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의 향기/음악창고

락의 전성시대는 왜 80년대로 끝이 났을까?

by 썬도그 2012. 8. 2.
반응형


영화 '락 오브 에이지'는 좀 민망한 스토리와 장면들이 있지만 80년대 락의 시대를 정교하지는 않지만 그 풍류를 잘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87년 L.A 버번룸이라는 술집 겸 공연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고등학교 시절인 87,88,89년에는 락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많은 중고등학교, 대학생들이 락에 빠졌습니다.
아 먼저 제목에 대한 변명부터 해야겠네요. 지금도 락 페스티벌을 따라다니고 락음악을 숭배시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예전 같이 락이 주류가 되지 못하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음악차트(10,20대들의 전유물)에 락 음악이 순위에 오르는 것도 힘들고 락 그룹들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락이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되어서 매니아들만 듣는 음악이 되었네요

제가 기억하는 락의 전성시대는 80년대였습니다. 
60년대 비틀즈가 나온 후 락은 좀 더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70년대에 '롤링 스톤즈'나 '레드 제플린'과 같은 메탈 그룹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락 음악의 태동을 알렷죠. 이런 70년대 락의 거대한 물결이 한국에 도착한 것은 80년대 초중반 부터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전 락은 좋아하지만 헤비메탈이나 하드락은 혐오합니다. 모두 락이라는 큰 범주에 들어가지만 저는 소프트한 락이 좋지 강한 사운드와 드럼통을 도끼로 내리찍을 때 나는 금속음이 가득한 음악은 싫어 합니다. 하지만 본 조비 같이 좀더 소프트하고 대중지향적인 락 그룹은 아주 좋아하죠


중학교 시절만 해도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 마티카등의 마씨(?)들이 이끄는 팝 음악을 즐겨 들었습니다. 당시 티파니와 데이비 깁슨 같은 10대 솔로 여가수들도 꽤 인기가 있었죠.  그리고 현재 주류가 된 보이그룹, 걸그룹의 원조가 된 '뉴키즈 온 더 블럭'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팝의 공습에 맞서서 매니아와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장르가 바로 락입니다. 

제가 락에 빠지게 된 그룹은 바로 이 '본 조비'이고 내가 산 첫번째 락앨범은 '본 조비의 뉴져지'였습니다. 
락 매니아들은 기독교 처럼 조금만 달라도 서로 공격을 잘 하는 강성들이 많았는데 제가 '본 조비'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을 본 헤비메탈 음악만 듣는 친구가  기집애들 음악이라고 폄훼하더군요.

지금 같아서는 대들고 따져 물었겠지만 당시 락에 처음 입문(?) 한 저에게는 그 말을 그냥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세상에 음악에 높고 낮음이 있습니까? 소프트 락은 낮춰보고  헤비메탈은 위대합니까?  둘다 같은 음악이고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른 것이지 음악장르에 높고 낮음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전 락 매니아가 트로트가 노래냐라고 하는 편집증적인 사람들을 싫어 합니다. 

아무튼 전 '본 조비'같은 조금은 달달한 사운드를 하는 락 그룹들을 좋아 했습니다. 이 80년대는 정말 많은 락 그룹과 헤비메탈 그룹이 많았습니다. '딥 퍼플', '메탈리카(메탈리카 인기는 상당했죠), '본 조비', '스콜피언스', '스키드 로' 등이 있었고 한국에서는 요즘 다시 예능에 나오는 '백두산', '부활', '시나위'등이 있었습니다. 


영화 '락 오브 에이지'에서도 나오지만 락 음악을 기성세대들은 싫어 했습니다. 단정치 못한 복장인 찡과 메탈을 치렁치렁 두른 복장과 오토바이와 긴머리가 아주 기겁을 하게 하는 패션이었습니다. 

왜 락 그룹들이 머리를 치렁치렁 기르는지 아세요?
그 이유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바로 '저항'입니다. 락 음악 자체가 저항의식이 강한 음악이어셔 가사도 사운드도 기성 음악의 틀을 다 파괴하고 있습니다. 또한 열정이 가득한 음악이라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몸안의 에너지가 폭발 할 정도로 강렬합니다.

사람은 흥에 겨우면 춤을 추죠. 댄스음악에 춤을 추는 것은 당연하지만 재미있겠도 특정한 댄스 동작이 없는 댄스곡도 아닌 락음악을 들어소 어깨가 들썩 거립니다. 그 만큼 락은 열정이자 에너지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어떤 것에 대한 저항의 마찰음이기도 하고요. 

