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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태붕 볼라벤으로 드러난 우리의 추악한 모습들

by 썬도그 201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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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피해가 덜 했다지만 전 평생 잊지 못할 태풍이었습니다. 전 태어나서 어제 같이 그렇게 무서운 바람을 본적이 없습니다. 서울에 살지만 베란다 통유리가 덜덜 떠는 모습에 저도 덜덜 떨었습니다. 새벽이 되자 잦아든 바람에 자도 맥이 빠져서 스르르 잠이 들 정도로 어제는 정말 무서운 하루였습니다. 

인명피해가 적다고 예상보다 피해가 덜 하다고 안심이 아닌 비웃는 사람을 보면 멱살을 잡아버리고 싶습니다. 저 전라도 충청도 지역은 큰 피해를 입었는데 우리는 애써 그 피해를 직시하지 않을려고 합니다.

이번 볼라벤은 바람이 강한 태풍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거대한 바람이었죠. 이 태풍으로 인해 우리의 추악한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인간들이 이렇게 추하고 더럽구나 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고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네요


카트리나 사진을 오키나와 사진이라고 왜곡한 추잡한 사람들

SNS에서 친구가 보내준 사진이라면서 '오키나와' 사진이라고 하는 사진이 화제가 되었고 빠르게 전파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이 사진이 가짜일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검증할 능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에서 위 이미지를 업로드해서 검색을 해보면 위 사진의 원본이 무엇인지 찾아줍니다. 한국의 포털에서는 절대 서비스할 수 없는 이미지 검색 서비스죠. 

저도 그 구글 이미지검색을 이용해 봤습니다. 검색해보니 위 사진은 이번 태풍 볼라벤으로 초토화 된 오키나와가 아닌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카트리나'때 찍은 사진입니다. 유조차가 날아가는 위력을 가진 슈퍼 태풍이었죠. 그러나 우리는 이런 거짓 정보를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또 한장의 사진이 많은 사람들을 낚았습니다. 저는 사진 보고 웃음이 나오더군요. 제가 태풍전문가는 아니지만 제 경험상 태풍이 저렇게 동그란 태풍은 없습니다. 계다가 조금만 자세히 보면 위도와 경도가 휘어진 것을 볼 수 있는데 누군가가 고의로 만든 거짓이미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걸 그냥 믿어버렸죠. 기상청이나 포털 검색만 해도 볼라벤 이미지가 나오는데 그런 검증도 하지 않고 너도나도 퍼다 날랐습니다. 다행히 위 두 사진은 많은 사람들이 가짜라고 말하면서 그 전파속도가 떨어졌지만 우리가 얼마나 쉽게 정보를 검증없이 믿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모습에 트위터의 폐해라느니 페이스북의 폐해라느니 하는 모습도 좋지 못한 모습입니다. 
이런 루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없던 시절에도 있었고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도 루머는 있었습니다. 또한 그게 인간의 습성이고요. 인간은 공포에 직면하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력이 마비됩니다. 

괴물이 나타나면 그게 진짜 괴물인지 찔러보지 않습니다. 그냥 냅다 뛰는 것이죠. 검증할 시간이 없습니다. 또한 괴물이다! 라고 외친 사람의 신뢰성을 의심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뒤도 안돌아보고 뛰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고 그게 공포의 힘입니다. 

볼라벤은 공포였습니다.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의 공포는 아니지만 우리는 공포를 집어먹도 뒤도 안돌아보고 뛰었습니다. 
게다가 괴물이다! 라고 외친 사람의 얼굴도 실체도 모르는 익명의 누군가를 찾을 수도 없었습니다.  몇몇 이성적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그 공포심을 멈추고 검증을 했기에 빠르게 전파되다가 멈췄지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직도 저 사진들은 볼라벤의 사진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전 이 이미지를 처음 유포한 사람이 참 찌질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해지고 싶어서.. 사람 속이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 같습니다. 그런 정보 유포하고 낄낄거릴 시간에 좋고바른 정보 유포하세요. 유명세는 악의로 유명해지는 악명보다는 선의로 유명해지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폭풍속에서 위험스럽게 폭풍우 쇼를 중계방송하는 방송3사

혹자는 박대기 기자가 만든 풍경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전부터 한국 기자들의 전형적인 아니 많은 세계 언론들이 그려내는 풍경입니다. 태풍이 부는 가운데 바람에 날려가거나 사고날까봐 무섭고 섬뜩한 배경을 병풍처럼 놓고 멘트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폭풍우 속에서 중계방송을 합니다. 

안전장구도 갖추지 않고 바람이 너무 불어서 거리엔 사람도 없는데 기자와 카메라기자만 나와서 시내 풍경이나 바닷가 풍경을 중계합니다. 그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감동할 것 같죠? 프로라고 인식할 거 같죠? 아니예요. 그냥 그건 쑈일 뿐이에요. 특히나 여자기자분들은 몸도 가벼워서 쉽게 쓰러질 것 같은데 그렇게 어거지로 방송하면 프로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국민들은 
'저 기자 저러다 다니는 거 아니야?'라고 걱정부터 합니다. 

