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계획을 가지고 떠날려고 하면 쉽게 떠나지 못하지만 계획에도 없던 여행을 급작스럽게 떠나게 되면 생각보다 쉽게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아무런 자료 조사도 없이 그냥 경주에 가게 되었습니다. 

자료 조사라 함은 그 관광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그 관광지에 있는 문화재에 대한 정보입니다. 뭐 내려가면서 아니면 그 앞에서 검색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 앞에서 검색해서 좋은 글 찾기도 힘들고 정확한 정보나 풍부한 정보를 쉽게 얻기 힘들고 찾아보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경주여행에 필수 동반자 앱을 설치하고 갔습니다

나중에 경주여행 필수 앱 소개를 따로 하겠습니다.  경주문화관광과 신라역사여행 앱만 있으면 손안의 문화재 소개 큐레이터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여행은 1박2일로 잠정적으로 정했습니다. 
새벽 5시 45분에 광명역에서 출발하는 첫 KTX 열차를 타기 이해서 광명 셔틀 전철을 타고 광명역에 도착한 후 잠시 후에 부산으로 향하는 KTX에 탔습니다. 이 경주를 기차를 타고 갈려고 하니 2가지 방법이 있더라고요

1. 직통 열차편 : 광명역에서 신경주역 까지 가는 직통으로 2시간 10분 정도 소요
2. 환승 열차편 : 영등포역에서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환승 무궁화호를 타고 경주역까지 도착 약 3시간 정도 소요

환승 열차편으로 예매를 했다가 직통 열차편이 있는 것을 나중에 알고 신경주역으로 끝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신경주역에서 경주역까지 약 20~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합니다. 그 이유는 첨성대나 천마총이나 대부분의 문화유적지가 경주역 부근에 있습니다.  

가격만 더 비싸고 도착시간은 거기서 거기인 직통 열차편, 직통 열차편을 타고 바로 불국사를 찍고 경주 시내로 들어오는 여행이라면 추천하지만 다시 경주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탄다면 가격이 더 싸고 시간은 비슷한 환승열차를 권해 드립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더 빠르네 하고 좋다고 탔네요


KTX는 정말 빠릅니다. 서울에서 경주까지 2시가 10분으로 이 시간은 제가 사는 금천구청역에서 도봉산입구나 춘천을 가는 것 보다 더 빠릅니다. 이제는 부산이라고 해도  무박으로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속도는 많은 것을 그냥 스쳐지나가게 합니다.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빠르면 뭘 느낄 수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벽역에 타서 어둠이 벗겨지는 새벽 풍경을 보면서 뭘 볼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잠이나 자는 것이 낫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2년전에 제천 여행 갈 때 그 덜컹 거리던 무궁화호에서 창밖 풍경이 보면서 느낀 그 안개 가득한 회화적인 이미지나  여수 여행 갈 때 안개가 진군해서 모든 것을 삼키는 그 황홀경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다음에는 KTX는 업무용으로만 타야지 여행용은 아닌 듯 하네요. 뭐 여행을 마치고 여행 피로를 풀때는 KTX를 타고 올라오는 것이 좋겠지만 여행 출발은 KTX로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래서 예전 부터 여행은 느리게 내려갔다가 빠른 것으로 올라오라고 하잖아요.  여행의 흥분상태를 느리게 지속하고 흥분이 꺼진 여행 말미에는 빠르고 편하고 쉴 수 있는 것을 이용하라고 하는 한 선배의 말이 떠오릅니다.

신경주역에 도착 했습니다. 

광명역 05:46분 출발  신경주 07:41분 정시 정작 도착입니다.


미리 버스를 검색해 봤고  XX번 버스를 어디서 타냐고 했더니 그 버스 첨 들어본다면서 그냥 나가서 아무거나 집어타면 경주역 간다고 하네요. 