락커들이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저항정신 때문입니다. 기성세대들이 남자는 머리를 짧게 잘라야 한다는 룰을 깨버리는 것이 락의 정신입니다. 락의 정신은 바로 저항 그 자체입니다. 하지말라고 하면 하는게 락의 정신이죠. 그렇다고 살인이나 범죄행위를 하라는 것이 아닌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터부시 하는 모든 편견을 깨버리자는 저항입니다.

락커들이 멋져 보이게 하기 위해서 머리 기르는게 아닙니다. 
이런 저항의식이 가득한 음악이 락의 음악이고 80년대는 이 락의 전성기였습니다.  그러나 이 락이 점점 인기를 잃기 시작 합니다. 

그 락의 인기를 사라지게 하는 것은 바로 힙합이었습니다. 락은 흑인의 블루스에 영향을 받았지만 비틀즈 이후에 락은 백인이 하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흑인 락 그룹 본적이 있나요? 있긴 있었겠지만 유명한 흑인 락 그룹은 없습니다. 

락과 비슷한 저항정신을 가지면서도 악기가 없어도 쉽게 흥얼거릴 수 있고 에너지도 락에 못지 않게 강한  흑인 음악인 힙합이  젊은이들 사이에 파고 듭니다. 한국도 힙합 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랩이 바로 힙합음악의 상징인데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에 랩음악이 한국에 소개되고 정착되었고  '듀스'같은 전통 힙합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등장합니다. 

90년대는 힙합음악 전성시대였습니다. 이렇게 락은 비슷한 음악(장르나 스타일은 확 다르지만 젊은이들을 사로 잡는 에너지가 많은 음악으로써는 서로 비슷합니다)인 힙합에 주도권을 넘겨주게 됩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와서는 보이그룹 걸그룹등의 댄스 음악이 주류가 됩니다. 요즘은 음악 자체를 듣지 않고 살기 때문에 미국 음악시장은 어떤 트랜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은 2000년대 넘어서면서는 온통 댄스곡만이 가득하네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 트랜드는 변하지 않습니다. 기획사에서 수년간 훈련을 통해서 절도 있는 안무와 춤사위를 하면서 립싱크를 하는 보이그룹, 걸그룹들.. 전 이 보이그룹 걸그룹을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좀 과격한 발언일 수 있지만 전 노래는 입으로 불러야지 몸으로 부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영화 락 오브 에이지'에서 주인공이 락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매니저 말에 따라서 보이그룹으로 전향해서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뭐야! 립씽크잖아! 라고 소리치며 물병을 던지더군요. 

저는 노래란 보는게 아닌 듣는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요즘 보이,걸그룹들의 노래는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들으면 흥겨운 것은 있고 그것마져 거부하지는 않지만 딱히 즐겨 들을만한 노래들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요즘 가수들의 노래를 폄하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아닌 제 취향과 다르기에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 잘 듣지 않습니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노래 가사들 때문입니다. 이건 뭐 초등학생이 그림일기장에 쓴 일기를 가사라고 해 놓는건지 의미도 없는 가사들과 직설적인 가사들이 대부분입니다. 노래의 반은 가사인데 가사들이 이렇게 졸렬하니 더 안 듣게 됩니다. 

저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보이그룹 걸그룹의 노래를 탐닉하는 것에 대해서 손가락질을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런 달달한 음악, 눈이 즐겁고 귀가 즐거운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음악에는 저항정신이 없기 때문에 좋게 보이지는 않네요. 그렇다고 락 음악을 들으면 저항정신이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인과관계나 상관관계는 없습니다. 

다만 요즘 젊은이들이 예전에 비해 저항정신도 없고 너무 세상에 순치되어서 떠 먹여주는대로 받아먹고만 사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래도 그렇습니다. 노래도 듣기 좋은 노래, 보기 좋은 노래만  탐닉하는 것은 아닐까요? 뭐 다양한 장르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 락 그룹도 많지 않고 80년대 인기 락 그룹이 다시 락의 시대를 말하는 등의 다양한 만찬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편식하거나 저 같이 아예 음식을 먹지 않는 모습이 요즘 음악계가 아닐까 합니다.

공상에 가까운 글이긴 하지만  80년대 락의 전성기와 락 스프릿이라는 저항정신이 주류가 되지 못하는 요즘의 현세태가 세상에 저항하지 말고 순응하면서 살면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이 신념이 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반응형