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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앤 해서웨이의 아리아 하나만으로도 돈 아깝지 않은 레미제라블

by 썬도그 201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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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옵니다. 잠이 안 오는 이유는 12시가 지났으니까 오늘이네요. 오늘 대선이 있는 것과 함께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기 때문입니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아리아가 귓가에 맴도네요.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레미제라블을 영화로 만나다

세계 4대 뮤지컬은 캣츠와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과 레미제라블이 있습니다. 
여자분들은 뮤지컬 상당히 좋아하던데요. 저는 뮤지컬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뮤지컬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에 진입장벽이 좀 높죠. 그런 가격 장벽도 있긴 하지만 뮤지컬 자체에 대한 흥미도 크게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뮤지컬은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과 현장감이 대단합니다. 

직접 눈 앞에서 배우의 흐느낌을 보면 이게 사람 마음을 후벼파버립니다. 그 카타르시스는 영화가 따라갈 수 없을 것입니다.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레미제라블이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를 방금 영화관에서 보고 왔습니다.

원작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의 소설을 뮤지컬로 만들었습니다. 장발장이라고 더 많이 알려진 이 뮤지컬 내용은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국민학교 때였을 거예요. 학급문고에 있는 책을 우연히 집어들고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30년 전에 읽었던 책이라서 정확하게 내용 전체가 다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장발장이 조카에게 줄 빵을 훔쳤다가 감옥살이를 19년이나 하고 난 후 은촛대를 훔치다가 걸렸지만 신부님의 은총과 같은 자비에 장발장이 새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 정도 까지만 나네요. 집요하게 잡으로 다니는 경감 정도만 생각나고요


스케일은 크나 상당히 정적인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가끔 보는 허리우드 뮤지컬 영화들은 상당히 경쾌합니다. 1939년의 '오즈의 마법사'나 
존 트라블타와 올리비아 뉴튼존의 1978년 작 그리스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나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이 미국 뮤지컬 하면 보통 엉덩이가 들썩 거리고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흥겹고 경쾌한 영화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나 군무와 합창 그리고 아리아가 적절히 섞여서 사람 마음을 달뜨게 하죠. 뮤지컬 장르는 어쩌면 로멘틱 코메디나 액션 혹은 코메디 장르로 넣어야 할 정도로 뮤지컬 영화는 흥겹습니다. 하지만 '레미제라블'은 유럽산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흥겨움은 거의 없습니다

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1980년 파리에서 초연을 한 후 지금까지 사랑을 받는 유럽산 뮤지컬입니다.
영화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가감없이 그대로 스크린에 담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본적이 없어서 원작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이 뮤지컬 '레미자라블'은 뮤지컬을 본 분들에게 더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왜냐하면 뮤지컬의 아리아들을 다 알고 보는 분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기 때문이죠.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조카를 위한 빵 한 조각을 훔쳤다고 5년형을 받고 탈옥을 했다가 걸려서 19년 형으로 늘어난 장발장이 거대한 범선을 죄수들과 함께 끄는 거대한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상당한 스케일과 웅장한 사운드가 압권입니다. 영화는 다른 뮤지컬 영화처럼 후시녹음이 아닌 연기를 하면서 LIVE로 부르는 노래를 그대로 녹음해서 상당히 현장감과 현실감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 '레미제라블'은 미국산 뮤지컬 영화와 달리 군무도 없고 떼창도 합창도 거의 없습니다. 
발리우드 영화나 허리우드 뮤지컬 영화는 대부분의 씬에서 주조연들이 함께 함께 군무를 하면서 춤으로 상황을 풀어가는 면이 있지만 영화 '레미제라블'은 주제나 소재가 암울해서 그런지 그런 흥겨운 장면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떼창 합창과 군무가 빠집니다. 대사는 대부분 노래로 하지만 그냥 일반 대사로 하는 장면도 가끔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면은 주조연들의 솔로 부분을 롱테이크로 담는 연극 형식으로 담습니다. 배우가 솔로로 부르는 장면을 여러 컷으로 잘라서 현란하게 보여줄 수도 있는데 이 레미제라블은 담백하게 혹은 연극의 형식처럼 배우의 얼굴만 클로즈업해서 보여줍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상당히 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이 모습은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 됩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본 분이나 노래에 집중하고 싶은 분들을 블랙홀 처럼 빨려 들어가는 몰입도가 있지만 저와 같이 뮤지컬에 큰 흥미가 없는 분들은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영화에서 솔로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요. 이게 이 영화의 단점이자 장점이 됩니다. 호오가 아주 크게 갈릴 듯 합니다.

