어가야 인맥 구축도 쉽고 이너서클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한국은 이너서클에 들어가면 특별히 검증도 하지 않고 그 권위를 맘대로 휘두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이너서클에 들어가기가 힘들죠. 이너서클(권력 핵심층)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 끼리 치고 박고 배틀로얄을 하는 사회가 바로 한국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20,30,40대 까지는 분명 대학이 아주 크게 인생을 좌우합니다. 그러나 50대 이상 넘어가서 명예퇴직해서 치킨집 차리는 모습을 보면 삶이 참 비슷해진다는 것입니다.  서울대 나와도 나이들면 치킨집, 고졸이라도 나이가 들면 치킨집 이렇게 은퇴자들이 자영업을 많이 하다보니 세계적으로 자영업자 숫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스트레스 유발 지수가 최강인 한국에서 살기가 여긴 어려운게 아닙니다.

노동강도 1위, 자살율 1위, 출산율 최하위 이런 통계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맹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10대 부터 지옥으로 향하는 개미지옥의 삶을 살게 됩니다. 

왜 공부하는지도 모르고 무조건 옆에 친구를 밟고 올라서야 니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선생님들 밑에서 오늘도 초중고등학생들은 시름시름 영혼이 썪어가고 있습니다. 높이 올라가면 뭐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펜을 들고 공부를 하는 학생들. 이런 학생들에게 매서운 채찍을 때린 기업이 있습니다. 


우정파괴 광고의 저질스러움

매가스터디의 옥외 광고입니다.

매가스터디를 잘 몰랐습니다. 몇년 전 주식을 잠시 하다가 보니 교육주에 메가스터디가 있었고 알고보니 한국에서 알아주는 사교육 업체더군요.  이 메가스터디가 버스에 실린 광고가 위 이미지입니다.

"새학기가 시작되었으니
넌 우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질 거야

그럴 때마다 네가 계획한 공부는 하루 하루 뒤로 밀리겠지
근데 어쩌지?
수능 날짜는 뒤로 밀리지 않아.
벌써부터 흔들리지 마
친구는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아"

흠.. 경악을 넘어서 긴 한숨이 나옵니다. 저 광고 카피 문구를 쓴 분은 분명 친구 한명도 없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네요. 위 카피 문구는 아주 아주 졸렬하고 추악스럽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좀 멍청하다는 생각마져 듭니다.

왜냐하면 친구로 인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제가 중2때 까지만 해도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을 냈었는데 중3 때 아주 좋은 친구와 짝이 되면서 경쟁심이 생겨서 
공부를 더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다고 위 카피 문구 처럼 친구를 멀리하고 흘겨보면서 저! 놈을 꼭 따라 잡아야지 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친구와 학교 있는 내내 붙어 다니면서 궁금한 것은 물어보고 공부 방법도 물어보고 서로 좋은 성적 내자고 내기도 하는 등 공부에 대한 향상심을 불러 일으켰고 서로의 성적이 모두 올라가서 서로 기분 좋게 학교 생활을 했었습니다.

물론, 친구가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하루종일 노는 친구 또는 날날이 같은 친구를 두고 공부를 잘하긴 힘듭니다. 이점은 분명 있고 따라서 좋은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말은 맞습니다. 문제는 좋은 친구 나쁜 친구 구분을 어른들이 한다는 것인데요. 그건 강요가 아닌 학생 스스로가 판단해야 합니다. 다만, 학생이라는 나이는 판단력이 흐리기 때문에 강요가 아닌 조언과 자신의 경험등을 들려주면서 좋은 쪽으로 인도하는 모습은 괜찮지만 그 친구랑 놀지마! 식으로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오히려 역 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엄마나 아빠 기준 또는 선생님 기준으로 몹쓸 친구 나쁜 학생이라고 판단되면 집으로 초대해서 따뜻한 밥 한끼 먹이면서 나쁜 학생도 좋은 학생으로 바꿔주는 포용심이 더 좋지 않을까요? 뭐 이런 제 생각을 남들에게 무조건 따르라고 하긴 힘들겠지만 친구는 나쁜 친구든 좋은 친구든 중요하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대학이라는 결승점을 향해가는 학생들은 서로가 경쟁자입니다. 같은 년도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태어나서 부터 경쟁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즈믄둥이라고 해서 2000년도에 태어난 아이들이 복을 받고 태어났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 2000년도에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기 때문에 대입경쟁률은 더 올라가는 것을 생각하면 2000년도 출생 아이들은 조금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쟁 시스템을 3대째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이대로 쭉 4대 5대 6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딱히 큰 대안이 없는 한 지금 같이 오로지 대학 입학을 위해서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 때 부터 14년 가까이 긴 대입 결승 마라톤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경쟁자라고 해도 내 옆자리에 있는 친구와 경쟁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전국의 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이지 같은 반에서 같은 대학 같은 과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기에 느슨한 경쟁상태죠. 따라서, 크게 보면 배틀로얄이지만 학급으로 보면 헝거게임이나 배틀로얄이 아닙니다.