아무리 폭풍우 현장 중계가 현장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냥 그림으로 보여줘도 됩니다. 그냥 카메라로 담으면 되지 굳이 그 앞에 서서 보도할 필요 없습니다. 또한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편하지 않고요. 

방송3사는 여자기자들을 그렇게 앞에 세우던데요. TV를 보는 사람 불안하게 만드는 방송이 좋은 방송입니까? 할려면 안전모 쓰거나 안전 장치 해 놓고 하세요. 한 기자는 천막안에서 보도하는데 그건 좋습니다. 천막 쳐 놓고 그 안에서 하면 얼마나 보도하기 편하고 보는 사람 편하고 좋습니까? 굳이 폭풍우와 싸울 필요 있습니까? 


나중에는 이런 무리수가 나올까 겁이나네요. 이건 방송이 아니라 울부짖음이자 엘로 저널리즘의 극치입니다. 



태풍 업무로 바쁜 기상청에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오지랖


대형 열차 전복사고가 나서 사건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어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 많은 군 병력과 경찰병력과 소방인력이 뒤엉켜서 사고 수습을 하고 있는데 헬기를 타고 이명박 대통령이 깜작 등장하면 경찰과 군인 소방관들은 박수를 칠까요?

아님 모두 벌떡 일어나서 거수경례를 할까요?
그리고 속으로 욕할까요? 대통령까지 오셨네라고 고마워 할까요?

제가 군에서 기상업무를 하는 부서에 있다보면 여름에는 미칠정도로 바쁩니다. 게다가 태풍까지 겹치면 퇴근도 못하고 계속 같이 근무하면서 도와주는 모습도 봤습니다. 그럴 정도로 기상업무의 절반은 여름 그것도 태풍업무입니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 대통령의 방문이다??  

과연 실무자들이 좋아할까요? 뭐 기상청장 같은 높은 사람들은 대통령 앞에서 브리핑 하니까 좋아라 하겠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눈치없는 행동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51년 만에 처음으로 기상청을 방문했다고 하는데요.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으로 간 곳이 많네요
일산에서 어린이가 성추행 당하니까  직접 일산경찰서 가지를 않나.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고 독도 방문해서 독도문제 더 복잡하게 만들어 놓지를 않나. 이제는 기상청까지 방문합니까?

기상청 못갈 곳은 아니죠. 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날 좋은 날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거나 구라청이라고 국민들의 말하는것에 대한 지적도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꼭 태풍 올때 가야 했습니까?  다음에는 또 어딜갈까 궁금하네요. 그렇게 역마살이 많으시면  '군 위안부 할머니 사진전'인 '겹겹'사진전이나 보러가던지  아니면 종로구에 있는 쪽방촌에 가서 여름 나기가 어떤지 민생이나 좀 돌보세요.  민생 돌보라고 간 곳이 손수 명품 옷 입히고 청와대 근처 전통시장 방문이 민생탐방이 아니고 어묵 먹고 떡볶이 먹는게 민생탐방이 아닙니다. 

제발 대통령 다운 체통을 지키셨으면 합니다. 





공포의 밤이 지났습니다. 지난 밤 몇몇 철없는 네티즌들이 볼라벤 한반도 콘서트 방문중! 에게 생각했던 것 보다 약하네 태풍맞아? 라는 등의 개념없는 말들을 했습니다. 니네 동네가 약했다고 태풍이 아니라는 헛소리는 아구창을 날려주고 싶을 정도네요.  지금 전라도와 충청도에 큰 피해를 받았는데 그런 소리를 합니까? 자기네 집 무너지면 세상이 무너졌다고 할 네티즌들인데요. 



전 위의 글을 보고 놀랬습니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히 피해자가 있는데 이걸 희화 시켰습니다. 
이건 마치 살인마가 더 죽일 수 있었는데 더 죽이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이랑 다를게 없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이 글에 대한 반응이 화가 아닌 공감이라는데 있습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습니다. 추악한 인간들. 

헛소리에 가까운 말을 하는 사람이 줄어들었으면 하네요. 그런 사람 보면 따끔하게 혼내고 지적해야 합니다. 또한 언론들은 연일 자극적인 문구로 신문을 도배하던데요. 가만히 보면 지구 멸망하면 가장 좋아할 사람들이 언론사 사주와 기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엘로우 저널리즘에 물듬을 넘어 근원이 되고 있는 찌라틱 언론리즘이 지배하고 그걸 확대 재생산해주는 포털 운영자들의 찌질함이 있는 한 이 악의 연결고리는 끊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다음, 네이버 포털 운영자들은 각성 좀 하길 바랍니다. 당신들이 찌라틱한 기사를 포털 메인에 노출 시켜주니까 자꾸 그런 기사 쓰는 거 아니야!  트래픽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네 중요하겠죠. 트래픽이 돈이니까. 하지만 그 트래픽으로 신뢰도는 점점 떨어지는 것 모르시나요?  지금 다음과 네이버가 이게 포털입니까? 유치원생 놀이터입니까?

제대로 좀 각성 좀 하길 바랍니다. 특히 다음 너!!! 네이버는 내가 안가니까 쓴 말 하고 싶지 않고 다음! 각성 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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