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순수예술 사진에서의 후보정과 포토샵에 대한 내 생각

by 썬도그 2013. 1. 17.
반응형

사진에 대한 관심이 많고 카메라 보다는 사진문화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재미있고 신기한 사진 기술이나 표현법에 매료되어 제 블로그에 많이 소개 합니다. 어떻게보면 전 사진문화 유통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유통은 잘하지만 저 스스로의 사진 실력은 썩 좋지는 못합니다. 사진문화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제가 직접 뭘 시도하는 것은 극히 적었습니다. 따라서 올해는 해외에서 소개하는 진귀한 사진 스킬이나 표현법을 따라해볼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이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을 좀 내려놓고 휴지기를 둬 볼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남의 사진 이야기 보다는 내 사진 이야기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드네요. 평생 남의 사진 이야기 하다가 세월 다 보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사진 문화를 많이 소개하는 블로그가 생각보다 거의 없고 그러기에 제가 좀 차별성이 있나 봅니다. 그게 자랑은 아니고 부담스러움도 솔직히 있습니다. 아무튼, 올해는 제가 직접 해보는 나의 사진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여러가지 구상하고 있는데 구체화 되면 시리즈물로 소개하겠습니다.

메일이 왔습니다.
저에게 사진 후보정에 대한 질문을 한 메일이 왔습니다. 지난 주에 왔는데 바로 답장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냥 메일로 보내는 것 보다 저도 하는 고민이고 제 생각을 블로그에 펼쳐보는 것이 어떨까 해서 이곳에 적어보겠습니다. 

질문은 3가지 이고 모두 사진 후보정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1.작품사진에 있어서 후보정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고견을 듣고싶습니다.

작품사진이라고 하면 보통 예술사진을 말합니다. 하지만 예술사진만을 꼭 작품사진이라고 하지는 않겠죠. 광의적으로 보면 다큐멘터리 보도사진도 좋은 사진은 작품 사진이라고 합니다.

분야별로 좀 세분화 해보겠습니다


보도사진에서 포토샵을 이용한 후보정은 진실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한다

이 사진 많이들 보셨을 것입니다. 911 테러 때 찍은 사진이라고 많이 알려진 사진이죠. 하지만, 이 사진은 포토샵을 이용한 합성사진입니다. 이 사진이 놀라웠던 것은 사진의 구도와 인물이나 작품성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현장성 때문입니다. 미국 역사를 바꿔놓을 만큼 큰 사건의 현장에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이 사진은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포토샵 합성 사진으로 밝혀지면서 이 사진은 추악한 사진으로 바뀌게 됩니다.


위 사진은 L.A타임즈 기자가 2003년 미국과 영국 등의 동맹국이 이라크 침공때 찍은 사진입니다. 이라크 주민이 영국군의 억압적인 명령에 굴복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영국군이 점령자 같은 모습으로 어떻게 보면 이라크 전쟁을 가장 잘 담은 사진입니다. 문제는 이 기자의 과욕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아래 2장의 사진을 합성한 사진입니다. 

영국군은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한 행동인데 기자는 강압적인 모습으로 합성을 했고 이 기자는 짤리게 됩니다.


보도사진은 합성이 아니더라도 사실을 왜곡하면 그 자체로 질타를 받습니다. 위 사진은 2006년 베이루트를 이스라엘이 공습한 후 사진입니다. 폭격을 맞아서 한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의 원본은 이 사진입니다. 사진을 합성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연기를 좀 더 검게 했습니다. 그래야 폭격의 참상이 더 크게 다가오니까요. 



이런 모습은 국내에서도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지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을 담은 사진입니다. 아래 사진이 원본이고 위 사진은 조선일보가 사진의 채도를 높게 해서 연기를 더 검게 보이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성향에 따라서 연기가 붉어지고 거뭇해지는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 하나 만드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 드러냈습니다. 

이 사진 말고도 한 흑인 미식축구 선수가 검은 피부 때문에 표정을 담을 수 없자 한 스포츠 사진기자가 포토샵으로 채도와 노출을 조정해서 좀 하얗게 나오게 했고 이게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보도사진에 있어서 포토샵은 가장 엄격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막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노출이나 채도나 색감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을 왜곡하게 되면 조그마한 노출 변경과 채도 변경도 질타를 받고 욕을 먹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실을 과감 없이 사진에 담아야 합니다. 보수신문이라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미지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그걸 왜곡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풍경, 인물 사진등은 연출 할 수 있으나 조작하면 안된다

위 사진은 한국관광공사 사진대전에 공모한 제 사진입니다. 위 사진은 매직아워때 촬영을 해서 코발트 빛 하늘이 병풍처럼 둘러졌습니다. 노출차이가 좀 있어서 제 DSLR의 다이나믹 레인지 값을 벗어났습니다.  특히 조명이 쏘고 있는 정자의 처마 쪽은 하얗게 날아갔습니다.

