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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가을빛에 물들어가는 창경궁의 오후

by 썬도그 2012.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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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이 오면 산에서 단풍 사진 찍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주로 고궁으로 갑니다. 그 아름다운 색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올해로 5년이 넘어가네요. 참 자연은 정확해요. 여름에 태풍이 몇개가 지나가고 폭염이 있었건 없었건 정확하게 11월 초에 가을 단풍으로 고궁이 물듭니다.

경복궁은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일품이고 창덕궁은 숲과 같이 울창하고 한적한 풍경이 일품입니다. 창덕궁의 후원은 입장료가 비싸긴 하지만 충분한 값어치를 합니다. 정말 예쁘거든요.  하지만 제가 가장 즐겨찾기를 하는 곳은 창경궁입니다.

2년 전만 해도 종로3가 역에서 내려서 종묘에서 1천원의 싼 입장료를 내고 종묘의 단풍을 카메라에 담고 창경궁으로 구름다리를 타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종묘가 자유관람이 아닌 가이드 관람으로 변하므로써 구름다리도 끊기게 되었고 찾아가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종로5가역에서 내려서 한 참 걸어가야 합니다. 그래도 찾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고궁이 창경궁입니다.

창경궁은 아름다운 춘당지가 있기 때문에 제가 가장 좋아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은행나무가 노란옷으로 갈아입고 있네요. 어떤 나무는 다 갈아 입었고 어떤 나무들은 이제 막 갈아입습니다. 


창경궁의 입장료는 1천원 입니다. 관람시간은 2~5월 9~10월은 오후 6시 까지이며 6~8월에는 오후 6시 30분이며 11월~1월 겨울철에는 오후 5시 30분 까지입니다. 따라서 오후 늦게 가면 오래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 

창경궁은 매주 월요일 휴관이고 경복궁은 매주 화요일 휴관입니다. 따라서 경복궁과 창경궁 창덕궁을 모두 돌아볼려면 수요일 이후에 찾아가면 좋습니다. 

4대 고궁인 창덕궁(후원 포함), 창경궁, 덕수궁, 종묘,경복궁를 모두 관람할 수 있는 통합관리권이 1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4대 고궁을 두 다리로만 모두 돌아 볼 수는 있습니다만 그랬다가는 다리 정말 많이 아플 것입니다. 오전 부터 부지런히 다니면 다 돌아볼 수 있기는 합니다. 쉬엄쉬엄 보면 되긴 하겠네요. 하지만 여자분들에게는 좀 무리예요. 다만 종묘와 창덕궁, 창경궁이 이어져 있기에 3개의 고궁은 빠르게 돌 수 있습니다. 



매년 창경궁은 낙엽을 쓸지 않고 오히려 낙엽을 밟고 그 소리를 들으면서 차 한잔 하라고 행사를 진행합니다. 
올해도 하네요. 11월 3일 부터 11일까지 하는데요. 11월 3일 오전 11시 부터 오후 3시 까지 춘당지 부근에서 가을차 시음을 할 수 있습니다. 2년 전에 먹은 국화차 향기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번 주에 잠시 찾아갔는데 예상대로 단풍이 다 물들지 않았습니다 이제 막 단풍색을 칠하고 있는 나무들이 대부분이네요


하지만 항상 먼저 단풍옷으로 갈아 입는 나무들이 있습니다. 신기하게도요. 이 갈아입는 속도는 매년 똑 같습니다. 
집 근처에 매년 벚꽃을 다른 벚꽃나무에 비해서  1주일 먼저 꽃망울을 터트리는 나무가 있는데 매년 똑 같더라고요. 
아마 이 단풍나무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랑에서 시작해서 붉은색으로 끝나는 그라데이션 그늘 밑에서 사진을 찍고 계시네요. 이 풍경 하나하나가 가을을 닮았습니다




졸졸졸 냇가의 물소리도 가을을 닮았습니다. 
여유로운 듯 바쁜 모습. 한 낮의 따스함에 취해서 느릿 해지다가도 저녁 바람에 실려오는 겨울 냄새에 움치려들어서 종종걸음을 치는 모습 같네요. 


이런 풍경은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딱 좋아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후에 

스마트폰 바탕화면으로 담았습니다. 이제 가을빛이 제 주머니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몇몇 단풍이 먼저 든 나무 말고는 대부분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습니다. 다음주가 절정일 듯 하네요.
참고로 고궁의 단풍이 잘 익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블로그 검색을 하시면 됩니다.

