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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여름의 끝자락에 찾아간 서촌여행

by 썬도그 201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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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이 아름다운 이유는 인왕상 때문이 아닐까요? 인왕산은 관악산 보다는 작은 산이지만 그 기운은 아주 우람합니다. 산 이야기가 나오니 관악산 오랜만에 올라가보고 싶네요. 내일 비온다는데 천상 다음으로 미루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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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여행기의 마지막입니다. 


서울 서촌의 인왕산을 뒤로하고 옥인동 수성동 계곡을 내려왔습니다. 


이날 날이 너무 좋았습니다. 하늘은 대리석의 마블 처럼 흩날리고 있었고요. 


달에서 지구를 바라볼때 혹은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를 내려다볼때의 그 지구하늘입니다. 잠시 내가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 보는 착각을 가지게 되었네요. 


수성동 계곡 앞에는 티벳 박물관이 있습니다. 저는 이 티벳박물관을 봤을 때 티벳박물관이 꽤 많은가보다 했습니다. 티벳문화가  울창하다고 해도 서울 여기저기에 있을 정도는 아닌데 여기도 있다니 티벳문화가 크긴 크다 보다 생각했죠

그 이유는 제가 삼청동에서 티벳 박물관을 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삼청동에 있던 티벳 박물관이 이 곳으로 옮겨 왔네요. 드디어 삼청동도 집값 땅값이 오르면서 돈 없고 영세한 그러나 삼청동의 핵심이었던 다양한 문화를 이루고 있는 문화의 숲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삼청동을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 이유는 2007년 그 정감넘치는 삼청동이 아닙니다. 지금은 강북의 가로수길이 되어서 화려한 먹거리와 악세사리 전문점이 가득 차 버렸습니다. 마치 아마존 숲을 불태우고 그 곳에 밭을 만드는 화전민 같은 사람들이죠. 삼청동은 자신의 개성을 잃어버리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그걸 몰라요. 뭐 입소문만 듣고 오리지널 삼청동의 이미지가 아닌 강북의 가로수길의 이미지를 보고서 이게 삼청동이구나! 하는 헛것을 보고 좋아하는 분들이 있기에 그렇게 계속 변하겠죠. 

아무튼 삼청동의 개발로 인해서 이런 삼청동의 옥구슬과 같은 문화들이 하나 둘씩 덜 알려진 덜 개발된 덜 비싼 곳으로 흩어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티벳 박물관은 티벳 불교문화와 관련된 유물이 있는데 그 종류가 1천 점 정도가 됩니다. 
입장료는 성인 5천원 학생 3천원인데 삼청동 시절의 가격이라서 지금 옥인동으로 옮겨온 후는 모르겠네요


문은 무슨 포털 같습니다. 저길 열면 15세기나 9세기등 과거로 연결 될 듯 오래된 느낌이 가득하네요. 


종로는 한옥건물이 많아서 좋아요. 원래 서울은 종로 인근까지만 서울이었고 지금의 서울은 확장판이죠.
한옥 건물이 아기자기합니다. 창문도 아기자기 하고 살짝 내민 토란 잎이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한폭의 수채화 같습니다. 



요즘 제가 사는 서울 변두리도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분식집 인터레이라고 하기엔 커피숍에 가까운 모습. 야외 테라스와 야외 테이블은 무슨 트랜드 같아요. 정작 저기에서 커피나 떡볶이 먹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흑판에 쓴 메뉴와 가격도 트랜드예요. 그래도 보기는 좋습니다만 모두가 똑같이 할 때 좀 달라지는게 차별성이겠죠

하늘에 뜬 반달이 눈길을 잡아 끕니다. 



1년에 한 두번 보는 아름다운 여름 끝 무렵 하늘입니다. 

발길을 옮겨서 이상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몇년 전 읽은 책에서 우연히 알았는데 서촌에 시인 '이상'의 집이 있다고 하네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글도 수두룩하고 찾기도 편하게 잘 안내해 주고 있네요


이곳입니다. 머리는 한옥이고 몸은 서양식입니다. 갓 쓰고 양복입은 어색한 모습입니다. 
오른쪽 구석에 이상의 집이라고 써 있어서 여기가 맞구나 했네요


이 이상의 집은 이상이 1910년 부터 1937년 까지 살았던 곳입니다. 3살 부터 23세 까지 살았죠
자세히 다가가보니 노영심이라는 익숙한 이름이 보입니다 그리고 '피아노가 들리는 방' 이라는 작은 글씨도 보이네요

이곳은 지금 예술가들의 놀이공간이 되었네요. 쓰러져가던 곳을 예술가들이 집을 사서 공연하고 놀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뭐 시인 이상도 예술가였으니 그 영험한 기운을 현재의 예술가들이 들이마셨으면 합니다. 


다시 경복궁 쪽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통의동에서 통인동으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얼핏 들었는데 종로구 통의동에서 통인동으로 동명을 바꿨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서촌 전시회가 있었는데 올 초에 있었네요. 이런 정보를 좀 빨리 알았어야 하는데 좀 아쉽네요


서촌에서 삼계탕 잘한다는 토속촌 삼계탕도 보입니다. 여름이 되면 줄서서 먹는 곳입니다. 언제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은데 줄서서 먹는 것을 싫어해서 먹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유명한 삼계탕 집 골목으로 가면 오래된 건물이 많습니다. 서촌은 이런 보물같은 곳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체부동 성결교회라는 곳인데요 저에게는 이런 건물이 보물 같지만 정작 서촌 주민들은 이런 한옥보존지구가 싫은가 봅니다.
뭐 이런 오래된 건물들이 살기에는 불편하죠. 

이 교회에 대한 텍스트가 인터넷에 많지 않네요. 역사만 오래된 서울, 서울은 이런 건물에 대한 기록을 잘 하지 않나 봅니다. 앞만 보고 달릴줄 알지 자신이 지닌 지문 같은 서울의 나이테를 기록하는데는 미흡한 서울입니다. 



하늘은 붉게 물들어 갔고 하루가 저뭅니다





서울의 역사를 가두리양식으로 키우는 경복궁이 보입니다. 








시나브로 매직아워로 물들어 갔습니다.
서촌 여행은 이렇게 마치게 되었네요. 즉흥적으로 찾아간 서촌, 다음에는 좀 더 자료를 찾고 정리해서 제대로 찾아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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