실제로 영화관 관객 반응은 눈물 흘리는 여성관객들과 무덤덤하게 바라보는 남성관객들이 있습니다. 



날 눈물 흘리게 한 앤 해서웨이의 
 I dreamed a dream

상당히 정적인 뮤지컬 영화인 레미제라블은 정적인 모습의 단조로움의 단점을 깨는 솔로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 첫번째로 꼽는 솔로 부분은 바로 코제트의 엄마인 '판틴' 역을 한 '앤 해서웨이'가 부른  I dreamed a dream입니다

장발장은 빵 하나 훔쳤다고 19년형(탈옥 시도 떄문에 14년이 늘었지만)을 받고 가석방이 됩니다. 장발장은 취직을 하고 싶어도 신분증에 위험 인물이라는 낙인 때문에 취직도 못합니다. 그렇게 이리저리 방랑을 하다가 한 성당 앞에 쓰러집니다. 그런 장발장을 신부님이 보듬어줍니다. 음식과 따스한 난로를 제공한 신부님을 은총을 배신한 장발장은 그 밤에 은으로 된 식기들을 훔쳐서 밤에 도망치다가 경찰에 걸립니다. 그런 장발장을 신부님은 자신이 선물로 준 은접시라면서  이것도 놓고 갔다면서 은 촛대 까지 줍니다.

장발장은 평생 그렇고 그런 거지 같은 삶을 살다가 은총을 받고 난 후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합니다.
몇년이 지난 후 장발장은 한 도시의 시장이 되고 큰 공장도 운영을 합니다. 이 공장에는 판틴(앤 해서웨이)이라는 여공이 있었습니다. 이 여공은  코제트라는 딸이 있었지만 그 사실을 숨기죠. 다른 여공들의 질시와 공장장이 판틴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공장에서 내쫒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장 장발장, 장발장은 새사람이 되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다가 사창가에서 판틴을 보게 됩니다. 딸의 양육비를 위해서 이도 뽑고 머리도 자른 판틴을 장발장은 측은지심으로 그 사창가에서 구출해 냅니다. 


여배우가 머리를 자른다는 것은 큰 액션입니다. 그 찰랑 거리는 머리를 자르는 앤 해서웨이, 

판틴은 병원에서 죽게 됩니다.
그녀가 죽기전에 자신의 기구한 삶에 대한 내용을 담은  I dreamed a dream에 눈물을 주루륵 흘리게 됩니다.
대부분의 솔로들은 화면 편집 없이 롱 테이크로 클로즈업해서 보여줍니다. 특히 조리개를 확 개방해서 피사계 심도를 얇게 해서 인물의 얼굴만 화면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담는데요. 앤 해서웨이의 아름다운 얼굴과 절규하는 표정과 아름다운 목소리가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나자 제 눈가를 촉촉하게 젖시다가 눈물이 흘러내리게 합니다. 

노래 가사에 눈물 흘리고 아름다운 음색에 또 한번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이 배우는 정말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네요. 노래도 미모도 대단한 배우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화 초반에 살짝 나오다가 나오지 않는 점은 너무 아쉽네요. 


이 노래예요! 영화 레미제라블의 예고편에 담긴 노래요. 



노래 보다는 영화의 주제에 큰 감동을 받다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노래를 잘 아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것도 있지만 나는 가수다 식의 괴성에 가까운 소리지름을 노래를 잘 부르는 것으로 인정하는 필부로써 4명의 주연배우가 부르는 노래들이 잘 부르는 것인지 못 부르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정도 부르니까 캐스팅 되었겠지만 앤 해서웨이 말고는 잘 모르겠습니다. 코제트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에서 탁월한 노래 실력을 잘 알고 있기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맘마미아와 다르게 영화 레미제라블에서는 와닿는 노래는 없습니다.  러셀 크로우의 굵은 목소리도 좋고 휴 잭맨의 노래도 곧잘 하긴 하지만 전문 뮤지컬 배우가 아니라서 그런건지 제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래가 그냥 그랬어요

웅장하고 떼창이나 합창만이 노래 답다는 편견이 강해서 그러겠죠. 아무튼 솔로부분이 상당히 많은 영화라서 사운드 폭풍을 기대했던 저로써는 좀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운드적인 실망(편견과 무지에서 나온 실망이지만요)을 다 덮고도 남는 것이 바로 영화의 이야기입니다.