포털의 블로그 검색중에서 최신정렬로 해놓고 보시면 많은 사람들이 고궁의 가을 단풍을 카메라에 담아서 올리는데요. 그 사진을 보고 대충 언제 가면 되겠다고 느낌이 옵니다. 

제 예상으로는 이번 주는 아니고 다음 주가 절정이 될듯 하네요 

창경궁은 큰 고궁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궁궐 건물이 아닌 이 춘당지 때문입니다. 이 춘당지는 60년대만 해도 겨울에는 스케이트 장으로 사용했었습니다. 

나이드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창경궁은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창경원이었습니다. 동물들을 전시해놓은 동물원이었죠.
일제놈들이 한국 민족의 자부심을 말살하기 위해서 고궁을 동물원으로 만드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또한 벚꽃나무도 아주 많았죠. 기억나네요. 창경원 가서 벚꽃나무 아래서 식구들과 김밥 까먹던 시절이요. 

동물원에 케이블카에 완죤 유원지였어요. 그러다 서울대공원이 생긴 후 동물들이 서울대공원으로 이동한 후 이곳은 다시 고궁으로 태어났습니다. 


단풍이나 나뭇잎은 역광으로 찍으면 그 뽀얀 살결을 담을 수 있습니다. 보통 식물 찍을 때 역광이 좋다고 하죠. 


역광이라서 단풍들에 불이 켜진듯 합니다


역광 순광 이런 것 따지지 말고 눈에 예쁜 단풍이 있으면 그냥 그 모습을 그대로 담으면 됩니다.  단풍이 반짝이면 가까이 가서 담으면 아주 좋죠


춘당지 옆에는 국내 최초의 식물원이 있습니다. 유리로 된 식물원이 아주 고풍스러워 보이는데요. 안에 식물이 있긴 하지만 볼만한 것은 없습니다.  차라리 여길 갤러리로 개조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곳도 아마 일제가 만든 식물원일거예요. 


아주 멋지죠. 식물원 온실 자체는 참 멋지긴 한데 제대로 활용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다음 주에 이 곳에 가을꽃 전시회를 한다고 하네요



춘당지 주변은 꼭 돌아보셔야 합니다. 
이런 좋은 산책길도 없습니다. 네온사인보다 더 다양한 빛을 내는 단풍 아래서 담소나 수다를 나누면 가을은 더 짙어질 것입니다.




춘당지에는 커피자판기가 있어요. 아주 인기 만점 커피숍이죠. 저기 자판기 커피 정말 꿀맛이예요.
커피 한잔 들고 낙엽지는 소리 들리는 나무 밑에서 향긋한 시간 보내보세요





춘당지를 지나서 건물이 있는 곳을 왔습니다. 저 멀리 남산타워가 보이는데요. 저 타워가 현실감각을 잃지 않게 해주네요. 저게 없었다면 조선시대의 왕의 기억으로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었을텐데요. 


종묘에서 창경궁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가  막히면서 동시에 열린 문이 있습니다. 
이 문은 창덕궁과 연결되는 문입니다. 매표소가 있어서 돈을 더 내야 창덕궁으로 넘어갈 수 있고 후원 같은 경우는 거기에 더 돈을 내야 합니다. 후원은 가이드가 붙는 관람지역인데 그 불편한 만큼 풍광이 무척 뛰어납니다. 



창덕궁의 후원은 다음 주에 살짝 다녀올 생각입니다. 작년에 셔터속도를 1/250에 고정해놓고 찍었더니 ISO값이 높은 사진들이 많아서 망쳤어요. 항상 200미리 망원을 끼면 셔터속도를 1/250이상으로 고정해놓다보니 렌즈를 바꿔놓고 설정을 바꿔주는 것을 까먹네요. 워낙 블로그 글도 오타 점검도 안하고 휘몰아치듯 쓰지만 사진도 그렇게 속사로 찍습니다.

내년에는 좀 달리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글 하나하나 오타 점검도 하고 느리게 글을 쓸까 고민에 있어요.
하루에 글 1개 올리기? 그랬다가는 제 빠른 호흡에서 오는 장점이 다 사라질 것 같기도 하고 지금 고민만 하고 있네요




다음 약속을 위해 창경궁에서 나왔습니다 종로의 거리도 노랗게 물들어 가네요


종묘에도 가을이 내려왔고요. 매년 보는 단풍이지만 볼때마다 질리지가 않네요. 아마 단풍이 2달 내내 내린다면 질력이 나겠지만 너무나 짧게 지나가니 매년 찾아와도 눈에 보기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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