그래서 라이트 룸이라는 사진 편집 및 후보정 도구로 하이라이트 부분의 노출 값을 낮췄습니다. 간혹 후보정을 극도로 꺼리고 트리밍 조차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브레송'같은 분들이 있는데 그건 필름 시절이나 통했을지 몰라도 디지털 시대에는 누구나 적극적으로 후보정을 할 수 있기에 후보정을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과도한 후보정은 사진을 왜곡해서 풍경사진이 아닌 연출 사진이 되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진공모전에서는 과도한 후보정 즉 합성사진은 거부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합성은 후보정이 아니겠지만요. 대부분이 사진 공모전에서는 노출 조정과 채도 조정 정도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후보정을 해서 실제의 느낌마져도 날려버리는 이질감을 느끼게 하면 수상 후보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풍경사진이나 인물사진에의 후보정의 정도는 없습니다. 각자 알아서 하는 것이죠. 저 같은 경우는 제가 느낀 풍경 만큼과 가장 가깝게 후보정을 합니다. 항상 제가 눈으로 본 풍경 보다 뛰어난 사진을 찍고 후보정 해본적도 없기에 노출이나 하이라이트 부분의 노출을 낮추고 채도만 살짝 만지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잡티 제거 정도만 합니다. 

제가 본 것이상으로 풍경을 더 화려하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포토샵 테크닉을 잘 갖춘 분이라면 내가 본 실제 풍경보다 더 멋진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닌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전 그렇게 포토샵으로 인위적인 이미지를 만들 능력도 없고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 생각을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각자 추구하는 사진이 다르고 각자의 양심은 다 다르니까요. 

하지만 이 말은 하고 싶네요. 그런 후보정에 공들이기 보다는 사진 찍는 곳에 더 공을 들이라고요. 가장 빛이 좋고 풍광이 좋을 때 그 풍경을 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고 쉬운 방법이 아닐까요?.

풍경사진과 인물 사진들 중에는 연출 사진도 많습니다. 우연히 찍는 풍경사진말고 친구나 연인 혹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꽃비가 내리는 벚꽃나무 밑에 양산을 쓰고 가는 여자분의 자태를 담으면 감탄을 하면서 보겠죠. 그 여자분이 모르는 사람이 아닌 얼굴이 나오기에 아는 사람에 부탁해서 연출을 했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 정도 까지는 괜찮다고 봅니다. 이분 누구세요? 라고 하면 제 아내입니다. 제 여자친구인데요. 제 후배입니다라고 한다고 해서 그 풍경사진이 이상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연출을 넘어 조작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분들이죠. 풍경사진을 찍는데 나뭇가지가 하나가 쭉 나와서 사진을 가로 질러 버립니다. 그럴때 어떻게 하시나요? 옆으로 움직이면 된다고요? 그러나 옆으로 움직이면 그 멋진 구도가 안 나옵니다. 저는 보통 이럴 때 그냥 카메라에 담습니다.  가지가 없으면 좋겠지만 원래 있던 것을 없앨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어떤 분은 가지를 꺾어 버립니다. 이런 분들이 꽤 있습니다. 어떤 분은 야생화를 촬영하고 다른 사람이 찍지 못하게 밟아 버린다는 분도 있는데 이런 분들은 사진 찍을 자격도 없습니다. 자연을 노래하고 자연을 아름답게 사진으로 담으면서 마음 속에는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습니다. 언행불일치는 없어져야 합니다. 


풍경, 인물 사진이라고 무조건 합성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가 Dave Engledow

사진가 ustin Van Leeuwen

위 두 사진은 합성사진입니다. 딱 보면 합성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모르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합성인 것을 알면 실망하겠죠. 그럼에도 위 두 사진은 재미가 있습니다. 합성 사진을 무조건 폄하할 수는 없습니다. 사진이 꼭 있는 그대로를 박제해야만 하는 당위성도 있는 것이 아니고요.  풍경 사진과 인물 사진에서 합성을 했냐 안 했냐에 따라서 욕을 먹고 안 먹고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합성을 해 놓고 안 한것 처럼 행동할 때 또는 합성 사진이 개입되어서는 안되는 관광사진이나 풍경사진 전시회에서 그 사진들이 합성이라고 할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사진가가 적극적으로 이 사진은 합성입니다라고 밝히고 사진을 전시한다면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멋진 전국의 풍광을 찍은 사진 중에 갈매기가 멋지게 담긴 사진이 있었다고 칩시다. 큰 돌섬을 배경으로 갈매기들이 나는 모습으로 그 멋진 풍광을 순간 포착한 사진가의 열정에 우리는 탐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갈매기가 포토샵으로 붙여넣기한 갈매기였다면 우리는 얼마나 심한 배신감을 느낄까요?  우리는 그 사진가의 실력과 운에 감탄을 했는데 그 실력이 집에서 포토샵으로 만든 합성 이미지라면 우리는 그 사진에 대한 경외심은 전혀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관광사진대전이나 풍경사진전에 합성된 이미지가 들어간다면 그 풍경사진전은 욕을 먹을 것입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사진대전에서 많은 이미지 합성작품이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질타를 했었습니다. 대상 작품 마져도 합성은 아니지만 뒷 배경을 강제로 지워버린 모습에서는 큰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문제는 거기에 있습니다. 밝히느냐 안 밝히느냐의 차이이고 사진전시회를 할 때도 합성 이미지들이라고 적극적으로 밝힌다면 달라졌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사진대전이 비판을 받았던 이유는 합성이 아닌 일반 풍경 구상사진에서 이미지 합성 사진이 많았다는 것인데요. 차라리 디지털 아트 부분을 따로 만들어서 이 부분은 합성을 허용한 카테고리라고 해서 따로 시상을 했으면 큰 비판은 없었을 것입니다. 분명 디지털 사진과 디지털을 적극 활용한 이미지 합성(아나로그 사진 시절에도 사진합성은 많았습니다)을 해도 좋은 사진은 많이 있으니까요. 