정말 아무거나 집어타도 경주역을 가네요.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경주역을 경유합니다. 그래도 한번 물어보고 타야죠. 올라타면서 경주역 가냐고 하니 간다고 합니다.  시간상으로 40분 걸린다고 앱이 말해주네요


서울에서 쓰던 교통카드 기능의 카드를 대니 묵묵무답. 바로 지갑을 열어서 1,200원을 냈습니다. 요즘 돈을 내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닌 적은 없지만 서울보다 살짝 비싸네요. 요즘은 지방여행하면 버스가 1시간에 1대씩 있어서 저 같이 버스 여행을 하는 분은 거의 없고 대부분 자가용을 몰고 여행을 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자동차 여행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요. 

덕분에(?) 20,30대 분들의 도보, 버스 여행자들은 예전 보다 더 불편해졌습니다. 
그래도 앱이 있어서 편합니다


경주시내버스 앱은 경주시내버스 노선표와 지도 시간을 알려줍니다. 아주 편리한데요. 제가 탄 버스를 검색해보니 위 지도를 돌아 다니고 있네요. 제가 신경주역에서 출발해서 경주역까지 갈려고 했는데요. 그 이유는 경주역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 다닐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계획을 바로 바꾸었습니다. 지도상으로 보니 불국사나 포석정만 포기하면 그냥 걸어다녀도 될 만한 거리 같았습니다. 워낙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한 30km 정도는 가뿐하게 걸을 수 있어서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문화유적지이자 어느 책에서 권하던 대릉원 근처에서 내렸습니다. 

정확하게는 서라벌네거리 앞에서 내렸습니다


천년 고도의 도시라서 그런지 지붕들이 기와지붕으로 되어 있네요. 나중에 알았는데 여기만 그러지 다른 곳은 다른 도시와 똑같더군요

아침식사도 안 했는데 한끼 할려다가 그냥 지나쳤습니다. 


지붕들이 다 기와인것이 생경스럽습니다. 그것도 조선시대 팔짝지붕도 아니고 신라시대의 책을 뒤집어 놓은 듯한 지붕이네요.

하지만 여기 일부만 저렇게 멋드러지게 유지하고 있지 다른 곳은 그냥 다른 도시와 비슷하더라고요.


경주 남산이 요즘 많이 뜨고 있죠. 1박2일에 나온 이후에 남산이 노천 박물관이라는 소리에 많은 분들이 가고 있는데 거기 갈 시간이나 여력은 없고 해서 전 아예 여행계획에 넣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한 3박 4일 이상으로 계획하고 오면 그때나 가보겠죠


뒷골목을 들여다봤습니다. 대로변 거리야 어느 도시나 비슷비슷하지만 그 뒷쪽 골목은 그 도시의 진짜 속살이자 얼굴입니다. 앞에는 시에서 자금을 지원하든 뭐를 하든 겉 모습은 화장을 칠할 수 있지만 뒤는 관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기 떄문이죠. 

다 본 것은 아니지만 살짝 들여다보니 삼청동 냄새가 살짝 납니다. 삼청동은 고관대작이 살던 동네지만 여긴 지방이라서 삼청동의 세련미(?)는 없지만 그래도 옛스러운 모습이 보이네요


한옥이 멋스럽고 운치가 있지만 사람 살기에 편한 공간이 아닙니다. 정말 바지런하지 않으면 쉽게 부패되는데요. 정성이 없으면 한옥에 살기 힘듭니다. 한옥 건물들이 꽤 있네요. 


대릉원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왼쪽으로 향했습니다. 경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고분입니다. 이런 고분을 누군가는 여인의 젖무덤이라고 표현하던데요. 그 표현를 떠나서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저런 곡선형 고분을 매일 볼 수 있는 경주시민들이 부럽습니다. 뭐 경주분들은 전철타고 가서 볼 수 있는 서울의 궁궐이 부럽긴 하겠지만요

어느 울타리도 없이 그냥 들어갈 수 있네요. 살짝 방치된 느낌도 들고 일상 속에 스며든 자연스러움도 있고요. 재미있는 풍경이네요

요즘은 네이버 지도가 다음 지도 보다 더 정확하고 편리하네요
위 이미지는 네이버 지도인데 다음 지도 보다 훨씬 좋네요
저도 네이버 지도를 좀 더 애용해야겠습니다. 
사실, 이 지도 지금 글 쓰면서 보는데 사진 찍고 볼 때는 무슨 고분이 무슨 고분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철석같이 믿었던 
신라역사여행 앱에서는 이 노서리, 노동리 고분군에 대한 큐레이션이 없었습니다. 