따라서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우정도 쌓고 공부도 함께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메가스터디 광고는 그런 가능성은 집어치우고 친구 자체를 배척하라는 아주 배타적이고 편협스럽고 저질스러운 광고를 했습니다.

공부만 한 사람들이 저런 생각을 잘 하고 바로 꼰대라고 하는 사람들이 융통성이나 인간적인 모습이 없는데 바로 메가스터디 카피 문구가 꼰대스타일입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우정만큼 중요하지는 않아

작년 가을 경복궁에 갔다가 우연히 본 한복입은 여고생들 입니다. 정말 귀엽지 않나요? 너무 귀여워서 블로그에 실수로 여중생이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이 예쁜 한복을 입은 학생들을 보자 외국인들이 사진 같이 찍자고 여기저기서 뛰어들었습니다. 관광객들은 연신 미소를 지었고 여고생들도 함박 웃음을 지었습니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사진을 찍었고 제 블로그에 모자이크 처리해서 올린 후에혹시 이 사진을 보면 사진을 원본 그대로 보내주겠다고 블로그에 적었는데 어제 여고생들이 여중생이 아니라면서 사진을 보내달라고 메일이 왔습니다


여고생들은 여고 2학년들인데 마음 맞는 친구들 끼리 마음이 맞아서 그냥 경복궁에 놀러간 것이라고 하네요. 저 여고생들 좋은 추억꺼리 하나 만들었을 것입니다


공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공부 중요합니다
그걸 부정한다면 몽상가일 것입니다. 공부 중요하고 그게 현실인 것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우정 보다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메가스터디 광고를 손가락질 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공부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우정을 파괴하면서 까지 공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공부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습니다만 우정은 나이들어서 쉽게 쌓기 힘듭니다. 
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친구들도 고등학교 떄 만난 친구를 가장 으뜸으로 알아줍니다. 그 시절에 만난 친구들은 아주 순수함을 유지한 상태에서 만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평생을 가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건 어느정도 일반화 시켜도 될 정도로 보편적으로 고등학교 친구들과 가장 끈끈하고 깊은 우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학, 직장동료? 이 사람들은 길게 가기 힘든 것들이 있더군요. 
뭐 사람 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우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시절이 바로 중고등학교 시절입니다.

사람은 살면서 많은 감정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 수 많은 감정과 경험 속에서 가장 날 위로하고 힘나게 하는 감정은 사랑과 우정이 으뜸입니다. 사랑은 가끔 바닥으로 떨어져서 미움으로 돌변 할 수 있지만 우정은 변동폭이 작고 굳건합니다. 우정은 내가 힘들고 어렵고 지쳐서 울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와서 등 토닥여주는 경험이자 감정이자 사람입니다. 

이런 우정을 파괴하면서 공부를 한다? 이건 반 인륜적인 행동입니다. 공부가 아무리 날 높게 날게 한다고 해도 혼자 높게 날면 그게 무슨 재미가 있고 행복 하겠습니까? 

공부도 잘 하면서 우정도 쌓을 수 있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 공부력도 올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정 파괴 안하고 오히려 우정을 더 쌓으면서 공부할 수 있고 그게 더 현실적입니다. 

메가스터디 광고를 보니 한 동창이 생각나긴 하네요. 이 동창은 고3때 같은 반이었는데 혼자만 공부합니다. 혼자 타임지 책 펴서 공부하는데 요즘 말로 하면 왕따 아니 전따였습니다. 반 친구들은 그 동창에게 접근 할려고 해도 시니컬하고 무표정한 모습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고 그냥 그렇게 혼자 공부하고 혼자 밥먹는 스타일인가 보다 하고 신경도 안썼습니다.

결국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반 1등을 계속 하다가 SKY대학에 갔고 몇년 전에 우연히 고등학교에 갔다가 그 친구가 모교의 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더군요. 얼굴은 알고 있어서 아는체를 할려다가 고3때 말 한번 나눠본적이 없기에 그냥 지나쳤습니다. 저 뿐 아니라 그날 갔던 고등학교 동창들 모두 외면 했습니다. 그렇게 공부 열심히 해서 친구들과 말 한마디 나눌 수 없는 사이를 원 한다면 우정 파괴하면서 까지 공부 열심히 하세요. 

저는 궁금한게 그 동창이 수업할 때 우정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지 궁금합니다. 그냥 수업시간에 잡담없이 오로지 책펴고 수업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정 없이 학창시절을 보낸다? 차라리 교과서 없이 수업을 하는 것이 더 나을거예요.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감히 말하지만 그 시절 우정이 아주 중요하고 평생 갈 수 있으니 우정 함부로 취급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우정이랍시고 왕따짓이나 하는 행동 하지 말고요. 그건 우정이 아니라 폭력이거든요. 

우정과 폭력을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이 어찌보면 공부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이 학교라는 시스템은 오로지 공부만 외치니 우정이 공부 때문에 파괴되는 것은 메가스터디의 말이 살짝 맞는 것 같지만 문제는 환경에 의해서 파괴하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스스로 우정을 파괴하지는 마세요. 그건 나중에 자신을 파괴하는 행동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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