2,포토샆은 마술같아서 무한의 연출이 가능하고 교정의 범위또한 광범위한데  순수작품 사진의 경우에는 그 범위를 듣고싶습니다.

사진 Cade Martin

순수예술은 기업가나 다른 누군가의 부탁을 받지 않고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예술을 순수예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술도 돈이 있어야 작품을 만들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에 스폰서가 필요 합니다. 그 스폰서가 순수하게 작품 활동을 지원하면 그 순수예술가는 순수하게 예술만 바라보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극 소수만 이런 순수한 스폰서를 만난다는 것입니다. 돈벌이도 안 되는데 순수예술을 길고 오래가져가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순수예술을 지향하는 분들은 생계 부분을 지속하기가 힘들고 강의나 여러가지 부수적인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작품 활동을 합니다. 

순수예술이나 순수예술사진은 그 동기가 순수한 것이지 순백의 사진 즉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보정과 합성 도구를 전혀 이용해서는 안되는 사진순수령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순수예술을 지향하는 사진이라고 해도 포토샵으로 적극적으로 사진을 조작하고 합성하고 여러가지 표현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포토샵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합성한 사진이자 순수예술사진입니다. 이미지를 변형하고 왜곡하고 혹은 내가 원하는 주제를 위해서 수많은 오브제를 비틀과 합성하고 이어붙인다고 사진이 불순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목적 즉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세계가 순수하면 그게 순수예술이지 그 표현법이 순수하지 않고 가공했다고 해서 그 순수예술사진이 추악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순수사진에서 포토샵의 한계는 절대 없고 할 수 있다면 다 활용하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포토샵을 사용했다고 밝히면 됩니다. 위 사진은 밝히지 않아도 사진에 포토샵 사용했음이라고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풍경사진을 이미지 합성을 했다면 적극적으로 그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대부분은 전시회 도록의 서문에 다 표현하고 있기에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3.또한 포토샆과 순수예술 사진의 관련성에 대한 평소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2번의 질문에 중복되는 질문이네요. 따라서 2번 답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정리를 다시 해보겠습니다. 

먼저 이미지 후보정 도구이자 합성 도구인 포토샵은 모든 사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거 사용한 사진은 저질이고 안 쓰면 고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풍경사진 같은 자연을 그대로 박제한 사진 장르에서는 포토샵으로 사진의 노출이나 채도와 색감 조정등의 간단한 작업은 할 수 있지만 합성은 해서는 안됩니다. 아니 해도 됩니다만 했으면 그 내용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왜 합성을 했는지 설명하면 됩니다. 문제는 이런 설명을 안하고 이미지 합성을 했으면서 안 한척 혹은 남들이 오해할만한 상황을 방치하는 경우도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토샵으로 합성하지 않은 사진으로 알고 있는 그 사진이 사실은 합성을 했다면 사진가의 양심에 따라서 밝혀야 합니다. 하지만, 양심 없은 사진가와 생활사진가 분들이 꽤 있죠. 이런 분들은 보면 즉시 질타를 해주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순수예술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포토샵을 이용해서 이 세상에 없는 사진을 만드는 것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실제로 많은 사진작가들은 포토샵을 이용해서 사진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제는 그림과 사진의 경계가 허물어졌습니다. 앞으로든 더 심해지겠죠. 하지만 이런 모습이 서글픈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사진하면 증명성과 기록성인데 그 기록이 훼손되고 합성의 소재로 쓰인다면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장르로써 접근하면 될 것입니다. 다큐사진이나 보도사진 그리고 풍경사진은 이미지 합성이 허용 안 되는 장르니까요. 그리고 순수예술사진이나 이미지 합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야에서는 포토샵이 가미된 사진을 보면서 즐기면 될 것입니다. 

답변이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제 생각이 정답은 아니고 각자이 정의가 다를 것입니다. 제 생각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포토샵을 사용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다. 다만, 노출,채도 조정 같은 이미지 보정이 아닌 합성을 했다면 밝혀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