그냥 사진만 찍었습니다. 무슨 고분인지 누구의 고분인지도 모르고 찍었습니다. 찍고난 후 집에서 글 쓰다가 알았습니다

위 고분은 노서리 고분군에 있는 134호분입니다. 

임금의 무덤답게 크기가 우람하고 거대합니다. 그렇지만 아주 자연스럽기도 합니다. 


날도 흐리고 겨울이고 해서 풍경은 예쁘지는 않습니다. 경주는 2월에 올 곳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눈이 쌓인 고분의 모습도 괜찮을 듯 싶기도 하지만 무채색의 이미지로 칠해진 2월은 정말 볼품은 없었습니다. 이제 막 잔디가 다시 자라는 모습이 살짝 생기를 주네요.  

137호분 쌍상총입니다. 뒷동산의 작은 무덤 같기도 하네요. 아주 작은 고분인데 황혈식 석실분입니다. 

해가 나온 것도 안 나온 것도 아닌 우중충함과 우중충한 고분 색이 묘하게 어울립니다.

경부 고분을 보면 1개 짜리 고분이 있고 2가 이어진 고분이 있습니다. 이 134호 고분은 2개가 붙어 있는데 표주박 처럼 생겼다고 해서 표형분이라고도 합니다. 이 표형분은 2개의 무덤을 붙여 놓은 것인데 왕이나 왕비가 죽으면 고분을 만들고 그 후에 배우자가 죽으면 옆에 고분을 쌓어서 서로 붙였다고 합니다.  무덤을 하나로 만든 합장묘라고 할 수도 있는데 죽은 사람의 시신을 꺼내는 것은 무례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두개의 무덤을 하나로 붙여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고분위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아이들은 분명히 할 것입니다. 저도 철 모를 어린 시절에 그게 무덤인지도 모르고  그 위에서 밀어내기 놀이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어떤 영화에서 보니 이 고분을 미끄럼틀 삼아 풀 썰매를 타기도 하던데요. 

그래도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문화재이다보니 해서는 안 될 행동이지만 수천년 동안 저기에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고 미끄럼틀로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뭐 검색을 해보니 봉황대에서 눈 올때 보드를 탔다는 사람도 있고 지금이야 우리가 문화재 인식력이 좋아졌지 먹고 살기 힘들던 70,80년대는 그런 개념이 있었나요?

높은 구릉에서 눈썰매 풀썰매 많이 탔을 것 입니다, 다만 이런 행동을 좋게 볼 수 없고 아무리 과거에 암묵적으로 허용되어다고 해도 문화재를 장난감 삼아 타는 것은 좋은 행동이 아닙니다. 그래서 경주시가 좀 더 확실하게 푯말이나 안내판을 설치했으면 했지만 어디에도 올라가지 마세요라는 글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여자가 드러누운 듯한 아름다운 곡선입니다.  가운데 허리 부분은 누가 올라갔는지 발자국이 상당히 있던데  알게 모르게 많이들 올라가나 봅니다. 


가장 왼쪽 고분이 135호분이고 그 옆이 표형분인 134호분 그리고 그 뒤에 자그마한 고분이 132호분입니다. 가장 오른쪽이 130호분인 서봉황대입니다. 서봉황대는 높이가 19.8미터로 크기가 아주 큽니다.  