고전명작 답게 이 영화에는 사랑과 복수, 자비, 외사랑, 부성애, 모성애, 이타심의 감성적인 면과 계급간의 갈등, 혁명, 공명심과 자기성찰 등의 다양한 감정과 소재가 즐비하게 펼쳐집니다. 여러 캐릭터가 나오는데요. 이 캐릭터 중에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가 바로 자베르 경감입니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주제는 각자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저는 자비라고 생각합니다. 
장발장이 인간의 세계에서 짐승의 세계로 들어갈 때 자비라는 빛을 배푼 신부님으로 인해 짐승 장발장은 인간이 되고 인간 장발장은 짐승의 세계로 빠져드는 판틴을 구원합니다. 그리고 장발장의 영향을 받은 자베르는 눈눈이이라는 복수의 세계를 지우고 자비가 가득한 은헤로운 세상을 알게 되죠. 

하나의 캐릭터가 변하는 과정은 항상 가슴 뭉클합니다. 제가 두번 째 눈물을 흘렸던 부분은 경감 자베르가 죽은 소년에게 훈장을 달아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복수만 가득한 세상에서 장발장에 교화된 자베르 경감. 그의 그 모습에 눈물이 촉촉하게 맺힙니다. 


영화에는 이런 자비의 캐릭터들이 많이 나옵니다.  외사랑을 하는 에포닌도 많은 생각을 들게 했죠.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장발장의 성직자 같은 성품은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냅니다. 사랑이 뭔지 제대로 알려주는 캐릭터라고 할까요? 뭐가 사랑인지 어떤 것이 사랑인지 잘 보여주는 것이 장발장입니다.

코제트의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하는 모습. 그런 장발장의 행동에 많은 관객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게 됩니다
복수를 치료하는 용서와 자비의 힘. 그 힘에 관객들은 굴복하게 됩니다.



시민혁명군의 모습에 분노가 치밀다

영화 후반에는 시민혁명군이 혁명을 일으키는 모습이 나옵니다. 
혁명군은 혁명가를 부르는데요. 그 노래 가사에 제 주먹은 힘껏 쥐어지더군요. 

"저 바리케이트 넘어 우리가 바라던 세상이 있지 않나?"

오늘이 대선이죠.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겠지만 부디 이 넌덜머리 나는 바리케이트를 치워 주시길 바랍니다. 두 대선 후보 모두 통합을 외쳤으니 그 약속 기대해봅니다

저는 귀족출신의 마리우스가 시민혁명군에 뛰어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귀족 혹은 부자집안의 청년이 왜 거렁뱅이나 서민들 앞에서서 군대와 맞서나?  그 모습의 현재의 한국의 모습과 오버랩되니 부끄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별 생각이 다 나더군요. 

대선이 하루 앞둔 날이라서 더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장발장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레미제라블은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미저러블에 프랑스어의 관사가 붙어서 레미제라블로 불리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비참하고 미천한 사람들이 가득 나옵니다. 시민 혁명군도 장발장도 판핀도 코제트도 세상 밑바닥의 삶입니다. 그런 미천하고 천한 삶을 이 영화는 가득 담고 있습니다. 


자비란 멸종한 세상에 장발장이라는 은총이 가득한 자비의 촛불이 세상을 밝힙니다. 신부님이 불을 붙여준 장발장이라는 촛불에 코제트와 온기를 느끼고 경감 자베르가 감화가 됩니다.  장발장의 자비가 세상에 가득 했으면 합니다.

영화는 2시간 40분이라는 긴 시간에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본 분들이나 여자분들에게는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이런 장르를 자주 접하지 못한 분들이나 영화로 처음 만난다면 지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대와 달리 화려한 스케일이 영화적인 장점을 잘 담고 있긴 하지만 그런 장면이 많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액션장면도 많지 않습니다.  시각적인 즐거움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대부분의 노래는 롱테이크의 솔로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음악을 음미하고 감상할 줄 아는 분들에게는 흥미로운 영화이지만 그걸 잘 느끼지 못한다면 지루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형식적인 재미는 높지 않을지 몰라도 장발장이라는 원작이 주는 감동과 자비는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지 못한 분들은 꼭 보고 영화를 보길 바라며 아래 영상으로 예습을 하면 영화감상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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