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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결정적 순간은 우연과 경험이 함께 만든다

by 썬도그 201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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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스테드는 2차대전이 종료 되었다는 소리에 뉴욕 타임스퀘어에 쏟아져나온 민간인과 군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습니다. 한 검은 군복을 입은 수병이 지나가는 여자들을 잡고 키스를 하고 포옹을 하는 것을 봤습니다.

할머니건 아줌마건 어린아이건 상관하지 않고 모든 여자에게 키스를 했습니다. 흥분상태이며 그럴 수 있죠. 월드컵 우승을 해도 즐거운데 자신의 목숨이 좌지우지 되었던 2차대전의 종전은 광분 상태가 되어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젠스테드는 이 수병을 쫒아갔습니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을 발견 했습니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간호사를 이 검은 군복을 입은 수병이 키스를 했습니다. 


사진은 한 장만 찍은 것은 아닙니다.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고 그중 한 장이 20세기 최고의 사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비슷한 포즈와 사진이 많지만 가장 상단의 사진이 가장 유명해 질 수 있었던 것은 수병과 간호사의 포즈가 같더라도 주변 사람들의 표정 때문입니다. 포즈는 같지만 길가 왼쪽의 수병이 너무 크게 나와서 키스하는 두 사람에 집중할 수 없게 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가장 상단의 사진은 주변 사람들의 크기도 적당하고 주변 인물들이 웃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진을 운이 좋았다고도 합니다. 네 운이 좋은 것이 분명 있습니다. 그렇지만 운만 가지고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먼저 사건이 일어날만한 현장에 가 있어야 이런 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종전 발표를 듣고 켄자스 농가에 있는 농부가 카메라가 있어도 이런 사진을 찍기 힘듭니다. 따라서 이런 역사적인 현장 혹은 사건 사고가 많은 곳에 사는 사람이나 기자들이 이런 세기적인 사진을 찍을 확률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로구가 부럽다니까요. 거긴 항상 사건 사고가 많잖아요. 

현장에 있어도 경험이 없으면 이런 사진을 담을 수 없습니다. 이 경험이 생활사진가와 아마츄어 그리고 프로를 구분합니다. 프로들은 사건 사고 혹은 약간의 예지력에 가까운 예측력이 있어서 다음에 어떤 장면이 있을지 미리 예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깜이 될 만한 곳에 미리 가 있거나 혹은 돌발 행동을 할만 할 조짐이 보이는 사람을 따라갑니다.

이 사진을 찍은 '알프레드 아이젠스테드'가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키스질(?)을 하는 저 수병을 발견하는 운을 얻었어도 그걸 무심하게 봤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젠스테드는 뭔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해서 쫒아갔고 이 수병이 하얀 옷을 입은 간호사와 기습 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바로 셔터를 눌렀습니다. 

아이젠스테드는 말합니다. 만약 저 간호사가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면 이 모습을 바로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요. 또한 수병의 군복이 하얀색이라면 이 사진은 밋밋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검은색과 흰색의 대조가 이 사진을 극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발견도 운이지만 아이젠스테트가 이 수병을 따라가는 선험적인 행동이 없었다면 이 사진은 세상에 선보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거 나도 찍겠다! 라고 합니다. 네 얻어걸려서 사진 공모전 대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퀄리티 사진을 꾸준하게 내는 것은 힘듭니다. 그게 바로 아마츄어와 프로의 차이입니다. 균질한 품질의 사진을 계속 생산하느냐 어쩌다 얻어걸려서 멋지게 찍었느냐 차이입니다. 

일반인이 하프라인에서 슛을 던졌는데 우연히 그 슛이 골인이 되었다고 해서 그 일반인에게 자네! 농구할 생각 없나? 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연이 아닌 꾸준하게 3점 슛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죠.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다 우연히 찍은 멋진 사진 하나로 유명해 질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사진가를 해보라고 하지 않습니다. 꾸준하게 균질한 수준급 사진을 찍어야 프로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그런면에서 사진 공모전 위주로 사진작가가 되는 모습이 많습니다. 

이건 일제시대 부터 있던 공모전을 통해서 사진작가를 발탁하는 모습 때문인데요.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모전 사진 보다는 포트폴리오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단 한 장의 사진이 아닌 사진 프로젝트나 사진 시리즈를 통해서 자신이 사진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과 스타일과 테크닉을 검증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사진작가들은 개인 블로그나 플리커로 자신의 사진을 공개하고 알려서 인지도를 끌어 올리면 어떨까 합니다. 
제가 한국 사진작가들을 소개할려고 할때마다 막히는 것은 사진작가에 대한 정보도 주례사 같은 전시회 도록 서문이 전부고 작가의 사진도 많지 않고 이전 작품들을 볼 수도 없습니다. 

정보화 시대에 사진작가의 정보를 찾기 힘든게 현실이네요. 각설하고  운에 대해서 더 말해보죠
알프레드 아이젠스테트는 운이 좋았지만 그 운도 노력과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운칠기삼이라고 하죠. 운이 7이고 재주가 3이라고 하는데요.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은 불규칙하게 오지만 재주가 만랩인 사람은 그 운이 왔을 때를 잘 포장하고 잘 포획할 수 있습니다.  

경험 많은 강태공은 사진이 잘 잡히는 곳을 잘 알고 있듯 재주와 열정으로 기다리고 기다리면 운은 찾아옵니다. 그 찾아온 운을 단번에 낚느냐 못 낚느냐의 차이가 프로와 아마츄어의 차이입니다. 

그건 그렇고요. 이 종전이 되던날 뉴욕 시민들의 흥분을 아이젠스테드는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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