그리고 무슨 안내 문구가 있어서 읽어 봤습니다. 서봉총에서 금관이 발굴 되었는데 1920년대 일제시대에 발굴이 되었군요

아돌프 구스타프 황태자와 루이즈 황태자 비가 일제에 초대를 받아서 아시아 여행을 하던 중에 이 발굴을 목도합니다. 
1,500년전 금관을 발굴하는  장면을 봤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 황태자는 국왕이 되는데요.  이 황태자가 관여 했다고 해서 데이비드 총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이 문구를 보면서 앞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왼쪽에 있는 서봉황대를 보게 되었고 저기서 금관이 나왔구나 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제 착각이고 서봉총과 데이비드총은 지금은 봉분이 사라져서 없습니다. 그냥 맨 땅으로 되어 있습니다. 서봉총과 데이비드총은 표형분 고분처럼 2개의 봉분으로 되어 있는데 발굴하면서 흙과 자갈을 다 제거한 후 금관을 꺼냈기 때문에 봉분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후손들인 우리가 다시 그 우람함을 다시 세워 놓을 줄 알았는데 그냥 두고 있네요. 그러다보니 저는 이 문구를 보고서 거대한 서봉황총을 봤습니다. 왜 여기다 세워놓았지 했네요. 

이래서 여행은 좀 알고 가면 재미있는데 아무런 정보도 없으니 그냥 사진만 막 찍었네요. 


모르고 봐도 곡선이 가득한 고분들을 보는 즐거움은 바래지지 않습니다


위 오른쪽 작은 언덕 같은 곳이 바로 금관총입니다. 금관총도 금관 꺼내다가 봉분 다 날려 먹어서 초승달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 금관은 경주국립박물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경주 여행은 좀 많이 알수록 준비하면 살수록 더 흥미로울 것입니다. 
또한 고분군을 다 둘러보고 경주국립박물관(무료 입장)은 꼭 들려 보세요. 고분에서 꺼낸 진귀한 문화재들이 가득가득 전시되어 있습니다. 금관총에서 꺼낸 악세사리와 금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가끔 금관을 쓰고 신라시대 위세를 보여주는 사진과 이미지들이 꽤 많죠.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도 이요원이 금관을 쓰고 있는데 금관은 살아 있는 사람이 쓰기에는 무겁습니다. 실용성도 없고요. 그래서 왕이 죽은 후 장례용품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추축하고 있는데 요즘은 드라마나 공연에서 금관을 쓰고 신라시대를 보여주는 모습은 하나의 작위적인 수사법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팩트보다 구라를 첨가한 팩션이 대세여서 너그럽게 허용하죠. 다만, 그 그루라를 진짜로 알고 있으면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선생님들이나 어른들이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가 구라인지 알려줘야 하는데 어른들 자체도 잘 모르니 이러다가 환타지가 진짜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조상들도 환타지와 히스토리를 넘는 설화와 전설을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경주 노서리 고분군 바로 옆에는 노동리 고분군이 있습니다. 찻길 하나 사이인데요. 다른 고분과 달리 뿔이 달린 고분에 눈길이 갔습니다. 고분 125호로 봉황대라고 합니다. 이 봉황대는 뿔이 많이 나 있는데 흥미롭게도 고분에 나무가 피어 있습니다.


원령공주에 나온 사슴신 같기도 하고 진귀한 풍경에 연신 셔터를 눌렀습니다


관광객의 놀라워하는 눈을 뒤로한 채 출근길에 오른 경주시민의 일상적인 모습이 묘하게 대비되네요
이 봉황대는 봉황새 모양 같다고 해서 봉황새를 내려다 보는 대라는 듯이라고 하는데요.  규모가 가장 큽니다. 다행히 발굴이 되지 않아서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 고분도 발굴 되었으면 저 나무 달린 고분은 사라졌을 것입니다. 발굴했으면 복원 해주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일본 놈들이 그럴 놈들이 아니죠. 금관만 쏙 빼냈어요. 

얼마전 기사를 보니 노서리,노동리 고분에서 훔쳐간 신라 유물을 일본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모습을 봤는데 이 일본놈들은 약탈해간 문화재가 한 둘이 아니에요. 뭐 약탈 문화재로만 채워진 박물관을 운영하는 프랑스도 있긴 하지만 참 더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편 우리도 외국의 문화재를 국립박물관에서 전시하기도 하긴 하더라고요. 그게 약탈인지 기증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앙아시아 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노서리 고분군에는 서봉황대가 있죠. 그 서쪽에 있는 봉황대라고 해서 서봉황대라고 했고 동쪽에 있는 봉황대는 그냥 봉황대입니다


아무리 봐도 이 고분들은 여름의 푸릇푸릇한 모습으로 봐야 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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